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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항공, 다시 추락 중

US항공, 다시 추락 중

한때 살아나는 듯하던 US항공이 다시 자금난에 몰리고 있다.
하늘이 어쩌다 칠흑같이 변했을까. 미국 제7의 항공사 US항공(US Airways)이 파산에서 벗어난 지 1년도 채 안 됐다. US항공은 노동조합의 양보로 연간 비용을 20억 달러 줄이고, 자본금을 12억 달러 늘렸다. 다른 항공사들의 부실자산을 인수할 가능성도 엿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8억 달러에 적자 1억2,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US항공의 부채등급을 B에서 B-로 낮췄다.

게다가 US항공은 오는 6월 30일까지 대출금 10억 달러(그 가운데 9억 달러는 연방 당국이 보증을 선 것)에 대해 수익 및 유동성 조건을 맞춰야 한다. US항공은 현금 13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두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첫째, 대출약정에 따라 적어도 10억 달러를 비축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 운영비로 하루 80만 달러 이상이 소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US항공의 CEO 데이비드 시겔(David Siegel)은 약정 위반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모진 결단이 필요하다. 가장 수익성 높은 노선과 함께 게이트 ·비행기를 매각하고 직원들도 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나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허브를 포기해야 할지 모른다. 앨러게니(Allegheny) ·피드몬트(Pied mont)같은 산하 소규모 지역 항공사를 매각할 수도 있다. 시겔은 최근 전화회의에서 투자자들에게 “약정 이행에 필요할 경우 어떤 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알짜 자산을 팔아버리면 무엇으로 영업한다는 말인가. 역사가 깊은 다른 항공사들처럼 US항공도 매출부진으로 허덕이고 있다. 항공업계 전문지 <에어라인 모니터> (Airline Monitor)는 지난해 탑승객 증가율은 겨우 2.8%였다고 밝혔다. 그나마 저가 항공사들의 덕이다. 지난해 유서 깊은 항공사들의 경우 승객들이 비행한 전체 마일 수(RPM)가 2.5% 떨어졌다. 지난 3년 연속 하락한 것이다.

US항공은 유료 여객 1명의 1마일당 수송 비용이 11.3센트로 아직 미국 최고 수준이다. 그나마 파산신청 전 13.4센트였던 것을 시겔이 줄였다. 따라서 앞으로 노사협상에서 2억5,000만 달러에 이르는 비용 절감안을 관철시켜야 하지만,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노조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사정이 비슷한 경쟁사가 여럿이라면 상황은 더 어렵게 마련이다. US항공의 노선 가운데 절반은 다른 항공사들과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다. 경쟁노선은 2년 안에 80%로 늘어날 수 있다. 과거에는 사정이 달랐다. US항공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샬럿,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으로 이어지는 삼각지대 안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 US항공의 세 허브 가운데 하나인 필라델피아는 승객의 70%를 장악하고 있지만 그것도 이제 끝이다.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 사우스웨스트(Southwest Airlines)가 오는 5월 9일부터 최저 29달러에 하루 14회 논스톱 운항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US항공이 청산절차에 들어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US항공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일축했다. US항공이 청산된다면 이미 항공기 공급 과잉 사태를 빚고 있는 시장에 279대가 더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미국 서남부 사막지대에는 매물로 나온 중고 여객기 751대가 녹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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