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교육 ·연구 기능 겸비한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도시’꾸며
환경 ·교육 ·연구 기능 겸비한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도시’꾸며
국내 최대의 기업 신도시가 될 것으로 주목받는 이른바 '삼성시 (市)'의 밑그림을 담은 계획안을 포브스코리아가 단독 입수했다.삼성의 구상 대로라면 글로벌 · 첨단산업 ·친환경 ·교육 도시가 탄생할 것으로 점쳐진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3월 말 10여 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을 일본에 특파했다. 이들의 임무는 세계적인 기업도시로 잘 알려진 도요타(豊田)시를 시찰하고 돌아오는 것이다. 도요타시는 ‘기업도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기업도시란 한 기업의 대단지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쾌적한 주거환경 ·문화시살을 갖춘 기업 주도의 신도시를 일컫는다.
전경련은 이에 앞서 보고서를 통해 국내에도 도요타시 같은 기업도시를 건설할 필요가 있음을 발표했었다. 여기서 이른바 ‘삼성市’ ·LG市’란 신조어가 등장했고, 머지않아 국내에 기업 신도시가 들어설 것 같은 심상찮은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해 말 LG필립스LCD가 경기도 파주시에 50만 평 규모의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공장을 착공했을 때만 해도 기업도시란 개념은 크게 거론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월 삼성전자가 충남 아산시 탕정면(아산신도시 예정지 내)에 총 170만 평 규모의 대단지 TFT-LCD 공장을 포함한 복합단지(탕정삼성종합타운)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곳에 이목이 집중됐고, 한국형 기업도시에 대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급기야 전경련이 기업도시 건설을 주창하고 나서면서 “삼성시 ·LG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조성됐다.
현재 전경련 주도로 기업도시 구상이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업계에선 이런 구상의 배경에 삼성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추측한다. 지난 3월 강신호 전경련 회장은 포브스코리아와의 인터뷰(포브스코리아 4월호)에서 “삼성이 기업도시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며 “실제로 만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삼성 측에서는 삼성시에 관해 입을 꼭 다물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칭 삼성시 구상은 우리가 밝힐 사항이 아닐 뿐 아니라 자칫 기업이 지방정부로부터 특혜를 받는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며 언급 자체를 회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포브스코리아는 삼성전자가 2월 초 작성한 아산 탕정 삼성복합단지 개발 계획서(원제목은 ‘탕정지방산업단지 현황’)를 단독 입수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충남도청과 아산시 측에 제안한 도시개발 계획안이다. 현재 충남도 및 아산시에서 관계 기관에 이 계획서에 대한 심의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서에는 삼성이 1995년 부지를 확보해둔 아산신도시 예정지 서북쪽 1단지(탕정면 명암리 일대, 61만 평)는 물론, 부지 매입을 앞둔 서남쪽 2단지(탕정면 명암 ·갈산 ·용두리 일대, 98만7,000평) 개발 계획이 비교적 상세하게 나와 있다. 특히 단지 구획을 뚜렷하게 표시한 지도와 도면도 포함돼 있어 삼성시의 청사진을 미리 엿볼 수 있다.
우선 탕정 1단지 개발 현황을 보면 현재 구축이 거의 완료된(공정률 98%) TFT-LCD 공장 7세대 생산라인을 올 7월까지 마무리 짓고, 2008년까지 전체 단지 조성을 마치는 것으로 돼 있다. 현재 입주해 있는 삼성코닝도 기존에 가동 중인 정밀유리 공장 12개 라인에 8개 라인을 신설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산업단지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탕정 2단지 개발 계획은 전형적인 기업도시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2단지에선 세계 최대 규모의 차세대 LCD 단지를 조기에 건설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잡고 있다. 이곳에 첨단산업을 주도할 고급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자족적 복합신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첨단산업단지와 교육 ·행정 ·문화, 상업 ·업무, 배후지원 기능을 한꺼번에 묶고 연관 산업과 교육?연구 기능을 집적화해 세계 최대 ·최고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계획서는 도로 교통 정보를 알려주는 지능형 교통체계(ITS), 지리정보시스템(GIS), 홈네트워크, 건물의 온도 ·환기 ·채광을 컴퓨터로 조절하는 빌딩자동화시스템(IBS) 등 각종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최첨단 미래형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심지어 수도 파이프 하나가 파열돼도 즉각 조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얘기다.
총 20조원 투자, 녹지 ·테마파크에 외국인 특구도 조성
계획서는 주민의 생활 편의를 고려한 친환경적인 도시를 만들겠다는 점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상업 ·업무 ·교육에 주거 ·휴식 등 편리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여기에는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친수하천 ·공원 ·보행공간을 연계한 녹지를 12곳에 조성하고 공원(5곳)과 유원지(1곳)도 만든다. 하천도 2곳에 새로 만든다.
편의점 ·문화복지시설 ·전문쇼핑몰을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거리를 보행자 중심으로 만들어 생활문화 공간을 조성한다. 병원 등 의료시설도 총 10곳에 세운다. 충남도 관계자는 “골프장을 포함한 리조트를 만들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단지 계획에서는 특히 교육 인프라에 역점을 두고 있다. 특수목적고 ·외국인 학교 등을 유치해 지역 내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기업과 연계한 기술교육을 통해 우수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학교는 모두 9곳을 지을 계획이다.
충남도청의 한 고위직 관계자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외국어 ·정보기술(IT) 전문 학교를 세워 우리가 직접 인재를 양성해 채용할 수도 있으며, 제대로 교육받은 학생이라면 200~300명이라도 뽑아 쓸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가나 기술자들이 상주할 수 있도록 호텔을 유치하고 외국인 특구를 만드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기반시설로 도로 20개 노선, 대형 주차장 3곳을 비롯해 유수지 ·배수지 ·송수시설 ·폐수처리장 ·폐기물 매립장 ·가스공급시설 ·변전소 등도 모두 삼성에서 건설한다. 기업 신도시에 필요한 공업용수와 생활용수는 대청댐과 아산호에서 끌어 쓸 계획이다.
충남도, “600억원까지 지원하겠다”
이 계획서에는 삼성전자가 기업 신도시 개발에 착수한 배경도 소개돼 있다. LCD산업은 정확한 수요예측이 어려운 반면,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선투자 ·집적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이러한 선행요건, 즉 대규모 선투자와 토지 확보를 하지 못해 한국에 뒤지고 있다는 논리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그런 대단지 부지를 구하려면 지방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고, 생산시설에만 주목해 공단을 짓는 경우 누가 여기까지 내려와 근무하겠느냐”며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대도시 못지않은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 환경을 구축한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복합단지 개발은 삼성전자 개발사업팀장을 맡고 있는 노태기 전무가 실무진을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무는 부동산개발 분야에서 상당한 실력을 인정받는 베테랑이다. 충남도청과 아산시청 등 관할 지자체도 삼성시 건설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충남도청은 경제통상국 산하에 ‘삼성지원팀’을 신설하고, 신도시 개발 경험이 풍부한 국장급 전문가를 팀장으로 부임시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조정현 삼성지원팀장은 “삼성종합타운을 포함한 아산산도시는 울산 ·포항 같은 기존 공단도시나 일산 ·분당 신도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기업도시가 될 것”이라며 “건설에서 첨단기기에 이르는 최고의 관계사들을 총동원한다면 기대 이상의 모습을 갖춘 기업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확신했다. 이에 앞서 심대평(65) 충남도지사도 지난 2월 초 지역주민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산에 삼성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고 당시 참석자 가운데 한 사람이 귀띔했다.
심 지사는 충남도청 실무자들에게 삼성종합타운 건설을 적극 지원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그는 “삼성타운 내 공단에서 나오는 지방세만 연간 1,200억원이 될 것”이라며 “삼성시 건설에 도 예산 600억원을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다”고까지 말했다고 한다. 더구나 삼성 측에서 삼성타운 개발에 무려 2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니 지자체 입장에서는 지원을 아낄 이유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충남도청은 1 ·2단지에서 근무할 직원들과 그 가족을 포함해 총 4만4,000명 정도의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웬만한 군 단위 인구에 해당하는 규모다. 세수 규모도 상당할 전망이다.
삼성시가 아산신도시 중심이 될 전망
삼성종합타운은 아산시가 진행 중인 아산신도시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아산시는 애초 고속철 천안 ·아산역 역세권(동부)을 중심으로 서쪽으로 신도시 개발을 진행하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신도시 예정지인 동부지역은 토지개발공사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공단 및 주거지 구획을 나눠 개발 심의 용역을 맡긴 상태였다. 그런데 삼성이 서부지역인 탕정에 1 ·2단지 공단 건설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서부지역이 통째로 먼저 개발되게 됐고 아산신도시 계획도 전면 수정된 셈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천안 ·아산역세권을 중심으로 삼성타운 주민들을 겨냥한 넓은 상권이 형성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삼성이 구상하는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안에는 천안 삼성SDI 공장도 포함된다. 탕정 삼성타운은 이곳까지 포함한 기업도시 기능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탕정 1단지에 들어선 기숙사에 400명 정도의 삼성SDI 직원들이 거주하며 셔틀버스로 15분 거리에 있는 천안공장으로 출근한다.
삼성은 오래전부터 종합타운을 만들고 싶어했다. 현재 주상복합아파트의 대표 브랜드격인 서울 강남 타워팰리스 자리에는 원래 102층짜리 초고층 삼성 타운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삼성은 이곳에 모든 계열사를 입주시키고, 지하에 대규모 아케이드를 만들어 타워 일대를 삼성타운으로 개발하려고 했다는 것이 한 관계자의 얘기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밀려 삼성타운 계획은 무산됐고 결국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섰다.
수원 반도체 공단을 중심으로 삼성종합타운을 구상하기도 했지만, 사방에 아파트들이 대규모로 들어서면서 그나마 공단 확장도 길이 막혔다. 결국 충청도까지 내려왔다.
삼성시는 정말로 만들어질까. 그러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몇 가지 숙제가 있다. 계획안이 지방의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고, 주민들에게도 만족스런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기존 도시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막대한 투자에 대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3월 말 10여 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을 일본에 특파했다. 이들의 임무는 세계적인 기업도시로 잘 알려진 도요타(豊田)시를 시찰하고 돌아오는 것이다. 도요타시는 ‘기업도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기업도시란 한 기업의 대단지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쾌적한 주거환경 ·문화시살을 갖춘 기업 주도의 신도시를 일컫는다.
전경련은 이에 앞서 보고서를 통해 국내에도 도요타시 같은 기업도시를 건설할 필요가 있음을 발표했었다. 여기서 이른바 ‘삼성市’ ·LG市’란 신조어가 등장했고, 머지않아 국내에 기업 신도시가 들어설 것 같은 심상찮은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해 말 LG필립스LCD가 경기도 파주시에 50만 평 규모의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공장을 착공했을 때만 해도 기업도시란 개념은 크게 거론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월 삼성전자가 충남 아산시 탕정면(아산신도시 예정지 내)에 총 170만 평 규모의 대단지 TFT-LCD 공장을 포함한 복합단지(탕정삼성종합타운)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곳에 이목이 집중됐고, 한국형 기업도시에 대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급기야 전경련이 기업도시 건설을 주창하고 나서면서 “삼성시 ·LG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조성됐다.
현재 전경련 주도로 기업도시 구상이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업계에선 이런 구상의 배경에 삼성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추측한다. 지난 3월 강신호 전경련 회장은 포브스코리아와의 인터뷰(포브스코리아 4월호)에서 “삼성이 기업도시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며 “실제로 만든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삼성 측에서는 삼성시에 관해 입을 꼭 다물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칭 삼성시 구상은 우리가 밝힐 사항이 아닐 뿐 아니라 자칫 기업이 지방정부로부터 특혜를 받는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며 언급 자체를 회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포브스코리아는 삼성전자가 2월 초 작성한 아산 탕정 삼성복합단지 개발 계획서(원제목은 ‘탕정지방산업단지 현황’)를 단독 입수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충남도청과 아산시 측에 제안한 도시개발 계획안이다. 현재 충남도 및 아산시에서 관계 기관에 이 계획서에 대한 심의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서에는 삼성이 1995년 부지를 확보해둔 아산신도시 예정지 서북쪽 1단지(탕정면 명암리 일대, 61만 평)는 물론, 부지 매입을 앞둔 서남쪽 2단지(탕정면 명암 ·갈산 ·용두리 일대, 98만7,000평) 개발 계획이 비교적 상세하게 나와 있다. 특히 단지 구획을 뚜렷하게 표시한 지도와 도면도 포함돼 있어 삼성시의 청사진을 미리 엿볼 수 있다.
우선 탕정 1단지 개발 현황을 보면 현재 구축이 거의 완료된(공정률 98%) TFT-LCD 공장 7세대 생산라인을 올 7월까지 마무리 짓고, 2008년까지 전체 단지 조성을 마치는 것으로 돼 있다. 현재 입주해 있는 삼성코닝도 기존에 가동 중인 정밀유리 공장 12개 라인에 8개 라인을 신설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산업단지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탕정 2단지 개발 계획은 전형적인 기업도시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2단지에선 세계 최대 규모의 차세대 LCD 단지를 조기에 건설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잡고 있다. 이곳에 첨단산업을 주도할 고급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자족적 복합신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첨단산업단지와 교육 ·행정 ·문화, 상업 ·업무, 배후지원 기능을 한꺼번에 묶고 연관 산업과 교육?연구 기능을 집적화해 세계 최대 ·최고의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계획서는 도로 교통 정보를 알려주는 지능형 교통체계(ITS), 지리정보시스템(GIS), 홈네트워크, 건물의 온도 ·환기 ·채광을 컴퓨터로 조절하는 빌딩자동화시스템(IBS) 등 각종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최첨단 미래형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심지어 수도 파이프 하나가 파열돼도 즉각 조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얘기다.
총 20조원 투자, 녹지 ·테마파크에 외국인 특구도 조성
계획서는 주민의 생활 편의를 고려한 친환경적인 도시를 만들겠다는 점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상업 ·업무 ·교육에 주거 ·휴식 등 편리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여기에는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친수하천 ·공원 ·보행공간을 연계한 녹지를 12곳에 조성하고 공원(5곳)과 유원지(1곳)도 만든다. 하천도 2곳에 새로 만든다.
편의점 ·문화복지시설 ·전문쇼핑몰을 원스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거리를 보행자 중심으로 만들어 생활문화 공간을 조성한다. 병원 등 의료시설도 총 10곳에 세운다. 충남도 관계자는 “골프장을 포함한 리조트를 만들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단지 계획에서는 특히 교육 인프라에 역점을 두고 있다. 특수목적고 ·외국인 학교 등을 유치해 지역 내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기업과 연계한 기술교육을 통해 우수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학교는 모두 9곳을 지을 계획이다.
충남도청의 한 고위직 관계자는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외국어 ·정보기술(IT) 전문 학교를 세워 우리가 직접 인재를 양성해 채용할 수도 있으며, 제대로 교육받은 학생이라면 200~300명이라도 뽑아 쓸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가나 기술자들이 상주할 수 있도록 호텔을 유치하고 외국인 특구를 만드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기반시설로 도로 20개 노선, 대형 주차장 3곳을 비롯해 유수지 ·배수지 ·송수시설 ·폐수처리장 ·폐기물 매립장 ·가스공급시설 ·변전소 등도 모두 삼성에서 건설한다. 기업 신도시에 필요한 공업용수와 생활용수는 대청댐과 아산호에서 끌어 쓸 계획이다.
충남도, “600억원까지 지원하겠다”
이 계획서에는 삼성전자가 기업 신도시 개발에 착수한 배경도 소개돼 있다. LCD산업은 정확한 수요예측이 어려운 반면,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선투자 ·집적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이러한 선행요건, 즉 대규모 선투자와 토지 확보를 하지 못해 한국에 뒤지고 있다는 논리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그런 대단지 부지를 구하려면 지방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고, 생산시설에만 주목해 공단을 짓는 경우 누가 여기까지 내려와 근무하겠느냐”며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대도시 못지않은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 환경을 구축한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복합단지 개발은 삼성전자 개발사업팀장을 맡고 있는 노태기 전무가 실무진을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무는 부동산개발 분야에서 상당한 실력을 인정받는 베테랑이다. 충남도청과 아산시청 등 관할 지자체도 삼성시 건설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충남도청은 경제통상국 산하에 ‘삼성지원팀’을 신설하고, 신도시 개발 경험이 풍부한 국장급 전문가를 팀장으로 부임시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조정현 삼성지원팀장은 “삼성종합타운을 포함한 아산산도시는 울산 ·포항 같은 기존 공단도시나 일산 ·분당 신도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기업도시가 될 것”이라며 “건설에서 첨단기기에 이르는 최고의 관계사들을 총동원한다면 기대 이상의 모습을 갖춘 기업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확신했다. 이에 앞서 심대평(65) 충남도지사도 지난 2월 초 지역주민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산에 삼성시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고 당시 참석자 가운데 한 사람이 귀띔했다.
심 지사는 충남도청 실무자들에게 삼성종합타운 건설을 적극 지원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그는 “삼성타운 내 공단에서 나오는 지방세만 연간 1,200억원이 될 것”이라며 “삼성시 건설에 도 예산 600억원을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다”고까지 말했다고 한다. 더구나 삼성 측에서 삼성타운 개발에 무려 2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니 지자체 입장에서는 지원을 아낄 이유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충남도청은 1 ·2단지에서 근무할 직원들과 그 가족을 포함해 총 4만4,000명 정도의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웬만한 군 단위 인구에 해당하는 규모다. 세수 규모도 상당할 전망이다.
삼성시가 아산신도시 중심이 될 전망
삼성종합타운은 아산시가 진행 중인 아산신도시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아산시는 애초 고속철 천안 ·아산역 역세권(동부)을 중심으로 서쪽으로 신도시 개발을 진행하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신도시 예정지인 동부지역은 토지개발공사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공단 및 주거지 구획을 나눠 개발 심의 용역을 맡긴 상태였다. 그런데 삼성이 서부지역인 탕정에 1 ·2단지 공단 건설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서부지역이 통째로 먼저 개발되게 됐고 아산신도시 계획도 전면 수정된 셈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천안 ·아산역세권을 중심으로 삼성타운 주민들을 겨냥한 넓은 상권이 형성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삼성이 구상하는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안에는 천안 삼성SDI 공장도 포함된다. 탕정 삼성타운은 이곳까지 포함한 기업도시 기능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탕정 1단지에 들어선 기숙사에 400명 정도의 삼성SDI 직원들이 거주하며 셔틀버스로 15분 거리에 있는 천안공장으로 출근한다.
삼성은 오래전부터 종합타운을 만들고 싶어했다. 현재 주상복합아파트의 대표 브랜드격인 서울 강남 타워팰리스 자리에는 원래 102층짜리 초고층 삼성 타운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삼성은 이곳에 모든 계열사를 입주시키고, 지하에 대규모 아케이드를 만들어 타워 일대를 삼성타운으로 개발하려고 했다는 것이 한 관계자의 얘기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 밀려 삼성타운 계획은 무산됐고 결국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섰다.
수원 반도체 공단을 중심으로 삼성종합타운을 구상하기도 했지만, 사방에 아파트들이 대규모로 들어서면서 그나마 공단 확장도 길이 막혔다. 결국 충청도까지 내려왔다.
삼성시는 정말로 만들어질까. 그러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몇 가지 숙제가 있다. 계획안이 지방의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고, 주민들에게도 만족스런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기존 도시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막대한 투자에 대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LG시’도 건설되나? |
연구 중심 기업도시로 발전할 수도 ‘아산 삼성시’와 함께 또 다른 기업도시로 거론되는 곳이 ‘파주 LG시’다. 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도 기업도시를 구상하고 있을까. 지난 3월 18일 TFT-LCD 세계 1위 업체인 LG필립스LCD는 파주시 월롱면 파주 LCD 산업단지 기공식을 갖고 LCD 7공장을 착공했다.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착공식에 참석한 파주 LCD 7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LCD 패널 생산라인이 된다. 2006년 상반기부터 제품 양산에 돌입한다. 구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7공장에 대한 투자와 함께 파주 지역을 한국을 대표할 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할 중 ·장기 계획을 밝혔다. 그는 “LG필립스LCD가 중심이 돼 파주 지역을 한국의 대표적 디스플레이 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클러스터는 협력업체가 함께 성장하고 산 ·학 ·연의 유기적인 디스플레이 연구 ·개발(R&D)이 활성화되고, LCD 관련 선진 외국 기업들이 투자하는 세계적인 TFT-LCD 코어 사이트로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는 LG필립스LCD의 차세대 생산라인이 들어설 부지 50만 평과 40~50여 개의 협력 업체가 입주하게 될 예정인 산업단지 50만 평 등 총 100만 평의 세계적인 규모로 조성된다. 회사 측은 앞으로 이곳에서 2만5,000명 수준의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곳이 기업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LG필립스LCD나 경기도청에서 구체적인 계획안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특히 50만 평 규모의 협력업체 입주단지가 조성되고, 이곳을 산곀? 연의 유기적 교류를 통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R&D 중심지, 디스플레이 관련 외국 기업 투자 중심지로 정한 만큼 이곳은 글로벌 연구 중심 도시 형태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LG필립스LCD 측은 2006년에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내에 세계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 R&D 센터를 건설했다. 향후 디스플레이 관련 연구 기관 및 대학 연구소를 유치해 산 ·학 ·연의 유기적인 R&D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경기도청은 파주LCD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적극 지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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