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집단소송 지겹다, 지겨워”
MS, “집단소송 지겹다, 지겨워”
MS가 반독점 소송으로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이번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법원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소송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MS측 변호사들은 지난 3월 초순 뜻밖의 장소에 출두해야 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소재 헤네핀 카운티 지방 법원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공정거래 위반 혐의에 대해 변론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번 공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MS의 빌 게이츠(Bill Gates) 회장과 CEO 스티브 발머(Steve Ballmer)까지 증인으로 출두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10년 동안 끊임없이 이어져 온 MS의 반독점 소송 역사에서 이번 공판으로 뜻하지 않은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MS는 지금까지 모든 소송을 합의로 해결하기 위해 애써왔다. 이번 소송은 배심원 평결까지 갈 듯하다. 재판에서 질 경우 10억 달러 정도를 내놓아야 한다. 게이츠와 독보적인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MS의 명성에 흠집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다.
원고 측 변론을 맡고 있는 법률회사 젤 호프만 볼벨 메이슨 앤 게트(Zelle, Hofmann, Voelbel, Mason & Gette)의 파트너 리처드 해그스트롬은 “경쟁 제품이 없으면 혁신은 기대할 수 없고 제품 질도 떨어지며 가격은 높아진다”고 전제한 뒤 “이번 소송의 핵심이 바로 그 점”이라고 주장했다. 젤 호프만이 주장하는 피해액은 2억8,300만~4억2,500만 달러다. 그러나 MS가 패할 경우 반독점법에 따라 배상액이 세 배로 늘어날 수 있다.
해그스트롬은 MS가 지난 10년 동안 경쟁업체를 시장에서 고사시키기 위해 부당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가운데 소비자에게 바가지까지 씌웠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게이츠가 공정경쟁 원칙에 위배되는 여러 조치를 직접 지시했다는 것이다. 해그스트롬은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새로운 증거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MS측 변호인단도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MS를 대리하고 있는 법률회사 설리번 앤 크롬웰(Sullivan & Cromwell)의 수석 파트너 데이비드 툴친은 “MS가 소비자에게 바가지를 씌웠다는 것이 이번 소송에서 기본 전제로 깔려 있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엄청난 배상액이 걸려 있는 이번 소송에서 반드시 승소할 것”이라며 “배상액은 한 푼도 없을 것”이라고 전의를 가다듬었다.
MS는 지난 2000년 연방 지법에서 연방 정부에 패한 뒤 140건의 집단소송으로 허둥댔다. 집단소송이 통합된 이후 MS는 9개 주 ·워싱턴 DC ·온라인 구매자자들을 대변하는 11개 집단과 합의점에 이르렀다. 몇 개 주에서는 아직 집단소송이 계류 중이다. 지금까지 11개 집단과 합의한 금액은 16억 달러다. 그 가운데 처음 합의한 캘리포니아주에 11억 달러가 돌아갔다. 캘리포니아주 변호인단도 한몫 단단히 챙길 듯하다. MS가 수임료 및 제반 비용으로 2억6,0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며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송에 참여한 대다수 주가 얼마 안 되는 금액으로 MS와 합의했다. 그러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의 변호인단은 캘리포니아주만큼 받아낼 수 있다며 도박을 감행하고 있다. 기본 합의 조건은 1996~2001년 중 MS 소프트웨어를 구입한 해당 주 소비자들에게 상환권으로 배상하는 것이다. 상환권으로 윈도 XP ·i포드(iPod) ·델의 노트북PC 등을 구입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대다수 합의에서 소비자 1인당 평균 11.50달러의 상환권이 제공됐다. 그러나 원고 측에 유리한 반독점법을 갖춘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31달러짜리 상환권이 돌아갔다. 해당 소비자들이 찾아가지 않은 상환권 가운데 일부는 저소득층 지역 학교에 기부되고, 나머지를 MS가 다시 가져갈 예정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소비자들이 찾아가지 않은 상환권은 3분의 2, 나머지 주는 절반에 이른다.
MS는 공판에서 원고 측을 아예 박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1인당 11.50달러 이상에서 합의가 이뤄질 경우 다른 주의 소비자들도 기존 합의 금액을 더 높여달라고 몰려들 것이기 때문이다. 합의금이 조정될 경우 MS가 지급해야 할 총액은 20억 달러를 웃돌 수도 있다.
미네소타주 원고 측 변호인단은 캘리포니아주의 반독점 소송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자신만만한 태도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원고 측 변호를 맡은 인물은 샌프란시스코 소재 법률회사 타운센드 앤 타운센드 앤 크루(Townsend and Townsend and Crew)의 반독점법 소송 전문가 유진 크루다. 그는 젤 호프만 소속 변호사들과 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600만 쪽에 달하는 서류, 게이츠와 MS 고위 임원 등 162명의 진술서를 수집했다. 발굴한 기록 가운데 지금은 파산하고 없는 GO 코프(GO Corp.)의 사례도 있다. GO는 90년대 초반 펜 기반 노트북 컴퓨터용 운용체제(OS)를 만든 업체다.
자료에 따르면 게이츠 등 MS 임원진은 인텔이 GO와 협력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게이츠는 당시 인텔의 CEO 앤드루 그로브(Andrew Grove)에게 이런 서한을 발송했다. “GO에 대한 인텔의 투자가 반(反) MS 행위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시스템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GO가 MS와 경쟁관계에 있는데다 인텔의 투자는 386 PC 표준을 뒤흔들어 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MS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심리가 열리기 3주 전 원고 측과 화해했다. 그 뒤 젤 호프만은 타운센드를 공동 변호인단으로 끌어들였다. 해그스트롬은 이렇게 단언했다. “미네소타 주법이 캘리포니아 주법보다 낫다. 젤 호프만은 합의 당시 캘리포니아주에서 MS의 법적 도전을 성공적으로 물리쳤다. 따라서 미네소타주 소비자들이 캘리포니아주에 전달된 합의금보다 적은 액수를 받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미네소타주 인구는 500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1인당 30달러로 합의한다 해도 총액은 원고 측이 요구하는 2억8,300만 달러에 훨씬 못 미칠 전망이다.
MS측 변호인단은 미네소타주에서 제기된 소송이 캘리포니아주의 경우와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사실 MS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법정 대결을 어떻게 해서든 피하려 했다. MS가 캘리포니아주에서 패소했다면 캘리포니아주 법원은 연방법과 관계없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행위를 바탕으로 추가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했을 것이다. 배상금이 추가됐다면 수십억 달러에 이르렀을 것이다.
원고 측 지지 단체들도 MS가 합의금으로 비축해 놓은 돈을 모두 쓰게 되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MS 소프트웨어 구입자들 가운데 상환권을 받기 위해 귀찮게 서류까지 작성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MS는 비축해 놓은 현금 530억 달러로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 중이다.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의 변호인단에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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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끊임없이 이어져 온 MS의 반독점 소송 역사에서 이번 공판으로 뜻하지 않은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MS는 지금까지 모든 소송을 합의로 해결하기 위해 애써왔다. 이번 소송은 배심원 평결까지 갈 듯하다. 재판에서 질 경우 10억 달러 정도를 내놓아야 한다. 게이츠와 독보적인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MS의 명성에 흠집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다.
원고 측 변론을 맡고 있는 법률회사 젤 호프만 볼벨 메이슨 앤 게트(Zelle, Hofmann, Voelbel, Mason & Gette)의 파트너 리처드 해그스트롬은 “경쟁 제품이 없으면 혁신은 기대할 수 없고 제품 질도 떨어지며 가격은 높아진다”고 전제한 뒤 “이번 소송의 핵심이 바로 그 점”이라고 주장했다. 젤 호프만이 주장하는 피해액은 2억8,300만~4억2,500만 달러다. 그러나 MS가 패할 경우 반독점법에 따라 배상액이 세 배로 늘어날 수 있다.
해그스트롬은 MS가 지난 10년 동안 경쟁업체를 시장에서 고사시키기 위해 부당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가운데 소비자에게 바가지까지 씌웠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게이츠가 공정경쟁 원칙에 위배되는 여러 조치를 직접 지시했다는 것이다. 해그스트롬은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새로운 증거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MS측 변호인단도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MS를 대리하고 있는 법률회사 설리번 앤 크롬웰(Sullivan & Cromwell)의 수석 파트너 데이비드 툴친은 “MS가 소비자에게 바가지를 씌웠다는 것이 이번 소송에서 기본 전제로 깔려 있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엄청난 배상액이 걸려 있는 이번 소송에서 반드시 승소할 것”이라며 “배상액은 한 푼도 없을 것”이라고 전의를 가다듬었다.
MS는 지난 2000년 연방 지법에서 연방 정부에 패한 뒤 140건의 집단소송으로 허둥댔다. 집단소송이 통합된 이후 MS는 9개 주 ·워싱턴 DC ·온라인 구매자자들을 대변하는 11개 집단과 합의점에 이르렀다. 몇 개 주에서는 아직 집단소송이 계류 중이다. 지금까지 11개 집단과 합의한 금액은 16억 달러다. 그 가운데 처음 합의한 캘리포니아주에 11억 달러가 돌아갔다. 캘리포니아주 변호인단도 한몫 단단히 챙길 듯하다. MS가 수임료 및 제반 비용으로 2억6,0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며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송에 참여한 대다수 주가 얼마 안 되는 금액으로 MS와 합의했다. 그러나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의 변호인단은 캘리포니아주만큼 받아낼 수 있다며 도박을 감행하고 있다. 기본 합의 조건은 1996~2001년 중 MS 소프트웨어를 구입한 해당 주 소비자들에게 상환권으로 배상하는 것이다. 상환권으로 윈도 XP ·i포드(iPod) ·델의 노트북PC 등을 구입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대다수 합의에서 소비자 1인당 평균 11.50달러의 상환권이 제공됐다. 그러나 원고 측에 유리한 반독점법을 갖춘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31달러짜리 상환권이 돌아갔다. 해당 소비자들이 찾아가지 않은 상환권 가운데 일부는 저소득층 지역 학교에 기부되고, 나머지를 MS가 다시 가져갈 예정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소비자들이 찾아가지 않은 상환권은 3분의 2, 나머지 주는 절반에 이른다.
MS는 공판에서 원고 측을 아예 박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1인당 11.50달러 이상에서 합의가 이뤄질 경우 다른 주의 소비자들도 기존 합의 금액을 더 높여달라고 몰려들 것이기 때문이다. 합의금이 조정될 경우 MS가 지급해야 할 총액은 20억 달러를 웃돌 수도 있다.
미네소타주 원고 측 변호인단은 캘리포니아주의 반독점 소송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자신만만한 태도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원고 측 변호를 맡은 인물은 샌프란시스코 소재 법률회사 타운센드 앤 타운센드 앤 크루(Townsend and Townsend and Crew)의 반독점법 소송 전문가 유진 크루다. 그는 젤 호프만 소속 변호사들과 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600만 쪽에 달하는 서류, 게이츠와 MS 고위 임원 등 162명의 진술서를 수집했다. 발굴한 기록 가운데 지금은 파산하고 없는 GO 코프(GO Corp.)의 사례도 있다. GO는 90년대 초반 펜 기반 노트북 컴퓨터용 운용체제(OS)를 만든 업체다.
자료에 따르면 게이츠 등 MS 임원진은 인텔이 GO와 협력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게이츠는 당시 인텔의 CEO 앤드루 그로브(Andrew Grove)에게 이런 서한을 발송했다. “GO에 대한 인텔의 투자가 반(反) MS 행위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시스템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GO가 MS와 경쟁관계에 있는데다 인텔의 투자는 386 PC 표준을 뒤흔들어 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MS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심리가 열리기 3주 전 원고 측과 화해했다. 그 뒤 젤 호프만은 타운센드를 공동 변호인단으로 끌어들였다. 해그스트롬은 이렇게 단언했다. “미네소타 주법이 캘리포니아 주법보다 낫다. 젤 호프만은 합의 당시 캘리포니아주에서 MS의 법적 도전을 성공적으로 물리쳤다. 따라서 미네소타주 소비자들이 캘리포니아주에 전달된 합의금보다 적은 액수를 받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미네소타주 인구는 500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1인당 30달러로 합의한다 해도 총액은 원고 측이 요구하는 2억8,300만 달러에 훨씬 못 미칠 전망이다.
MS측 변호인단은 미네소타주에서 제기된 소송이 캘리포니아주의 경우와 전혀 다르다고 주장했다. 사실 MS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법정 대결을 어떻게 해서든 피하려 했다. MS가 캘리포니아주에서 패소했다면 캘리포니아주 법원은 연방법과 관계없이 ‘불공정’하다고 판단한 행위를 바탕으로 추가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했을 것이다. 배상금이 추가됐다면 수십억 달러에 이르렀을 것이다.
원고 측 지지 단체들도 MS가 합의금으로 비축해 놓은 돈을 모두 쓰게 되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MS 소프트웨어 구입자들 가운데 상환권을 받기 위해 귀찮게 서류까지 작성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MS는 비축해 놓은 현금 530억 달러로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 중이다.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의 변호인단에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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