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연결을 위한 '그림자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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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Shadow Network
대만의 거친 산업 도시 가오슝(高雄). 번쩍이는 85층짜리 오피스 타워가 낮고 칙칙한 빌딩들로 이뤄진 해변의 스카이라인 위로 우뚝 솟아 있다. 대만의 한 개발업자가 6년 전 대만과 중국 본토가 50년 대치 상황을 끝내고 3통(通商·通航·通郵)이 실현되길 기대하며 지은 건물이다.
오늘날 그 개발업자는 파산했고, 빌딩은 거의 비어 있다. 대만 해협을 가로지를 3통도 아직 요원한 꿈이다. 이 빌딩의 주요 입주사인 별 다섯개짜리 스플렌더 호텔(高雄金典酒店)은 최소한의 고객이라도 유치하기 위해 객실료를 크게 인하했다. 같은 기대감에 인근 타이중(臺中)시에 지은 두번째 호텔도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그 호텔의 낸시 후 총지배인은 “3통이 실현되지 않으면 절대 손실을 메울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몇년간 대만과 중국의 기업들은 도로·항만·공항 등 대규모 네트워크를 차분히 구축해 왔다. 양측이 3통협정의 체결을 기대하며 투자한 수십억달러짜리 시설들이다. 홍콩과 그밖의 다른 중개지점을 통한 간접 교역은 성행중이지만 이들 호텔·레스토랑·콘퍼런스 센터 등은 비어 있는 경우가 잦다. 그나마 경기가 과열된 중국 본토의 도시들은 거대한 국내 시장 덕분에 살아 남았지만 그런 도시들도 국제적 중심지가 되려면 직접적인 연결망이 필요하다. 대만 기업인들의 상황은 더 절박하다. 본토로부터의 사업 러시를 기대하고 프로젝트에 뛰어든 대만 기업들은 현재 초조한 심정으로 새로운 고객들을 찾아나서고 있다.
이 대규모 네트워크는 대만-중국 관계에서는 자본의 흐름도 정치적 긴장을 뚫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3통 문제를 다룰 고위급 협상은 감감무소식이다. 수많은 대만 기업인들은 천총통이 두번째 임기 동안엔 좀 더 부드러운 입장을 취해주길 바란다. 그는 5월 20일 취임사에서 어조를 누그러뜨리긴 했지만 새로운 제안은 내놓지 않았다. 3통협정 체결 시점을 두고도 2004년 말이라는 설에서부터 10년 후 또는 그 이상이라는 설까지 예측이 크게 엇갈린다.
협정이 이뤄지기 전까진 많은 기업과 관료들이 어정쩡한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다. 또 중국이든 대만이든 설비과잉 문제가 견실한 경제 성장의 주요 위협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천총통도 이 문제를 둘러싼 로비를 계속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다. 과잉 설비 문제는 대만의 가오슝·타이중, 중국 남부의 샤먼(廈門)·푸저우(福州) 등 중국과 대만 사이를 잇는 주요 거점 도시들의 경우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프랭크 셰(謝長延) 가오슝 시장은 “3통이 실현되지 않으면 우리의 경쟁력은 약화되어 어업·조선업 등 다른 분야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세계에 문을 열던 1980년대 초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직접 연결망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졌다. 중국과 대만의 교역량은 78년 4천6백만달러에서 2003년 4백60억달러로 증가했고, 세계 최고층 건물인 ‘타이베이 101’(臺北 101 金融大樓) 건설 등 훨씬 더 큰 사업을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들도 계속 증가추세다. 개발업자로 타이중시 상공회의소장인 라이정이(賴正鎰)는 도심 회의센터와 고급 호텔을 지을 계획이다. 그는 “계속 추진해 짓겠다. 3통은 단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그같은 사정은 중국의 샤먼에서도 마찬가지다. 83년 연간 1백만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공항이 개장됐지만 지금은 그 절반에도 못미치는 승객만 공항을 이용하고 있다(푸저우도 비슷한 상황이다). 샤먼시의 대만 문제 총책임자인 랴오차오청(寥晁誠)은 “10년 전 우리는 3통에 대비해 골프장까지 지었다. 대만보다 골프 비용이 저렴한 이곳으로 대만 사업가들이 날아와 골프를 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 골프하는 데 드는 비용은 중국과 대만이 거의 비슷해졌지만 우리로선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고 푸념했다. 샤먼 항공은 남는 공간 활용을 위해 중국과 외국의 다른 항공사들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게 그 항공사의 중역 옌창정(顔長征)의 말이다.
좌절한 기업인들은 외교적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샤먼 항공의 우룽난(吳榮南) 총경리는 대만의 항공사 사장들과 자주 만나며 천총통에게도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중국이 첩보활동이나 기습 공격을 감행할지도 모른다는 대만 정부의 두려움을 잠재우기 위해 그는 대만의 민감한 군사지역을 피해가는 항공로를 제시하기도 했다. 과거 중-대만 간 전투가 시작됐을 때 침대밑에 숨었던 시절을 회상하는 그는 “나는 이 일을 꼭 돈 때문이 아니라 모든 중국인들의 이익을 위해 하고 있다. 62년부터 이 일을 추진해 왔지만 아무 성과가 없어 다소 실망했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인들은 기다리는 대신 중국 밖에서 고객들을 찾아 나섰다. 최근 가오슝에선 2005년 완공되면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게 될 쇼핑몰 착공식이 열렸다. 아시아 쇼핑 중심지를 꿈꾸는 가오슝의 새로운 야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예다. 타이중은 3통 실현을 기대하며 매년 벚꽃축제를 개최할 수 있는 관광 명소를 지었고 이제 그것을 전세계에 홍보하고 있다. 타이중의 제이슨 후(胡志强) 시장은 구겐하임 박물관 분점을 현지에 짓기 위해 정부가 4억달러를 지원해주도록 로비중이다. 한때 외교부장을 지낸 그는 “말로만 3통을 외쳐선 안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국만큼 큰 잠재력을 가진 해외시장은 없다. 천총통은 중국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일부 지지자들의 비위를 맞출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3통 실현 문제야말로 그의 두번째 임기 최대 과제가 될 것이다. 그 네트워크와 관련된 사람들도 그를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다.
With TIM CULPAN in Taipei and ALEXANDRA A. SENO in Taiwan
도로곀琉?등을 건설해온 기업들은 중국겢釉맛?3통 협정 체결을 누구보다 학수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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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거친 산업 도시 가오슝(高雄). 번쩍이는 85층짜리 오피스 타워가 낮고 칙칙한 빌딩들로 이뤄진 해변의 스카이라인 위로 우뚝 솟아 있다. 대만의 한 개발업자가 6년 전 대만과 중국 본토가 50년 대치 상황을 끝내고 3통(通商·通航·通郵)이 실현되길 기대하며 지은 건물이다.
오늘날 그 개발업자는 파산했고, 빌딩은 거의 비어 있다. 대만 해협을 가로지를 3통도 아직 요원한 꿈이다. 이 빌딩의 주요 입주사인 별 다섯개짜리 스플렌더 호텔(高雄金典酒店)은 최소한의 고객이라도 유치하기 위해 객실료를 크게 인하했다. 같은 기대감에 인근 타이중(臺中)시에 지은 두번째 호텔도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그 호텔의 낸시 후 총지배인은 “3통이 실현되지 않으면 절대 손실을 메울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몇년간 대만과 중국의 기업들은 도로·항만·공항 등 대규모 네트워크를 차분히 구축해 왔다. 양측이 3통협정의 체결을 기대하며 투자한 수십억달러짜리 시설들이다. 홍콩과 그밖의 다른 중개지점을 통한 간접 교역은 성행중이지만 이들 호텔·레스토랑·콘퍼런스 센터 등은 비어 있는 경우가 잦다. 그나마 경기가 과열된 중국 본토의 도시들은 거대한 국내 시장 덕분에 살아 남았지만 그런 도시들도 국제적 중심지가 되려면 직접적인 연결망이 필요하다. 대만 기업인들의 상황은 더 절박하다. 본토로부터의 사업 러시를 기대하고 프로젝트에 뛰어든 대만 기업들은 현재 초조한 심정으로 새로운 고객들을 찾아나서고 있다.
이 대규모 네트워크는 대만-중국 관계에서는 자본의 흐름도 정치적 긴장을 뚫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3통 문제를 다룰 고위급 협상은 감감무소식이다. 수많은 대만 기업인들은 천총통이 두번째 임기 동안엔 좀 더 부드러운 입장을 취해주길 바란다. 그는 5월 20일 취임사에서 어조를 누그러뜨리긴 했지만 새로운 제안은 내놓지 않았다. 3통협정 체결 시점을 두고도 2004년 말이라는 설에서부터 10년 후 또는 그 이상이라는 설까지 예측이 크게 엇갈린다.
협정이 이뤄지기 전까진 많은 기업과 관료들이 어정쩡한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다. 또 중국이든 대만이든 설비과잉 문제가 견실한 경제 성장의 주요 위협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천총통도 이 문제를 둘러싼 로비를 계속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다. 과잉 설비 문제는 대만의 가오슝·타이중, 중국 남부의 샤먼(廈門)·푸저우(福州) 등 중국과 대만 사이를 잇는 주요 거점 도시들의 경우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프랭크 셰(謝長延) 가오슝 시장은 “3통이 실현되지 않으면 우리의 경쟁력은 약화되어 어업·조선업 등 다른 분야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세계에 문을 열던 1980년대 초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직접 연결망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졌다. 중국과 대만의 교역량은 78년 4천6백만달러에서 2003년 4백60억달러로 증가했고, 세계 최고층 건물인 ‘타이베이 101’(臺北 101 金融大樓) 건설 등 훨씬 더 큰 사업을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들도 계속 증가추세다. 개발업자로 타이중시 상공회의소장인 라이정이(賴正鎰)는 도심 회의센터와 고급 호텔을 지을 계획이다. 그는 “계속 추진해 짓겠다. 3통은 단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그같은 사정은 중국의 샤먼에서도 마찬가지다. 83년 연간 1백만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공항이 개장됐지만 지금은 그 절반에도 못미치는 승객만 공항을 이용하고 있다(푸저우도 비슷한 상황이다). 샤먼시의 대만 문제 총책임자인 랴오차오청(寥晁誠)은 “10년 전 우리는 3통에 대비해 골프장까지 지었다. 대만보다 골프 비용이 저렴한 이곳으로 대만 사업가들이 날아와 골프를 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 골프하는 데 드는 비용은 중국과 대만이 거의 비슷해졌지만 우리로선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고 푸념했다. 샤먼 항공은 남는 공간 활용을 위해 중국과 외국의 다른 항공사들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게 그 항공사의 중역 옌창정(顔長征)의 말이다.
좌절한 기업인들은 외교적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샤먼 항공의 우룽난(吳榮南) 총경리는 대만의 항공사 사장들과 자주 만나며 천총통에게도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중국이 첩보활동이나 기습 공격을 감행할지도 모른다는 대만 정부의 두려움을 잠재우기 위해 그는 대만의 민감한 군사지역을 피해가는 항공로를 제시하기도 했다. 과거 중-대만 간 전투가 시작됐을 때 침대밑에 숨었던 시절을 회상하는 그는 “나는 이 일을 꼭 돈 때문이 아니라 모든 중국인들의 이익을 위해 하고 있다. 62년부터 이 일을 추진해 왔지만 아무 성과가 없어 다소 실망했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인들은 기다리는 대신 중국 밖에서 고객들을 찾아 나섰다. 최근 가오슝에선 2005년 완공되면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게 될 쇼핑몰 착공식이 열렸다. 아시아 쇼핑 중심지를 꿈꾸는 가오슝의 새로운 야심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예다. 타이중은 3통 실현을 기대하며 매년 벚꽃축제를 개최할 수 있는 관광 명소를 지었고 이제 그것을 전세계에 홍보하고 있다. 타이중의 제이슨 후(胡志强) 시장은 구겐하임 박물관 분점을 현지에 짓기 위해 정부가 4억달러를 지원해주도록 로비중이다. 한때 외교부장을 지낸 그는 “말로만 3통을 외쳐선 안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국만큼 큰 잠재력을 가진 해외시장은 없다. 천총통은 중국과 소원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일부 지지자들의 비위를 맞출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3통 실현 문제야말로 그의 두번째 임기 최대 과제가 될 것이다. 그 네트워크와 관련된 사람들도 그를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다.
With TIM CULPAN in Taipei and ALEXANDRA A. SENO in Taiwan
도로곀琉?등을 건설해온 기업들은 중국겢釉맛?3통 협정 체결을 누구보다 학수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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