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인물 : 드라마 ‘불새’ 대박 초록뱀미디어 김기범 사장…“반복되는 콘텐츠는 망하는 지름길”
화제인물 : 드라마 ‘불새’ 대박 초록뱀미디어 김기범 사장…“반복되는 콘텐츠는 망하는 지름길”
|히트비결1|늘 새로움을 추구하라 김대표는 “반복되는 콘텐츠는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힘줘 말한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홍콩 영화를 들었다. “홍콩 영화가 한때 아시아 시장을 주름잡다 지리멸렬해진 이유는 비슷한 내용의 영화들이 과도하게 양산됐기 때문입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늘 새로움을 추구해야 합니다.” 지난해 올인이 대박을 터뜨린 이후 그는 올인과 비슷한 컨셉트의 드라마를 더 이상 제작하지 않았다. 올인 이후 김대표는 ‘때려’ 등 소품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불새를 준비했다. “윤석호 PD가 감독한 드라마 ‘가을동화’가 인기를 끌자 비슷한 컨셉트인 ‘겨울연가’도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다시 ‘여름향기’가 나오자 이번에는 시청자들이 등을 돌렸습니다. 두번째까지는 시청자들이 받아들였지만 세번째는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죠.” 반복되는 콘텐츠를 만들지 않기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게 김대표의 생각이다. 4편의 드라마를 만들었지만 모두 총력을 기울였던 것은 아니었다. 소품은 소품대로 가볍게 만들고, 승부를 봐야 할 드라마에는 모든 힘을 집중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드라마가 바로 ‘올인’과 ‘불새’다. 두 드라마 모두 정통 멜로지만 배경은 다르다. 올인은 카지노가, 불새는 기업이 배경이다. “올인 이후 정통 멜로가 뜰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었죠. 하지만 정통 멜로는 멜로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배경이 중요합니다. 멜로로만 흐르면 긴장감을 유지하기 어렵죠.” |히트비결2|콘텐츠는 속도감이 생명이다 김대표는 시청률이 아무리 올라도 방영기간을 연장하지 않는다. 방영기간이 당초보다 길어지면 스토리가 지루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주간 단위 드라마는 속도가 생명이라는 게 김대표의 주장이다. “불새를 예로 들면 1회에서는 두 주인공이 연애를 하고 2회에서는 결혼을 합니다. 그리고 3회에서는 임신하고 두 주인공의 갈등으로 여주인공이 임신 중절 수술을 하게 됩니다. 단 3회에 걸쳐 연애와 결혼 그리고 이별을 담았죠.” 다른 드라마에서 보기 어려운 속도감이다. 올인도 마찬가지였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인을 뒤로 하고 밀입국자가 되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화면에 담았다. “드라마의 성패는 스토리가 70%를 결정하는데, 이 스토리에 속도감을 입혀야 합니다. ” |히트비결3|히트는 기획 단계에서 결정된다 김대표는 실제 제작 단계보다는 기획 단계에서 많은 힘을 기울인다. 기획이 좋으면 성공 확률이 높다고 믿기 때문이다. 기획 단계에서 김대표는 작가와 감독 성향을 분석하고, 콘텐츠의 최종 전달자인 연기자의 성향 파악 그리고 조명과 카메라 등을 실제 제작 단계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면밀히 검토한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주인공을 어떻게 캐스팅하느냐에 따라 드라마가 결정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과정은 그렇지 않습니다. 드라마 스토리에 적합한 배우를 찾아내고, 어떤 감독에게 맡길지를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그는 작가 관리에 평소 많은 힘을 기울인다. “앞서 말했듯이 스토리가 드라마 성공의 7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가 풀(Pool)을 제대로 확보하고 있지 않으면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히트비결4|완성도 높이고 파생상품 개발하라 김대표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절대 촬영일수를 줄이지 않는다. 설사 수중에 들어오는 돈이 적더라도 작품의 완성도는 포기하지 않는다. 지난해 카지노를 배경으로 한 올인이 대박을 터뜨렸지만 정작 수중에 들어온 돈은 거의 없었다. “올인의 배경은 서울·부산·LA·라스베이거스 등 모두 7곳입니다. 제작비 생각했으면 이런 식의 올로케이션은 하지 않았을 겁니다.” 제주도 촬영은 아예 제주도 전체를 오픈 세트로 삼았다. “올인은 카지노를 소재로 한 멜로드라마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카지노 비즈니스를 할 만한 곳은 제주도밖에 없습니다. 완성도를 높이려면 이런 사회적인 인식을 제작자가 확실하게 갖고 있어야 합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촬영할 때의 일이다. 빠듯한 제작비로 고생하고 있는데,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호텔에서 촬영비를 요구하고 나섰다. 장소를 협찬 형식으로 무료로 빌리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호텔들은 돈을 요구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직접 회장을 만났다. “당신네 호텔에 한국 고객들이 많이 오니 충분한 홍보 효과가 있을 것이다. 무료로 해 달라.”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No’였다. 회장과 대화를 마치고 나오는 중에 호텔 로비에서 한국 여성을 만났다. 그는 한국어를 모르는 재미교포 3세로 그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주연 배우가 이병헌과 송혜교라는 얘기를 하자, 그는 회장에게 “한국의 톱 스타들이니 홍보 효과가 만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김사장은 올인 콘텐츠를 바탕으로 파생상품을 개발 중이다. 올인의 주요 배경이었던 제주도에 ‘올인 하우스’를 세울 예정이다. 오는 8월 말 착공에 들어가는 올인 하우스에는 카페와 포토존 그리고 드라마 이미지를 구현한 캐릭터샵 등이 들어간다. “작품의 질을 높이다 보면 드라마 자체에서 큰 수익을 내기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올인 하우스와 같은 파생상품을 개발하면 장기적으론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김대표는 드라마의 성공을 바탕으로 시트콤과 영화 그리고 뮤지컬 분야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그가 다음 단계의 비즈니스로 영화 등을 설정한 것은 ‘리스크가 적은 곳에서 시작해 많은 곳으로 가야 승률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보다 영화나 뮤지컬은 투입 자본에 비해 위험이 큽니다. 잘되면 대박이지만 잘못되면 투자 원금도 건질 수 없는 비즈니스죠.” 김대표는 그래서 뮤지컬도 한국 작품보다는 먼저 외국에서 성공한 뮤지컬을 한국화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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