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 쇼 ‘견습생’의 현실
리얼리티 쇼 ‘견습생’의 현실
What's Second Prize?
견습생’(Apprentice)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직접 견습생을 선발하는 텔레비전 리얼리티 쇼다. 이 프로그램의 두 번째 시즌 우승자 켈리 퍼듀는 어느 트럼프 회사의 1인자 자리를 물려받을 위치에 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의 사무실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의 책상은 창문 없는 작은 곳, 도널드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의 비서 옆 자리다(퍼듀는 비서가 없다). 벽에는 화이트 보드와 미국 지도가 걸려 있을 뿐이다. 지도에는 여기저기 핀이 꽂혀 있는데, 그의 고용주가 새로 출시할 트럼프 아이스라는 생수를 구입해 공급할 판매 대리점의 위치를 나타낸다. 그는 “이게 대박이 난다”고 호언했다.
트럼프도 ‘견습생’ 출연자들에게 똑같이 큰 소리쳤다. 누구라도 ‘합격’(“You’re hired”)이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 오래 버티면 대박이 난다고. (지난 19일 발표된 이번 시즌 우승자는 켄드라 토드다). 시리즈 첫회에서 트럼프는 우승자에게 자기 소유 회사 한 곳의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첫 두 시즌의 우승자들과 함께 시간을 좀 보내면 이 리얼리티 쇼의 현실을 뚜렷이 알 수 있다.
우승자들이 연봉 25만 달러를 받으며 하는 일은 회사의 승진 계단을 오르기보다 ‘견습생’에서의 인지도를 활용한 트럼프 회사 홍보였다. 물론 트럼프가 다소 허풍(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솔직한 과장’)을 쳤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다. 트럼프는 “경험 없는 사람에게 8억 달러짜리 건물의 사장을 맡아 달라기엔 좀 너무하다”고 말했다.
퍼듀와 빌 랜치크(첫 시즌 우승자)는 ‘소유주의 대리인’이라는 타이틀을 부여받았다. 그리고 최근에는 수석 부사장이라는 직함도 얻었다. 퍼듀의 출근 첫날 트럼프는 그를 탬파에서 트럼프 브랜드의 콘도를 개발 중인 플로리다주 부동산업자들에게 소개했다. “트럼프씨는 ‘좋아, 켈리. 자네는 가서 그 콘도의 분양 홍보를 돕게’라고 말했다”고 퍼듀는 전했다.
그 후 그는 그 지역에서 20일가량을 보내며, 무전기로 현장에 연락하고 파티에 참석하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요즘은 생수 브랜드를 출시하는 일과, 플로리다주의 새 콘도와 맨해튼의 업무용 빌딩에 관한 논의에 참석하는 데 시간을 쪼개 쓰도록 돼 있지만 과외 업무가 그의 일정표를 가득 메우고 있다. 트럼프와 ‘견습생’을 주제로 한 기업가 대상 강연, 군대에서 배우는 경영학에 관한 저서의 마감시한, 국방부 광고 출연(목소리 연기는 트럼프) 등이다.
랜치크는 거창해 보이는 8억 달러짜리 ‘시카고 트럼프 타워’ 프로젝트를 맡았다. 하지만 그도 TV 스타로서의 지명도를 우려먹는 데 그만한 시간을 보내는 듯하다. 그가 부동산 중개인이나 잠재 구매자 그룹 앞에서 ‘견습생’에 관한 이야기로 분위기를 달구면 마케팅 팀이 그 뒤를 이어받아 세부사항을 설명한다. “그의 지명도를 이용해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고 그 건물의 티어 프록터 판매팀장은 말했다.
남는 시간에는 뉴욕주 화이트 플레인즈에서 트럼프의 또 다른 중역을 따라다니며 건설에 관해 배운다. “나는 여기서 정식 교육을 받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쇼에서 마지막 과제가 제시됐던 바로 그 골프 코스의 새 클럽하우스를 점검하러 가는 길이었다. “나는 20년 동안 회사를 위해 일하지는 않겠다”며 그는 덧붙였다. “나는 기업가다. 내 목표는 일을 배워 내 사업을 하는 것이다.”
우승자들의 일자리가 선전된 것보다는 못할지 모르지만 네 번째 시즌 오디션을 받으러 약 100만 명이 몰릴 정도로 그 흡인력은 여전히 충분하다. 트럼프는 자신의 쇼에 출연할 본선 진출자 선발에 처음으로 직접 참여했다. 물론 첫 번째 시즌 이후 시청률이 크게 떨어졌지만 트럼프는 쇼에 더 많이 관여하겠다고 말한다. 어쨌든 자신이 우승자를 고용하니까 후보자들을 미리 살펴보겠다는 뜻이다.
그는 또 퍼듀와 랜치크가 “그리 오래지 않은 기간 안에” 여전히 자기 회사 조직의 CEO 자리에 도전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그들이 “매우 빠르게 배운다”고 말했다. 랜치크는 자신의 경력 구축에 관해 분명히 중요한 교훈을 배웠다. “오늘날의 CEO는 스타”라고 그는 말했다. 이제 문제는 오늘날의 스타들이 CEO가 될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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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습생’(Apprentice)은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직접 견습생을 선발하는 텔레비전 리얼리티 쇼다. 이 프로그램의 두 번째 시즌 우승자 켈리 퍼듀는 어느 트럼프 회사의 1인자 자리를 물려받을 위치에 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의 사무실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의 책상은 창문 없는 작은 곳, 도널드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의 비서 옆 자리다(퍼듀는 비서가 없다). 벽에는 화이트 보드와 미국 지도가 걸려 있을 뿐이다. 지도에는 여기저기 핀이 꽂혀 있는데, 그의 고용주가 새로 출시할 트럼프 아이스라는 생수를 구입해 공급할 판매 대리점의 위치를 나타낸다. 그는 “이게 대박이 난다”고 호언했다.
트럼프도 ‘견습생’ 출연자들에게 똑같이 큰 소리쳤다. 누구라도 ‘합격’(“You’re hired”)이라는 말을 들을 때까지 오래 버티면 대박이 난다고. (지난 19일 발표된 이번 시즌 우승자는 켄드라 토드다). 시리즈 첫회에서 트럼프는 우승자에게 자기 소유 회사 한 곳의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첫 두 시즌의 우승자들과 함께 시간을 좀 보내면 이 리얼리티 쇼의 현실을 뚜렷이 알 수 있다.
우승자들이 연봉 25만 달러를 받으며 하는 일은 회사의 승진 계단을 오르기보다 ‘견습생’에서의 인지도를 활용한 트럼프 회사 홍보였다. 물론 트럼프가 다소 허풍(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솔직한 과장’)을 쳤더라도 놀랄 일은 아니다. 트럼프는 “경험 없는 사람에게 8억 달러짜리 건물의 사장을 맡아 달라기엔 좀 너무하다”고 말했다.
퍼듀와 빌 랜치크(첫 시즌 우승자)는 ‘소유주의 대리인’이라는 타이틀을 부여받았다. 그리고 최근에는 수석 부사장이라는 직함도 얻었다. 퍼듀의 출근 첫날 트럼프는 그를 탬파에서 트럼프 브랜드의 콘도를 개발 중인 플로리다주 부동산업자들에게 소개했다. “트럼프씨는 ‘좋아, 켈리. 자네는 가서 그 콘도의 분양 홍보를 돕게’라고 말했다”고 퍼듀는 전했다.
그 후 그는 그 지역에서 20일가량을 보내며, 무전기로 현장에 연락하고 파티에 참석하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요즘은 생수 브랜드를 출시하는 일과, 플로리다주의 새 콘도와 맨해튼의 업무용 빌딩에 관한 논의에 참석하는 데 시간을 쪼개 쓰도록 돼 있지만 과외 업무가 그의 일정표를 가득 메우고 있다. 트럼프와 ‘견습생’을 주제로 한 기업가 대상 강연, 군대에서 배우는 경영학에 관한 저서의 마감시한, 국방부 광고 출연(목소리 연기는 트럼프) 등이다.
랜치크는 거창해 보이는 8억 달러짜리 ‘시카고 트럼프 타워’ 프로젝트를 맡았다. 하지만 그도 TV 스타로서의 지명도를 우려먹는 데 그만한 시간을 보내는 듯하다. 그가 부동산 중개인이나 잠재 구매자 그룹 앞에서 ‘견습생’에 관한 이야기로 분위기를 달구면 마케팅 팀이 그 뒤를 이어받아 세부사항을 설명한다. “그의 지명도를 이용해 사람들을 끌어 모은다”고 그 건물의 티어 프록터 판매팀장은 말했다.
남는 시간에는 뉴욕주 화이트 플레인즈에서 트럼프의 또 다른 중역을 따라다니며 건설에 관해 배운다. “나는 여기서 정식 교육을 받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쇼에서 마지막 과제가 제시됐던 바로 그 골프 코스의 새 클럽하우스를 점검하러 가는 길이었다. “나는 20년 동안 회사를 위해 일하지는 않겠다”며 그는 덧붙였다. “나는 기업가다. 내 목표는 일을 배워 내 사업을 하는 것이다.”
우승자들의 일자리가 선전된 것보다는 못할지 모르지만 네 번째 시즌 오디션을 받으러 약 100만 명이 몰릴 정도로 그 흡인력은 여전히 충분하다. 트럼프는 자신의 쇼에 출연할 본선 진출자 선발에 처음으로 직접 참여했다. 물론 첫 번째 시즌 이후 시청률이 크게 떨어졌지만 트럼프는 쇼에 더 많이 관여하겠다고 말한다. 어쨌든 자신이 우승자를 고용하니까 후보자들을 미리 살펴보겠다는 뜻이다.
그는 또 퍼듀와 랜치크가 “그리 오래지 않은 기간 안에” 여전히 자기 회사 조직의 CEO 자리에 도전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그들이 “매우 빠르게 배운다”고 말했다. 랜치크는 자신의 경력 구축에 관해 분명히 중요한 교훈을 배웠다. “오늘날의 CEO는 스타”라고 그는 말했다. 이제 문제는 오늘날의 스타들이 CEO가 될 수 있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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