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브랜드 성공적 홍보
재계 5위권 진입 시동
새 브랜드 성공적 홍보
재계 5위권 진입 시동
LG그룹에서 분가한 GS그룹이 브랜드 교체라는 대역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재계 서열 7위인 GS그룹은 브랜드 안착에 이어 신규 사업 진출과 활발한 기업 인수 ·합병(M&A)으로 머지않아 5위권에 올라선다는 야심이다.
'축구 천재’ 박주영 선수는 요즘 1만5,000명가량의 팬을 몰고 다닌다고 한다. 그가 출전하는 경기에는 폭발적인 관중이 몰리고, TV 중계도 자주 한다. 그런 박 선수가 소속된 팀은 FC서울. LG그룹에서 분가한 GS그룹이 운영하는 축구구단이다. 박 선수의 경기를 보면 유니폼에 새겨진 GS건설의 ‘자이’ 브랜드 마크나 구장 곳곳에 붙여진 GS그룹 계열사들의 광고판을 쉽게 볼 수 있다. 4월 1일 공식 출범해 ‘브랜드 알리기’가 급선무인 GS그룹 으로서는 박 선수가 보배인 셈이다.
GS그룹은 최근 새 브랜드 도입과 관련, 큰 전쟁을 치렀다. GS그룹 경영진 대부분이 럭키금성에서 LG로 브랜드가 안착하는 과정을 쭉 지켜본 사람들이라 브랜드 교체라는 대역사(大役事)를 치른 경험이 있다. 하지만 브랜드 키우기란 그야말로 ‘그때 그때 다른’ 것이라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브랜드와 기업 이미지 통합(CI) 교체를 10년 전 LG의 브랜드 교체를 담당했던 미국 랜도르(Landor)사에 맡겼지만 4월 이전만 해도 가슴을 졸이던 사람이 많았다.
GS홈쇼핑의 경우 주유소나 편의점처럼 뭔가 눈에 보이는 실체가 있는 게 아니어서 브랜드 교체 작업을 ‘전투처럼’ 치열하게 치를 수밖에 없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골치가 아팠던 대목은 방송 화면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CI가 화면에 뜨면 시청자들이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웬 이름 모를 홈쇼핑~’ 혹은 ‘광고방송 형태의 유사 홈쇼핑’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얘기다.
GS홈쇼핑은 그래서 사명 교체가 있기 전인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석 달간 새로운 CI를 연상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화면 속에 숨겼다. 또 ‘변화는 즐거운 것’, ‘LG홈쇼핑의 변화를 기대하세요’, ‘LG홈쇼핑이 GS홈쇼핑으로 태어납니다’ 등 메시지도 배치했다.
인터넷쇼핑몰 LG이숍 사업부도 숨가쁘게 움직였다. 변경될 브랜드에 맞춰 도메인을 미리 선점했다. 쇼핑몰 내의 수십만 개의 페이지에 표기된 LG이숍의 로고를 GS이숍으로 일일이 바꾸는 고된 작업도 이어졌다. 특히 반품 환불 프로세스 개선, 고객 중심의 상품정보 전달 등 10여 개 과제를 6시그마 프로젝트의 테마로 삼아 혁신활동을 펼쳤다. 이 회사 조성구 본부장은 “사명 변경과 CI 작업은 단순한 이름 바꾸기가 아니라 전사적 혁신의 계기였다”고 말했다.
허창수 GS 회장은 최근 한 달 동안 새 브랜드 교체를 진두지휘해온 지주회사 실무자들에게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룹은 광고 ·간판교체 ·이벤트 등 GS그룹의 공격적인 ‘얼굴 알리기’ 작업에 GS홀딩스와 주요 계열사들이 연말까지 모두 1,500억~2,000억원 정도를 투입할 계획이다.
브랜드 알리기의 효과는 실적에서도 어느 정도 뒷받침되고 있다. GS홈쇼핑 출범 이후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 GS이숍(www.gseshop.co.kr)의 하루 평균 매출은 10% 이상 증가했다. 특히 GS이숍의 방문자 수는 50% 이상 늘어났다. 4월 한 달간 신규회원 수만도 평소의 3배 수준인 30만 명에 달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명 변경 한 달을 맞아 고객의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인지율이 90%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GS그룹은 출범을 기념한 대대적인 경품 행사도 벌였다. 4월 한 달간 GS칼텍스 ·GS리테일 ·GS홈쇼핑 ·GS건설 등 GS로 새롭게 출범한 4개 그룹사가 공동으로 GS자이 아파트 등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이 행사에는 모두 1,330여만 명이 참여했다. 국민 4명 중 한 명꼴로 참여한 셈이다. 특히 자이 아파트 경품행사에는 전국에서 무려 270만7,666명이 응모했다. 그룹 관계자는 “이 열기를 볼 때 이제 GS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평했다. 이런 관심을 모을 수 있었던 데에는 GS 계열사들이 주유소 ·홈쇼핑 ·편의점 등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는 업종이라는 특성도 한몫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곧바로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인지도와 고객의 충성도 등을 합친 브랜드 파워가 높아져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GS의 브랜드 파워는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 브랜드 전문기관인 브랜드스톡 조사를 보자. GS칼텍스의 정유 브랜드 ‘킥스(Kixx)’는 올해 초에 비해 브랜드의 힘이 약화됐고 순위도 2위에서 3위로 밀렸다. GS리테일의 사업부문인 편의점도 간발의 차이로 훼미리마트에 밀려 2위로 떨어졌다. 이에 비해 GS홈쇼핑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알찬 사업 구조를 만들고 미래 성장동력을 찾을 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GS그룹은 사실 알찬 회사들로 구성돼 있다. 지주회사인 GS홀딩스가 거느린 자회사는 주유소 ·홈쇼핑 등 현금 창출 능력이 뛰어난 회사들이다. 삼성증권 송준덕 유틸리티 ·스몰캡 팀장은 “GS칼텍스의 경쟁력은 업계 1위인 SK㈜에 견줘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며 “도시가스 등 좋은 자회사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사업구조가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단점도 있다. 현대증권 박대용 연구위원은 “GS홀딩스 배당 수입은 90% 이상이 GS칼텍스로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LG그룹의 경우 지주회사인 ㈜LG를 중심으로 전자 ·화학 ·생활건강 등 자회사군의 포트폴리오가 잘 돼 있지만, GS그룹은 정유 의존도가 너무 크기 때문에 정유 ·석유화학 등의 경기에 따라 희비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유통 명가’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여러 차례 밝힌 허창수 회장이 ‘유통 우선’의 원칙을 세운 것도 그룹에서 차지하는 GS칼텍스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GS그룹은 6월 말께 구체적인 미래 성장전략을 선보인다. 외국계 컨설팅업체인 모니터그룹이 현재 GS홀딩스 인력과 함께 그룹의 비전을 만들고 있다. GS그룹은 올해 매출 24조원을 바라보고 있는 재계 서열 7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 그룹이다. 이를 재계 5위로 끌어올린다는 게 목표다. 그 방법으로는 자체 사업인 유통과 에너지를 강화하는 한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사업을 찾는 데에서 찾고 있다.
‘은둔의 경영자’로 더욱 유명한 허창수 회장도 이 작업을 위해 은둔을 그만뒀다. 허 회장은 2월 기자간담회, 3월 CI 선포식을 직접 주재했고 5월 8?일에는 GS칼텍스 여수공장을 둘러봤다. 여수 방문 직후에는 바로 일본으로 날아가 환경 친화적 신기술 경연장인 ‘아이치엑스포 2005’를 보고 귀국했다. 그는 6월부터 매월 한 차례씩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중겴掠?비전에 맞게 사업계획을 조율하면서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GS칼텍스를 이끌고 있는 허동수 회장도 4월 중국과 중동 산유국을 돌아봤다. 허 회장은 지난해 4월에 개인 지분을 투자해 중국 산둥(山東)성 정부와 합작해 건설하고 있는 칭다오(靑島) 석유화학공장을 둘러봤다. 허 회장의 개인 지분만 투자돼 있지만 내년에 완공될 이 공장이 GS가 중국 석유화학 시장에 진출하는 신호탄이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른 계열사의 사업도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백화점(GS스퀘어) ·할인점(GS마트) ·슈퍼마켓(GS슈퍼마켓) ·편의점GS25) 등 4개 부문을 거느린 GS리테일이 대표적이다. GS수퍼마켓은 5월에만 9개를, 하반기에 10여 개 이상의 점포를 열어 올해 안에 100호점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5월에 선보이는 9개 점포는 GS그룹 출범 후 첫 인수 ·합병(M&A) 대상이었던 코오롱마트 10개 점포 가운데 재단장 작업을 마친 점포다. 이뿐만 아니다. 허승조 GS리테일 사장은 “4월에 1호점을 연 건강 ·미용용품 매장 ‘GS왓슨스’ 외에도 조만간 다양한 사업을 벌일 것이며 편의점도 올해 40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GS그룹에서 유일하게 해외 법인이 있는 GS홈쇼핑은 중국 충칭(重慶)에 세운 ‘충칭GS쇼핑’을 지렛대로 해외 진출에 본격 나선다. 4월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충칭GS쇼핑을 통해 중국 홈쇼핑시장과 TV 전자상거래시장인 ‘T커머스’ 시장을 개척한다는 야심이다. GS홈쇼핑은 충칭에 3년간 1,500만 달러를 투자한다.
허창수 회장이 직접 경영하고 있는 GS건설도 얼마 전 대우건설과 함께 카타르 국영석유공사와 엑슨모빌 등이 출자한 라판 정유회사로부터 6억 달러 규모 정유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또 이촌동 132가구 리모델링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를 비롯해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 1차, 잠원동 신반포 21차,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 등 서울 시내 주요 단지의 리모델링 시공사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GS 측은 이런 사업들을 벌이는 데 필요한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현재 지주회사의 부채 비율이 30%선이기 때문에 지주회사의 차입 한도(부채비율 100%)까지 자금을 빌리면 그만한 거금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GS홀딩스의 3월 말 현금보유액은 1,412억원인 반면 차입금은 4,134억원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GS그룹의 고속 성장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재무구조 상 M&A 시장에서 100억~200억원짜리 회사는 살 수 있을지 몰라도 몇 천억원 규모의 대형 M&A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외국 합작사인 GS칼텍스 이사회가 과연 공격적인 M&A를 위한 자금 투입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LG그룹이 전자와 화학 중심이다 보니 GS의 주력인 정유와 홈쇼핑 등에 힘을 쏟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GS가 분가한 만큼 공격적인 전략 구사가 가능해졌다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한다.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한 신세계갅J가 분리 후 훨씬 회사가 커진 사례를 GS그룹도 따라갈 수 있을까. 그 관건은 GS그룹이 어떤 신사업을 찾아내 ‘사업구조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축구 천재’ 박주영 선수는 요즘 1만5,000명가량의 팬을 몰고 다닌다고 한다. 그가 출전하는 경기에는 폭발적인 관중이 몰리고, TV 중계도 자주 한다. 그런 박 선수가 소속된 팀은 FC서울. LG그룹에서 분가한 GS그룹이 운영하는 축구구단이다. 박 선수의 경기를 보면 유니폼에 새겨진 GS건설의 ‘자이’ 브랜드 마크나 구장 곳곳에 붙여진 GS그룹 계열사들의 광고판을 쉽게 볼 수 있다. 4월 1일 공식 출범해 ‘브랜드 알리기’가 급선무인 GS그룹 으로서는 박 선수가 보배인 셈이다.
GS그룹은 최근 새 브랜드 도입과 관련, 큰 전쟁을 치렀다. GS그룹 경영진 대부분이 럭키금성에서 LG로 브랜드가 안착하는 과정을 쭉 지켜본 사람들이라 브랜드 교체라는 대역사(大役事)를 치른 경험이 있다. 하지만 브랜드 키우기란 그야말로 ‘그때 그때 다른’ 것이라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브랜드와 기업 이미지 통합(CI) 교체를 10년 전 LG의 브랜드 교체를 담당했던 미국 랜도르(Landor)사에 맡겼지만 4월 이전만 해도 가슴을 졸이던 사람이 많았다.
GS홈쇼핑의 경우 주유소나 편의점처럼 뭔가 눈에 보이는 실체가 있는 게 아니어서 브랜드 교체 작업을 ‘전투처럼’ 치열하게 치를 수밖에 없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골치가 아팠던 대목은 방송 화면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새로운 CI가 화면에 뜨면 시청자들이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웬 이름 모를 홈쇼핑~’ 혹은 ‘광고방송 형태의 유사 홈쇼핑’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얘기다.
GS홈쇼핑은 그래서 사명 교체가 있기 전인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석 달간 새로운 CI를 연상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화면 속에 숨겼다. 또 ‘변화는 즐거운 것’, ‘LG홈쇼핑의 변화를 기대하세요’, ‘LG홈쇼핑이 GS홈쇼핑으로 태어납니다’ 등 메시지도 배치했다.
인터넷쇼핑몰 LG이숍 사업부도 숨가쁘게 움직였다. 변경될 브랜드에 맞춰 도메인을 미리 선점했다. 쇼핑몰 내의 수십만 개의 페이지에 표기된 LG이숍의 로고를 GS이숍으로 일일이 바꾸는 고된 작업도 이어졌다. 특히 반품 환불 프로세스 개선, 고객 중심의 상품정보 전달 등 10여 개 과제를 6시그마 프로젝트의 테마로 삼아 혁신활동을 펼쳤다. 이 회사 조성구 본부장은 “사명 변경과 CI 작업은 단순한 이름 바꾸기가 아니라 전사적 혁신의 계기였다”고 말했다.
허창수 GS 회장은 최근 한 달 동안 새 브랜드 교체를 진두지휘해온 지주회사 실무자들에게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룹은 광고 ·간판교체 ·이벤트 등 GS그룹의 공격적인 ‘얼굴 알리기’ 작업에 GS홀딩스와 주요 계열사들이 연말까지 모두 1,500억~2,000억원 정도를 투입할 계획이다.
브랜드 알리기의 효과는 실적에서도 어느 정도 뒷받침되고 있다. GS홈쇼핑 출범 이후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 GS이숍(www.gseshop.co.kr)의 하루 평균 매출은 10% 이상 증가했다. 특히 GS이숍의 방문자 수는 50% 이상 늘어났다. 4월 한 달간 신규회원 수만도 평소의 3배 수준인 30만 명에 달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명 변경 한 달을 맞아 고객의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 인지율이 90%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GS그룹은 출범을 기념한 대대적인 경품 행사도 벌였다. 4월 한 달간 GS칼텍스 ·GS리테일 ·GS홈쇼핑 ·GS건설 등 GS로 새롭게 출범한 4개 그룹사가 공동으로 GS자이 아파트 등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이 행사에는 모두 1,330여만 명이 참여했다. 국민 4명 중 한 명꼴로 참여한 셈이다. 특히 자이 아파트 경품행사에는 전국에서 무려 270만7,666명이 응모했다. 그룹 관계자는 “이 열기를 볼 때 이제 GS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평했다. 이런 관심을 모을 수 있었던 데에는 GS 계열사들이 주유소 ·홈쇼핑 ·편의점 등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는 업종이라는 특성도 한몫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곧바로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인지도와 고객의 충성도 등을 합친 브랜드 파워가 높아져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GS의 브랜드 파워는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 브랜드 전문기관인 브랜드스톡 조사를 보자. GS칼텍스의 정유 브랜드 ‘킥스(Kixx)’는 올해 초에 비해 브랜드의 힘이 약화됐고 순위도 2위에서 3위로 밀렸다. GS리테일의 사업부문인 편의점도 간발의 차이로 훼미리마트에 밀려 2위로 떨어졌다. 이에 비해 GS홈쇼핑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알찬 사업 구조를 만들고 미래 성장동력을 찾을 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GS그룹은 사실 알찬 회사들로 구성돼 있다. 지주회사인 GS홀딩스가 거느린 자회사는 주유소 ·홈쇼핑 등 현금 창출 능력이 뛰어난 회사들이다. 삼성증권 송준덕 유틸리티 ·스몰캡 팀장은 “GS칼텍스의 경쟁력은 업계 1위인 SK㈜에 견줘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며 “도시가스 등 좋은 자회사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사업구조가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단점도 있다. 현대증권 박대용 연구위원은 “GS홀딩스 배당 수입은 90% 이상이 GS칼텍스로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LG그룹의 경우 지주회사인 ㈜LG를 중심으로 전자 ·화학 ·생활건강 등 자회사군의 포트폴리오가 잘 돼 있지만, GS그룹은 정유 의존도가 너무 크기 때문에 정유 ·석유화학 등의 경기에 따라 희비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유통 명가’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여러 차례 밝힌 허창수 회장이 ‘유통 우선’의 원칙을 세운 것도 그룹에서 차지하는 GS칼텍스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GS그룹은 6월 말께 구체적인 미래 성장전략을 선보인다. 외국계 컨설팅업체인 모니터그룹이 현재 GS홀딩스 인력과 함께 그룹의 비전을 만들고 있다. GS그룹은 올해 매출 24조원을 바라보고 있는 재계 서열 7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 그룹이다. 이를 재계 5위로 끌어올린다는 게 목표다. 그 방법으로는 자체 사업인 유통과 에너지를 강화하는 한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사업을 찾는 데에서 찾고 있다.
‘은둔의 경영자’로 더욱 유명한 허창수 회장도 이 작업을 위해 은둔을 그만뒀다. 허 회장은 2월 기자간담회, 3월 CI 선포식을 직접 주재했고 5월 8?일에는 GS칼텍스 여수공장을 둘러봤다. 여수 방문 직후에는 바로 일본으로 날아가 환경 친화적 신기술 경연장인 ‘아이치엑스포 2005’를 보고 귀국했다. 그는 6월부터 매월 한 차례씩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중겴掠?비전에 맞게 사업계획을 조율하면서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GS칼텍스를 이끌고 있는 허동수 회장도 4월 중국과 중동 산유국을 돌아봤다. 허 회장은 지난해 4월에 개인 지분을 투자해 중국 산둥(山東)성 정부와 합작해 건설하고 있는 칭다오(靑島) 석유화학공장을 둘러봤다. 허 회장의 개인 지분만 투자돼 있지만 내년에 완공될 이 공장이 GS가 중국 석유화학 시장에 진출하는 신호탄이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른 계열사의 사업도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백화점(GS스퀘어) ·할인점(GS마트) ·슈퍼마켓(GS슈퍼마켓) ·편의점GS25) 등 4개 부문을 거느린 GS리테일이 대표적이다. GS수퍼마켓은 5월에만 9개를, 하반기에 10여 개 이상의 점포를 열어 올해 안에 100호점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5월에 선보이는 9개 점포는 GS그룹 출범 후 첫 인수 ·합병(M&A) 대상이었던 코오롱마트 10개 점포 가운데 재단장 작업을 마친 점포다. 이뿐만 아니다. 허승조 GS리테일 사장은 “4월에 1호점을 연 건강 ·미용용품 매장 ‘GS왓슨스’ 외에도 조만간 다양한 사업을 벌일 것이며 편의점도 올해 40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GS그룹에서 유일하게 해외 법인이 있는 GS홈쇼핑은 중국 충칭(重慶)에 세운 ‘충칭GS쇼핑’을 지렛대로 해외 진출에 본격 나선다. 4월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충칭GS쇼핑을 통해 중국 홈쇼핑시장과 TV 전자상거래시장인 ‘T커머스’ 시장을 개척한다는 야심이다. GS홈쇼핑은 충칭에 3년간 1,500만 달러를 투자한다.
허창수 회장이 직접 경영하고 있는 GS건설도 얼마 전 대우건설과 함께 카타르 국영석유공사와 엑슨모빌 등이 출자한 라판 정유회사로부터 6억 달러 규모 정유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또 이촌동 132가구 리모델링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를 비롯해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 1차, 잠원동 신반포 21차,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 등 서울 시내 주요 단지의 리모델링 시공사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GS 측은 이런 사업들을 벌이는 데 필요한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할 여력이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현재 지주회사의 부채 비율이 30%선이기 때문에 지주회사의 차입 한도(부채비율 100%)까지 자금을 빌리면 그만한 거금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GS홀딩스의 3월 말 현금보유액은 1,412억원인 반면 차입금은 4,134억원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GS그룹의 고속 성장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재무구조 상 M&A 시장에서 100억~200억원짜리 회사는 살 수 있을지 몰라도 몇 천억원 규모의 대형 M&A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외국 합작사인 GS칼텍스 이사회가 과연 공격적인 M&A를 위한 자금 투입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LG그룹이 전자와 화학 중심이다 보니 GS의 주력인 정유와 홈쇼핑 등에 힘을 쏟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GS가 분가한 만큼 공격적인 전략 구사가 가능해졌다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한다.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한 신세계갅J가 분리 후 훨씬 회사가 커진 사례를 GS그룹도 따라갈 수 있을까. 그 관건은 GS그룹이 어떤 신사업을 찾아내 ‘사업구조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GS를 움직이는 사람들 |
GS그룹은 일찌감치 이사회 중심 경영을 천명한 바 있다. 실제로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홀딩스 이사회를 들여다보면 그룹의 중심이 보인다. GS홀딩스 이사회 멤버는 모두 7명이다. 이사회는 허창수 그룹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서경석 GS홀딩스 사장 등 3인의 사내 이사와 4명의 사외이사가 포진해 있다. 허창수 회장은 구인회 LG 창업회장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고(故)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홍콩겣돨?東京) 등 해외 근무 경험이 많아 영어 ·일본어에 능통하며 국제감각이 탁월하다는 평을 듣는다.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다.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상대를 세심하게 배려하는 소탈한 스타일이다. 허 회장의 사촌형인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1973년 호남정유에 입사한 뒤 30여 년간을 정유에서만 근무했다. GS칼텍스가 그룹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허동수 회장이 허창수 회장의 손윗사람이고, 구씨와 허씨 집안이 유교 전통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허동수 회장이 그룹 경영에 끼치는 영향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행시 출신인 서경석 GS홀딩스 사장은 국세청과 재경부를 거쳐 LG에 입사, LG투자신탁운용 사장, LG투자증권 사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인사 ·업무 ·홍보 등을 총괄하는 김성규 상무는 84년 LG화학에 입사해 회장실과 LG화학 홍콩 지사 등을 거쳤다. 이번 그룹 계열사의 브랜드 교체 실무작업을 큰 잡음없이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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