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절상, 그리고 우리는… 중국산 농산물 가격 오를 가능성도
中 위안화절상, 그리고 우리는… 중국산 농산물 가격 오를 가능성도
미국·중국 유학 간 아이 학비는 아들이 미국에 유학 중인 회사원 김민철씨는 가슴이 덜컹했다. 위안화 절상으로 한때 세계 외환시장이 크게 술렁였기 때문이다. 그간 간신히 유학비용을 마련해 오던 김씨는 환율에 변화가 생겨 유학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까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김씨의 우려와 달리 원-달러 환율은 21일 1035.50원에서 22일 현재 1020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한현우 외환은행 PB팀장은 “위안화 강세가 미국 달러화 약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당분간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씨처럼 자녀를 해외에 유학 보낸 경우 서둘러 학비를 송금할 필요가 없다고 한 팀장은 충고한다. 조금 더 기다리면 더 낮은 비용으로 유학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다니는 회사 어려움은 없나 위안화 절상은 중국 여행이나 중국으로의 송금에도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 위안화 대비 원화 환율은 1원 정도 상승하는 데 그쳐 절상 이전과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위안화 절상 이전인 21일 종가 기준으로 원-위안화 환율은 133.86위안이었고 절상이 이뤄진 22일은 134.90위안을 기록했다. 이 경우 100만원을 중국 위안화로 환전할 경우 절상 전에는 7470위안을 받았지만 절상 후에는 7412위안밖에 받을 수 없다. 100만원당 58위안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또 1만 위안을 원화로 바꿀 경우 전에는 133만8600원을 받았지만 절상 후에는 134만9천원을 받게 된다. 위안화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이전보다 오히려 1만 위안당 1만400원을 더 받을 수 있다. 권성호 외환은행 팀장은 “지금 당장은 환율 변동이 크지 않아 고객들에게 별 영향이 없다”며 “하지만 향후 위안화의 추가 절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 지역 여행뿐 아니라 미국 달러화를 사용하는 지역으로 여행하더라도 환율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휴대전화 부품 생산업체에 근무하는 나성철씨의 얼굴에는 최근 굵은 주름살이 생겼다.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구조조정 때문이다. 나씨의 회사는 지난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에 부품공장을 설립했다. 하지만 나씨는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 공장에서 만드는 제품의 단가가 올라가지 않을까,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돼 휴대전화 수출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회사 매출이 떨어지면 가뜩이나 어려운 회사가 감원으로 이를 해결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박한진 코트라 상하이 무역본부 차장은 당장은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박 차장은 “위안화 절상 폭이 미미해 수출 기업과 중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이 받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특정 업종의 경우 오히려 수출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설명한다. 대중국 수출은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세계 수출에는 오히려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특히 컴퓨터·통신기기·의류 등 중국과 경쟁이 치열한 업종들은 위안화 절상으로 가격 경쟁력이 생겨 제3국 수출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위안화가 10% 절상될 경우 제3국 수출이 증가해 총 24억 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교보증권 정용택 연구원은 중국에 진출해 제품을 생산하는 삼성·LG·포스코 등에 대해 “중국의 물가 상승으로 인한 수출 가격 상승으로 부담은 있지만 중국의 국가 구매력이 올라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철강·석유화학은 중국 의존도가 높아 수출과 내수 모두 둔화되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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