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화가의 우정과 예술
A Fruitful Friendship
요즘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은 앞뒤 정황을 알게 해주는 작품 전시에 익숙해졌다. 두 화가의 작품이 나란히 전시돼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는 전시회가 한창 유행이다.얼마전 뉴욕에서는 피카소와 마티스,그리고 마네와 벨라스케스가 짝을 이뤄 함께 전시됐다.
현재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는 '현대 미술 개척:세잔과 피사로 1865~1885'전시회가 열린다. 파리 북서쪽 시골 마을에서 20년 동안 함께 하면서 흥미로운 예술적 대화를 나눴던 두 미술가의 창조적 관계를 조명한다.피사로의 증손자인 요아킴 피사로가 기획한 이번 전시회는 믿음과 가치를 공유했던 두 예술가가 키워간 우정에 초점을 맞춘다.
두 화가는 1861년 파리에서 만났다.프로방스에서 태어난 폴 세잔은 카리브해에서 태어난 유대인 카미유 피사로보다 아홉 살 어렸다. 둘 다 파리 예술계에서 아웃사이더였고 그들의 직업을 못마땅해 했던 중산계급 출신이었다.둘 다 무정부주의자였으며 예술만을 위해 사는 일 중독자였다.
세잔은 자신의 그림이 기득권층에 충격을 주리라고 장담했고,피사로는 루브르 박물관에 불을 질러야 예술을 구원하게 된다고 선언했다.MoMA 전시회는 오랫동안 세잔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피사로가 세잔에게 어떤 인상을 주었고,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준다. 세잔은 피사로가 그림을 그렸던 곳을 찾아다녔고,피사로가 그린 풍경화 '루브시엔'을 본뜨기 위해 그 작품을 빌린 적도 있다.'
루브시엔'은 미묘한 색상의 변화를 인상파 풍으로 처리한 작품이다.거기서 영감을 받은 세잔은 대담한 평행 붓놀림으로 작고 치밀한 풍경화를 그렸다.심지어 서로 전혀 유사점이 없는 세잔의 '수프 그릇 정물화'와 피사로의 '세잔의 초상'같은 작품들에서도 공통점이 발견된다.두 작품 모두 배경에 피사로의 그림이 등장한다.
이 전시회에서는 두 재능있는 화가가 서로 도와 가면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찾아나간 과정을 보여준다.나란히 서서 같은 풍경을 그렸어도 스타일 상의 차이점이 분명히 드러난다.피사로의 인상주의 작품 '코드 생드니즈,퐁투아즈의 과수원'은 빛,세부 묘사,투명한 색감을 통해 자연을 가장 밝게 빛나는 형태로 보여준다.
세잔의 '과수원'은 깊고 선명한 색,대담한 붓놀림과 대각선을 사용한다.세잔은 본질만을 담기 위해 풍경의 일부를 과감히 생략했다.자연을 한 차원 승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단순화시켰다.같은 과수원을 그렸지만 두 사람의 그림은 분위기나 색조 면에서 확연히 다르다.
초기 풍경화에서 피사로가 세잔에게 미친 영향은 강했다.그러나 그들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아니었다. 그들의 그림을 보면 둘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음이 뚜렸하다.세잔의 '두 화병'은 피사로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빛과 색으로 가득하며,피사로의 '퐁투아즈 에르미타주 풍경'은 세잔의 어둡고 음침한 색과 양감을 떠올리게 한다.
피사로는 일찍부터 세잔이 모더니즘의 선두주자가 되리라고 알아보았다.그들이 서로 헤어져 피사로가 신인상주의로 복귀했고,세잔이 프로방스로 돌아가고 수년이 흐른 뒤에도 세잔은 계속 피사로의 그림을 주시했다.세잔은 "만약 피사로가 늘 1870년처럼만 그림을 그렸다면 우리 중에서 가장 훌륭한 미술가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현대 회화 거장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굉장한 찬사다.
요즘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은 앞뒤 정황을 알게 해주는 작품 전시에 익숙해졌다. 두 화가의 작품이 나란히 전시돼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는 전시회가 한창 유행이다.얼마전 뉴욕에서는 피카소와 마티스,그리고 마네와 벨라스케스가 짝을 이뤄 함께 전시됐다.
현재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는 '현대 미술 개척:세잔과 피사로 1865~1885'전시회가 열린다. 파리 북서쪽 시골 마을에서 20년 동안 함께 하면서 흥미로운 예술적 대화를 나눴던 두 미술가의 창조적 관계를 조명한다.피사로의 증손자인 요아킴 피사로가 기획한 이번 전시회는 믿음과 가치를 공유했던 두 예술가가 키워간 우정에 초점을 맞춘다.
두 화가는 1861년 파리에서 만났다.프로방스에서 태어난 폴 세잔은 카리브해에서 태어난 유대인 카미유 피사로보다 아홉 살 어렸다. 둘 다 파리 예술계에서 아웃사이더였고 그들의 직업을 못마땅해 했던 중산계급 출신이었다.둘 다 무정부주의자였으며 예술만을 위해 사는 일 중독자였다.
세잔은 자신의 그림이 기득권층에 충격을 주리라고 장담했고,피사로는 루브르 박물관에 불을 질러야 예술을 구원하게 된다고 선언했다.MoMA 전시회는 오랫동안 세잔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피사로가 세잔에게 어떤 인상을 주었고,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준다. 세잔은 피사로가 그림을 그렸던 곳을 찾아다녔고,피사로가 그린 풍경화 '루브시엔'을 본뜨기 위해 그 작품을 빌린 적도 있다.'
루브시엔'은 미묘한 색상의 변화를 인상파 풍으로 처리한 작품이다.거기서 영감을 받은 세잔은 대담한 평행 붓놀림으로 작고 치밀한 풍경화를 그렸다.심지어 서로 전혀 유사점이 없는 세잔의 '수프 그릇 정물화'와 피사로의 '세잔의 초상'같은 작품들에서도 공통점이 발견된다.두 작품 모두 배경에 피사로의 그림이 등장한다.
이 전시회에서는 두 재능있는 화가가 서로 도와 가면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찾아나간 과정을 보여준다.나란히 서서 같은 풍경을 그렸어도 스타일 상의 차이점이 분명히 드러난다.피사로의 인상주의 작품 '코드 생드니즈,퐁투아즈의 과수원'은 빛,세부 묘사,투명한 색감을 통해 자연을 가장 밝게 빛나는 형태로 보여준다.
세잔의 '과수원'은 깊고 선명한 색,대담한 붓놀림과 대각선을 사용한다.세잔은 본질만을 담기 위해 풍경의 일부를 과감히 생략했다.자연을 한 차원 승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단순화시켰다.같은 과수원을 그렸지만 두 사람의 그림은 분위기나 색조 면에서 확연히 다르다.
초기 풍경화에서 피사로가 세잔에게 미친 영향은 강했다.그러나 그들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아니었다. 그들의 그림을 보면 둘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음이 뚜렸하다.세잔의 '두 화병'은 피사로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빛과 색으로 가득하며,피사로의 '퐁투아즈 에르미타주 풍경'은 세잔의 어둡고 음침한 색과 양감을 떠올리게 한다.
피사로는 일찍부터 세잔이 모더니즘의 선두주자가 되리라고 알아보았다.그들이 서로 헤어져 피사로가 신인상주의로 복귀했고,세잔이 프로방스로 돌아가고 수년이 흐른 뒤에도 세잔은 계속 피사로의 그림을 주시했다.세잔은 "만약 피사로가 늘 1870년처럼만 그림을 그렸다면 우리 중에서 가장 훌륭한 미술가가 됐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현대 회화 거장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굉장한 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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