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거품이다…참여정부 이후 아파트 거품 276조
부동산 가격 거품이다…참여정부 이후 아파트 거품 276조
건설업체 엄살에 놀아나선 안 돼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집값 폭등으로 아파트에 거품이 잔뜩 끼어 있다. 2000년 400조원에 불과했던 아파트 시가총액은 2005년 4월 1000조원이 넘었고 참여정부 출범 이후에만 276조원이나 증가했다. 1998년 평당 543만원에 불과했던 서울시 동시분양가는 6년 만에 1263만원으로 2.3배로 올랐다. 부산·대구·울산 등 주요 도시의 신규 분양가는 기존 아파트보다 70%나 비싸다. 서울시가 원가를 공개했던 상암지구에서는 원가 대비 40%의 수익률이 발생했다. 경실련 분석 결과 죽전·동백·동탄 등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건설업체는 30~40%의 폭리를 취했고 울산의 민간 아파트에서도 40%의 거품이 있음이 나타났다. 가처분 소득에서의 주택 구입 비중은 일본이 3.8배, 미국이 1.6배인 데 비해 한국은 10배에 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다. 신규 아파트 분양원가를 기준으로 하거나, 소득 대비 주택 가격으로 보거나 아파트값에는 30~50%의 거품이 끼어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거품이 잔뜩 낀 아파트는 일하는 사람에게는 절망을, 투기 세력에는 희망을 주고 있다. 정상적인 소득으로 중산층이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해진 반면 투기로 인한 막대한 불로소득은 소수에게 집중돼 빈부격차 확대, 양극화 심화의 핵심적 원인이 되고 있다. 2000년에서 2003년까지 물가는 15%, 봉급생활자의 소득은 30% 오른 반면 분양가는 두 배로 올랐다. 국세청에 따르면 5년 동안 강남 집값은 6억8800만원이 올라 연봉 3000만원짜리 봉급생활자의 23년치 연봉만큼 올랐다. 무주택 서민들에게 우선 공급되는 판교의 33평 아파트(평당 분양가 1000만원)를 사려면 사지도 입지도 않고 11년을 벌어야 가능하고, 한 달에 100만원을 저축한다면 27년이 걸린다. 봉급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해지고 있다. 반면 서울에 아파트를 한 채 갖고 있으면 월급보다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일한 만큼 대접받는 사회, 경제정의가 실현되는 희망의 나라가 아니라 투기와 불로소득이 판치는 사회, 일하지 않는 사람이 대접받는 나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2004년 분양원가 공개와 공공택지 개혁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요구가 확산됐다. 그 결과였는지 오르기만 하던 집값이 7월부터 상승세가 멈추고 하락 조짐이 나타났다. 소위 연착륙의 계기가 마련되는 듯했다. 그러자 ‘미분양이 늘었다’ ‘건설업체가 줄도산한다’ ‘건설경기가 침체돼 경기가 위축된다’는 업체의 엄살이 시작됐다. ‘경기회복과 집값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던 정부도 본격적으로 건설경기 부양책과 규제 완화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헌재 부총리가 ‘한국형 뉴딜 사업을 통해 건설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발표했다. 투기과열지구와 주택거래신고지역이 해제되기 시작했고 지방의 분양권 전매가 허용되는 등 규제가 완화됐다.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도, 1가구 3주택에 대한 중과세, 보유세 강화, 실거래가 신고제도 미뤄지거나 대폭 완화됐다. 규제 완화와 부양책은 정부가 집값을 잡을 의지가 없는 것으로 인식됐고 올해 집값이 다시 폭등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정부 스스로 연착륙의 계기를 날려 버리고 일본식 거품 붕괴에 가까이 가는 우를 범한 것이다. 거품 빼겠다는 목표 명확히 해야 올해 다시 집값이 폭등하면서 시민들의 절망은 더욱 깊어졌고 일본식 거품 붕괴와 장기 불황이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8월에 나올 대책은 집값 폭등, 투기 근절을 위해 참여정부에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다. 이번에도 집값을 못 잡고 투기를 근절하지 못한다면 참여정부는 부동산 문제 때문에 실패한 정부로 기록될 것이다. 정부의 인식 전환과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먼저 아파트값의 거품을 빼겠다는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 현 수준에서의 안정은 집값을 잡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30~40% 거품이 잔뜩 끼어 봉급생활자들이 내 집 마련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는 현실을 개혁해야 한다. 두 마리 토끼가 아니라 집값 안정이라는 한 마리 토끼를 확실히 잡아야 할 때다. 둘째, 주택과 토지에서 발생하는 가수요를 근절하고 투기적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원칙을 정립해야 한다. 집과 땅이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투기적 불로소득이 만연하는 한 서민들의 주거 안정도, 건전한 국가 경쟁력 회복도 불가능하다. 셋째, 토지·주택의 공익성을 회복해야 한다. 집값이 폭등하고 투기가 만연되는 동안 토지·주택의 공익성은 상실됐다. 토지공개념은 사라졌고 개발이익은 사유화됐으며 공공택지에서조차 공공의 역할은 방치됐다.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고 공익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공공택지의 공영개발을 통한 공공보유 주택의 확충, 후분양제 이행과 분양원가 공개, 주택금융 개선 등을 통한 투기적 가수요 근절, 개발 부담금 부활 등 개발이익 환수 장치 마련, 보유세 강화와 거래세 인하 등 종합대책이 필요하다. 수년간 지속된 집값 상승과 투기로 인해 아파트값에는 거품이 잔뜩 끼어 있다. 외환위기 이후 경기회복 수단으로 주택정책을 활용해 온 정부의 잘못이 크다. 현재의 집값은 봉급생활자나 중산층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고 빈부격차 확대의 주범이다. 거품은 제거될 수밖에 없고 제거해야만 서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으며 건전한 국가 경쟁력 회복이 가능하다. 거품을 빼는 방법론만 남은 것이다. 제대로 된 부동산 대책으로 단계적으로 거품을 빼느냐, 투기에 끌려다니다 일본식 거품 붕괴와 장기 불황으로 가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 제대로 된 대책을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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