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상생안에 프랜차이즈 점주들 난리 난 까닭
[배달시장, ‘상생’은 불가능한가]①
수수료 2~7.8% 차등 부과 결정...매출 상위 점주들은 반발
"누굴 위한 상생안인가" 비판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이하 상생협의체)가 내놓은 최종 상생안을 두고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업주들이 분노하고 있다. 상생안을 통해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을 덜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들은 오히려 부담만 가중됐다고 토로한다. 110여일, 12차례 회의 끝에 나온 최종 상생안은 왜 이들에게 만족스러운 방안이 되지 못했을까.
상위 35% 점주들 “우리가 봉이냐”
지난 11월 14일 상생협의체는 제12차 회의를 개최하고 최종 상생안을 확정했다. 최종 방안은 거래액 기준 상위 35% 입점업체에는 중개수수료 7.8%·배달비 2400~3400원을, 상위 35~8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6.8%·배달비 2100~3100원을 차등 부과한다.
나머지 80~10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2.0%·배달비 1900~2900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전통시장 배달 서비스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를 받지 않는다. 이는 배달의민족(배민)이 최종적으로 제시한 상생안이다. 쿠팡이츠는 더 높은 수준의 수수료율을 기본으로 한 상생안을 제시했다. 결국 논의 끝에 배민의 상생안이 채택된 셈이다. 배민과 쿠팡은 합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내년 초부터 수수료율과 배달비를 적용한다. 이는 향후 3년간 시행된다. 다만 요기요는 따로 제출한 상생안을 적용한다.
당초 배달플랫폼(배민·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과 입점업체, 그리고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한국외식산업협회,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가 이번 상생협의체를 구성한 이유는 자영업자들의 울분이 절정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배민은 8월 9일부터 중개수수료를 기존 6.8% 대비 3%포인트(p) 올린 9.8%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지역별로 배달비를 건당 100~900원 낮추기로 했다. 수수료를 올리는 대신 점주들이 부담하는 배달비를 낮춘 것이다.
하지만 이 발표 이후 여론이 들끓었다. 배달플랫폼 때문에 장사를 접어야 한다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자 결국 정부가 나섰다.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 등은 새로운 상생안을 내자며 뭉쳤다. 하지만 최종 상생안을 두고 프랜차이즈 업주들은 오히려 수수료가 올랐다고 토로했다.
이번 상생안의 핵심은 거래액 기준 수수료 차등 부과다. 결국 배달플랫폼별 상위 35%에 속하는 입점업체들은 7.8%의 중개수수료와 2400~3400원의 배달비를 부담해야 한다. 배달비는 현행 1900~2900원 대비 500원이 인상됐다.
상위 35% 구간에 속하는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배민이 제시한 상생안에 대해 “치밀한 계산이 깔려있다”고 비판했다. 배민에 입점한 한 프랜차이즈 업주는 “배달플랫폼 거래액 상위 업체들은 대부분 치킨이나 족발, 피자 등 매장 영업이 아닌 배달 영업 중심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대부분”이라며 “거래액 상위 35%에 속하지 않는 업체들은 매장 영업이 중심이거나 배달이 주를 이루지 않는 음식점들이 대다수다. 상위 35% 입점업체들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비교적 높은 수수료와 배달비를 전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배민 입점업체의 한 점주는 체감상 수수료가 1%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8월 이전까지 6.8%의 중개수수료를 부담해 왔다. 이번 상생안에 따라 내년부터는 7.8%의 중개수수료를 내야 한다. 현행 9.8%보다는 낮아졌지만 점주들이 지난 7월 배민의 중개수수료 인상 발표 이후 이번 상생안을 기대했다는 측면에서 보면 큰 수확이 없었던 셈이다. 결국 배민 상위 35% 입점업체들은 지난 8월 이전보다 중개수수료가 1% 올랐고 여기에 배달비 부담마저 커진 셈이다.
배민 “부담 줄어든다” 주장에 점주들 반발
상생안 발표 후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세자 배민 측은 지난 11월 17일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상생안을 통해 점주 20만명 중 65%는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배민은 평균 주문금액(2만5000원) 100건의 주문이 이뤄질 경우 배민배달(배민1플러스)을 이용하는 음식점 주인 20만명 중 매출 하위 20%에 속하는 4만명의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를 합한 비용 부담은 지금보다 19만5000원(36%)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매출 상위 35∼50% 구간과 상위 50∼80% 구간에 속하는 점주들도 지금보다 각각 5만5000원(10%), 7만5000원(14%)의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지웅 푸라닭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하위 20% 점주 부담이 고작 19만원 줄어든다는 것은 사실상 배달주문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가게라는 얘기”라며 “이번 상생안은 배달플랫폼들이 비용을 절감해 주는 척하면서 하위 65% 점주들에게 제공하는 할인 부담을 상위 35% 점주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배민의 데이터에 따르면 상위 35% 구간에 속하는 점주 약 7만명은 평균 객단가 주문 시 비용 부담이 지금과 같다. 중개수수료가 9.8%에서 7.8%로 낮아지지만, 배달비 부담이 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배민 측은 “평균 주문금액 2만5000원부터는 주문금액이 높을수록 실질 부담률이 현재 대비 줄어드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점주가 부담하는 수수료+배달비 부담률이 3만원 주문 시에는 19%, 4만원 주문 시에는 16%, 5만원 주문 시에는 14.6%로 낮아진다는 얘기다.
배민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2만5000원 정도가 평균 주문금액”이라며 “상위 35% 입점업체들의 경우 평균 주문금액이 2만5000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 이들의 실질적인 부담률도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배달플랫폼들이 계속해서 숫자놀음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개수수료를 낮추면 배달비를 올리고, 수수료를 높이면 배달비를 깎아주는 식이다. 결국 점주 부담은 이전과 달라지는 게 없다는 얘기다. 상생협의체에 참여했던 한 프랜차이즈 점주협의회 회장은 “12차 회의 때 배달업체들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달비 조정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되지 않고 중개수수료만 다뤄졌다”며 “수수료를 낮춰봐야 배달비를 올리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수수료와 배달비를 합쳐서 논의를 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전혀 이뤄지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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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35% 점주들 “우리가 봉이냐”
지난 11월 14일 상생협의체는 제12차 회의를 개최하고 최종 상생안을 확정했다. 최종 방안은 거래액 기준 상위 35% 입점업체에는 중개수수료 7.8%·배달비 2400~3400원을, 상위 35~8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6.8%·배달비 2100~3100원을 차등 부과한다.
나머지 80~10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2.0%·배달비 1900~2900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전통시장 배달 서비스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를 받지 않는다. 이는 배달의민족(배민)이 최종적으로 제시한 상생안이다. 쿠팡이츠는 더 높은 수준의 수수료율을 기본으로 한 상생안을 제시했다. 결국 논의 끝에 배민의 상생안이 채택된 셈이다. 배민과 쿠팡은 합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내년 초부터 수수료율과 배달비를 적용한다. 이는 향후 3년간 시행된다. 다만 요기요는 따로 제출한 상생안을 적용한다.
당초 배달플랫폼(배민·쿠팡이츠·요기요·땡겨요)과 입점업체, 그리고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한국외식산업협회,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가 이번 상생협의체를 구성한 이유는 자영업자들의 울분이 절정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배민은 8월 9일부터 중개수수료를 기존 6.8% 대비 3%포인트(p) 올린 9.8%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지역별로 배달비를 건당 100~900원 낮추기로 했다. 수수료를 올리는 대신 점주들이 부담하는 배달비를 낮춘 것이다.
하지만 이 발표 이후 여론이 들끓었다. 배달플랫폼 때문에 장사를 접어야 한다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자 결국 정부가 나섰다.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 등은 새로운 상생안을 내자며 뭉쳤다. 하지만 최종 상생안을 두고 프랜차이즈 업주들은 오히려 수수료가 올랐다고 토로했다.
이번 상생안의 핵심은 거래액 기준 수수료 차등 부과다. 결국 배달플랫폼별 상위 35%에 속하는 입점업체들은 7.8%의 중개수수료와 2400~3400원의 배달비를 부담해야 한다. 배달비는 현행 1900~2900원 대비 500원이 인상됐다.
상위 35% 구간에 속하는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배민이 제시한 상생안에 대해 “치밀한 계산이 깔려있다”고 비판했다. 배민에 입점한 한 프랜차이즈 업주는 “배달플랫폼 거래액 상위 업체들은 대부분 치킨이나 족발, 피자 등 매장 영업이 아닌 배달 영업 중심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대부분”이라며 “거래액 상위 35%에 속하지 않는 업체들은 매장 영업이 중심이거나 배달이 주를 이루지 않는 음식점들이 대다수다. 상위 35% 입점업체들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비교적 높은 수수료와 배달비를 전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배민 입점업체의 한 점주는 체감상 수수료가 1%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8월 이전까지 6.8%의 중개수수료를 부담해 왔다. 이번 상생안에 따라 내년부터는 7.8%의 중개수수료를 내야 한다. 현행 9.8%보다는 낮아졌지만 점주들이 지난 7월 배민의 중개수수료 인상 발표 이후 이번 상생안을 기대했다는 측면에서 보면 큰 수확이 없었던 셈이다. 결국 배민 상위 35% 입점업체들은 지난 8월 이전보다 중개수수료가 1% 올랐고 여기에 배달비 부담마저 커진 셈이다.
배민 “부담 줄어든다” 주장에 점주들 반발
상생안 발표 후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거세자 배민 측은 지난 11월 17일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상생안을 통해 점주 20만명 중 65%는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는 주장이다.
배민은 평균 주문금액(2만5000원) 100건의 주문이 이뤄질 경우 배민배달(배민1플러스)을 이용하는 음식점 주인 20만명 중 매출 하위 20%에 속하는 4만명의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를 합한 비용 부담은 지금보다 19만5000원(36%)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매출 상위 35∼50% 구간과 상위 50∼80% 구간에 속하는 점주들도 지금보다 각각 5만5000원(10%), 7만5000원(14%)의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지웅 푸라닭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하위 20% 점주 부담이 고작 19만원 줄어든다는 것은 사실상 배달주문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가게라는 얘기”라며 “이번 상생안은 배달플랫폼들이 비용을 절감해 주는 척하면서 하위 65% 점주들에게 제공하는 할인 부담을 상위 35% 점주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배민의 데이터에 따르면 상위 35% 구간에 속하는 점주 약 7만명은 평균 객단가 주문 시 비용 부담이 지금과 같다. 중개수수료가 9.8%에서 7.8%로 낮아지지만, 배달비 부담이 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배민 측은 “평균 주문금액 2만5000원부터는 주문금액이 높을수록 실질 부담률이 현재 대비 줄어드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점주가 부담하는 수수료+배달비 부담률이 3만원 주문 시에는 19%, 4만원 주문 시에는 16%, 5만원 주문 시에는 14.6%로 낮아진다는 얘기다.
배민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2만5000원 정도가 평균 주문금액”이라며 “상위 35% 입점업체들의 경우 평균 주문금액이 2만5000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 이들의 실질적인 부담률도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배달플랫폼들이 계속해서 숫자놀음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개수수료를 낮추면 배달비를 올리고, 수수료를 높이면 배달비를 깎아주는 식이다. 결국 점주 부담은 이전과 달라지는 게 없다는 얘기다. 상생협의체에 참여했던 한 프랜차이즈 점주협의회 회장은 “12차 회의 때 배달업체들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달비 조정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되지 않고 중개수수료만 다뤄졌다”며 “수수료를 낮춰봐야 배달비를 올리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수수료와 배달비를 합쳐서 논의를 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전혀 이뤄지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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