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스타 창업 다이어리(9)] 동대문 두타에서 옷집 운영하는 가수 김완선
- [스타 창업 다이어리(9)] 동대문 두타에서 옷집 운영하는 가수 김완선
단골이 전체 손님의 70% 의류 전문점은 어떤 상권, 어떤 입지에 자리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업종이다. 불경기일수록 점포 자리를 더욱더 잘 잡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그의 자리 잡기 전략은 두드러진다. 그는 초보 창업자들이 경험 부족으로 실패할 확률이 높은 단독 점포를 과감히 피했다. 대신 거의 24시간 돌아가는 대형 의류쇼핑몰로 들어가 투자 위험을 줄였다. ‘카멜리아 S’가 있는 구역은 두타 지하 1층 체리존. 두타는 쇼핑몰을 층별·구역별로 상품 권역을 나누는 차별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체리존의 특징은 이른바 ‘섹시룩(Sexy-Look)’으로 불리는 여성 캐주얼 의류·란제리·소품 등을 판매하는 10여 개 점포가 한곳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그는 이 점포 자리를 고를 때, 두타 쇼핑몰 마케팅팀의 자문까지 거치는 꼼꼼함을 보였다. 체리존이 ‘섹시 가수 김완선’의 이미지와도 어울린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하 1층이라 임대보증금이 지상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점도 눈여겨보았다. 점포를 처음 고른 초보자치고는 상당한 수준의 내공을 발휘했던 셈이다. 동대문시장은 두타·밀리오레 같은 대형 쇼핑몰이 즐비한 대표적인 의류타운이다. 서울·부산·대구 등 전국에서 옷 상인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일본·남미 등에서도 동대문 옷을 주요 수출입 물품으로 다루고 있다. 동대문 상권은 이처럼 국내외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옷장사를 하려는 이들에게 이곳은 당연히 특A급 상권이다. 창업 전문가들은 의류 전문점을 열려는 초보 창업자라면 패션의류 점포가 최소한 몇십 개 밀집해 있는 곳에 자리 잡는 게 창업 실패를 줄이는 노하우라고 말한다. 특히 동대문 상권처럼 수천 개의 크고 작은 상가가 몰려있는 대형 의류 쇼핑몰에 들어가 장사를 하면, 하루 수천∼수만 명의 유동고객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창업 초보자이긴 하지만 그의 투자 포인트는 돋보인다. 그의 ‘눈썰미’를 하나씩 짚어보자. 그는 대형 쇼핑몰에 들어간 다음 그중에서도 일부러 3평에 불과한 초소형 점포를 선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투자비용을 대폭 줄이기 위해서다. 초기 투자비는 임대보증금·의류 구입비 등으로 약 7400만원을 썼다. 보통 단독 점포로 의류매장을 열려면 실평수 15~20평의 점포가 필요하다. 또 목 좋은 단독 점포를 잡으려면 임대보증금과 권리금만 해도 수억원이 든다. 하지만 그는 사업 초창기에 이런 큰돈을 들이기가 싫어 작은 곳을 선택했다. 그는 “누구든지 처음에는 단독 점포에, 매장도 수십 평 규모로 하고 싶어한다”면서 “그렇지만 경험이 없는 초보 창업자라고 한다면 의류 쇼핑몰 안에서 먼저 작은 점포를 구해 장사를 시작하고, 이후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가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대형 의류 쇼핑몰은 단독 점포보다 판매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여러 모로 유리한 점이 많다. 그가 평균 판매가 5만~6만원의 중가 가격대로 승부한 것도 성공요소다. 의류업은 경기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업종이다. 가장 타격이 심한 쪽은 단연 고가 의류시장. 물론 초고가 명품 의류는 경기를 타지 않는다. 명품은 상위 20% 이내의 돈 많은 VIP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 하지만 명품 의류 창업은 투자비도 만만치 않고, 수입회사 확보도 어려워 쉽지 않은 사업이다. 따라서 불황기에, 가격은 중가이지만, 고급 명품 이미지의 의류를 승부수로 내건 그의 전략은 돋보이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그는 우선 싼 이미지를 풍기는 영 캐주얼 느낌의 청바지는 아예 처음부터 진열대에 내걸지 않았다. 대신 블라우스·스커트·재킷 등을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해 전시했다. 그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고급 이미지의 의류도 선보였다. 또 벨트·목걸이 같은 액세서리도 갖춰 한자리에서 모든 것을 사갈 수 있는 ‘토털 패션’을 추구했다. 이에 따라 구매력과 소비력을 동시에 갖춘 20대 후반, 30대 초반층이 주요 손님으로 밀려들어 오게 되었다. 현재 단골은 전체 손님 비중의 70%나 된다. 인기 제품은 블라우스·재킷류. 가을, 초겨울을 겨냥한 가죽 재킷은 그가 직접 디자인한 제품으로 20만원대 가격에도 불구하고 주문이 밀릴 만큼 반응이 좋다. 다양한 액세서리류를 갖춘 다음 손님들의 충동구매를 ‘자극’해 매출을 올리는 전략도 눈에 띈다. 보통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 중 물건을 사가는 비중은 20%도 안 된다. 따라서 의류 가격 부담 때문에 그냥 매장을 나가려는 고객들에게 부담없는 물건을 팔아야만 매출이 오른다. 이에 맞는 물건으로는 액세서리 같은 소품류가 좋다. 최근 경기불황 여파로 새옷을 장만하기보다 한두 가지 액세서리를 장만해 최신 유행을 따라가려는 실속파가 많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한 판매전략이다. 그는 창업 전에 서울 시내 백화점,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남대문·동대문시장 등을 두루 돌면서 패션의 흐름과 판매전략을 눈여겨보며 3개월 동안 철저히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최근의 흐름은 전 품목을 두루 갖추어서 파는 이른바 ‘토털 패션’ 전략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전략을 미리 마련해 두었기 때문에 그의 점포는 단시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액세서리로 구매 욕구 높여 매일 달라지는 디스플레이도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한몫했다. 의류 전문점에서 디스플레이는 판매와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그는 하루는 재킷, 하루는 블라우스·스커트 같은 식으로 종류별로 대표 상품을 전시해 시각적 효과를 높였다. 여기에 조명을 활용한 인테리어 센스도 돋보인다. 천장에 설치된 간접 조명이 옷 위로 쏟아지게 해 지나가는 손님들이 한 번이라도 더 눈길을 주도록 유도했다. 그렇다면 3평에 불과한 초소형 점포에서 도대체 얼마나 버는 것일까? 사업은 이제 초창기에 불과하지만, 투자비 대비 수익률은 꽤 높은 편이다. 창업 4개월째인 9월 현재 월매출은 5590만원. 여기서 옷 구입비 3500만원, 디자인 및 제작비 500만원, 인건비 600만원, 임대료 300만원, 관리비 및 공과금 190만원을 제하면 실제 순수익은 500만원이다. 매출 대비 순수익 비율은 약 8.9%, 투자비 대비 순수익 비율은 약 6.7%다. 창업 전문가들은 보통 3억~5억원을 투자한 20평 규모의 단독 의류매장 점주가 올리는 매출 대비 순수익 비율이 약 5~6%, 투자비 대비 순수익 비율이 약 4%라고 말한다. ‘초보 사장님’의 투자 성적표 치고는 상장을 받을 만하다. 현재 이 점포의 문제점은 이렇다. 소형 점포라서 인건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대개 부업으로 창업을 시작한 ‘투잡스 사업가’들의 경우 인건비를 줄이는 게 당면과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줄이는 게 쉽지 않다. 이럴 땐 아예 성과급을 통해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이를 통해 인건비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 사장의 경우 마침 앨범 녹음 작업을 시작한 시기와 개업을 시작한 시기가 겹쳤었다. 그래서 창업 직후에 택한 판매기법은 판매액별로 일정 비율의 수당을 주는 성과급 제도. 이 덕분에 직원들은 사장이 있든 없든 적극 판매에 나섰다. 인건비를 낮추고 수익성을 높이려면 물론 점포 사장이 직접 매장을 지켜야 한다. 3평 정도 매장이면 직원을 1~2명만 두면 된다. 그는 앞으로 ‘카멜리아 S’를 명품 샤넬처럼 토털 패션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야심 찬 꿈도 꾸고 있다.
|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이재명, 이준석·김문수 단일화 예측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아이린, 깜짝 결혼 발표…예비신랑 정체는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이재명은 아냐, 국힘도 별로'…고민 빠진 강남 보수표심[르포]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단독]코스닥 상장사 디모아, 자회사 디씨온 클러쉬에 매각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단독]지투지바이오, 특허무효심판 피소…상장 영향은?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