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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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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진화 경계를 넘다
맞물린 전기차·자율주행 톱니바퀴...움트는 ‘500조 시장’

자동차

자율주행 상용화의 시간표가 앞당겨지고 있다. 그 중심에 전기차가 서있다.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전기차는 센서와 고성능 컴퓨팅 유닛이 요구하는 전력 수요를 자연스럽게 감당할 수 있다. 또 소프트웨어 중심 설계(SDV)에도

2025.05.12

4분 소요
쿠팡의 시대, 오프라인 유통사가 살아남는 법 [스페셜리스트 뷰]

유통

지난 1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연간 주요 유통업체 매출 자료에 의하면, 온라인 유통 매출은 50.6%로 역대 최고 수치를 달성했다. 2023년 처음으로 온라인 유통이 오프라인 유통을 앞지른 이후, 이커머스(전자상거래)는 국내 유통시장에서 명실상부 주류로 올라섰다.특히 이번 기록은 단지 50%를 달성했다는 것을 넘어, 1990년대 유통시장 개방 이후 오프라인 유통이 국내 시장을 지배해 오다 왕위의 자리를 온라인 유통에 넘겨줬다는 유통의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 온라인 유통, 어떻게 발전해 왔나 현대적 유통시장에서 30년간 자리를 지켜온 오프라인 유통은 왜 무너졌을까? 온라인 유통의 발전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1단계는 2010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온라인 유통은 ▲네이버쇼핑 ▲G마켓 ▲11번가 ▲옥션 등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2000년대 오픈마켓과 TV홈쇼핑사, 종합쇼핑몰간의 경쟁은 결국 오픈마켓의 승리로 끝이 난 바 있다. 이후 오픈마켓은 시장을 점령하기 시작했다.2010년대의 온라인 유통 성공요인은 크게 가격과 상품 구색으로 볼 수 있다. 첫 번째, 운영 비용이 적은 이커머스의 상품 가격 경쟁력의 승리다. 사이버 공간에서 판매하는 온라인 유통은 점포와 재고 및 판매사원 비용이 필요한 오프라인 유통을 저렴한 판매 가격으로써 압도했다. 오픈마켓은 하나의 상품을 여러 판매자(셀러)가 판매한다는 점에서 타 온라인 쇼핑몰보다 경쟁이 심해 가격 인하 효과가 나타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무한정 진열이 가능한 사이버 공간을 이용한 상품 구색이다. 이커머스에서는 상품 판매를 할 때 상품 이미지와 상세페이지만 있으면 진열이 가능하다. 또 수십만 개의 상품도 보유할 수 있다. 그에 반해 오프라인 유통은 점포 공간의 규모에 맞춰 상품 진열을 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는 약 5만개, 창고형 할인점은 4000개, 슈퍼마켓은 5000개, 편의점은 1000개 정도다. 오픈마켓은 판매자 및 상품 등록이 간편해 오프라인 유통뿐만 아니라 온라인 유통에서도 상품 수에서 우위를 가졌다.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의 국내 오픈마켓 시장 및 사업자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대표 4개 플랫폼 매출은 10조원을 기록했고 2014년에는 15조원으로 성장세를 타고 있었다. 2단계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코로나19다. 2010년대 중반기에는 국민 라이프 스타일에 큰 변화가 있었다. 당시 한국은 인구 대비 스마트폰 보급률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2010년 스마트폰 보급률이 14%에서 2015년에는 87%로 늘면서 국민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스마트폰의 사용은 상품 구매 행동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에는 직접 매장에 방문해 상품을 구매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터치 몇 번으로 구매가 가능해졌다. 당시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플랫폼은 쿠팡과 티몬, 위메프로 대표되는 소셜커머스 플랫폼이다. 이들은 스마트폰 쇼핑몰에 최적화된 UX(사용자경험)를 제공하며 젊은 고객에게 인기를 얻었다. 이런 변화는 기존 PC 이용 고객을 스마트폰으로 이끄는데 큰 공헌을 했고, 기존 오픈마켓과 종합쇼핑몰 등 온라인 쇼핑몰도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구축에 뛰어들게 했다. 소셜커머스 초기에는 음식점과 서비스업을 이용하는 여러 소비자를 모아 할인된 공동구매 쿠폰을 판매하는 비즈니스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점차 이용자 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되자 소셜커머스들은 오픈마켓 형태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2010년대 후반에는 국내 유통시장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에 큰 변화를 일으킨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다. 전염병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은 소비자로 하여금 온라인 유통의 편리함에 눈을 뜨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 로켓배송 이전과 이후, 역사가 바뀌다3단계 성장의 핵심 요인은 빠른 배송과 멤버십 서비스라 할 수 있다. 국내 온라인 유통에서 빠른 배송은 식품 전문 플랫폼 마켓컬리가 '샛별배송'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도입했다. 이후 쿠팡이 소프트뱅크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아 '로켓배송'을 선보이며 공격적으로 물류센터와 배송시스템을 구축했다.당시 쿠팡은 적자가 지속됐지만 투자는 멈추지 않았다. 이에 언론에서는 비판도 거셌다. 결국 지나고 난 이야기지만 이런 거침없는 투자가 쿠팡이 국내 1위 유통업체로 성장하는 중대한 터닝포인트가 됐다. 특히 국내 이커머스의 역사는 쿠팡의 로켓배송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켓배송이 있기 전에는 온라인 쇼핑으로 상품을 구매하면 택배를 통해 2~3일 후에 물건을 받았고 고객들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을까. 로켓배송 서비스 등장 전에는 소비기한이 있거나 바로 요리를 해야 하는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구매량은 많지 않은 편이었다. 반면 생활용품이나 가전, 의류 등 공산품 구매는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가 생긴 후 오전 주문 시 오후에 배송이 되기 시작했다.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물품을 받아보는 혁신적 서비스의 등장이었다. 또한 쿠팡은 다양한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 이탈 방지에 나섰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멤버십은 할인 포인트 적립 수준에 그쳤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멤버십에 가입할 유인이 적었다. 쿠팡은 와우회원에 가입한 고객에게 ▲무료배송 ▲와우회원 할인가격 구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무료 이용 ▲쿠팡이츠 무료배달 ▲국제 축구 경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버 쇼핑도 쿠팡에 대응하기 위해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서비스를 만들어 넷플릭스, 네이버웹툰, N배송, 무료배송 등 여러 서비스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이처럼 3단계에 걸친 이커머스의 성장은 단계별로 강점이 업그레이드되며 쿠팡이라는 거대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을 만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끝났음에도 온라인 유통의 성장은 매년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티메프와 홈플 사태, 위기는 시작됐다온라인 유통이 성장하는 동안 오프라인 유통시장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주목할 점은 2000년대 국내 유통시장을 좌지우지했던 대형마트의 몰락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1위를 차지하던 대형마트는 3위로 내려 앉았다. 백화점과 편의점은 간발의 차이로 1~2위를 차지했다. 전통적인 유통 대기업 이마트는 2024년 연 매출 29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쿠팡은 2024년 매출이 41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유통사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오프라인을 상징하던 유통 강자 이마트가 온라인을 상징하는 쿠팡에 자리를 내주게 된 셈이다. 이커머스의 성장은 온·오프라인 유통기업을 가리지 않고, 유통사들을 위기에 빠트렸다. 실제 국내 유통시장은 대형 구조조정에 돌입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티몬과 위메프가 갑작스럽게 대금 결제를 미루다, 결국 기업회생에 들어갔다. 티몬과 위메프는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면서 자기자본금을 모두 소진한 채 영업을 이어갔었다. 결국 1조3000억원의 판매자 대금을 결제하지 못한 채 현재는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근의 홈플러스 사태는 그 충격이 더 크다. 올해 3월에는 대형마트 2위 유통사인 홈플러스가 전격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홈플러스는 2015년 영국 테스코의 본사 회계 문제로 어수선한 시기를 틈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전격적으로 인수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또한 적자 구조 개선에 실패하며 결국 오너 기업인 MBK가 '기업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심을 받은 채 기업회생에 돌입했다. 연 매출 7조원 규모의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은 시장과 소비자에게 충격이었으며, 한편으론 온라인 유통 시대에서 MBK가 대형마트에 대한 비전을 찾지 못했다는 걸 의미했다. 티메프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사태는 '유통 대기업도 망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고, 투자자와 판매자, 소비자 모두에게 유통사 신뢰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향후 국내 유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유통사는 구조조정과 폐업이 이어질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 네 가지 전략 필요 국내 유통시장의 대대적인 변화는 쿠팡이 만들었다. 쿠팡이 새롭게 도입한 빠른 배송과 멤버십 서비스, 다양한 콘텐츠 전략이 주요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쿠팡의 2025년 1분기 매출은 11조48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1%나 상승했다. 이는 쿠팡의 성장이 멈추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럼 오프라인 유통사는 어떤 변화와 대응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리는 이 문제를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변화 ▲가격 경쟁 우위 ▲신선식품 방어 ▲소비자 구매 시간 비용 측면에서 분석해야 한다. 첫 번째는 국내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은 쇼핑 시간을 줄이고 즐기는 시간을 늘리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또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개인적인 취미나 자기 계발에 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개인의 실생활에서 시간에 대한 중요성이 매우 높아진 셈이다. 이런 변화를 반영한 대표적인 비즈니스로는 배달 플랫폼을 들 수 있다. 과거에는 가족들이 주말에 모여 대형마트에 방문해 쇼핑을 하는 문화가 대중화 됐었다. 하지만 이제는 쇼핑은 집이나 직장에서 간편하게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주말에는 나들이를 가거나 대형 쇼핑몰에서 즐기는 방향으로 변화한 것이다.이를 잘 간파한 백화점은 지역 핫플레이스 전략을 기반으로 맛집, 팝업스토어, 크리스마스 일루미네이션을 도입하며 즐기는 고객을 잡는 데 성공해 오프라인 유통 1위로 올라섰다. 이때 즐기는 쇼핑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선결돼야 하는 조건이 있다.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큰 점포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대형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이외에는 이러한 전략을 구사하기 쉽지 않다. 한때 대형마트가 체험형 매장을 도입하고도 성공하지 못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두 번째는 가격이다. 소비자 구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가격이라는 점은 마케팅 연구가 시작된 이래 가장 '진리'로 여겨지는 연구 결과다.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온라인 쇼핑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소비자는 가격을 최우선 고려 요인으로 선정했다. 이커머스의 기본 전략은 비용을 줄인 저렴한 판매 가격이다. 오프라인 유통사 입장에서는 과연 온라인 쇼핑이 가진 무기인 '저렴한 가격'을 이길 수 있을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온·오프라인을 모두 이용하는 옴니채널 소비로 바뀐 현재 시점에서 가격 경쟁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리고 이 부분을 성공적으로 해낸 곳이 바로 국내 주요 유통사로 발돋움한 다이소다. 다이소는 상품 품질과 재고 문제로 한때 어려움을 겪었지만, 초저가를 유지한 채 점포 수를 늘리고 품질 개선을 이뤄내면서 지난해 매출이 4조원에 육박했다. 대형마트 분야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곳으로는 코스트코와 창고형 할인점인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있다. 매장에 선반 형태 진열을 도입해 시설 비용과 상품 수를 줄인 반면 용량은 늘려 객단가를 높이며 운영 비용을 대폭 감소시켰다. 이마트에서 트레이더스 점포 대부분이 매출 상위 점포에 포진한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유통 3사는 서둘러 부진한 마트를 정리하고 창고형 할인점으로의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세 번째는 아직 쿠팡이 100% 정복하지 못한 신선식품을 지켜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의하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 비중은 50.6%로 절반을 넘어섰다. 다만 식품은 오프라인 유통 시장 3분의 2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오프라인 유통사들 사이에서 핵심 시장이다. 더불어 그 범위를 신선식품으로 좁혀본다면 오프라인의 영역은 더욱 공고하다. 신선식품 특성상 냉장 물류 유통 비용이 많이 들고, 선도 관리도 어려운 편이다. 또 소비기한이 짧아 이커머스가 공략하기 쉽지 않은 카테고리다. 대부분의 상품 카테고리가 온라인 유통에 넘어간 데 반해 신선식품만큼은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다.최근 롯데마트에서는 식품전문유통점 그랑그로서리를 선보였고 이마트에서도 이마트 푸드마켓을 론칭하는 등 신선식품 강화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대형마트는 지체할 거 없이 빠르게 기존의 종합쇼핑 점포를 식품 중심 점포로 바꿔야 마지막 남은 신선식품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마지막 네 번째는 소비자 구매 시간과 거리를 잡아야 한다. 쿠팡이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로켓배송 덕분이다. 2일에서 3일 걸리는 택배 기간을 당일로 줄인 게 주요했다. 쿠팡이 쏘아 올린 빠른 배송은 생각보다 빠르게 펴지며, 쿠팡 와우멤버십 가입자 수가 2023년 기준 1400만명을 넘어서는 데 크게 일조했다. 인간은 편함과 즐거움, 행복을 추구한다. 그중에서도 편안함에 대한 욕구는 끝이 없다. 최근 기업형슈퍼마켓과 B마트가 협업을 통해 퀵커머스(즉시배송) 서비스를 확대했고 두 자릿 수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뤄내는 중이다. 당일배송보다 더 빠른 즉시배송에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있는 셈이다.결국 쿠팡이 사용한 빠른 배송 무기는 경쟁사인 오프라인 유통에서도 무기가 될 수 있다. 오프라인 유통사 쿠팡이 그랬듯, 업체들이 퀵커머스 배송에서 이용자 수와 매출 규모를 확장해 손익분기점을 넘는다면 유통시장의 큰 흐름은 다시 오프라인 유통사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다.오프라인 유통사들의 위기는 이제 생존의 문제가 됐다. 이제 더욱 본격적인 온라인 유통사들과의 경쟁이 기다릴 뿐이다. 오프라인 유통사들은 서둘러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과 리테일에 대한 니즈 변화를 읽어, 나름의 강점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 자신만의 영역을 탄탄히 지키고 다가올 긴 싸움을 맞이해야 할 것이다.

2025.05.18 10:00

8분 소요
“AI를 대하는 법”...공손하게 하기?vs 무례하기 굴기?[한세희 테크&라이프]

산업 일반

공손한 사람은 누구나 좋아한다. 예절 바른 행동은 돈 들이지 않고도 좋은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과 다름없다. 하지만 인공지능(AI)에게도 그럴까? AI와 공손한 대화를 나누는 데는 큰 돈이 들어간다. 최근 샘 알트먼 오픈AI CEO가 “챗GPT와 대화할 때 ’부탁합니다(please)’와 ‘고마워요(thank you)’를 쓰면 수천만 달러의 비용이 더 들어간다”고 밝혔다. X(구 트위터)에서 한 사용자가 “사람들이 AI 모델에 ‘please’와 ‘thank you’를 쓰면 전기료가 얼마나 나오나”라고 질문한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AI에 대한 공손함은 비싸다 생성형 AI 모델은 사람 언어의 단어와 비슷한 토큰을 단위로 문장을 이해하고 생성한다. 사람들 사이에선 말 끝에 붙이는 ‘고마워요‘나 ‘부탁합니다‘가 아무런 비용 없이 관계를 윤택하게 만드는 마법의 단어지만, AI 모델에겐 이런 말 한마디도 많은 에너지를 써 처리해야 할 과제이다. 기업가치 3000억달러로 평가되는 오픈AI의 최고경영자가 돈을 더 쓸까 걱정해 AI 모델 채팅 창에 ‘고마워요‘나 ‘부탁합니다‘를 자제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엄청나게 많은 전기를 소모하고, AI 가동에 필요한 전기를 만드느라 탄소 배출이 늘어나고 기후위기가 심화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는 있겠다. 데이터센터는 통상 세계 전기 소비량의 1% 정도를 차지했지만, 생성형 AI 등장 이후 비중이 2%로 늘었다. 워싱턴포스트가 과학자들과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0단어 길이의 이메일 하나를 AI로 생성하는데 약 0.14kWh의 전력이 소모된다. LED 전구 14개를 1시간 동안 밝힐 수 있는 전기다. 1주일에 한 번씩 1년 간 AI가 생성한 이메일을 보내면, 미국 9개 가정이 1시간 동안 쓸 7.5kWh의 전기를 쓴다. AI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윤리적 영향을 고민한다면 결국 해결책은 AI를 덜 쓰는 것일 수밖에 없다. 이메일 정도는 AI에 맡기지 말고 스스로 쓰면 좋지 않겠나? 하지만 그렇다면 우리가 굳이 AI를 개발하고 서비스를 만들 필요도 없을 터다. 기술도, 인간의 욕망도 ‘적당히’를 모른다. 무엇보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기후변화는 너무 크고 자신과 거리가 먼 일로 느껴진다. 모든 사람에게 심각하지만 개인이 선뜻 어떤 행동을 해 해결할 생각을 하기엔 너무 막연한 문제도 있는 법이다. 그러니 ‘고마워요’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 말고 조금 더 개인적인 문제로 화제를 바꿔 보자. 우리가 대화 상대인 AI 모델에게 ‘고마워요’나 ‘부탁합니다’라는 말을 하지 않는 무례한 사람이 될 가능성 말이다. 우리는 너무나 자기중심적이라 설령 상대가 컴퓨터 프로그램에 불과할지라도 그에게 ‘나쁜 사람’은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리고 혹시 아는가? 평소 AI에 친절하게 대해 두면 훗날 스카이넷이 인류를 제거하려 할 때 로봇들의 자비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미국 미디어그룹 퓨처가 2024년 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AI 모델을 사용해 본 미국인 중 67%는 AI에게 공손하게 말한다고 응답했다. AI에 공손하게 말한다는 사람 중 80%가 넘는 사람들이 “’고마워요’나 ‘감사합니다’라 말하는 것이 좋은 일이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18%는 “AI의 반란이 일어날 때를 대비해” 공손하게 말한다고 응답했다.AI에 딱히 예의를 차리지 않는 나머지 33% 중 3분의 2는 “기계에게 공손하게 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고, 3분의 1은 그저 “짧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라고 답했다.AI에게도 공손한 것이 바람직한 인간의 모습일까? AI에 무례한 것은 문제적 성격을 보여주는 것일까, 단지 합리적인 것일 뿐일까?이 논란은 사실 몇 년 전에도 있었다. 아마존 에코를 시작으로 AI 스마트 스피커들이 쏟아져 나오던 때다. 스마트 스피커를 가장 좋아한 것은 어린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은 스마트 스피커에 노래나 엣날 이야기를 들려 달라 하거나, 궁금한 것을 언제든 물어볼 수 있었다. 이때 아이들이 AI 스피커에 무례하게 말하는 것이 예절이나 인성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로 비언어적 교류가 제한되는 AI 스피커 사용이 아이의 사회성 발달을 저해한다는 연구도 나왔다. '예쁘게 말하기' 모드 도입한 구글그래서 구글과 아마존은 아이가 ‘고마워요’나 ‘감사합니다’를 써서 말하지 않으면 스마트 스피커가 대응하지 않는 ‘예쁘게 말하기’ 모드를 도입하기도 했다. 상대가 AI 스피커일지라도 부모라면 아이가 버릇없이 말하는 모습이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실제로 AI에게 마음대로 행할 수 있다는 점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사람들도 나올 것이다.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 같은 주류 서비스 외곽에 경계가 더 느슨한 AI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그 AI들에게 우리가 만들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지 짐작 가지 않는가? 최근 AI 이미지 생성 서비스를 하는 우리나라의 한 스타트업이 데이터베이스 관리를 제대로 안해 사용자들이 만든 이미지들이 노출된 적 있었다. 저장된 이미지 중 상당수는 성적인 딥페이크나 얼굴 바꿔치기 등이었다. 그런 면에서 AI 채팅 창에 ‘고마워요’나 ‘부탁합니다’를 쓰는 것은 인간의 존엄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알트먼은 이 최소한의 조치마저 그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비교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AI에게 예의를 지켜야 할 것 같은 압박을 느낀다면 그것은 우리가 AI를 지나치게 의인화하기 때문일 수 있다. 아무리 그럴듯하게 말한다 해도 AI는 인격이 아니다. 문제는 사람은 아주 작은 상호작용에서도 의미를 찾아내는 존재라는 점이다. 정교하고 진짜 같은 대화를 이어가는 생성형 AI엔 더욱 빠져들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에선 이른바 ‘AI 반려자’ 서비스에 몰두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도 나왔다. 사람과의 관계 못지 않게 기계와의 관계를 배우고 그를 위해 상담을 받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다.

2025.05.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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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열리는 커피 축제들을 아시나요 [심재범의 커피이야기]

전문가 칼럼

지난 4월 4~6일, 연희동의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과 푸드 업체들이 함께 개최한 커피 페스티벌 ‘연희 커피 페스티벌’이 지역 사회와 브랜딩 전문가들 사이에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다. 이 페스티벌은 민간 차원의 소규모 지역 커피 축제였다. 지자체들과 연계해 더 규모가 큰 대형 커피 축제들의 경우 훨씬 더 광범위한 인기를 얻기도 한다. 국내 주요 커피 페스티벌들을 살펴보고 축제의 의미와 개선점 등을 살펴봤다.강릉 – 커피 도시의 시작강릉 커피축제는 강릉과 강원도의 커피 인프라를 바탕으로 2009년 시작된 대한민국 최초의 민관 합동 커피 축제다. 2009년 첫 개최 이후 매년 가을, 강릉 커피축제는 안목해변을 중심으로 커피와 문화가 교차하는 한국 최대 규모의 커피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강릉 커피축제에 약 44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기도 했다. 이는 단일 커피 축제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박이추 바리스타가 직접 운영하는 카페 ‘보헤미안’을 포함한 1세대 로스터리 카페들이 중심이 돼 활동하는 강릉 커피축제는 중장년층의 커피 애호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23년에는 강릉 아이스링크에서 스페셜티 커피 협회 한국지부와 협업으로 국가대표 바리스타 선발전을 공동개최해 전국적인 스페셜티 커피인들과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강릉 커피축제의 2023년 기준 방문객은 28만명, 방문객의 총 지출액은 37억원, 생산유발효과는 161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강릉시는 매년 수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역상권의 매출 증가와 관광유입을 전략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특히 강릉 커피축제는 국내 커피 축제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커피 도시를 상징하는 지역적인 특성을 잘 발현시켰다. 다만 지역 커피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다양한 세대의 특징을 적용하지 못하고, 중장년층 위주로 행사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영도 – 항구에서 커피 도시로부산 영도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영도 커피 페스티벌’은 이제 4회째를 맞은 신생 축제지만, ‘커피 도시 부산’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걸맞게 부산시의 커피에 대한 진심을 잘 보여주는 커피 페스티벌이다.영도 커피 페스티벌은 커피의 문화 및 산업에 대한 복합적인 접근을 지향한다. 특히 한국에 수입되는 커피 생두의 대부분이 부산항에 입항한다는 점에서 영도 커피 페스티벌의 복합성이 잘 표현된다. 올해 페스티벌은 5월 23일, 아미르공원에서 개최된다. 올해 영도 커피 페스티벌은 150여 개 부스, 80개 업체 참여, 해외 10개국 21개 업체들이 초청되며 약 15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영도 커피 페스티벌은 단순히 커피를 체험하고 마시는 축제 이외에도, 산업 전시회이자 비즈니스 네트워킹의 장으로 기획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부산시와 영도구는 매년 약 5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며, 영도를 ‘글로벌 커피도시’로 재정의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관광객 수익뿐 아니라, 커피 관련 창업, 제조, 유통을 아우르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서의 가치 창출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영도 커피 페스티벌은 커피 문화와 산업이라는 측면을 동시에 접근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다만, 지역 기반 업체 모모스커피를 제외하고 전반적인 인프라가 다소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여겨진다. 향후 개선을 기대한다. 연희 – 스페셜티 커피의 도시적 실험지난 4월 첫 주말에 개최된 연희 커피 페스티벌은 ▲매뉴팩트 ▲디폴트밸류 ▲로우키와 같은 전국구 스페셜티 커피 매장과 ▲다크에디션 ▲비전스트롤 ▲커피가게동경 ▲프로토콜 ▲룩백과 같은 쟁쟁한 독립 로스터리들이 연합한 축제의 장이었다.특히 ▲지역기반 베이커리 피터팬 ▲한국 파인다이닝 셰프들이 사랑하는 불랑제리 폴앤폴리나,▲디저트 전문점 돌파운드 ▲에브리띵베이글 ▲프렌치셰프가 운영하는 식료품점겸 원테이블 식당 블루레시피가 연합 개최해 대중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지역 기반 독립 커피 페스티벌로 인기를 얻었다. 한국 최초의 민간 지역 커피 페스티벌의 성공에는 ▲실력 있는 업체들의 과감한 협업 ▲국가대표 바리스타의 특별 레시피 시연 ▲프렌치셰프와 국가대표 바리스타가 선보이는 스페셜티 커피와 프렌치코스의 페어링 ▲카페 드로잉아티스트와 함께하는 체험 수업 ▲커피 칼럼니스트와 함께 하는 큐레이션 커피 투어와 같은 특별 프로그램과 스탬프 투어를 마친 방문객에게 페스티벌 한정 드립백 세트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게릴라 마케팅이 큰 효과를 거뒀다. 연희 커피 페스티벌은 대형 행사장 없이 커피와 음식을 매개로 도시를 걷는 산책형 축제로 자리를 잡았고 ▲메종 ▲디에디트 ▲아이즈매거진과 같은 온오프라인 트렌드 매체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이 같은 소규모 독립 커피 페스티벌의 경우 커피와 푸드 업체들의 진정성과 실력을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소규모 축제인 만큼 일부 매장들의 대기시간이 길어져 불편을 겪는다거나 구도심의 특성상 주변의 편의 시설이 부족한 점은 향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 기반 상권 붕괴의 시대에 스페셜티 커피를 기반으로 하는 커피 페스티벌들은 지역사회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국내 커피 축제가 발전을 거듭해 확장성, 대중성, 편의성이라는 개별 과제를 잘 극복하고 다양한 계층의 소비와 문화 활동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심재범 커피칼럼니스트

2025.05.17 10:00

4분 소요
“한국 좋아요”...모래사막 뛰어든 K-뷰티

유통

국내 뷰티 기업들이 중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류 열풍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미지의 땅인 중동에서 K-뷰티를 눈여겨보고 있어서다. 중국 시장의 침체와 미국 관세 리스크 등이 혼재되는 상황에서 중동이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두바이 공주도 관심 두는 K-뷰티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한국-UAE 문화교류전이 진행된다. 이 자리에는 국내 뷰티 기업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함께할 예정이다. 현장에는 두바이 문화예술청장이자 함단 왕세자의 여동생인 셰이카 라티파 빈트 무함마드 알 막툼 공주도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티파 공주는 K-뷰티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최근 UAE 등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 국제문화홍보정책실이 발간한 2024년 국가 이미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UAE인(사례수 500명)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긍정 92%로 나타났다. 이는 해외 국가 평균치인 70.3%를 상회하는 수치다. 또한 한국산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고 답한 UAE인은 93%로 집계됐다. 모두 K팝·콘텐츠 등의 영향이다.이런 흐름에 발맞춰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해외사절단 운영 등으로 국내 뷰티 기업의 중동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런 정부 차원의 지원은 실제 국내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중기부의 혁신사절단에 포함된 기능성 뷰티 기업 현진CNT는 처음으로 중동 바이어와 3만2000달러(4500만원)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중기부 관계자는 “중동 지역은 K-뷰티 관련 수출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아마존 플랫폼을 통해 중동으로 가는 경로를 열어놓고 있으며, 사절단을 꾸려 현지 박람회 등에 참가해 기업 홍보 및 바이어 연결 등을 진행해 주고 있다. 올해도 사절단 등 다양한 지원을 계속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이처럼 중기부가 K-뷰티 세계화에 발 벗고 나선 이유는 수출을 주도하는 것이 중소기업이라서다. K-뷰티 전체 수출액(지난해 기준)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현재 중동 시장에서 매출 신장 등 두각을 나타내는 곳 역시 조선미녀·코스알엑스·아누아 등 전부 중소기업이다.당분간 중기부의 K-뷰티 지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는 지난 4월 총 400억원 규모의 민·관 합동 최초 K-뷰티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K-뷰티 펀드의 주요 출자자로는 국내 대표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기업인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이 나섰다. 공룡 기업도 중동 모래바람 뚫는다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형 뷰티 기업도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성장 시장으로 평가받던 중국이 주춤하면서 신시장 개척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중국발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약 15% 감소했다.중동 화장품 시장에 대한 전망은 밝다. 데이터 브릿지 마켓 리서치(Data Bridge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중동 화장품 시장(아프리카 포함)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4.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아모레퍼시픽은 중동을 미국·일본·영국·인도 등과 함께 글로벌 성장의 전략적 거점으로 선정하고 해외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고객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현지 유통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중동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세포라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성장을 추진 중이다. 채널 확장 역시 계획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강화 등 현지 마케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동 등 거점 시장들은 뷰티 시장의 규모도 크고 자사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높다”며 “주변국으로의 경제·사회적 영향력도 커 향후 글로벌 사업 성과를 달성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LG생활건강도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매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 회사는 뷰티 브랜드 더페이스샵을 앞세워 지난 2006년과 2007년 각각 요르단, 아랍에미리트에 진출한 바 있다. 현재는 요르단·UAE·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쿠웨이트·오만·바레인 7개국에 5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이 외에 한국콜마·코스맥스·에이피알 등도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콜마는 세종·부천공장에 할랄 보증 시스템을 구축했다. 코스맥스는 해외 법인을 통해 할랄 인증을 획득하고, 중동 현지 파트너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11월 두바이 대표 뷰티 박람회에 참가하며 중동 지역 영향력 확대에 나섰다.뷰티 업계 관계자는 “중동 시장은 과거 K-뷰티 웨이브가 시작된 미국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시장의 성장성이 매우 높고, 현지에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 앞으로 어떤 움직임을 갖고 가느냐에 따라 국내 기업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2025.05.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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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화장품은 어떻게 중동 여성들을 사로잡았나

유통

한국 화장품(K-뷰티)이 중동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전방위적인 K-콘텐츠의 인기 속 철옹성 같던 미국 뷰티 시장에서 프랑스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한 K-뷰티는 이제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을 접수할 태세다. 그동안 한국산 제품과 크게 접점이 없던 중동 소비자들이 ‘K-뷰티’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韓 제품들, ‘아마존 UAE’ 상위권 점령UAE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 ‘아마존(Amazon) UAE’에 따르면 이달 뷰티 제품 상위 1~3위는 한국산 제품들이 차지했다.1위는 ‘조선미녀’의 선크림 제품, 2위는 ‘닥터엘시아’의 보습크림 제품이다. 3위는 ‘코스알엑스’의 여드름 패치 제품이 차지했다. 존슨즈(4위)나 뉴트로지나(5위), 시세이도(7위) 등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을 제치고 한국산 화장품들이 UAE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상위권을 점령한 셈이다. 이밖에도 글로벌 온라인 쇼핑 플랫폼 Noon에서도 한국산 화장품들은 상위권에 랭크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동 소비자들이 K-뷰티에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고기능성·천연성분’을 갖춘 한국산 화장품의 제품력 때문이다. 중동은 뜨거운 기후와 건조한 환경 탓에 피부 트러블과 수분 부족을 겪기 쉽다. 이에 진정 효과와 보습력이 강한 한국 화장품이 주목받는다. 실제로 아마존 UAE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한국산 제품들은 모두 피부 진정 및 보습 효과를 보이는 제품들이다. 한 중소화장품 회사 관계자는 “중동 여성들은 히잡으로 머리카락과 옷을 가리고 있어 멋을 낼 수 있는 부분이 화장이나 신발 정도밖에 없다”며 “이에 평소 진한 화장을 많이 하다 보니 피부가 많이 상할 수 있어 오히려 보습이나 클렌징 등 기초화장품에 더욱 주목하는 편”이라고 했다. 한국 브랜드 특유의 다단계 스킨케어 루틴이 중동 여성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피부관리 문화’로 받아들여진 점도 K-뷰티 인기 요인이다. 한국산 스킨케어의 경우 기본 세안을 위해 필요한 ▲폼클렌저부터 ▲각질 제거 ▲토너(스킨) ▲에센스 ▲앰플 및 세럼 ▲아이크림 ▲수분크림 ▲페이스오일 그리고 ▲선크림까지 여러 단계로 구성된다. 이 같은 스킨케어 과정을 모두 거치면서 자연스레 여러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게 된다. 이에 판매량이 증가하는 셈이다.무엇보다도 K-뷰티가 중동의 젊은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핫(Hot)한 뷰티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중동 및 글로벌서 활동하는 뷰티 인플루언서들이 K-뷰티를 트렌디한 제품으로 소개하며 파급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인기 인플루언서들은 주로 고가의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들을 소개해 왔지만 최근에는 트렌드가 바뀐 분위기”라며 “가성비와 기능성을 모두 갖춘 K-뷰티 제품들이 주목을 받자 인플루언서들의 관심도도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이 밖에도 넷플릭스 등을 통해 국내 드라마가 큰 인기를 얻자 중동 소비자들은 국내 연예인의 패션, 뷰티 등에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K-POP(팝)의 인기 역시 중동 소비자들이 K-뷰티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요인이다. 틈새에서 주류로 성장K-뷰티 제품들의 글로벌 인기는 예견된 수순이다. 합리적 가격과 함께 높은 제품 경쟁력까지 확보한 한국산 화장품들은 지구촌으로 입소문이 퍼지며 미국, 유럽 시장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에서 발간된 타임즈 오브 인디아(Times of India)는 지난 2023년 K-뷰티에 대해 “K-뷰티는 틈새 트렌드에서 주류 트렌드로 전환에 성공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K-뷰티는 ‘뷰티 강국’ 미국의 수입 화장품 시장마저 점령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미국의 한국산 화장품 수입액은 약 14억517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화장품 제조 강국 프랑스의 10억3215만 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미국 내 수입 화장품 시장 점유율에서도 한국(22.2%)은 프랑스(16.3%)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이런 가운데 중동 시장에서의 수출 성적도 조금씩 상승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국 점유율에서 UAE는 1.7%(전체 9위)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UAE 수출액은 2021년 4000만 달러(588억원)에서 지난해 1억 7000만 달러(2500억원)로 4배 이상 늘었다. 화장품 수출국 1위 중국(24.5%)과 2위 미국(18.7%)에 비하면 여전히 격차는 큰 편이다. 하지만 중동 지역서 K-뷰티 인기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와 중동 지역이 협의를 통해 관세율을 낮춘 점이 K-뷰티 수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며 “내수 부진으로 허덕이는 국내 업체들에게 중동은 미국이나 유럽 못지 않은 새로운 기회 창출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5.17 08:00

4분 소요
기다림으로 만든 브랜드, 손끝에서 빚은 철학 [길에서 만난 사람들]

전문가 칼럼

‘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단순한 현지 취재 시리즈가 아닙니다. 삶과 노동, 그리고 그들의 인생이 한데 녹아든 시간을 기록하는 여정입니다. 대한민국 곳곳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간을 빚어내는 사람들을 찾아갑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그 손끝에 깃든 철학을 다시 생각해보려 합니다. 첫 번째 주인공은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64호 강순옥 명인입니다. 한 사람의 철학이 수십 년을 거쳐 브랜드가 되고, 마침내 세계로 나아갔다. 전북 순창 고추장 민속마을. 해가 뜨기 전부터 장독대를 돌며 온도와 색을 살피는 이곳의 장인은 오늘도 같은 리듬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변화하는 세상에서도 변하지 않는 원칙, 그리고 한결같은 고집.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64호 강순옥 씨가 지켜온 것은 단순한 고추장이 아닌, ‘시간과 신뢰가 빚은 정체성’이다. 지난해 12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수많은 한국인의 식탁에 담긴 기억과 철학이 세계의 문화로 인정받은 것이다. 강순옥 명인은 그 소식을 듣던 날, “가슴이 미어지게 기뻤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장은 그냥 음식이 아니여. 이 땅의 햇살, 바람, 사람의 정이 다 들어간 그릇이지.”브랜드는 철학으로 완성된다순창장본가. 겉으로는 단출한 고추장 체험관처럼 보이지만, 이 공간은 전통이 현대적 가치로 진화한 플랫폼이자 한 장인의 브랜드가 구축된 현장이다. 강 명인은 가장 먼저 ‘원료’를 이야기한다. 사용하는 콩, 고추, 소금까지 전부 100% 국산이다. 그는 지역 농가와 계약을 맺고 고품질 원료를 수급하며, 품질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관계의 가치를 강조한다.“장이란 건 땅이랑 사람, 시간이 같이 만든다 해도 틀린 말이 아녀. 그 속에서 진짜 맛이 나지.”여기서 주목할 건 ‘기술’이 아니라 ‘감각’이다. 온도계나 센서가 아닌, 햇빛의 각도와 장독의 냄새, 손끝의 촉으로 장을 읽는다. 그것은 경험이 아니라 철학이고, 반복이 아닌 통찰이다.이 장인의 ‘브랜딩’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매해 수천 명이 방문하고, 외국 요리사들이 배우기 위해 찾는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일관된 원칙이, 결국은 시장에서 브랜드가 되는 까닭이다.강 명인은 발효를 ‘기다림의 예술’이라 말한다. 해발 300~500m의 산세, 유등천의 맑은 물, 서해산 천일염을 정제해 쓴다. 모든 요소는 발효 속도를 조절하고 맛의 균형을 맞추는 핵심이다.그가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이것이다.“장은 서둘면 안 돼. 제 시간이 있고, 그걸 존중해줘야해.”이 느림의 철학은 어쩌면 오늘날 가장 부족한 리더십일 수 있다. 단기성과보다 긴 호흡의 감각, 효율보다 신뢰를 중시하는 경영. 고추장이라는 발효 식품이 보여주는 이 원리는, 상품을 넘어서 조직 운영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통찰이다. 장독은 철학을 담는 그릇이다유네스코가 주목한 것도 바로 이런 ‘공동체적 삶의 방식’이었다. 장 담그기는 단순한 요리 기술이 아니라, 삶을 나누고 전수하는 문화다. 마을 어르신들과 메주를 띄우고, 햇살 아래 장독을 닦던 그 시간들은 지역 공동체를 구성하는 ‘시간의 언어’였다.이 문화는 지금도 강 명인의 브랜드에 녹아 있다. 그는 장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아이들과 함께 장을 담그고, 발효 과학에 대한 교육을 병행한다. “배워야 지켜지고, 느껴야 이어진다”고 그는 말한다.이러한 방식은 단순 체험을 넘어, 브랜드의 고객이자 다음 세대를 만드는 투자이기도 하다. 체험 기반의 공감형 콘텐츠, 브랜드의 문화 자산화, 다세대 타깃 교육 프로그램. 이 모든 요소는 대기업이 수년간 고민하는 전략과도 연결된다.순창 고추장은 이미 해외 셰프들과 요리학교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프랑스, 독일, 일본의 유명 셰프들은 “이건 소스가 아니라 완성된 요리”라며 극찬했다. 강 명인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B2B 교육형 수출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해외 레스토랑에 고추장을 기반으로 한 메뉴 개발도 진행 중이다. 그는 장인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세계화’를 멈추지 않는다.“전통은 멈춰 있는 게 아녀. 시대랑 같이 걸어야 살아있는 거지.”장에서 배우는 지속가능한 브랜드 운영 원칙 3가지기다림의 가치를 아는 브랜드가 강하다. 한 사람이 50년 넘게 지켜온 장맛은 이제 국가의 문화유산이자 세계의 공통 언어가 되었다. 변화가 빠른 시대, 오히려 ‘느림’은 깊이로, ‘고집’은 철학으로 전환되고 있다. 강순옥 명인의 손끝에서 완성된 고추장은 단순한 양념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을 투자해도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많다는 것을 증명한 실천이다. 경영이란 결국 신뢰와 기다림의 예술이라는 사실을 되새기는 기호다. 그리고 순창의 조용한 장독대에서 그 가치는 여전히 숙성 중이다. 한 그릇의 장에는, 오늘날 기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단어인 정직, 지속성, 공감, 그리고 철학이 담겨 있다. 강순옥 명인은 원료 하나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콩, 고추, 소금까지 모두 국산이며, 염도까지 직접 조율한다. 그의 원칙은 단순하다. “내 이름을 걸고 파는 건데, 제일 좋은 걸 써야지.” 브랜드의 핵심은 품질이 아닌 ‘책임’이다.공장에서 3일 만에 완성되는 고추장이 있는 시대에, 그는 1년을 기다린다. 기계가 아니라 시간과 감각이 맛을 만든다는 그의 철학은, 브랜드 운영에서도 ‘지속 가능성과 정직함’을 실현하는 유효한 전략이다.장 담그는 문화를 체험 콘텐츠로 확장하고, 해외 셰프와 협업해 메뉴 개발에 나선다. ‘지키기만 하는 전통’이 아니라, 시장과 연결되는 문화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속 가능성이다.

2025.05.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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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 도시 경쟁서 ‘언더독 반란’ 노리는 두 도시 ‘경북 포항’ ‘전남 여수’ [E-MICE]

전문가 칼럼

대표적인 중화학 공업 도시 ‘경북 포항’과 ‘전남 여수’가 서비스 산업 도시로 변신에 나서고 있다. 굴뚝 없는 고부가 지식서비스 산업인 마이스(MICE) 산업 육성을 통해서다. 1970년대 경제 성장기 때부터 각각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 요충지로 기능하며 구축해온 탄탄한 도시 인프라를 밑천 삼아 마이스 산업으로 도시 기능과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과 전남 지역 내 최대 산업 도시로서 인프라 개발, 행사·단체 유치 등에서 보이지 않는 경쟁 양상도 보이고 있다.마이스 업계에선 여수와 포항의 마이스 도시를 향한 광폭 행보와 약진을 두고 ‘언더독의 반란’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항, 항만, 철도 등 교통망과 시너지 확대에 필요한 관광 자원 등 마이스 도시가 갖춰야 할 기본 요소를 이미 상당 부분 갖췄다는 평가다. 여수와 포항이 머지않아 대도시 중심의 마이스 산업 지형도를 중소도시로 바꿔 놓으며 마이스 전국구 시대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컨벤션센터는 포항, 숙박 인프라는 여수 ‘우위’마이스 도시로서 인지도와 인프라는 여수가 포항보다 우위에 있다. 특히 숙박 인프라는 3성급 이상 호텔·리조트를 총 12개(객실 2558실) 보유한 여수가 3성급 호텔이 단 1개(140실)에 불과한 포항을 크게 앞서고 있다. 여수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이후 관광 수요가 늘면서 웬만한 대도시 부럽지 않은 숙박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반면 포항은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이 시작된 최근에 들어서야 환여동 환호공원, 항구동 공영주차장 부지에 객실 200실 규모 4~5성급 특급호텔 건립이 가시화되고 있다. 부족한 숙박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2단계 전시컨벤션센터 증축 계획에 앵커호텔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2012년 세계박람회가 여수가 마이스 도시로 첫 발을 떼는 시발점이 됐다면, 2014년 대형 크루즈선을 타고 온 중국 암웨이 소속 1만 5000명 포상관광단은 대내외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당시 여수는 역대 최대 규모 포상관광단 유치로 화제가 됐다. 지금도 연평균 1300건 내외의 기업회의, 포상관광, 학·협회 학술대회가 열리는 등 꾸준한 수요를 이어오고 있다. 2023년 사상 최대인 1356건 마이스 행사와 단체를 유치한 여수는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은 42만 명 마이스 방문객을 유치하는 기록도 세웠다.여수가 외부 행사와 단체를 유치하는 방식으로 수요를 충당하고 있다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포항은 지역에 기반을 둔 ‘안방 행사’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2013년부터 매년 여는 철강산업대전, 2018년 호텔 행사로 시작해 5년 만에 국제행사로 확대된 아트페어 등이 대표적이다. 제약, 바이오, 헬스, 로봇, 푸드테크, 배터리 등 매년 정기 개최하는 국제 콘퍼런스·포럼도 여럿이다. 연간 이들 안방 행사 지원에 들이는 시 예산만 약 30억원에 달한다. 웬만한 광역지자체 한해 마이스 예산과 맞먹는 규모다. 올해 한동대와 공동 개발해 오는 14일과 15일 여는 지역특화 국제회의 ‘세계녹색성장포럼’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K컨벤션 육성 사업’ 지원대상에도 선정됐다.전문 시설인 전시컨벤션센터 개발은 포항이 여수보다 한발 앞선 상태다. 시 승격 70주년인 2019년부터 건립을 추진한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는 지난해 7월 착공해 오는 2026년 하반기 완공, 2027년 개장을 앞두고 있다. 시 예산 2166억원을 들여 북구 장성동 옛 캠프 리비 부지에 짓는 POEX는 지하 1층, 지상 5층 구조의 중소형 센터로 내부에 전시장(7200㎡)과 컨벤션홀(2000명), 중·소회의실(11개)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1단계 센터 완공에 이어 대형 공연과 이벤트 개최가 가능한 오디토리움과 다목적홀, 숙박·상업시설 등을 갖춘 2단계 증축도 추진 중이다.여수는 센터 건립을 덕충동 여수항 인근 여수세계박람회장 일대 개발과 연계해 추진하고 있다. 2012년 박람회 이후 불어난 시설 운영 적자로 방치되다시피 했던 여수세계박람회장은 2023년 소유·운영주체가 여수광양항만공사로 바뀌면서 사후활용을 위한 개발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현재는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총 80만㎡ 규모 박람회장 종합개발 방향과 콘셉트를 설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수시는 ‘전남 1호’ 타이틀을 달게 될 센터가 기본설계, 투자심사 등 행정 절차만 원활히 진행된다면 2029년 전후로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항·여수 모두 바다 조망 해안가에 센터 건립두 지역 모두 센터 위치가 바다 조망이 가능한 해안가라는 점은 가장 큰 차별화 요소이자 장점으로 손꼽힌다. 포항은 동해 영일만 바다로 이어지는 영일대해수욕장과 바로 맞닿은 지역에 POEX를 건립 중이다. 여수도 여수항 앞 해변가에 전시컨벤션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센터에서 차로 15~20분 거리에 국제 여객터미널 기능을 갖춘 포항 영일만항, 여수 엑스포항이 있는 만큼 크루즈선을 연계한 단체와 행사 수요가 높을 것으로 업계와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전시컨벤션센터까지 접근성은 막상막하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 지역 모두 센터를 기준으로 고속버스터미널은 10분, 공항까지는 30분이면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센터 건립 예정지인 박람회장이 KTX 엑스포역과 바로 연결되는 여수는 서울북부역에 들어설 센터와 함께 철도 접근성이 뛰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POEX는 강릉을 잇는 ITX-마음, 서울과 수서를 약 2시간 반 만에 주파하는 KTX, SRT가 운행하는 포항역까지 차로 15분 내외면 닿을 수 있다.기존 센터들과의 경쟁은 포항이 여수보다 더 치열한 상황에 놓여 있다. 대구와 부산, 울산, 경주, 안동 등 반경 100㎞ 안에 이미 다양한 규모의 센터들이 운영되고 있어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여수는 130㎞ 이상 떨어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를 제외하고 인근 지역에 아직 센터가 없어 운영 경쟁에 대한 우려는 낮은 편이다.하홍국 한국마이스협회 사무총장은 “포항은 지역 내 탄탄한 산업 기반, 여수는 강력한 휴양·관광 도시 이미지가 가장 큰 장점”이라며 “특성과 장점이 다른 만큼 포항은 기업 대상 B2B 전시컨벤션, 여수는 기업행사와 학술대회를 전시·박람회와 연계한 ‘컨펙스’(ConfEx) 모델로 타깃 시장을 차별화해 불필요한 경쟁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25.05.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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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후 한국 경제 엔진 멈춘다? [EDITOR’S LETTER]

전문가 칼럼

우려가 현실이 됐습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 트럼프발 불확실성의 여파로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는 모두의 예상이 실제 지표로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246%로 주요 19개국 중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우리와 함께 역성장한 나라는 관세 전쟁을 일으킨 미국(-0.069%)과 헝가리(-0.152%)뿐인데, 그나마 한국보다 낫습니다.1분기의 저조한 성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인데,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3월 말 평균 1.4%에서 지난 4월 말 0.8%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되는 한국 경제의 지독한 부진은 소비와 건설 등 내수 침체가 주요인이라는 분석인데요, 일부에서는 6월 대선 이후 새 정부가 출범하면 하반기에는 경기가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대처럼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전문 연구 기관의 전망은 암울한데요, 경제성장률의 하락세는 시작에 불과하며 장기적으로는 마이너스(-)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최근 발표한 ‘잠재성장률 전망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KDI는 잠재성장률이 2025~2030년 1.5%, 2031~2040년 0.7%, 2041~2050년 0.1%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그나마 국내외 상황이 나아질 때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인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잠재성장률이 2025~2030년 1.2%, 2031~2040년 0.4%, 2041~2050년 –0.3%로, 2040년대부터 역성장에 빠지며 한국 경제 엔진이 멈출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이 나왔습니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가 노동·자본·자원 등 생산요소를 총동원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 수준을 의미하는데요, 한 나라 경제의 기초 체력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한국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해지는 것을 넘어 골병이 드는 이유는 저출생·고령화 인구구조로 인한 생산성 둔화, 노동투입 감소, 자국 우선주의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분절 등 여파로 자본 투입 감소 등 복합 위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전문가들은 경제 엔진을 다시 힘차게 돌리기 위해서는 인구구조나 자본 투입 구조 등 경제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장기 대책이고 당장 단기적으로 해야 할 일은 새로운 혁신 기업이 출연할 수 있도록 규제 철폐, 노동 시장 유연화로 인적자원의 효율적 재분배, 기술혁신과 연구개발 투자로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 리더십 확보 등을 중단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인 고민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데요, 는 오는 5월 21일 ‘2025 이코노미스트 인사이트 포럼’에서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의 대전환 속에서 한국 경제와 기업이 위기를 넘어 성공의 길을 찾는 논의를 계속합니다.

2025.05.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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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갤럭시 엣지와 달라요”...월 5900원 구독 서비스까지 내놨다

산업 일반

삼성전자가 올해 초 이끈 ‘갤럭시 S25 흥행’ 잇기에 나섰다. 바로 야심차게 준비한 ‘초슬림형 갤럭시 S25 엣지’로 말이다. 삼성은 종전까지 1분기에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하고, 3분기에 다른 신제품을 출시하는 패턴을 유지해왔으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2분기에 갤럭시 S25의 새로운 기종을 출시한 것이다. 모델도 처음 선보이는 형태다. 기존 갤럭시 S시리즈는 일반 제품, 플러스, 울트라 등 세 종류로 구분됐는데 여기에 엣지라는 모델을 추가한 것이다. 엣지는 삼성전자가 이전에도 사용했던 용어다. 지난 2015년 갤럭시 S6를 출시하며 갤럭시 S6 엣지 제품을 내놨었는데 이는 이름만 같을 뿐 의미하는 바는 완전히 다르다. 당시 엣지 모델은 직각 모서리 부분을 둥글게 디자인한 형태로, 엣지라는 이름이 사용됐다. 2025년형 엣지는 두께가 얇아진 초슬림형 모델이다. 삼성은 지난 5월 13일 갤럭시 S25 엣지를 처음 공개하며 가장 얇은 갤럭시 스마트폰을 자랑했다. 실제 두께는 5.8㎜로 S25 기본형 7.2㎜보다 1.4㎜ 얇고 무게 역시 163g으로 초경량으로 디자인됐다. 새 스마트폰 서비스, 구독클럽도 출시 얇아졌지만 성능은 갤럭시 S25 시리즈 수준을 지켰다. 갤럭시 S25 엣지는 2억 화소의 초고해상도 광각 카메라를 탑재하고 1200만 화소의 초광각 렌즈로 넓은 프레임을 한 번에 촬영할 수 있고, 접사 촬영을 위한 자동 초점도 추가됐다. 또 갤럭시 S25 시리즈의 모든 갤럭시 AI 기반 편집 기능을 동일하게 지원한다. '오디오 지우개' '스케치 변환' '생성형 편집' 등 고급 편집 도구를 지원한다. 탑재한 칩도 갤럭시 S25 시리즈와 동일하게 갤럭시 전용 칩셋 중 역대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춘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사용했다. 갤럭시 S25의 주요 기능인 AI 기능도 더 새롭게 넣었다. 엣지에는 구글과 협업해 개발된 '실시간 비주얼 AI' 기능이 더해졌다. 자연어 기반의 음성 및 텍스트로 작업을 수행하던 기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화면 공유'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가 주변 환경을 카메라로 비추며 자연스럽게 음성으로 친구와 대화하듯이 실시간으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옷장을 보여주며 제미나이 라이브에서 스타일 추천을 받거나, 음악 페스티벌 라인업 이미지를 보여주며 나의 음악 취향에 맞는 아티스트를 추천받아 관람 일정을 계획할 수 있다.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갤럭시 S25 엣지는 초슬림 기술의 한계를 넘어,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는 제품"이라며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장인 정신의 완벽한 균형을 이루어낸 업계의 새로운 카테고리"라고 말했다.또 삼성은 기기만 새롭게 출시하지 않았다. 새로운 기종에 새로운 서비스까지 내놓은 것. 삼성은 엣지 출시와 함께 'New 갤럭시 AI 구독클럽'을 선보인다. 이 서비스는 매월 일정 구독료를 내고 ▲기기 반납 시 최대 50% 잔존가 보상 ▲'삼성케어플러스 스마트폰 파손+' 제공 ▲모바일 액세서리 할인 등의 혜택 서비스를 구독 기간 내에 받는 것이다. 조건은 'New 갤럭시 AI 구독클럽'으로 갤럭시 S25 엣지 자급제 모델을 구입하는 것이다. 기간은 12개월, 24개월 중 선택할 수 있으며 구독료는 월 5900원이다. 이로써 사용자는 가입 기간 동안 제품을 사용하다 반납해, 출고가 가격의 최대 50%까지를 보상 받고 제품 케어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하반기는 Z플립·폴드7 시리즈 출격 예정 삼성은 엣지에 이어 올 하반기 갤럭시Z 플립7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올해 7월 미국 뉴욕에서 Z플립·폴드7 시리즈 언팩 행사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진다. 7월에 공식 석상에 첫 공개되고, 출시는 언팩 행사 이후 3~4개월이 지나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롭게 공개되는 Z플립·폴드7시리즈에는 앞서 공개한 엣지와 갤럭시 S25 시리즈들의 기능들이 추가적으로 탑재될 것으로 기대돼, 업계는 신제품 성능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특히 엣지를 통해 스마트폰을 더욱 얇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완성한 삼성은 이번 Z플립·폴드7시리즈도 더 얇고 가볍게 디자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AI 기능도 더욱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삼성이 폴더폰 형태에 맞게 가로와 세로로 접는 디자인에서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AI 기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삼성의 잇단 신제품 출시 전략에도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 잡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글로벌적으로 포화상태인데다, 애플 역시 엣지와 같은 초슬림형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초슬림 모델인 ‘아이폰 17 에어’는 두께가 5.5㎜ 내외일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는 엣지보다도 더 얇은 두께다.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이 삼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등 애플과의 경쟁이 더욱 거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력한 애플과 계속해서 추격하는 샤오미 등 삼성은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하지만 트럼프 정부 이후 중국에 생산기지를 다수 둔 애플이 관세라는 어려움에 처할 위기이기 때문에 삼성은 이때를 오히려 기회로 삼고, 새 기종과 기술력으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25.05.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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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S25”...삼성 79兆, 분기 최대 매출 주역으로 오른 ‘갤럭시’

산업 일반

올 1분기 삼성 주역으로 ‘갤럭시’ 성과가 빛이 났다. 삼성전자 1분기 성적표를 통해 갤럭시 흥행 효과를 숫자로 증명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기준 매출 79조1405억원에 영업이익 6조685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매출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기록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0.1%, 영업이익은 1.2% 증가한 호실적이었다. 이 같은 최대 매출은 올해 초 새롭게 출시한 갤럭시 S25의 높은 판매가 큰 영향을 끼쳤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 사업부가 매출 37조,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00억원이나 늘어난 수치다. 가격은 동결하고 AI 기능은 올려 글로벌 호평 인공지능(AI) 기능은 대폭 올리고 가격은 그대로 유지한 것이 글로벌 시장 전체적으로 통한 것이다. 삼성의 첫 AI 폰이었던 갤럭시 S24 시리즈를 출시하고, 1년 만에 새 시리즈로 내놓은 갤럭시 S25는 AI 기술 측면에서 지난 시리즈보다 성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이번 갤럭시 S25는 갤럭시 시리즈 중에서 처음으로 통합형 AI 플랫폼인 ‘One UI 7’을 탑재했다. ‘One UI 7’을 탑재한 이번 시리즈는 텍스트·음성·이미지 등 다양한 데이터를 이해하고, 사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여러 앱을 넘나드는 자연스러운 AI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스마트폰 측면 버튼을 눌러 AI 에이전트를 쉽게 호출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할 때 마치 친구와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말로 명령어를 입력하고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그 결과 갤럭시 S25는 미국, 유럽 등지에서 스마트폰 평가 순위 1위를 차지하며 호평을 받아왔다. 미국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 3월 스마트폰 평가에서는 갤럭시 S25 울트라가 1위를 기록했다. 갤럭시 S25 울트라는 이번 평가에서 87점을 받아 아이폰 15프로 맥스와 공동 1위했다. 갤럭시 S25 울트라는 컨슈머리포트의 평가 항목 10개 중 성능(Performance), 후면 카메라 이미지 품질(Camera : Rear image quality), 디스플레이(Display), 내구성(Durability), 사용 편의성(Ease of use)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가장 높은 5점의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럽 5개국(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포르투갈, 스웨덴) 스마트폰 평가에서도 1위를 기록한데 이어 영국과 덴마크의 소비자연맹지가 꼽은 최고의 스마트폰에도 선정되기도 했다. 또 ‘AI 폰의 대중화를 이루겠다’며 가격마저 동결한 것 역시 소비자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갤럭시 S25는 115만5000원, S25플러스 제품은 135만3000원, 울트라 제품은 169만8000원대로 이전 S24 가격과 같았다. 역대 가장 얇은 S 시리즈, 엣지 출시 예고 올 2분기에도 이례적으로 갤럭시 효과를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갤럭시 S25 엣지가 2분기에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13일 갤럭시 S25 엣지 언팩 행사를 진행하며 제품 특징 및 세부 사양 등을 공개했다. 5.8㎜두께로 기본 갤럭시 S25 보다 1.4㎜ 얇아진 것 외에 이번 엣지의 출시는 시기적으로 이전과 달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종전까지 삼성전자는 1분기에 갤럭시 S시리즈를 내놓고 3분기에 폴더블폰인 Z시리즈를 출시해왔다. 이때문에 2분기는 신제품 공백기에 속해 2분기 MX 사업부 매출이 주춤해왔는데, 올해는 2분기에 갤럭시 S25 엣지를 공개해 신제품 공백기를 없앤 것이다. 특히 기존까지 일반, 플러스, 울트라 등 3가지 모델로 갤럭시 S 시리즈를 구성하던 삼성이 엣지라는 새 기기 종류를 추가함으로써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그만큼 수익 창출 길을 하나 더 늘렸다. 이번 엣지 신제품을 소개하며 배광진 삼성전자 MX사업부 부사장은 “역대 가장 얇은 S 시리즈인 갤럭시S25 엣지는 장인 정신과 성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256GB, 512GB 스토리지를 탑재한 모델이 각각 149만6000원, 163만 9000원이다.한편 갤럭시 엣지 출시로 앞선 갤럭시 S25 호실적 흐름을 이어나간다는 전략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올 하반기에 글로벌 초슬림폰 경쟁이 본격화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애플도 초슬림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는 이르면 9월에 시장에 등장할 전망이다. 애플의 초슬림 모델인 ‘아이폰 17 에어’는 두께가 5.5㎜ 내외일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갤럭시 S25 엣지보다도 더 얇은 두께로 갤럭시와 애플의 초슬림 스마트폰 경쟁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업계 관계자는 “이미 단말기 시장은 포화시장이지만, 초슬림 모델이라는 새 시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폴더폰 시장을 먼저 선점한 것처럼 삼성이 초슬림 모델시장도 먼저 공개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5.16 07:00

3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