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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경비시장서 大약진
다음 승부수는 ‘U시티’프로젝트

시스템 경비시장서 大약진
다음 승부수는 ‘U시티’프로젝트

KT링커스는 회사 이름보다 KT텔레캅이라는 시스템경비 서비스로 더 알려졌다. KT링커스는 공중전화 사업의 수입이 줄어들자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 1998년 KT텔레캅을 시작했다. 이제는 KT텔레캅이 이 회사의 주력 사업부문이 됐다. 이 회사 박부권 사장은 시스템경비 시장이 성장할 여지가 있으며 KT텔레캅의 성장잠재력은 더 크다고 말한다.
국내 시스템경비 시장이 매년 20~25%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모든 업체가 시장과 같은 속도로 매출을 늘리는 것은 아니다. 국내 선두업체 에스원의 매출증가율은 지난 2002년 19.8%로 시장성장률에 근접했지만, 다음해에는 12.7%로 떨어졌다. 지난해엔 16.2%를 기록했다. 2위 업체 캡스는 2002년 9월 말 마감한 회계연도에 16.4%의 매출증가율을 올렸다가 이후 성장세가 둔화돼 2003년과 2004년에는 각각 8.3%와 2.4%에 그쳤다. 이들 업체의 매출증가율이 시장성장률보다 낮은 것은 많은 업체가 새로 뛰어들어 시장을 나눠 갖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에서 150여 개 업체가 무인방범출동 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평균을 훨씬 앞지르는 KT텔레캅의 지난 3년간 성장 속도가 돋보일 수밖에 없다. KT링커스의 사업부문인 KT텔레캅은 2001년 116억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614억원으로 키웠다. 연평균 매출증가율이 74.3%에 이른다. 같은 기간 가입자는 3만2,000명에서 12만3,000명으로 늘었다. 몸놀림이 빠른 후발주자라는 이점 외에 다른 요인이 있지 않을까.

9월 5일 서울 구로동 본사에서 만난 박부권(54) KT링커스 사장은 “KT텔레캅은 우수한 시스템경비 서비스를 다른 업체보다 최대 절반 정도의 저렴한 요금에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에스원과 캡스는 고객이 새로 가입할 때마다 전용선을 깔아야 하는 반면 KT텔레캅은 KT의 전국적인 통신망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토종 브랜드여서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는 덕분입니다.”

앞으로의 목표도 가파른 성장곡선의 연장선상에 잡았다. 올해 목표는 지난해보다 80% 정도 많은 1,1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가입자는 9만2,000명(75%) 증가한 21만5,000명으로 늘린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목표 달성을 자신했다. “올해 들어 현대건설 ·GS건설 ·동부건설 ·신원종합개발 ·벽산건설 등 건설회사와 양해각서(MOU)를 잇달아 체결했어요. 이들 건설사가 새로 짓거나 재건축하는 아파트에 KT텔레캅의 시스템경비를 우선적으로 적용한다는 내용입니다. ” 그는 이에 따라 한 번에 2,000~3,000가구의 신규가입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사들과의 MOU 외에 KT링커스가 기대를 거는 또 하나의 성장동력이 ‘U시티’ 프로젝트다. U시티란 ‘언제 어디서나 유무선으로 네트워크에 접속가능한 도시’를 뜻하는 유비쿼터스 시티를 줄인 말. KT링커스는 모회사 KT와 함께 U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KT는 “U시티가 되면 집에서 주민등록등본을 떼고 통신교육을 받으며 건강을 체크하고, 차 안에서 기업업무 서류를 결재하며, 회사에서도 집안의 전자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박 사장은 “KT가 전반적인 유무선 네트워크를 구축 ·운영하고 KT링커스는 여기에 무인방범출동 시스템을 설치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KT와 KT링커스가 처음 구축하는 U시티 시스템은 용인 흥덕지구에 갖춰진다. 흥덕지구는 2008년 건설이 마무리돼 모두 9,180가구가 입주한다. 한국토지공사는 용인 흥덕에 이어 화성 동탄지구를 U시티로 개발키로 하고 8월 중순에 KT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KT텔레캅 부문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KT링커스의 전반적인 경영실적은 아직까지는 부진한 편이다. 공중전화관리사업 부문 매출이 갈수록 줄어드는 탓이다. KT링커스의 지난해 매출은 1,871억원으로 2003년의 1,811억원에 비해 고작 3.3% 증가했다. 게다가 공중전화관리사업 부문에서 약 400명을 감축하면서 명예퇴직금 408억원을 지급하는 바람에 22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이에 앞서 2003년에는 11억원의 흑자를 올렸다.

지난 3월 취임한 박 사장은 공중전화사업 부문의 비용구조 개선에 가장 먼저 손을 댔다. “전국에 설치된 30만 대의 공중전화를 직원 1,100명이 관리합니다. 지난해 인력감축을 했습니다만 여전히 비용이 매출에 못 미치는 실정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그는 노조에 공중전화사업 부문 임금을 삭감하는 안을 제시했다. “현재 임금 수준을 고집한다면 관련 인원을 전부 내보내고 아웃소싱하겠다고 했습니다. 3개월 동안 사장실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노조도 고용을 유지하려면 임금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받아들였어요.” 박 사장은 지난 7월 1일 노조와 평균연봉 22.8% 삭감, 3년간 임금동결,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임금협상을 체결했다.

“공중전화사업 부문 구조조정과 임금삭감으로 성장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올해 KT링커스는 2,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봅니다. 2010년까지 매출을 7,200억원으로 확대할 수 있습니다.” 계획에 따르면 매출을 매년 27% 정도 늘리는 셈이다.
그는 시스템경비 시장이 성장할 여지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선진국은 전체 가구의 20%가 시스템경비 서비스를 받는 데 비해 한국은 이 비율이 0.6%밖에 안 됩니다. 주택과 사업장을 포함해 현재 100만 명인 시스템경비 고객 수가 앞으로 5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봅니다.”

박부권 사장 프로필
1951년 대구 生 방송통신대 법학과 ·한양대 행정대학원 96년 한국전기통신공사 김해전화국장
97년 한국전기통신공사 공보팀장/ 98년 한국전기통신공사 홍보실장/ 2000년 한국전기통신공사 대구본부장 (2001년 한국전기통신공사가 KT로 사명 변경)
2003년 KT 수도권강북본부장 ·품질경영실장
2005년 KT링커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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