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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창업 다이어리(21) 웨딩사업하는 가수 출신 CEO 김태욱] “코스닥상장 꿈꾸는‘생떽쥐베리’죠”

[스타 창업 다이어리(21) 웨딩사업하는 가수 출신 CEO 김태욱] “코스닥상장 꿈꾸는‘생떽쥐베리’죠”

탤런트 연정훈과 한가인, 그리고 야구선수 이승엽, 가수 김진표와 김창렬. 공통점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이 스타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결혼식이다. 이들은 모두 (주)아이웨딩네트웍스(www.iwedding.co.kr)란 업체를 이용해 결혼식을 올렸다. ‘아이웨딩’은 연예인뿐만 아니라 스포츠선수·국회의원 등 국내 유명 인사들의 결혼식을 도맡아 진행하면서 최근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온라인 웨딩 서비스 업체다. 이 웨딩 사업의 중심에 가수 김태욱(37)씨가 서 있다. 1988년 그룹 각시탈 멤버로 가수 활동을 시작한 그는 93년 ‘개꿈’을 발표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2000년 톱 탤런트 채시라씨와 결혼하면서 잠시 가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희귀병 때문이었다.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어요. 가수가 목소리를 잃었다는 것은 생명을 잃은 것과 다름없죠. 정말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14조원의 거대한 시장 그런 그에게, 당시에 시작한 사업은 한 줄기 빛과 같았다. 그는 연예인이라고 얼굴만 내미는 사업 파트너는 거절했다. 오히려 다른 누구보다 더 적극적으로 일을 벌여나갔다. 후배이자 공동대표인 김성현(35)씨는 ‘연예인답지 않은 소박한 원칙주의자이며 업무도 저돌적으로 추진하는 인물’로 김태욱 사장을 평가한다. “창업 당시 웨딩 사업은 체계화된 시스템이 없었습니다. 업체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인데다 시장에서 물건을 깎듯이 흥정도 가능했죠. 14조원이라는 거대한 시장규모를 볼 때 웨딩도 엔터테인먼트처럼 사업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아이웨딩’은 온라인 결혼 백화점을 표방하고 나섰다. 손님들에게 결혼과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뿐 결혼식을 직접 진행하지는 않는다. 즉 손님들과 웨딩 관련 업체를 연결해주는 네트워크 역할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마케팅을 대신해 주는 셈이다. 결혼 준비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한데 모아두면 준비하는 사람들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업체들은 자체적인 홍보보다는 훨씬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쟁력 있는 웨딩 업체를 협력업체로 만들어야 했는데 자신의 알려진 얼굴은 의외로 사업에 걸림돌이 됐다. ‘연예인이 무슨 사업이냐’ ‘얼굴마담 아니냐’ ‘우리 밥그릇을 뺏지 말라’같은 싸늘한 시선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사업 초기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뜬금없이 자신의 별명이 무엇인지 맞혀보라고 질문했다. 정답은 ‘생떽쥐베리’. 어린 왕자라도 떠올렸다면 오산이다. 마음먹은 일을 해결하기 위해 온갖 ‘생떼’를 마다하지 않는다고 주변의 지인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그는 자신의 별명을 십분 발휘해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오케이 사인을 받아냈다. 그 다음의 과제는 손님들의 관심을 끄는 것인데 이 부분에서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좋은 무기가 됐다. 결혼을 앞둔 연예인을 ‘내 손님’으로 만들어 많은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 아이웨딩의 제1호 연예인 손님은 다름 아닌, 본인들인 김태욱·채시라 부부. 그 뒤로 야구선수 이승엽, 영화배우 박신양, 가수 김현철, 농구선수 전희철, 축구선수 최용수, 탤런트 연정훈과 한가인, 국회의원 김희정씨 같은 많은 유명 인사가 아이웨딩을 이용했다. 지난해 결혼한 연예인의 70% 이상이 김태욱 사장의 손을 거쳐갔다. 처음에는 친분있는 연예인들이 주 고객이었지만 지금은 입소문을 통해 대부분의 연예인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연예인의 결혼은 협찬·언론·방송 등의 조율이 잘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은데 특히 보안과 협찬이 가장 중요하다. 연예인 비중은 10%도 안돼 현재 아이웨딩은 스타 마케팅으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80만 명의 회원 중에서 연예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에도 못 미친다. 90% 이상이 일반인 고객이라는 것이 김 사장의 얘기다. “초기에는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의 결혼식으로 자칫 특별한 사람들만 이용하는 고가의 웨딩 서비스 업체가 아닐까 하는 오해가 많았습니다. 일반인들이 선뜻 다가서지 못했죠. 이제는 인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일반인들도 연예인처럼, 연예인 스타일로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는 곳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아이웨딩에서는 결혼과 관련한 150여 개의 협력업체가 제시한 상품가격 같은 모든 내용을 100% 공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힘들게 돌아다니지 않고도 마우스 클릭만으로 다양한 업체를 자신의 상황에 맞춰 비교 선택할 수 있어 편리하다. 명확한 가격제시에서 정확한 서비스까지 이뤄지기 때문에 만족도도 높다. 이벤트와 행사를 잘 이용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시중가보다 30~40%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는 게 그의 귀띔이다.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상품은 메이크업·웨딩드레스·사진촬영의 ‘세트상품’으로 가격은 250만원 정도다. 아이웨딩은 지난해 약 2000쌍의 결혼사업을 진행, 8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새해에는 더 뛰어난 협력업체를 확보하고, 포털사이트·신용카드사·백화점·은행 등과도 제휴해 더 체계화된 웨딩시스템을 선보일 생각이다. 2007년에는 기업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 코스닥 등록도 추진할 예정이다. “초창기 저의 음악은 전투였죠. 정말 열정적으로 달려들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음악을 즐기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됐죠. 사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전쟁과 다름없지만 언젠가는 여유로움을 즐길 때가 오겠죠.” 돈 많이 버는 기업보다 손님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좋은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그는 멋진 CEO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

김태욱 사장의 웨딩사업 노하우

1. 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하라
“예전의 주먹구구식 연예기획사가 지금은 거대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발돋움했다. 웨딩사업도 이와 다르지 않다. 웨딩사업체들은 현재 영세한 규모지만 시장은 연간 10조원이 넘는 거대한 시장이다. 인터넷 시대의 젊은 손님들이 웨딩 상품을 고를 때 다양하고 체계적이며 정확한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는 걸 놓치지 말아야 한다.” 2

. 손님들이 시간·돈을 아낄 수 있게 해라
“결혼 준비기간은 보통 3~4개월이다. 이 기간에 예비부부는 수없이 발품을 팔아야 한다. 하지만 자신의 눈높이에 맞으면서 가격면에서도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아이웨딩이 한 곳에 결혼 상품을 모아서 젊은 예비부부의 고민을 덜어주려고 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참고로 아이웨딩에서는 150여 개의 협력업체들이 내놓은 ‘실속 상품’과 ‘고품격 상품’을 동시에 비교, 선택할 수 있다. 지금은 계약까지 최소 한번은 아이웨딩의 서울 청담동 본사를 방문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온라인으로 모든 서비스가 끝날 수 있게 시스템을 보강할 생각이다.

3. 브랜드 신뢰도를‘확’높여라
“웨딩사업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이다. 따라서 브랜드의 신뢰도는 절대적이다. 그래서 대중에게 친숙한 스타를 마케팅에 활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고, 동시에 웨딩 상품의 다양성과 질도 제고시켰다. 또 모든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한 가격 정찰제도 도입, 소비자 신뢰도를 확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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