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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기업 키우는 매니저 되겠다”

“스타기업 키우는 매니저 되겠다”

국내 은행권이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다. 특히 순이익을 100% 이상 키운 기업은행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중소기업 대출을 적극 확대한 성과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매니저가 스타를 키워 나가는 것처럼 우수 중소기업을 발굴해 지원겴갸뵉求?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않겠다”며 경기침체기에도 중소기업 대출을 늘린 강권석(56) 기업은행장의 적극적인 경영이 성과를 거뒀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매출 6조5,018억원과 사상 최대의 순이익 7,785억원을 올렸다. 순이익은 2004년 3,704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낸 국내 은행권에서도 돋보이는 실적이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예금보험에 가입한 18개 국내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약 13조4,000억원으로 54% 증가했다. 3월 7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만난 강 행장은 “취임 전 15.0%(2003년 말 기준)였던 중소기업 대출 시장 점유율을 18.5%(지난해 말 기준)로 높였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대출 시장 점유율 1위도 되찾았다. 금액으로는 2004년 2월 말 39조8,496억원에서 지난 2월 50조938억원으로 무려 10조원 넘게 확대했다. 강 행장은 “경기침체로 다른 은행들이 중소기업 지원을 꺼릴 때 기업은행은 ‘우산’을 계속, 더 많은 기업에 받쳐 주는 자세로 지원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 지원을 대폭 확대하면서도 치밀한 신용평가와 심사로 연체율을 낮춰 성장성과 건전성, 수익성의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자부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에는 0.79%로 사상 처음으로 1% 미만을 기록하기도 했다. 기업은행의 거래 업체 가운데 64%가 제조업이고, 음식겣돔恬?등 내수 업체의 비중은 크지 않다. 강 행장은 “중소기업이 어려웠지만 수출 제조업은 형편이 나았고, 그래서 전반적인 경기침체기에도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매년 500개 중소기업 발굴해 지원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설립 목적에 따라 중소기업에 대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규정상 대출 가운데 80%를 중소기업에 지원해야 한다”며 “하지만 대출 총액을 줄이면서 비율만 유지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카드 ·외환은행 매각 등 금융권 판도를 바꿀 변수들이 예고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은 행여 뒤처질세라 몸집 불리기에 열심이다. 한편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면서 중소기업 금융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 행장은 “이미 일부 은행들이 역마진을 감수하면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다른 은행이 키워 놓은 기업을 뺏기보다는 새로운 기업을 발굴해 육성하는 것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기업은행은 이에 대응해 지난 1월 본부 조직과 지역본부를 개편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조직개편에서 수도권 7개 지역본부를 10개로 확대하고 부산 ·경남지역본부 2개로 나눴다. 이에 따라 11개 지역본부가 15개로 늘어났다. 기업은행은 또 영업점을 올해 중 40개 이상 신설해 모두 452개로 늘릴 계획이다. 은행 간 영업전쟁이 뜨거워지면서 올해 들어 은행장들이 간부에게 돌린 선물이 화제가 됐다. 별명이 ‘검투사’인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영업본부장들에게 단검이 든 지휘봉을 주며 전투에 임하듯 일하라고 독려했다. 반면 강 행장은 지점장들에게 차량용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선물했다. 그는 “첫째도 고객이고 둘째도 고객”이라며 “고객을 자주, 신속하게 찾아가라는 뜻으로 선물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강 행장이 제시한 키워드는 ‘매니저’와 ‘주치의’다. 그는 “매니저가 흙 속의 진주를 찾아내 스타로 키우듯 기업은행은 올해부터 매년 500개씩 혁신형 중소기업을 발굴해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이를 위해 올해 3,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매니저는 물론 주치의 역할도 함으로써 기업과 동반성장한다는 게 강 행장의 다짐이다. “주치의가 환자의 질병을 예방하고 조기에 찾아내는 것처럼 거래 업체가 잘 돌아가도록 조언하고 문제를 미리 진단하는 컨설팅 기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5월에 KTB네트워크와 함께 1,200억원 규모의 ‘기업은행KTB 제1호 사모투자전문회사(PEF)’를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이 크지만 일시적인 자금부족에 빠진 기업을 인수해 자금을 빌려 주고 경영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의 PEF는 그동안 379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정부는 올해 기업은행 지분 51% 중 15%를 매각할 계획이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처럼 기업은행도 민영화의 길을 걷게 된 것. 강 행장은 “대형도 아니고 아주 작지도 않은 기업은행이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도록 확실한 위치를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행시 14회인 강 행장은 재정경제원 보험제도과장, 국고과장, 뉴욕총영사관 재정경제관,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으로 일했다. 동기로는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 유지창 은행연합회장, 신동규 수출입은행장, 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등이 있다. 강 행장은 유 회장의 고교 1년 후배라는 인연도 있다. 강 행장은 일을 합리적으로 처리하며 친화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취임하고 며칠 뒤 8,000여 임직원에게 e메일로 ‘자기소개서’를 보냈다. “제일 친한 친구 가운데 영화배우 안성기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젊어 보이는데 좀 부럽네요. 그리고 가수 조용필도 중학교 동창인데 가끔 연락해 만나곤 합니다….” 이렇게 시작한 뒤 그는 자연스럽게 집안이며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임직원들과의 거리를 좁혔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그가 한번 목표를 잡으면 당차고도 치밀하게 추진한다고 말한다. 강 행장은 올해 세운 경영목표를 ‘1.10.100’로 요약했다. 순이익 1조원, 시가총액 10조원, 자산 규모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뜻이다. 기업은행의 최근 성장 기세를 보면 ‘1.10.100’은 목표로만 그치지 않을 듯하다.
1950년 서울 生 서울 동성고, 연세대 행정학과, 미국 벤더빌트대 대학원, 행시 14회 94년 재정경제원 보험제도과장·국고과장 97년 뉴욕총영사관 재정경제관 2000년 금융감독위원회 감독법규관 2001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2002년 금융감독원 기획·총괄·보험 담당 부원장 2004년 3월~ 기업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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