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냔 하반기 경영환경 조사] 기업, 최우선 정책 ‘다시 경비절감’ “정몽구 회장 구속은 잘못” 34%뿐
[2006냔 하반기 경영환경 조사] 기업, 최우선 정책 ‘다시 경비절감’ “정몽구 회장 구속은 잘못” 34%뿐
상황이 좋지 않다, 허리띠를 더 바싹 조여라. 올 하반기 기업들의 경영정책은 이 말 한마디로 요약된다. 절약, 절약, 절약…. 아끼고 또 아끼라는 얘기다. 따져보면 맞다. 유가가 오르고 환율은 떨어지고 국내 소비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 수출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유가도 환율도 기업은 손을 댈 수 없다. 유일한 답. 그것은 경비를 줄이는 것뿐이다. 이코노미스트와 조사전문기업 인포서치가 함께 조사한 ‘2006년 상·하반기 경영환경 조사’가 이를 알려준다. 편집자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의 상존(常存)이 현대 경제의 특징이라고 한다. 요즘 그 말이 더욱 현실감 있게 느껴진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며 미국이 금리 인상을 시사하자 세계 주가가 썰물처럼 빠졌고 달러 가치가 오름세를 탔다. 천정부지로 오르던 유가도 내리막길이고 금값도 폭락했다. 하루 사이 7%나 빠진 금값 폭락은 극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다. 언제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재정·무역적자에 시달리는 미국의 달러는 언제 떨어질지 알 수 없다. 중동의 작은 문제만 터져도 유가는 폭등할 수 있다. 기업들의 대처가 여간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대기업들은 장사를 곧잘 했다. 올 상반기 경영실적 평가에 긍정적이다. 하반기 예상은 더 긍정적이다. 변화와 불안정에 단련된 모습들이다.
■ 상·하반기 경영환경 평가와 예상 유가와 환율. 국내 기업들을 울리고 웃기는 가장 중요한 환경 요인이다. 1~2%만 움직여도 충격이 있다. 그런데 2006년 상반기 이 두 가지 요인이 좋지 않았다. 유가는 올랐고 환율은 떨어졌다. 하반기에는 더 부정적 견해가 많다. 유가는 더 오를 것으로, 환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기업들은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올 상반기는 환율 충격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연말 1011.6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1월 6일 988.1원으로 떨어졌다. 일주일 사이 무려 20원 이상 떨어졌으니 수출로 먹고 사는 국내 기업으로서는 보통 충격이 아니었을 것이다. 상반기 환율은 들쭉날쭉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를 막기 어려웠다. 6월 현재 950원 아래로까지 떨어졌으니 지난해 연말과 비교하면 무려 60원이나 차이가 난다. 이번 조사 결과 상장사 69.0%가 상반기 경영의 복병으로 환율을 꼽았다. 상반기 원-달러 환율 예측치를 보면 기업들이 얼마나 당황했을지 알 만하다. 애초 예상했던 상반기 환율은 969.9원으로 연말 대비 40원이나 낮춰잡았다. 이 정도면 무척이나 보수적인 수치다. 그러나 실제는 이 ‘보수적인 예측치’보다 20원이나 더 떨어졌다. 보통 충격이 아니었을 것이다.
‘평균’이 아닌 ‘전체 비율’로 따진다면 생각보다 훨씬 당황해 했을 기업들이 한두 곳이 아니다. 4개 기업 중 1개(24.2%) 기업이 상반기 환율 예측치를 990원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들 기업은 예상보다 30원이나 더 떨어진 환율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다. 더 큰 충격이 있었다. 유가다. “유가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한 기업은 77.5%에 달했다. 경영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제시된 14개 항목 중 가장 많다. 연초만 해도 유가는 두바이 기준으로 55달러 수준이었다.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던 유가는 5월 초 69달러까지 육박함으로써 세계 경제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3차 오일 쇼크’나 ‘유가 100달러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 주류를 이뤘다. 유가 인상을 제품값에 반영시키면 가격 경쟁력에서 뒤질 테고 반영시키지 않으면 수익이 낮아질 것이 뻔했다. 국내 상장기업들은 상반기 유가를 두바이유 기준으로 평균 61.8달러로 예상했었다. 상반기 유가 최고치와는 7~8달러 정도 차이가 나지만 전체 평균으로 따지면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얘기가 다르다. 26.3%의 기업은 상반기 평균 유가를 57달러 선으로 예상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은 상반기 유가 오름세에 크게 당황했을 것이 분명하다. 유가와 환율에 대한 불안감은 하반기에도 가시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유가에 대한 불안감이 커보인다. 유가를 하반기 경영상 애로점으로 예상한 기업은 80.3%에 이른다. 하반기 유가 예상은 67.7달러로 상반기보다 6달러나 높게 잡았다. 일부 전문가의 예상대로 만일 유가가 80달러를 넘어설 경우 기업들의 경영 전략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환율 역시 복병이다. 이를 애로점으로 예상한 기업은 67.6%에 달했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설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는 있지만 경영계에는 낙관론보다 불안감이 큰 것이다. 하반기 예측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상반기보다 환율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 예상치보다 무려 30원 가까이 떨어진 938.2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 기업 중 하나는 925원 아래로 잡고 있다. 상당한 고전을 각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경영상 애로점은 유가와 환율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이 불안해하는 또 하나의 환경 요인은 내수 부진이다.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불안하다. 상반기 경영상 어려웠던 요인으로 꼽은 기업은 42.3%, 하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기업은 52.1%로 절반을 넘었다. 최근 소비 예측도 점점 안 좋은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도 하반기 내수를 우려하는 주요 근거가 된다. 내수가 어려우면 수출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수출 둔화를 우려하는 기업은 내수 부진을 우려하는 기업보다 물론 적었다. 그러나 상반기에 어려웠던 경영환경 요인으로 수출 부진을 꼽은 기업은 29.6%다. 거의 세 기업 중 하나가 수출 둔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수출 둔화를 하반기 애로점으로 예상한 기업도 똑같이 29.6%. 자칫 내수도 수출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리는 또 하나 특기할 만한 요인이다. 미국 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잡기에 나선 우리 정부도 금리를 올린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을 잡는 것은 국가 경제 전체로 봤을 때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기업으로서는 꼭 달가운 일로만 볼 수는 없다. 보유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자 부담이 늘기 때문이다. 상반기 금리가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고 응답한 기업은 16.9%였지만 하반기 불안 요인으로 본 기업은 28.2%로 훨씬 많아졌다.
■ 경영 실적
‘빈익빈 부익부’. 이번 조사 결과에서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대충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올해 경영환경은 썩 좋지 않다. 유가 상승, 환율 하락, 내수 부진 등의 복병이 있다. 그러나 경영환경에 부정적인 요인이라도 모든 기업에 똑같이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기업은 ‘그럼에도’ 실적을 올리고, 어떤 기업은 ‘그래서’ 실적이 악화된다. 그래서 “기업의 실력은 불경기 때 알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상반기 순익에서 이런 경향성이 두드러진다. 조사 대상 대기업 46.4%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순익이 좋았다”고 답했다. 유가 상승, 환율 하락, 내수 부진에 시달렸던 것에 비춰보면 이 정도 수치는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순익이 나빴다”는 응답 기업도 적지 않았다는 게 눈에 띈다. 42.2%에 달했다. “좋았다”는 기업보다는 조금 적었지만 그에 못지 않은 기업들이 수익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경영 전반에 대한 평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다. 42.2%의 기업이 “좋았다”고 평가했지만 40.8%는 “나빴다”고 평가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경향성은 다소 줄지만 수출과 매출 부문 역시 비슷한 현상이 발견된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수출이 “좋았다”는 기업은 40.8%, 매출이 좋았다는 기업은 45.0%. 악화된 경영환경에 비춰보면 만족할 만한 수치다. 그러나 적잖은 기업은 수출과 매출에서 평가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31.5%, 매출은 28.2%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3~4개 중 한 개 기업이 경영환경 악화에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것이다. 언뜻 보기에 경영목표 달성도는 상당히 좋아 보인다. 수출 부문의 목표 달성도는 93.5%, 매출은 91.7%, 투자는 90.8%, 내수는 90.8%로 조사됐다. 기업의 경영 목표란 것이 실제보다 다소 높게 잡는 특성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면 상당한 실적이다. 다른 항목에 비해 다소 달성률이 떨어진 순익 부문 역시 목표 달성률은 87.6%에 이르렀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부분의 부문에서는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매출이나 수출, 내수 부문에서 대부분의 기업이 목표 달성률 90% 이상에 있다. 그러나 순익 항목에서는 뚜렷하게 격차가 있었다. 40.0%의 기업이 목표의 100% 이상을 달성했지만 45.5%의 기업은 80%대 아래에 머물고 있으며, 25.5%의 기업은 목표 대비 80%를 넘지 못했다. 결국 적잖은 기업이 매출, 수출, 내수 등에서는 목표에 근접했지만 수익 부문만큼은 목표를 맞추기 어려웠다고 해석되는 것이다. 하반기 경영실적에 대해서는 상당히 낙관적이며 격차도 크지 않다. 59.1%는 상반기보다 순익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었으며 매출은 60.6%가 좋아질 것으로 봤다. 특히 상반기 내수가 워낙 좋지 않아서인지 44.6%는 더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영 전반이 좋아질 것으로 본 기업은 57.7%였다. 모든 부문에서 “상반기보다 나쁠 것”으로 본 기업 비율은 10%대에 불과했다.
■ 주요 시책 및 경제 전망 이 같은 상황은 대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일까? 아니면 국내 기업 전반에 해당되는 것일까? 전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경제 전반은 나쁘지만 대기업은 그래도 괜찮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응답한 대기업 40.8%는 상반기 자사의 수출실적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국내 수출 경기가 좋아졌다는 평가는 21.7%에 불과했다. “나빠졌다”는 평가가 33.3%로 “좋아졌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하반기 예상도 마찬가지다. 39.7%가 하반기 자사의 수출 실적을 긍정적으로 에상했지만 우리나라 수출 경기 전반이 좋아질 것으로 본 기업은 27.5%에 불과했다. 하반기 예상 역시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34.7%로 더 많았다. 내수 환경은 더 좋지가 않다. 38.0%의 기업이 이번 상반기 내수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나빴다고 답했다. 상반기 우리나라의 내수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좋았다는 응답은 23.9%로 훨씬 적었다. 하반기 내수 예상은 더 나쁘다. 36.6%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좋아질 것”으로 내다본 기업은 21.1%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경기에 대해서는 대체로 호황보다는 불황 쪽이라는 해석이 강하다. 59.7%의 기업이 올 상반기를 호황도 불황도 아닌 ‘보통’이라고 보고 있었지만 3명 중 1명(34.7%)은 ‘불황’으로 보고 있었다. 올 하반기 경기는 상반기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보통’이라는 시각은 50.0%로 줄었지만,‘불황’으로 예상하는 비율은 45.8%로 늘어났다. 허리띠를 바싹 조여라! 2006년 대기업의 경영 기조는 한마디로 근검·절약형 경영이다. 수출도 내수도 좋아질 기색이 없으니 경비는 일단 줄이고 보자는 것이다. 매출보다는 이익을 따지는 경영기조가 자리 잡은 것도 이미 수년이 지났다.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는 어쨌거나 덜 써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이 같은 경향은 분명하다. 17가지 주요 시책 중 ‘경비절감’을 꼽은 기업이 가장 많은 것이다. 상반기 주요 시책으로 75.7%가 ‘경비절감’을 꼽았으며 하반기 시행 계획인 시책으로 77.3%가 이를 꼽았다. 대부분의 기업에 경비절감 경영은 가장 우선시되는 경영전략인 것이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보면 경비절감 경영에 대한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경기와 상관없이 경비절감은 일상화됐다는 점이다. 1년 전 조사 때 역시 상반기 시책 69.9%, 하반기 예상 시책으로 66.7%의 기업들이 경비절감을 꼽아 가장 많았다. 둘째, 경비절감 정책은 더 확장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수출 확대를 주요 시책으로 삼는 기업들의 수도 줄어 환율, 유가, 세계 경기 등으로 수출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상반기 수출을 확대했다는 기업이 42.5%였지만 올해는 25.7%로 줄었으며, 하반기 역시 지난해 49.3%에서 올해 28.8%로 줄었다.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내수를 확대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 역시 제자리 걸음이거나 조금 늘었을 뿐이다. 지난해 상반기 내수 확대를 주요 시책으로 잡았던 기업은 17.8%였지만 올 상반기에는 22.9% 다소 는 반면 하반기 내수 확대를 주요 시책으로 꼽은 기업은 지난해(27.5%)와 올해(27.3%)가 거의 같았다. 그렇다면 대기업들은 사회 여론이나 국가 어젠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우선 60.3%의 기업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는 수년 내 달성될 것”으로 봤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조사에서 이 비율은 43.1%에 그쳤다. 원화가치 상승으로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의 꿈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이다. 정치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74.0%의 기업이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고 있었으며, 60.3%의 기업은 “정부 규제가 심하다”고 답했다. “삼성과 현대의 사회기부는 강압적 측면이 강하다”는 의견 역시 56.3%여서 정부에 대한 반감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34.3%의 기업은 “정몽구 회장의 구속은 잘못됐다”는 생각이다. 해외자본·기업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41.1%의 기업이 “해외자본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었으며, 42.4%의 기업이 “국내 기업들이 언제 해외자본에 빼앗길지 모른다”는 우려를 했다. 34.8%의 기업은 “외국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있다”는 불만이 있다. 대기업에 유리할 것으로 분석됐던 한·미 FTA에 대한 반응은 의외다. “빨리 체결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 기업은 37.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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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반기 경영환경 평가와 예상 유가와 환율. 국내 기업들을 울리고 웃기는 가장 중요한 환경 요인이다. 1~2%만 움직여도 충격이 있다. 그런데 2006년 상반기 이 두 가지 요인이 좋지 않았다. 유가는 올랐고 환율은 떨어졌다. 하반기에는 더 부정적 견해가 많다. 유가는 더 오를 것으로, 환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기업들은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올 상반기는 환율 충격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연말 1011.6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1월 6일 988.1원으로 떨어졌다. 일주일 사이 무려 20원 이상 떨어졌으니 수출로 먹고 사는 국내 기업으로서는 보통 충격이 아니었을 것이다. 상반기 환율은 들쭉날쭉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를 막기 어려웠다. 6월 현재 950원 아래로까지 떨어졌으니 지난해 연말과 비교하면 무려 60원이나 차이가 난다. 이번 조사 결과 상장사 69.0%가 상반기 경영의 복병으로 환율을 꼽았다. 상반기 원-달러 환율 예측치를 보면 기업들이 얼마나 당황했을지 알 만하다. 애초 예상했던 상반기 환율은 969.9원으로 연말 대비 40원이나 낮춰잡았다. 이 정도면 무척이나 보수적인 수치다. 그러나 실제는 이 ‘보수적인 예측치’보다 20원이나 더 떨어졌다. 보통 충격이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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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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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시책 및 경제 전망 이 같은 상황은 대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일까? 아니면 국내 기업 전반에 해당되는 것일까? 전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경제 전반은 나쁘지만 대기업은 그래도 괜찮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응답한 대기업 40.8%는 상반기 자사의 수출실적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국내 수출 경기가 좋아졌다는 평가는 21.7%에 불과했다. “나빠졌다”는 평가가 33.3%로 “좋아졌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하반기 예상도 마찬가지다. 39.7%가 하반기 자사의 수출 실적을 긍정적으로 에상했지만 우리나라 수출 경기 전반이 좋아질 것으로 본 기업은 27.5%에 불과했다. 하반기 예상 역시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34.7%로 더 많았다. 내수 환경은 더 좋지가 않다. 38.0%의 기업이 이번 상반기 내수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나빴다고 답했다. 상반기 우리나라의 내수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좋았다는 응답은 23.9%로 훨씬 적었다. 하반기 내수 예상은 더 나쁘다. 36.6%가 “더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좋아질 것”으로 내다본 기업은 21.1%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경기에 대해서는 대체로 호황보다는 불황 쪽이라는 해석이 강하다. 59.7%의 기업이 올 상반기를 호황도 불황도 아닌 ‘보통’이라고 보고 있었지만 3명 중 1명(34.7%)은 ‘불황’으로 보고 있었다. 올 하반기 경기는 상반기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보통’이라는 시각은 50.0%로 줄었지만,‘불황’으로 예상하는 비율은 45.8%로 늘어났다. 허리띠를 바싹 조여라! 2006년 대기업의 경영 기조는 한마디로 근검·절약형 경영이다. 수출도 내수도 좋아질 기색이 없으니 경비는 일단 줄이고 보자는 것이다. 매출보다는 이익을 따지는 경영기조가 자리 잡은 것도 이미 수년이 지났다.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는 어쨌거나 덜 써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이 같은 경향은 분명하다. 17가지 주요 시책 중 ‘경비절감’을 꼽은 기업이 가장 많은 것이다. 상반기 주요 시책으로 75.7%가 ‘경비절감’을 꼽았으며 하반기 시행 계획인 시책으로 77.3%가 이를 꼽았다. 대부분의 기업에 경비절감 경영은 가장 우선시되는 경영전략인 것이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보면 경비절감 경영에 대한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경기와 상관없이 경비절감은 일상화됐다는 점이다. 1년 전 조사 때 역시 상반기 시책 69.9%, 하반기 예상 시책으로 66.7%의 기업들이 경비절감을 꼽아 가장 많았다. 둘째, 경비절감 정책은 더 확장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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