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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불법도박산업으로 소비 위축

[전망대] 불법도박산업으로 소비 위축

2006년 1분기를 정점으로 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분기 중 민간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 전분기(4.8%)보다 0.4%포인트 감소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일부 소비 관련 지표가 감소세로 반전하면서 상반기 중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던 소비재 판매가 7월에는 0.5% 감소했다. 최근 소비증가세 둔화 조짐의 주요인은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에 따른 소득 증가세 둔화와 소비심리 악화 등이다. 통계청의 소비자 기대지수는 8월에 93.7을 기록, 2월 이후 7개월 연속 하락했고, 한국은행의 소비자심리지수는 3분기 중 96으로 2004년 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불법 사행성 산업이 건전한 소비활동을 저해함으로써 소비성장세를 둔화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다이야기로 대표되는 불법 사행성 오락장의 매출액을 21조6000억원으로 가정하고 초기 불법도박 베팅액을 추계한 결과 불법 도박산업으로 유입된 초기 베팅금액은 3조1300억원, 불법 도박업자의 순이익은 1조800억원으로 계산됐다. 도박사업의 민간소비에 대한 영향은 가계의 도박자금 조달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가계가 초기 베팅금액을 기존의 소비자금에서 조달했을 경우 불법 도박에 의해 민간소비는 2조7200억원만큼 감소한다. 이는 가계의 소비감소분(3조1300억원)과 게임장 업자의 소득증가에 따른 소비증가분(4104억원)의 차액에 해당되며, 2005년도 명목소비의 0.6% 수준이다. 반면 초기 베팅액(3조1300억원)을 사용처가 정해지지 않은 가계 소득에서 조달할 경우 불법 도박에 의한 소비감소는 7790억원(2005년 중 민간소비의 0.2% 수준)이다. 경기가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호황을 누린 불법 도박산업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직면한 중산층 이하 계층의 좌절감과 호구지책의 복합적인 결과로 분석된다. 블루칼라나 월소득 200만원 미만 계층이 도박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즉, 불법 도박이 중산층 이하 계층의 소득 및 소비여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같은 결론은 사행산업의 경우 오락장 허가부터 오락프로그램, 기기 및 승률 조작 등 사후관리까지 총체적인 시스템 속에서 관리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불법 사행산업의 근절책은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내수경기를 진작해 가계의 구매력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의 정착이다. 현재 한국경제는 고용·주거·교육·노후 등 4대 불안요인이 지속되어 소비 여력 및 심리가 부진하다. 4대 불안 심리를 해소키 위해서는 소득 창출을 위한 일자리 확대를 유도하고, 주택가격 안정을 통해 주거불안을 해소하며, 사교육비 부담 및 준조세 부담을 경감시킬 필요가 있다. 가계가 미래에 대한 경제적 불확실성에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경제환경이 갖추어진다면 일확천금의 꿈을 갖고 불법도박장으로 이탈하는 도박자금이 경제 내의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가는 선순환 구조의 정착이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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