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HOT ISSUE] “떼돈 벌기는 커녕 문 닫게 생겼다”
[WEEKLY HOT ISSUE] “떼돈 벌기는 커녕 문 닫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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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순익 5086만원에 불과” 한마디로 ‘옛날 같지 않아서’다. 이익이 크게 줄었다. “주유소가 떼돈을 번다는 건 한참 전 얘기”라는 게 주유소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그 말을 믿을 수 있을까? 휘발유·경유값이 엄청나게 오른 것 같은데, 주유소 마진이 박하다는 게 정말일까? 주유소협회가 조사한 바로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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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살 깎는 과당경쟁이 원인 주유소들이 들썩거리며 지금 벌이고 있는 ‘상표표시제 폐지를 위한 서명 운동’의 목적은 조금이라도 이익을 늘려보자는 것이다. 특정 정유사 표시를 달지 않고 그때그때 싸게 주는 정유사 기름을 받아 팔겠다는 속셈이다. 주유소로선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게 이익이다. 이에 대해서는 “상표표시를 하지 않으면 특정 정유사 제품을 원하는 고객의 권리가 침해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주유소 업자들은 “A사 표시를 단 주유소에 B사가 기름을 공급하는 등, 이른바 정유사 차원에서도 ‘맞바꾸기’를 하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그럴 바엔 표시를 달지 않고 싼 기름을 싸게 파는 게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주유소 마진이 줄어드는 데 대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값싼 유사 휘발유 등을 섞어 팔려는 유혹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 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는 산업자원부·석유품질관리원·지자체·정유사·주유소·소비자 단체들이 모여 ‘유사 석유제품 추방 대국민 결의대회’까지 한 상황이다.
서울에서 주유소가 줄었다 |
땅값 비싼 강남에서만 33% 사라져 마진이 박해지다 보니 서울에 주유소가 줄어드는 현상도 나타났다. 1996년 말 886개였던 서울의 주유소는 현재 706개로 줄었다. 10년 새 5분의 1이 사라졌다. 비싼 땅값 때문이다. 서울에서 주유소를 하려면 도로변 상가지역의 땅 300평 정도가 필요하다. 서울의 도로변 땅이라면 강남이 아니라도 평당 2000만∼3000만원은 쉽게 넘어간다. 300평이면 60억∼90억원이다. 마진이 줄면서 이렇게 비싼 땅의 임대료도 대기 버거워진 게 서울의 주유소가 감소한 이유다. 특히 땅값이 비싼 서울 강남구는 2002년 초 79개였던 주유소가 3년 사이인 지난해 말 58개로 27% 급감했다. 개인이 운영하는 주유소가 많이 문을 닫았다. 강남의 정유사 직영 주유소는 2002년 초 27개에서 지난해 말 23개로 4개가 감소한 반면, 개인이 운영하는 주유소는 같은 기간 52개에서 35개로 17개(33%)나 사라졌다. 자영 주유소의 3분의 1이 문을 닫은 것이다. 대기업이 주유소를 없앤 사례도 있다. SK주유소를 운영하는 회사인 SK네트웍스는 서울 여의도역 네거리 귀퉁이의 주유소를 헐고 그 자리에 고급 오피스텔을 짓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비싼 세금을 내면서 주유소를 계속 운영하는 것보다 오피스텔을 지어 분양하는 게 훨씬 이익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숫자가 자꾸 줄어든 덕(?)에 서울 지역 주유소들이 전국에서 제일 많은 이익을 내고 있다.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서울 평균 주유소(월 판매량 1100드럼 내외)의 지난해 순이익은 8245만원으로 전국 평균인 5086만원보다 60%가량 많았다. 매출은 서울이 32억2400만원, 전국 평균이 30억7600만원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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