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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재앙은 기우일 뿐

기상 재앙은 기우일 뿐


지금 지구가 위기를 맞는다는 주장은 아무런 과학적 근거 없다 최근 몇 달 동안의 언론 보도로 판단하자면 지구온난화 논쟁은 끝났다. 지구는 지난 한 세기 반 동안 달아오르기만 했으며, 거기에는 우리의 온실가스 방출도 일정량 기여했다. 이 두 가지 명제는 거의 확실한 사실로 굳었다. 그래서 어쨌다는 건가? 요즘 지구가 당장 행동이 요구되는 위기를 맞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늘었다. 이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지금까지 본 온난화 현상이 재앙 근처에 간다는 결정적 증거는 없다. 대다수 해설가(와 대다수 과학자)가 놓치는 점은 기후에 관해 확실히 말할 수 있는 사항은 기후가 바뀐다는 점뿐이라는 사실이다. 지구는 늘 해마다 10분의 몇 도씩 더워졌다 식었다 한다. 평균온도가 꾸준히 계속되는 기간은 드물다. 지구의 기후역사를 돌아보면 만물에 딱 맞은 기후인 적정온도 따위는 없음이 분명하다. 현재의 불안은 우리가 온도상 완벽한 세상에 살고 있을 뿐 아니라 2040년의 온난화 예보가 다음 주 일기예보보다 더 믿을 만하다는 엉터리 가정을 전제로 한다. 기후가 좀 더 따뜻해지면 지금보다 더 좋을지도 모른다. 기후 변화에 관한 불안은 대체로 날씨와 기후를 논할 때 무엇이 정상인지 잘 모르는 데서 기인한다. 예컨대 미국 허리케인 센터, 세계기상기구(WMO),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올해 보고서 하권을 4월 초 발표했다)에 따르면 극심한 기후 이변이 체계적으로 늘어난다는 증거는 없다. 기상학 이론으로는 온난화 세계의 날씨가 열대지방을 제외하고는 크게 바뀌지 않는데 어쩌면 유익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다른 많은 점에서도 온난화의 악영향이 과장 보도됐다. 가령 해수면은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이래 계속 높아져 왔다. 단기적 변화는 무시하고 최근 몇 세기를 돌이켜보면 해수면 상승의 비율은 비교적 균등했다(연 2㎜가 채 안 됐다). 심지어 20세기 하반기보다 상반기의 증가율이 더 컸다는 증거도 있다. 종합적으로 어느 지역이든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의 위험은 지구 표면의 지각변동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한 위험보다 작다. 가장 불안한 연구결과들을 보면 상당수가 본질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기후모델을 이용한 장기예측에 근거한다. 그것들은 일주일 뒤의 날씨조차 제대로 예측 못하는 기후모델과 비슷하다. 그런 연구결과를 해석하면서 대기 중에 탄소가 쌓일수록 탄소가 온도에 미치는 영향이 늘지 않고 떨어진다는 사실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 신빙성 없는 전제지만 비록 가스 방출이 최근 온도 상승의 유일한 원인이라 해도 미래의 온도 상승은 가스 방출량의 상승처럼 가파르지 않을 전망이다. 사실 간과된 한 가지 신비는 온도가 왜 이미 오르지 않았느냐는 의문이다. 여러 기후모델에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배로 늘리면 세계의 평균 온도가 최소 섭씨 1.5도에서 최대 4.5도까지 오른다고 예측됐다. 배증된 이산화탄소(또는 다른 온실가스라도)에서 중요한 점은 온난화 기여도를 가리키는 ‘촉진도(forcing)’다. 현재 온실가스의 촉진도는 이미 이산화탄소를 배로 늘려 얻는 수준의 약 4분의 3에 이르렀다. 그러나 평균 온도는 공업화 시대 시작 이래 약 0.6도밖에 오르지 않았고, 그 변화마저 균등하지 않았다. 온난화 현상은 대체로 1919~40년과 1976~98년 일어났고, 중간에 식었다. 연구원들은 그 모순을 설명하지 못했다. 모델 실험자들은 다양한 추측 중에서 제대로 관찰하지 못한 화산과 측정 못한 태양열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를 선택해 1976년 이전 일어난 온난화와 냉각화 현상을 모의실험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요인들은 1976~98년 지구가 약 0.4도 더워진 이유의 답이 못 된다고 그들은 주장했다. 기후모델 실험자들이 그 원인을 온실가스 방출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른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증거의 대체물로 삼기에 불충분하며, 모의실험이 정확한 설명의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 기후모델 실험자들은 10년 전에도 1050~1300년께 일어난 온난화의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그들은 중세 온난기를 관측기록에서 지우려 했다. 그런 일 때문에 지금 일반적으로 불신받는다. 기후 변화 모델들은 엘니뇨와 계절 내 진동 같은 단기적 변수를 너무 과소 평가했다. 그런 현상은 복잡하고 격한 기후체제가 어떤 외부 요인없이도 크게 변하며, 그것도 여러 해나 여러 세기에 걸쳐 변한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파국으로 끝난다고 가정하면 어떤 이득이 있나. 혹은 그 증가가 약간으로 그쳐 결국 이롭게 되지 않을까? 인도는 20세기 후반에 더워졌고 덕분에 농산물이 크게 증가했다. 말라리아 같은 전염병은 온도보다 가난이나 보건정책(DDT 제거 등)의 문제다. 추위에 노출되는 쪽이 일반적으로 더 위험하고 불편하다. 게다가 가스 방출을 줄이려고 지금까지 취한 행동들이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개선하기는커녕 이미 부정적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예컨대 에탄올의 강조가 멕시코에서 옥수수값 인상에 항의하는 성난 시위로 이어지고, 동남아의 열대림 개발과 서식지 파괴를 불렀다. 탄소 상한선은 배출권 거래와 관련한 부패(엔론은 배출권 거래를 활용할 목적으로 교토협약에서 활발한 로비를 벌였다)는 물론 가격상승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 소위 문제보다 해법에 재앙의 소지가 더 많다. 앨 고어의 스승으로 알려진 작고한 기후학자 로저 레벨의 결론은 귀담아 들을 만하다. 지금까지 나온 지구온난화의 증거를 놓고 볼 때 기후와 무관한 다른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모를까, 굳이 행동을 취할 필요는 없다. [필자는 매사추세츠 공대(MIT) 기상학과의 앨프리드 P 슬론 교수다. 그의 연구는 항상 미국 정부가 단독 지원해와 에너지 기업들의 지원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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