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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분쟁부터 실적쇼크까지 엔터주 반등 언제쯤 [이코노株인공]

주요 아티스트 부재·음반 판매 감소 탓 1분기 '어닝쇼크'
2분기 아티스트 활동 재개 이후 반등 구간 진입 '전망'

하이브와 SM 등 엔터주가 최근 하락세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국내 엔터테인먼트(엔터) 주가에도 봄이 올까. 최근 국내 최대 음반 기획사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label·음반사) 어도어의 경영권 분쟁에 이어 ‘빅’엔터사의 어닝쇼크(실적 쇼크)가 이어지며 엔터주는 그야말로 살얼음을 걷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조심스레 엔터주의 바닥론이 제기되는 등 하반기 반등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에스엠(SM)엔터는 전 거래일 대비 3.18% 오른 8만1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YG엔터는 1.97% 올랐고, 하이브는 0.36% 오른 19만3500원을 기록했다. JYP엔터는 보합으로 마무리했다. 

엔터주들이 모처럼만에 빨간불을 켰지만 반등 분위기는 아직 묘연해 보인다. 전날 엔터 주가는 그야말로 추풍낙엽이였다. 하이브·JYP엔터·SM엔터·YG엔터 등 ‘빅4' 모두 1분기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를 하회(어닝 쇼크)하는 실적을 기록하면서다. 

지난 13일 JYP엔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28%나 하락한 6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M엔터는 5.65%, YG엔터는 3.91% 하락했다. 하이브는 3.84% 하락하며 19만2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우선 JYP엔터는 1분기 영업이익이 20% 줄어든 336억원을 기록했다. 4대 엔터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냈지만 시장의 기대치였던 439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1365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어닝쇼크에 엔터주 ‘추풍낙엽’

주요 아티스트의 활동이 없었던 가운데 신규 지식재산권(IP)에 대한 투자 50억원과 전속계약 및 음원저작권 매입 35억원 등에 따른 무형자산상각비 등이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대폭 축소된 영향이다. 

하나증권은 JYP엔터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0만원으로 하향했으며 한국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12만원에서 11만원으로 낮췄다. 

앞서 YG엔터가 70억원의 영업손실을 발표하면서 엔터주 투자심리는 약화됐다. YG엔터의 1분기 매출액은 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5%나 떨어졌다. 영업손실 70억원은 컨센서스(56억원)에 한참 밑도는 수준이었다. 

이환욱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트레저의 일본 콘서트, 베이비몬스터의 디지털 싱글 발매를 제외하면 아티스트의 활동이 부족해 1분기 매출 역성장은 불가피했다”며 ”IP 론칭 비용이 발생했고, 무형자산 상각비가 늘어 이익률이 훼손됐다“고 분석했다. 

SM엔터 역시 K팝 앨범 판매 감소세에 실적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SM엔터 매출은 2201억원, 영업이익은 155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컨센서스 238억원을 34.6% 밑돈 것이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앨범 비중이 높은 SM엔터의 매출·마진구조상 K팝 앨범의 다운그레이드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연간 매출액은 작년 대비 2.3% 증가한 9823억원, 영업이익은 1.2% 감소한 1111억원으로 제시하며 기존 추정치보다 눈높이를 낮췄다.

엔터 대장주인 하이브도 어닝쇼크를 피하지 못했다. 하이브는 1분기 3609억원의 매출과 1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1%, 72.6% 줄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시장의 기대치였던 매출 3804억원, 영업이익 172억원을 밑도는 수치다. 기존 아티스트의 활동 공백과 신인 그룹의 데뷔 관련 초기 비용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하이브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 측과 하이브의 경영권 공방이 지속되면서 주가가 20만원선이 무너졌다. 하이브는 지난달 22일 ‘경영권 탈취 의혹’을 이유로 어도어 감사에 전격 착수한 이래 민 대표 등 현 어도어 경영진의 교체를 추진해왔다. 이에 더해 하이브 측이 어도어의 부대표 등 경영진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매한 사실을 조사해달라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하기로 하는 등 분쟁은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다. 

경영권 분쟁 하이브 등 주요 아티스트 컴백 기대감 ‘여전’

하이브와 어도어의 분쟁은 엔터주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며 투심을 약화시키고 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엔터 업종은 지속되는 앨범 피크아웃 우려, 테마주에서 소외된 데 따른 수급 피해로 섹터 매력도가 저하됐다”며 “하이브와 어도어 사태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펀터멘털(기초체력) 피해는 이미 시가총액에 반영됐지만 센티멘털(정서적·감정적) 회복을 위해 빠른 시일 내 이슈 종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엔터사 공통으로 주요 아티스트의 활동이 하반기에나 본격 재개되기 때문에 단기적 주가 모멘텀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최근 주가 낙폭이 컸던 만큼 엔터업계의 중장기 성장성을 감안하면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 매력은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금이 엔터주 저점매수의 기회라 시각도 나온다. 

증권가에선 올 초 감소했던 음반 판매량이 회복되고, 각 기업 소속 아티스트의 활동이 재개되는 2분기를 기점으로 엔터업계의 실적 개선에 따른 주가 반등 가능성이 점쳐진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터 업종은 실적 측면에서 ‘상저하고’ 사이클을 반복할 것”이라며 “이는 2분기와 4분기에 활동이 집중됐고 공연은 2분기 중순부터 이어진 영향이다. 올해는 7월 중순~8월 중순 올림픽이 예정돼 음반 발매 스케줄은 9~11월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엔터업 전반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중 확대보다 올해 1분기 저점을 찍고 2분기 이후 분위기가 대세 호전되는 종목들로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엔터는 활동 부재로 1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2분기부터 IP 활동 확대, 일본 대체 등으로 실적 모멘텀이 부활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분석했다.

경영권 분쟁 중인 하이브 역시 내년 방탄소년단(BTS) 완전체가 컴백하는 만큼 이번 조정이 매수 기회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멀티 레이블 체제에 대한 의구심이 있으나 멀티 레이블 체제는 실적 안정성을 개선하고 있다”며 “BTS의 순차적인 전역이 가져올 분위기 환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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