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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에 돈이 가득 들어있네

배낭에 돈이 가득 들어있네

이번에는 성장주인 여행업을 알아보자.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내 여행업계가 활황을 맞고 있다. 쓰나미를 겪었던 2003년 우리나라 출국자가 0.5%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관광 목적 출국자도 2000년부터 지금까지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2010년까지 연평균 18%의 성장이 기대된다. 2000년 관광 목적으로 출국한 내국인은 216만7000명으로 전체 출국자(550만8000명)의 39%를 차지했지만, 2004년 53%로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57%인 660만6000명에 이르렀다. 이 같은 증가 추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져 2008년에는 60% 수준인 872만3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수학여행도 만리장성으로 여행업종이 이처럼 호황을 누릴 수 있는 요인으로는 네 가지의 사회적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우선 휴가제도의 변화에 따른 해외여행 욕구의 증가다. 2004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주5일 근무제가 올 7월부터는 4단계인 50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초·중·고 학생들은 이미 격주 5일 수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수학여행을 가도 중국 만리장성을 간다. 둘째, 국민소득 증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1980년과 IMF를 겪은 1998년에 각각 1.5%, 6.9%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해 왔다. 올해도 4.5%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이 경우 과거 사치여행으로 생각되었던 해외여행 문화는 점차 인식이 변화될 전망이다. 해외여행은 이제 누구나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여행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원화 강세 기조. 원-엔화, 원-달러의 가치를 비교할 때 원화의 가치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원-달러 평균 환율이 전년 대비 1.8% 절상된 91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넷째, 인구 고령화 추세. 우리나라는 총인구 중 노인 인구 비율이 2000년 7.2%로 고령화사회(ageing society)에 진입했다. 인구의 고령화는 결국 개별여행이 아닌 패키지 상품의 지속적인 수요 기반을 확충시켜 주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나라 안의 빈약한 관광상품도 해외여행을 부추기고 있다. 국내 관광자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말이다. 원래 우리나라는 5000년 역사를 간직해 온 문화자원국가이면서 아름다운 사계절, 그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치안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국내보다 해외여행을 선호한다. 단순히 외국에 대한 호기심의 발동이라기보다는 국내 관광자원에 대한 상품 개발과 인프라 구축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은 2005년 대비 2.2% 증가한 615만 명인 반면, 내국인의 해외출국자는 15% 증가한 1161만 명으로 나타났다. 국가적으로 볼 때에도 해외관광은 늘 전망이다. 2005년 말 통계청 자료를 보자. 대만의 출국자가 전체 인구의 35.9%를 차지한 것에 비해 한국과 일본은 각각 19.5%, 13.6%에 그치고 있다. 대만의 문화 자원환경이 우리나라와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우도 대만의 경로를 밟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 국내외 관광 비용의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해외여행을 활성화시키는 주요인의 하나다. 값도 비슷한데 언제나 갈 수 있는 국내보다는 언제 갈지도 모르는 해외를 먼저 가자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비용 격차가 줄어드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앞서 언급한 원화 강세에 따른 영향이고, 또 하나는 패키지 요금 하락에 따른 영향이다. 최근 항공사들의 경쟁적인 요금 인하까지 가세해 여행사들의 패키지 요금 인하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 항공요금 인하와 오픈스카이(항공자유화), 그리고 저가항공의 등장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외 항공사들이 손익분기점 달성과 관계없이 가격경쟁에 뛰어드는 이유는 동방항공 같은 중국 항공사들이 저가로 공격적 영업을 하고 있어서다. 특히 산둥반도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중국 여행사들의 공격적인 영업형태가 눈에 띈다. 오픈스카이 실시 이후 취항노선이 많이 증가했다. 또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여객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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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유럽을 비롯한 북미는 저가 항공사가 활성화하고 있다. 유럽의 ‘라이언에어’는 기존 항공사의 25~33% 수준의 싼 요금을 무기 삼아 지난해 승객이 2000년보다 5배 증가한 3500만 명을 기록했다. 유럽의 ‘이지젯’ 역시 지난 5년 사이 이용객이 5배 증가한 3000만 명을 기록했다. 북미시장도 ‘제트블루’를 비롯해 ‘에어트랜’ ‘사우스웨스트’ 등 20여 개 업체가 저가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해외여행 경비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항공 요금의 경쟁적 인하는 국내와 해외의 관광비용 격차를 줄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에도 이미 저가 항공사인 한성항공과 제주항공이 국내노선에 취항해 있는 상황이다. 또 이들이 점차 해외로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점에서 저가항공에 따른 여행비용 절감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 여행업 장사를 하는 업체는 1만 개가 넘는다. 이 중 자본금 1억원 이상의 국외 여행업체는 5560개. 하지만 상품 기획을 주도하는 대형 업체를 비롯한 일반 여행업체는 776개에 불과하다. 2000년 말에 7000개 정도였던 업체 수가 2006년 말 기준으로 54%나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우선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요하지 않고, 신고제여서 법적인 제한이 크지 않으며, 소형 업체들도 대형 업체가 생산해 내는 상품을 모방하기가 어렵지 않다는 이유를 들 수 있다. 이 같은 난립 속에서도 상품 디자인을 선도해 나가고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규모의 경제를 시현해 나가는 대형 업체들의 전략이 향후 여행 업종의 판도를 주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21세기 성장산업인 여행업의 과실을 먹을 수 있는 수혜종목은 무엇일까? 대형 여행업체들로 보면 틀리지 않다.

항공사들 저가경쟁 치열 2000년 하나투어의 상장 이후 여행업체들의 주식시장 상장이나 우회등록이 늘고 있다. 특히 2005년 이후 이러한 패턴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주식시장에 상장해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키고 이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직접 하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해에 국내 3위 여행업체인 롯데관광개발이 상장한 것을 비롯해 BT&I(볼빅 인수), 참좋은여행사(위즈정보기술 인수), 레드캡투어(미디어솔루션 인수)가 우회상장에 성공했다. 하나투어는 647억원의 해외DR 발행을 비롯해 총 2196억원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이 같은 자금조달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왜냐하면 성장기를 맞는 여행업의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IT투자가 불가피하며, 항공사들과의 가격 교섭력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라도 현금 보유분을 늘려야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109개 여행업체의 내국인 송객 실적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송객 인원은 2005년 대비 38% 증가한 372만1000명, 금액으로는 40% 증가한 3조848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하나투어, 모두투어, 롯데관광, 자유투어 같은 상위 빅4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금액기준, 인원 기준은 약 49%)를 차지하고 있다. 대형 여행사들 위주로 시장이 집중되어 있다는 얘기다. 빅4 중 대표 기업인 하나투어, 모두투어는 지난해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의 지난해 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각각 50%, 71% 성장한 1663억원, 389억원에 이른다. 영업이익은 70%, 217% 증가한 302억원, 101억원을 실현했다. 이 같은 성장의 원동력은 앞서 언급한 대로 여행업 전반에 걸친 탁월한 업황이다. 이 외에도 상위 업체들이 갖는 매력을 들 수 있다. 브랜드 이미지, 정교화된 IT 관련 서비스로 인해 소매여행업체들의 손님들이 대형사로 쏠리는 현상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는 것도 한 요인이다. 올해도 국내 여행업계는 놀라운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형 여행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으며, 항공요금에 대한 가격 교섭력을 높일 수 있어서다. 또 다양한 패키지 상품 확보, 온라인 시스템 구축, 강한 브랜드 이미지 같은 장점으로 여행을 준비하는 손님들에게 어필할 전망이다. 현재 하나투어, 모두투어 양사의 전체 시장점유율은 37%에 이르고 있다. 이 대형 여행사들은 결국 국내 5000여 개에 이르는 소매여행사들의 시장도 일정 부분 파고들 전망이다. 이는 성장과 더불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일거양득의 성과를 나타낼 것이다. 따라서 대형 업체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얼마나 착실하게 커지고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프라이스의 말처럼 매출액이익률, 자기자본이익률이 계속 늘어난다면, 이는 매입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는 회사 성장이 멈출 때까지 장기보유하는 게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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