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와인도 받고 돈도 번다
고급 와인도 받고 돈도 번다
와인이 단순한 기호품을 넘어 재테크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미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펀드나 인덱스(INDEX), 선물거래 등을 통해 누구나 쉽게 와인에 투자할 수 있는 상태다. 국내에서는 일부 와인 애호가를 중심으로 와인 재테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펀드를 통해서도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순히 시세차익을 얻는 것뿐만 아니라 고급 와인을 실물로 받을 수 있는 펀드가 선보일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2월 28일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는 와인 한 병이 2억5000만원(26만 달러)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 이 와인은 1945년산 ‘샤토 무통 로실드(Chateau Mouton Rothschild·4.5ℓ)’로 소더비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샤토 무통 로실드’는 1945년부터 샤갈·피카소·달리·세자르 등 유명 화가들이 직접 디자인한 삽화를 라벨로 사용하는 보르도의 1등급 와인이다. 전 세계적으로 와인 투자가 각광받고 있다. 좋은 와인을 사서 보관만 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숙성되면서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경제 성장으로 선진국에 이어 이머징 국가들의 와인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와인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상태다. 공급보다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와인 값이 올라가는 것이다. 특히 수확량과 포도 품종 등이 법적 규제를 받는 세계 유명 포도원들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어 고급 프리미엄 와인 가치는 급등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인구의 2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2001년에서 2005년 사이 와인 소비량이 22.45%나 증가하면서 세계 10위 와인 소비국으로 성장했다. 중국의 와인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상승, 2010년에는 세계 9위 소비국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와인 투자가 각광받는 또 다른 이유는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의 대표적 와인 지수인 ‘런던 인터내셔널 빈티지 100 인덱스(Liv-ex 100)’는 S&P500, FTSE100 등 세계 주요 증시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이 지수의 1년 수익률은 49%를 기록했고, 3년간 연평균 수익률도 20%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 지수는 높은 수익률 대비 변동성이 낮아 리스크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5년 9개월간 ‘Liv-ex 100’의 변동성은 0.02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 10년물 국채는 0.06, FTSE100은 0.03, S&P500은 0.03을 각각 기록했다. 이 같은 와인의 투자가치가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와인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일부 와인 애호가 사이에서는 좋은 와인을 구입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서도 와인이 대표적 경매 상품으로 등극한 지 오래다. 그러나 혼자서 좋은 와인을 선별해 구입하고 이를 관리하면서 현금화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와인 소비가 늘면서 싸구려 와인이 비싸게 팔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 또 개인 간 거래라는 한계 때문에 좋은 와인을 힘들게 구입해 보관해도 제대로 된 가치를 보장받기 어렵다. 이런 문제점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펀드다. 즉 와인 투자전문가로 구성된 기관에서 믿을 수 있는 와인에 대신 투자하고 관리·운용해주는 와인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처럼 고객의 자산을 와인에 투자해 운용하는 와인 펀드가 조만간 국내에도 선보일 예정이다.
최소 투자금은 1억8000만원 도이치투신운용은 오는 6월 중 전 세계 고급 와인에 직접 투자하는 와인 펀드(도이치DWS와인 실물투자신탁)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이 펀드는 고객의 선택에 따라 만기 후 원금과 수익을 돈으로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와인으로도 지급받을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실물지급 상품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신용일 도이치투신 사장은 “와인 애호가들은 재테크뿐만 아니라 좋은 와인을 실제로 소유하는 데 더 관심이 많다”며 “이 같은 고객 니즈를 동시에 수용하기 위해 실제 와인을 지급받을 수 있는 펀드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싱가포르의 DeAM(도이치자산운용 아시아)이 위탁운용하며, 세계적 와인 전문업체인 FICOFI가 투자컨설팅 및 와인 보관, 거래 대행을 맡는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설립한 FICOFI는 와인 관련 물류·보험·보관·유통·배송 등을 담당하는 와인 전문회사로 전 세계 와인 생산 및 유통시장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펀드가 설정되면 DeAM과 FICOFI가 공동으로 투자위원회를 구성, 양질의 프리미엄 와인을 도매가로 매입한 후 가격 상승시 높은 시장가에 처분해 매매차익을 실현한다. 펀드 포트폴리오는 최고급 프리미엄 와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 다양한 고급 와인으로 구성된다. 도이치투신은 프랑스산 최고급 프리미엄 와인에 펀드 자산의 25~40%, 프랑스·스페인 등지의 고급 프리미엄 와인에 20~35%, 유럽 및 뉴월드(미국·호주 등) 지역의 프리미엄 와인에 5~30%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와인 펀드의 투자기간은 3년. 만기가 지나면 고객의 선택에 따라 1년씩 추가운용이 가능하며 상환방법은 전액 현금, 전액 실물(와인), 또는 실물과 현금을 동시에 받을 수도 있다. 펀드 총 보수는 3.285% 정도. 다만 이 펀드는 프라이빗 뱅킹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최대 투자자 수 30명)로 1인당 투자 최소금액이 1억8000만원(약 20만 달러)에 달한다. 때문에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도이치투신은 시장 상황을 봐가며 일반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와인 펀드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신 사장은 “전 세계 와인으로 포트폴리오를 짜기 위해서는 최소 금액이 20만 달러 이상 돼야 한다”며 “우선 프라이빗 뱅킹 고객들을 대상으로 상품을 선보이고 시장 상황을 봐가며 일반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이치투신 외에 우리CS자산운용, SH자산운용 등도 와인 및 와인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와인 펀드를 준비하고 있어 앞으로 와인 재테크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와인 펀드의 기대수익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맹신은 금물이다. 대부분의 실물펀드가 그렇듯이 와인 펀드 역시 와인의 시세와 기후 변화에 따라 수익률도 천차만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매니저는 “와인 등 실물펀드의 가장 큰 단점은 같은 제품이라도 값이 천차만별인 것은 물론 기후 변화에 따라 매년 품질을 보장하거나 생산량조차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개인투자자들도 이 같은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실물펀드 특성상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단점이다. 실물펀드는 국내 규정상 만기까지 환매가 불가능하다. 도이치투신이 선보일 예정인 와인 펀드도 3년 만기까지 환매가 되지 않는다. 즉 개인투자자라면 최소 3년 이상을 내다보고 펀드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펀드 전문가들은 와인 펀드 등과 같은 실물펀드의 경우 주요 투자수단보다는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박 펀드매니저는 “실물펀드는 말 그대로 대체투자 수단인 만큼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자금의 일정 부분만 투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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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8일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는 와인 한 병이 2억5000만원(26만 달러)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 이 와인은 1945년산 ‘샤토 무통 로실드(Chateau Mouton Rothschild·4.5ℓ)’로 소더비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샤토 무통 로실드’는 1945년부터 샤갈·피카소·달리·세자르 등 유명 화가들이 직접 디자인한 삽화를 라벨로 사용하는 보르도의 1등급 와인이다. 전 세계적으로 와인 투자가 각광받고 있다. 좋은 와인을 사서 보관만 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숙성되면서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경제 성장으로 선진국에 이어 이머징 국가들의 와인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와인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상태다. 공급보다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와인 값이 올라가는 것이다. 특히 수확량과 포도 품종 등이 법적 규제를 받는 세계 유명 포도원들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어 고급 프리미엄 와인 가치는 급등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인구의 2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2001년에서 2005년 사이 와인 소비량이 22.45%나 증가하면서 세계 10위 와인 소비국으로 성장했다. 중국의 와인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상승, 2010년에는 세계 9위 소비국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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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투자금은 1억8000만원 도이치투신운용은 오는 6월 중 전 세계 고급 와인에 직접 투자하는 와인 펀드(도이치DWS와인 실물투자신탁)를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이 펀드는 고객의 선택에 따라 만기 후 원금과 수익을 돈으로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와인으로도 지급받을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실물지급 상품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신용일 도이치투신 사장은 “와인 애호가들은 재테크뿐만 아니라 좋은 와인을 실제로 소유하는 데 더 관심이 많다”며 “이 같은 고객 니즈를 동시에 수용하기 위해 실제 와인을 지급받을 수 있는 펀드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싱가포르의 DeAM(도이치자산운용 아시아)이 위탁운용하며, 세계적 와인 전문업체인 FICOFI가 투자컨설팅 및 와인 보관, 거래 대행을 맡는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설립한 FICOFI는 와인 관련 물류·보험·보관·유통·배송 등을 담당하는 와인 전문회사로 전 세계 와인 생산 및 유통시장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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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와인 펀드의 기대수익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맹신은 금물이다. 대부분의 실물펀드가 그렇듯이 와인 펀드 역시 와인의 시세와 기후 변화에 따라 수익률도 천차만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매니저는 “와인 등 실물펀드의 가장 큰 단점은 같은 제품이라도 값이 천차만별인 것은 물론 기후 변화에 따라 매년 품질을 보장하거나 생산량조차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개인투자자들도 이 같은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실물펀드 특성상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단점이다. 실물펀드는 국내 규정상 만기까지 환매가 불가능하다. 도이치투신이 선보일 예정인 와인 펀드도 3년 만기까지 환매가 되지 않는다. 즉 개인투자자라면 최소 3년 이상을 내다보고 펀드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펀드 전문가들은 와인 펀드 등과 같은 실물펀드의 경우 주요 투자수단보다는 분산투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박 펀드매니저는 “실물펀드는 말 그대로 대체투자 수단인 만큼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자금의 일정 부분만 투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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