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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진단] 고유가 · 국제 유동성 축소 우려

[경제 진단] 고유가 · 국제 유동성 축소 우려

▶ 국제 유가가 상승하자 뉴욕상업거래소의 중개인들이 다급하게 주문을 내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와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증대가 그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중국이 10% 성장하는 등 신흥 경제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2007년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이며 연간 5.0%의 성장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 주택경기 부진과 긴축 금융정책 등의 요인으로 미국 · 유럽연합(EU) 경제가 서행하면서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은 고유가 바람을 받아 쾌속 순항할 전망이다. 중국과 인도, 베트남 역시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가 안정되기 어려운 몇 가지 요인이 있다. 먼저 이란이나 나이지리아의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공급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또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신흥경제 국가의 산업이 더 많은 원유를 소비한다. 게다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공급량 조절을 통해 유가를 높게 유지하려 들 것이다. 미국 달러화 약세로 인한 실질수입 감소를 보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반기 유가는 배럴당 65달러 내외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란 핵문제나 산유국 생산시설 테러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 급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글로벌 과잉 유동성이 축소되는 움직임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EU 및 일본의 추가 금리인상,중국 등 신흥시장의 긴축 노력 등이 계속될 것이다.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일부 금융회사의 유동성 위기, 일부 신흥시장의 금융위기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증폭될 수 있다.

미국 = 현재 ‘세 마녀(Triple Witches)’, 즉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주택 경기 둔화, 달러화 약세에 시달리고 있다. 2006년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2%대 이하의 성장을 기록했다. 2007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1.3%로 급락하는 등 미국 경제의 하락 폭이 애초 예상보다 확대되고 있다. 민간소비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저조한 건설 경기가 경기 부진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주택시장 부진으로 인한 국내총생산(GDP) 차감 효과는 1%포인트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경기 침체가 향후 민간소비 부문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면적인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신규고용 창출 건수(6개월 평균)를 16만 명 이상 유지하고 있으며 실업률도 4.6%로 노동시장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양호한 고용 상황을 토대로 실질소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민간소비가 유지되고 있다. 미국의 2007년 성장률은 2006년 3.3%에 비해 큰 폭 낮아진 2.2%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경기침체를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미국 경제는 급속한 경기침체보다는 연착륙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하반기에는 주택경기 지표의 상당수가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고용시장 안정과 실질소득 증가가 민간소비를 늘리며 추가적인 경기침체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EU = 2006년 연간 성장률이 3.2%에 달해 과거 10년간 평균치인 2.1%를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 들어 EU 경제는 독일의 부가가치세(VAT) 인상에 따른 일시적인 소비둔화와 유로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 경기 상승에 의한 투자 증가, 실업률 하락 등으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런 금리정책으로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EU 경제는 2006년보다는 다소 낮은 2.8%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금리인상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스페인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이 점증할 것이다.
일본 = 하반기에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 연간 2.3% 성장할 전망이다. 기업 이익 증대에 따른 투자 확대, 엔화 약세에 힘입은 수출 증가 등이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2 ·3월의 근원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속 하락하는 등 디플레이션의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고 있다. 기업부문의 호조가 임금 상승을 통해 가계 부문으로 파급되는 효과가 아직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아 소비 증가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 베트남 = 중국 경제는 1분기 중 수출 호조와 민간소비 증가에 힘입어 시장에서 예상한 10.4%를 큰 폭 웃도는 11.1%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축적된 고성장 효과가 임금 상승, 주식 · 부동산 가격 상승, 농촌지역의 가처분 소득 증대로 파급되면서 민간소비의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고성장에 따른 과잉투자, 국제수지 불균형, 유동성 급증, 자산시장의 버블화, 인플레이션 등의 과열 리스크가 우려된다. 이에 대응해 중국 금융당국이 긴축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고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은 미국 경기 둔화, 선진국과의 무역 마찰, 위안화 절상 등으로 증가세가 10%대로 둔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2007년 경제성장률은 2006년의 10.2% 대비 소폭 하락한 10% 수준으로 예상된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중국의 2006년과 2007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10.1%와 9%로 전망한 바 있다. 인도 경제는 하반기 글로벌 유동성의 변화가 경제에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인도로 유입됐던 금융자본이 국제금리의 변화와 미국의 소비 수요 진정에 따라 유출될 수 있다. 인도 정부는 인플레이션과 경상수지 적자로 인해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다. 금리인상은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GDP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도 국제 글로벌 유동성의 축소에 따라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성장 애로요인이 되고 있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투자를 확대할 것이다. 소비 수요 증가에 대응하여 민간기업도 설비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미국의 수입수요 둔화로 다소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정보기술(IT) · 소프트웨어 부문의 호황으로 인도 경제는 올해 8%대 중반의 성장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베트남은 WTO 가입에 따른 세계 경제 편입의 가속화와 일본 · 중국 · 한국 기업의 투자 증가로 8%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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