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불만 제로 향해 달린다”
“고객 불만 제로 향해 달린다”
▶1955년 제주 生·오현고·연세대(법학) 졸업·76년 경방 입사·98년 한강케이블티비 대표·2003년 우리홈쇼핑 대표·2007년 5월 롯데홈쇼핑 대표. |
정대종 사장이 우리홈쇼핑 대표를 맡고 있을 때 일이다. 정 사장이 사무실에 있을 때 갑자기 바깥이 소란스러워졌다. 문을 열자 불만에 가득 찬 고객이 한 손에 쥐포를 흔들며 항의를 하고 있었다. 정 사장은 당시 제지하던 직원들을 만류하고 그를 사무실로 불러 자초지종을 들었다. 정 사장과 마주한 그는 홈쇼핑에서 방영하고 있던 쥐포 판매 방송을 과장 광고라고 지적했다. 한 눈에 봐도 손바닥보다 작아 보였던 쥐포를 홈쇼핑 쇼호스트가 자신의 작은 얼굴과 비교하며 쥐포가 얼마나 큰지 강조했다는 얘기였다. 그가 제기한 불만은 이뿐이 아니었다.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3kg짜리 갈비는 국물까지 포함된 무게이지만 할인마트에선 국물을 빼고 무게를 잰다는 것부터 사은품 가격이 과대 포장됐다는 지적까지 그는 3시간 넘게 홈쇼핑의 문제점을 늘어놓았다. A4 용지 두 장에 걸쳐 이야기를 옮겨 적던 정 사장은 ‘강의’가 끝나자 “한 수 톡톡히 배웠다”고 인사한 후 정중히 그를 돌려보냈다. 이후 관계자들을 불러 그 고객이 제기했던 불만 사항들을 시정하라고 지시했다. 정 사장은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 분이야말로 정말 홈쇼핑 전문가’란 생각이 들었다”며 “고객들의 불만은 언제나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2007 포브스코리아 경영품질대상에서 고객감동 부문에 오른 롯데홈쇼핑의 정대종 사장은 “고객감동은 고객을 만족시키기 이전에 고객의 불만을 낮추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이 부임했던 2003년 초 롯데홈쇼핑(당시 우리홈쇼핑)의 고객 불만율은 29.5%에 달했다. 판매(15.7%)부터 물류(4.2%), 품질(4.6%), 상담(0.6%) 등 고객의 불만 요소는 실로 다양했다. 정 사장은 가장 발 빠르게 불만율을 낮출 수 있는 물류 부문부터 개혁에 나섰다. 당시 물류와 관련한 고객의 불만은 예상치 못한 배달 지연이 가장 많았다. 정 사장은 이에 판매업체와 택배회사에 협조를 구하고 업계 최초로 e메일과 휴대전화로 배송 예정일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단행했다. 그러자 물류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율은 떨어졌고, 홈쇼핑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배송 예정일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판매에 대한 고객 불만을 낮추기 위해 불만이 많이 제기된 상품들의 방송 편성을 제한하고 집중 관리에 나섰다. 주부 위주의 ‘신상품 운영위원회’도 만들었다. 여기엔 사장이나 부사장 등 회사 임원들 대신 사외 주부 위원들과 사내 기혼여성 직원, 마케팅과 방송 제작 실무자들이 참석한다. 상담 불만율을 떨어트리기 위해 최초 불만을 받은 상담원이 끝까지 책임지는 ‘원스톱 상담 서비스’를 구축했다. 고객의 불만을 접수할 때 상담원이 관련 부서로 불만사항을 이전하면서 고객의 불만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해 롯데홈쇼핑은 최초 상담원이 고객을 다른 부서로 이전한 비율이 2.4%에 불과했다. 2004년부터는 업계 최초로 ‘불만고객 초청 간담회’를 열었고, 지난해 6월엔 ‘이탈고객 초청 간담회’도 열었다. ‘불만 제로’를 향해 지속적으로 고삐를 당긴 결과 롯데홈쇼핑의 고객 불만율은 지난해 21.2%로 뚝 떨어졌다. 이는 곧 경영 성과로 이어졌다. 롯데홈쇼핑의 매출액은 2004년 1,547억원에서 2005년 2,271억원, 지난해엔 2,531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20%를 넘나드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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