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24시간 슬로 푸드 즐기세요”
[COMPANY] “24시간 슬로 푸드 즐기세요”
|
직장인 김화영(29·서울 종로)씨는 집에서 회사일로 새벽까지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때 메신저로 말을 거는 이가 있었다. 취업 후 바빠지면서 일 년 가까이 얼굴을 못 봤던 동네 친구였다. 김씨는 잠깐 얼굴이라도 보자고 했다. 하지만 새벽 3시에 마땅히 갈 곳이 없었다. 밖에서 한참을 추위에 떨다 좋은 장소를 찾아냈다. 매장 안 곳곳에는 목재 테이블과 푹신한 소파가 있었다. 커피 가격은 웬만한 커피숍보다 절반가량 저렴했다. 무엇보다 24시간 영업하니 마음껏 얘기 보따리를 풀 수 있었다. 두 사람이 만난 곳은 바로 맥도날드였다. 최근 전국 맥도날드 매장은 빠르고 간편하게 먹는 햄버거 가게에서 푹신한 소파에 앉아 천천히 커피와 음식를 즐기는 카페형 매장으로 바뀌었다. 문도 더욱 활짝 열었다. 전국 270개 매장 중 130곳이 365일, 24시간 영업을 한다. 이런 변화 속에서 올해 한국맥도날드가 20돌을 맞았다. 2월 14일 종로 한국맥도날드 본사에서 레이 프롤리(Ray Frawley·55) 사장을 만났다. 호주 시드니가 고향인 프롤리 사장은 금발머리가 잘 어울리는 쾌활한 신사다. 명함엔 숫자 20이 크게 적혀 있다. “한국맥도날드가 올해로 20세가 됐습니다. ‘88서울올림픽’때 처음 문을 열었죠. 어려움도 많았지만 보기 좋게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올해는 매장당 평균 매출액이 가장 높은 기록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프롤리 사장에겐 20주년은 더욱 의미가 크다. 그는 한국맥도날드가 가장 어려웠던 2005년에 경영을 맡았다. 한국맥도날드는 88년 3월 합작회사 형태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고, 영업 지역에 따라 신맥(서울 중심)과 맥킴(부산 중심)으로 나눠 한국 시장을 공략했다. 매출은 2002년을 정점으로 둔화되기 시작했다. 패밀리레스토랑 등 외식업체가 늘면서 경쟁이 더욱 심화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2004년 이후엔 패스트푸드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늘면서 소비가 줄었다. 패스트푸드의 대표주자였던 맥도날드엔 위기였다. 하나 둘 문을 닫는 매장이 늘어났다. 이때 미국 맥도날드 본사는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 여전히 한국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 신맥과 맥킴의 한국 지분을 인수해 미국 본사에서 직접 관리를 맡았고, 재무와 마케팅 경험이 풍부한 프롤리 사장에게 한국 현지법인을 맡겼다. 프롤리 사장이 부임한 이후 한국맥도날드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우선 매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맥도날드를 대변하던 노란색, 빨간색 등 원색을 없애고 아이보리, 갈색 등을 주로 사용해 고급스런 분위기를 살렸다. 특히 한 시간 이상 앉아 있기 불편했던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를 치우고 푹신한 소파로 바꿨다. 웰빙 트렌드를 매장 인테리어에 반영한 것. 그동안 한국맥도날드는 연간 40억원을 매장 리노베이션에 투자했다.
|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美 마이크로칩 "반도체법 보조급 수령 중단"
2정부부처, 비상계엄령 선포 여파에 행사 최소화…비상회의 소집
3계엄령 선포에 뉴욕증시도 놀랬다...월가·머스크도 "WOW"
4'尹 퇴진' 목소리 높아지자…이재명·한동훈 테마株 덩달아 급등
511월 인기 단지는 '서울원 아이파크'…호텔 및 쇼핑몰 조성 예정
6 대통령실, 실장·수석비서관 일괄 사의 표명
7HLB 자회사 엘레바, 美 릴레이서 담관암 치료제 후보물질 도입
8"韓 주식시장 체질 개선에 日 사례 참고해야"
9"복귀 안 하면 처단한다"...계엄 선포에 의료계 화들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