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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0만 대 만들어 38만 대 판다

올해 100만 대 만들어 38만 대 판다

▶베이징현대차 제2공장에서 출시된 ‘위에둥’ 차종.

베이징현대차 제2공장이 지난 4월 8일 준공됐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만 연 100만 대 생산기반을 구축했다. 현대차는 중국에서 줄곧 잘나가다 지난해에는 주춤했다. 제2공장 가동을 계기로 현대차는 대륙 시장 개척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호 객원기자가 베이징 2공장을 찾아 현지 취재했다.
중국 베이징의 제법 큰 규모 택시회사 이름 가운데 천외천(天外天)이라는 게 있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당국이 온갖 노력을 쏟아 부으며 만들고자 하는 것이 ‘하늘 밖의 또 하나 하늘’이다. 그 뜻을 딴 게 천외천이라 했다. 뿌옇고, 탁하고, 숨이 막힐 정도로 콱콱 밀려오는 금속성 분진들. 지금의 하늘로는 올림픽이 어렵다고 판단한 듯 맑은 하늘 만들기에 진력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 일환으로 중국은 베이징 시내를 달리는 택시 6만7000대를 모두 교체했고, 그중 55%가 넘는 차량이 저(低) 매연가스 배출 차량으로 평가된 현대차다. ‘베이징현대기차유한공사’의 인지도는 단숨에 상한가를 쳤다. 물론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는 다르지만 올해도 중국 전체 택시시장에서 판매 목표를 2만 대로 잡았다는 것은 여전히 낮은 배기가스 배출 차량으로 평가 받기 때문일 것이다. 베이징에서 자동차로 40여 분 거리에 있는 순이(順義)구 임하공업개발구역의 현대차 제2공장이 착공 18개월여 만인 지난 4월 8일, 35만 평의 대지에 연간 30만 대 생산 규모로 준공돼 출고를 시작하면서 쉴 새 없이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지만 이상할 정도로 이곳 하늘은 청명했다. 2002년 10월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는 EF쏘나타의 현지생산을 시작으로 2004년 엘란트라, 2005년 투싼과 신형 쏘나타, 2006년 베르나 등을 줄기차게 생산하면서 2007년 말까지 총 95만2000여 대의 차량을 판매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처녀 진출 업체로는 성공적인 결과였다. 그러나 중국 시장의 텃세는 만만치 않았다. 오래전에 진출한 이른바 세계 빅5 완성차 메이커들의 저항과 조직적인 현대차 브랜드 폄하, 그리고 현지 모델화 실패 등이 겹쳐 현대차 판매는 2006년 상반기에 고점을 찍고 줄곧 하향곡선을 그린 것이 사실이다. 총 95만2000여 대를 판매했다지만 연도별로 비교하면 베이징 진출 직후인 2003년에 본격 생산을 시작해 2004년 14만4088대, 다음 해 23만3688대, 2006년 29만11대에 이르렀던 것이 2007년에는 23만1137대로 형편없이 추락한 것이다. 중국 시장에서 판매된 지난해 승용차 총 508만 대 가운데 현대차가 23만1137대였다는 것은 보기에 따라 자존심을 구기는 성적표일 수 있다. 더구나 현대차 해외공장 총 판매량을 비교해도 2006년의 39% 신장에 비해 2007년은 1.6%에 불과했다.
이런 추세에도 7억9000만 달러를 투입해 266대의 로봇을 배치하고 24만1000㎡의 건물을 완공한 것이 베이징 현대차 제2 공장이다. 조짐은 좋다. 특히 현지화 모델로 개조한 HDC엘란트라를 ‘웨둥(悅動)’이란 브랜드로 선보이면서 4000여 대의 주문이 밀려들었다는 것은 다시 달릴 수 있는 힘을 얻은 셈이다. “올해 목표 38만 대를 판매하라는 건 지상명령입니다. 이것은 23만여 대를 판매한 작년과 비교하면 무려 65% 신장이니까 엄청난 겁니다. 그래도 지상명령이고 우리끼리 얘기로 두꺼비처럼 생긴 노재만 부사장님이 2공장을 번개같이 완공시켰고 중국 사람들이 딱 좋아하는 모델로 현지화했기 때문에 해낼 수 있을 겁니다.” 중국 전역의 판매를 총괄하는 백효흠 전무의 자신감이지만 그가 말하는 노재만 총경리(현지 사장)를 제2공장에서 만났다. ‘베이징현대기차’를 총지휘하는 노 부사장은 세계 5위권 완성차 메이커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제2 공장을 반드시 건설해야 한다고 필자에게 말한 적이 있다. 그는 눈이 쑥 들어갈 정도로 고생한 얼굴로 당시 이렇게 얘기했다. “2002년 10월, 중국이 WTO에 가입한 후 최초로 중앙정부의 정식 비준을 받아 ‘베이징기차’와 ‘현대자동차’가 50 대 50으로 투자해 자본금 4억4500만 달러의 합자기업으로 ‘베이징현대기차’를 출범시켰잖아요. 그 당시 회장님(정몽구)께서 2002년 말까지 쏘나타 2000대는 생산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하시는 겁니다. 2002년 말이면 불과 2개월 남은 시점입니다. 어떡합니까. 당장 부지부터 정비하고, 한편으로는 건물 보수에 돌입하고, 동시에 공장 레이아웃을 구상하고, 생산설비를 갖추도록 지시하고, 부품회사들까지 전부 적기 납품이 될 수 있도록 하라고 고함을 쳐댔지요.”
현지 주민들이 더 반긴 공장 준공
이것이 베이징현대차의 시작이었다. 나폴레옹과 키가 똑같은 노 부사장을 두고 사람들은 어금니를 악물면 눈에서 로봇이 철판을 용접할 때 튀는 불꽃처럼 카리스마가 튀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정몽구 회장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2002년 12월까지 단 2개월 만에 공장을 세우면서 동시에 쏘나타 1호차를 생산하는데 성공했고, 결국 2000대 생산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1046대를 생산해 1002대를 판매하는 큰 성과를 올렸다. 그때 중국 언론이 만들어낸 신조어가 ‘현대 속도’라는 단어였다. 지금도 중국 언론이 흔히 인용하는 현대 속도라는 말이 여기서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6년, 노 부사장은 베이징에 첫발을 디딜 때나 30만 대 공장을 완공한 지금이나 분명한 현대차의 미래를 그리면서 자신의 스케줄대로 실현시킨 공장으로 안내했다. 그동안 중국의 3대 자동차 회사인 ‘동풍열달기차집단’과 합작으로 염성시에서 본격적인 승용차와 상용차 생산을 시작했던 기아차는 그사이 총경리가 네 번이나 바뀌었지만 베이징현대차의 산모(産母)인 노 부사장은 중국어로 농담할 정도로 반쯤 중국인이 되어 있다는 것과 자신감이 붙었다는 것 외에는 달라진 게 없었다.

-베이징현대차 제2 공장 준공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면 되겠습니까.
“한마디로 어제의 베이징현대하고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실질적인 의미를 제2 공장이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이건 내 얘기만이 아니라 5200여 명의 근로자가 올림픽이 열릴 순이구 종합운동장에서 외쳤던 함성의 메시지기도 해요. 제2 공장 준공의 의미는 단순히 몇 십만 대를 생산한다는 숫자적 의미만이 아니라 중국화에 성공했다는 뜻까지 담고 있다 그겁니다. 지난 4월 26일 ‘올림픽 개최 100일 전 기념 체육대회’가 순이구 메인 스타디움에서 열렸어요. 거기에 우리 근로자 5200명과 순이구의 많은 지역민이 모였는데 전부 함성을 지르고 뛰었습니다. 이게 진짜 마음을 여는 한·중 교류이며 토착 기업이 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 아니겠어요? 이건 대단한 상징성이 있는 거지요. 주민들에게 모여라 한다고 그냥 모인다고 생각합니까? 중국인들이 마음으로부터 사랑하는 기업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게 제2 공장에 담긴 큰 의미다, 이겁니다. 현대차가 중국화에 성공했다는 것이죠. 그 다음에 현대차 입장에서는 제2 공장 준공으로 1, 2공장을 합쳐 연산 60만 대, 기아차 1, 2공장을 합치면 연산 43만 대, 결국 중국 현지에서 총 103만 대 이상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규모의 의미가 있지요.” 중국 국가정보센터 SIC가 공식 발표한 통계를 보면 중국의 승용차 수요는 2006년 423만 대에서 2007년에는 527만 대(판매 508만 대)로 급격히 성장했고 2008년 예상은 618만 대, 2013년에는 1000만 대를 돌파해 미국 시장을 추격하는 세계 2위 시장으로 부상한다. 그런 계획을 감안하면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 공장 건설은 베이징현대차에만 필요한 게 아닐 것이다. 물론 현대차도 해외공장 전체 판매목표는 작년보다 무려 45%나 많은 131만 대로 잡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 시장은 목표치가 매우 공격적이고 실현 가능성을 점치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웨둥 돌풍이 불면서 엘란트라 웨둥 한 가지 차종만으로 1개월 만에 1만 대 넘게 팔렸고, 전체 차종으로는 지난해 4월보다 무려 64% 증가한 2만8800대를 팔았으니까 결과는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제2 공장 준공이 베이징 측 입장에서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예민한 부분인데, 한국 현대 입장하고 중국 입장은 좀 다를 수 있겠지요. 한국 입장으로 봐서는 2010년에 전체적으로 630만~650만 대 규모로 가겠다는 건 필연적인 글로벌 정책입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 큰 회사, 공급과 판매 능력으로 5대 회사로 도약한다는 거죠. 그런 중에 베이징과 상하이에 있는 기아 공장에서 최대 150만~160만 대를 생산해 보자는 각오니까 큰 역할을 중국에서 한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런데 베이징 입장으로 보면, 생산능력으로 톱3에 진입했다는 의미거든요. 물론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건 다른 말로 하면 판매 능력도 그렇게 갖췄다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되니까 중국에서는 우리도 고유모델을 내자, 짝퉁이 아니라 중국의 고유모델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욕심이랄까 기대감이 있을 거란 말이죠. 그렇게 되면 기술이전 문제가 제기될 수 있겠지요.”

▶베이징현대차 총경리인 노재만 부사장이 공장 준공과 중국 현지화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브랜드 선호도는 아직 약한 편


-아, 예민한 문제가 될 수 있겠군요.
“물론 지금도 기술이전을 거의 해 주고 있고 실제로 제2 공장 준공과 동시에 연구소 건물까지 완공해 미국 국적을 가진 중국 사람을 연구소장으로 뽑았어요. 그러고 부장급들을 중국 사람으로 더 채용해 현재 운영을 시작했단 말이죠. 우리가 말만 기술이전을 한다는 게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거지요. 그런데 아직은 고유모델을 낼 수준이 아니다 그거죠. 기존 차의 겉모양을 조금 바꾸는 정도 수준? 그런데 중국 입장은 자기들의 시장이 있고 점점 커지니까 고유모델 욕구가 높아지고 서두르게 되지 않겠나, 그런 점에서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어요. 중국 입장은 이해되는 부분이지만 완성차 메이커인 우리로서는 단계가 있잖아요.”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공전의 대히트를 칠 조짐을 보이면서 판매 질주를 계속하고 있는 웨둥에 대해서도 궁금한 점을 물었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포인트가 있었을 것이다.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델로 바꿔야 한다는 것은 2년 전부터 계획했는데 바꾸더라도 이익을 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재료비를 낮추고 최대한 리엔지니어링을 한 겁니다. 예를 들면 차의 앞부분이 크게 보이는 것을 많이 좋아합니다. 그리고 좀 번쩍거리는 겉 모양, 외양적으로 화려한 것을 좋아한다고 할까, 차에 여러 가지 고급스러운 사양을 붙이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선루프라는 거 있잖아요. 실제 많이 쓰일 일이 없는데도 이 사람들은 그런 걸 거의 다 붙입니다. 고급차들은 거의 다 붙였다고 보면 되요. 앞 범퍼도 번쩍거리는 스테인리스를 좋아하고. 이게 중국 문화와 좀 관계되는 거 같기도 한데 뭔가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하고 좀 크게 보이도록 하기를 원하는 거예요.”

-차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판매가 잘 돼야 한다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겠습니다만 현대차에 대한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는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베이징현대에 대한 인지도는 상당히 좋습니다. 조사해 보면 매번 90% 이상 나와요. 2002년 막 시작할 때와 비교하면 굉장히 발전했지요. 그동안 여러 가지 노력을 했으니까요. 그중에 베이징 시내를 달리는 택시가 현대차 광고판이라고 할 정도로 큰 역할을 한 셈도 되고. 그런데 브랜드 선호도는 아직도 좀 떨어집니다. ‘막상 너 이거 살래?’ 할 때 인지도는 높아도 구매까지는 잘 연결이 안 된다 그거죠. 결국은 상품을 사는 게 아니라 브랜드를 산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브랜드 파워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굉장히 고민하고 있어요. 물론 고급화를 하고 세계적인 자동차 평가 기관들이 현대차의 우수성을 계속 평가해 주고, 언론들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상당히 좋아지고 있기는 합니다만 우리가 만족할 수준이 못 돼서 지금은 고민이지요.” 순이구 제2 공장을 떠나 판매본부가 있는 베이징에서 백효흠 본부장(전무)을 만났다. 그는 국내에 있을 때 판매만큼은 2등을 해 본 적이 없는 판매왕 출신으로 누가 자신을 이곳으로 발령 냈는지 지금도 모른다면서 판매를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판매기술 전수를 위해 왔다는 말부터 했다.

-어떤 판매기술을 전수해야 한다고 생각하신 겁니까?
“내가 본사에서 승용, 상용, 지역본부장, 판매총괄부까지 다 거치면서 그동안 기록해 두고 경험했던 자료들을 다 베이징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그걸 다 공개할 수도 없지만 중국 시장하고 한국 시장이 장사를 하기에는 엄청나게 다른 점들도 있어요. 우선 대륙이라는 점이 굉장한 시장이면서 대단한 장애물이기도 합니다. 차를 보는 수준이 다르고 경제능력이 지역마다 편차가 심해요. 결국 뭐냐, 딜러들한테 전시장을 찾아오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찾아온 고객을 절대 놓치지 않는 전략을 써라, 그걸 전수합니다. 그게 굉장히 어려울 것 같죠? 아주 쉬워요. 뭐냐, 예를 들어 한국 같으면 딜러 이름이 최진식이다, 그럼 최진실로 바꾸라 이겁니다. 거기서부터 웃음이 돌고 얘기가 된다 이거지요. 이름이 김종열이다, 그럼 김중령으로 바꿔라, 중국에서는 군인의 파워가 얼마나 막강하냐, 그러고 중국에서 장나라가 인기 있어요. 그럼 비슷한 이름을 가진 놈들은 전부 장나라로 바꾸라 그거죠. 딜러는 남잔데? 남자니까 장나라로 바꿔야 웃을 거 아닙니까, 하하하.”
‘콰이콰이’ 작전으로 승부수
만만디가 아니라 콰이콰이(빨리빨리)라는 말을 어느새 중국에서는 더 좋아할 정도가 됐다고 했다. 한국 사람들에 대한 인상을 그렇게 가지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것도 중요한 판매 전략이 된다는 것이다. “고장이 났다? 현대차는 콰이콰이밖에 모른다. 사고 났다? 그것도 콰이콰이 수리해 주는 A/S는 현대차가 최고다, 뭐든지 고객이 호감을 가질 수 있는 것만 골라서 전하도록 하라는 겁니다.” 판매 노하우 30년을 다 설명할 수 없다는 말이 그럴듯하게 들렸다. 제2 공장이 준공됐지만 생산 분야에 대한 얘기는 일절 없이 오직 판매 전략만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중에서 역시 공개하기 어렵다면서 내놓는 전략도 재미있었다. “우선 중국에는 상류층이 다니는 학교가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당 간부 자제들이 다니는 학교지요. 아직 어린 학생들이지만 그네들을 순차적으로 전부 제2 공장에 산업시찰을 시킬 겁니다. 교육이니까 마다할 이유가 없고 더구나 ‘베이징현대’거든요. 거기다 우리 현대차 공장도 이제는 중국 내에서 모든 차를 다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고 좋은 설비로 자신감에 차 있으니까 그런 학생들이 현대차의 브랜드를 전파하도록 하는 거죠. 당장은 부모들이 관심을 갖도록 하는 거지만 미래의 확실한 고객으로 만드는 겁니다.” 그러면서 마치 장사꾼 왕서방이 뜸을 들이듯 해 놓고는 미공개 전략을 내놓고 있었다. “현재 우리의 딜러가 337개입니다. 이걸 올해 안에 420개까지 만듭니다. 그러고는 채널화를 시킵니다. 솔직히 영업비밀인데 ‘위성채널화’를 시킨다는 거지요. 내가 중국에 도착해 눈앞이 깜깜했다는 것이 이 넓은 대륙을 어떤 방법으로 한눈에 들어오도록 할 것이냐, 판매는 딜러들이 하는데, 비행기를 타고도 13시간을 가야 끝에서 끝까지 간다는 나라에서 장사는 해야 되겠고, 무슨 방법이 있느냐, 정말 고민해 착안한 것이 위성채널화지요.” 백 전무는 진지해졌다. 아직 실현시키지 않고 있다는 점 때문에 말을 아끼기도 했다. 그러나 획기적인 판매 방법이 되겠다는 것은 감이 잡혔다. 광활한 대륙에서 모든 딜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를 판매본부에 두고 중국 전역을 관리할 수 있다면 효율성에서도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베이징의 딜러가 아쉬움을 나타내는 유일한 한 가지가 있었다. 특화시장(현지화)에 맞추려면 본사의 결정이 빨라야 하는데 지금 한국에서 판매 중인 ‘i30’ 모델이 2년여나 검토를 거쳐 겨우 제작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던 것처럼 너무 느리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한국을 빤히 보고 있었고, R&D한다고 1~2년씩 걸린다면 급격히 변화하는 특화시장에서는 타이밍을 놓친다는 얘기였다. 딜러들한테서 들을 수 있는 얘기였기 때문에 더 중요할지 모른다. ‘현대속도’라는 말이 만들어진 베이징에서 현대차에는 속도감이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것은 의외였다. 그렇더라도 베이징현대는 지금 열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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