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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해야 지속 성장 가능

정직해야 지속 성장 가능


동부화재는 약속을 중시한다. 대표 브랜드 프로미(Promy)는 고객과의 약속을 꼭 지키겠다는 의미다. 직원에겐 일하기 좋은 직장을 약속하고, 주주에겐 올바른 정보 제공을 다짐한다. 동부화재의 미래 약속은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는 기업이다.
지난 4월 동부화재는 조직을 개편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일 년 전 테스크포스팀(TFT)으로 출발한 완전판매팀을 정규 부서로 전환한 것이다. 김순환(61)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변화다.

김 사장은 “보험의 기본은 고객 만족이고, 고객을 위해선 눈 앞의 이익보다 정당한 도리를 지키며 영업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품 설명서, 보험약관 등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고객이 이해하고 직접 계약서에 서명할 수 있도록 완전판매 교육을 강화할 겁니다.”

완전판매 전략은 동부화재 윤리경영의 한 방식이다. 1962년 국내 최초의 자동차보험 전문회사로 출발한 동부화재는 손해보험 전 영역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손해보험사로 성장했다. 2004년 4월 동부화재 경영을 맡은 김 사장은 요즘 윤리경영의 고삐를 더 바짝 죈다.

“앞으로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보험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겠죠. 이 중에서 고객에게 믿음을 주는 회사, 투명경영을 펴는 곳이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사회와 더불어 살아가는 윤리의식이 필요합니다.”

김 사장의 윤리경영 전략은 고객윤리경영, 직원윤리경영, 주주윤리경영 등 세 갈래로 나뉜다. 우선 고객윤리경영은 고객 입장에서 회사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김 사장은 “보험회사는 예기치 못한 위험과 사고에 대비해 고객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보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동부화재의 대표 브랜드가 프로미(Promy)다. 이 말은 ‘Proimise(약속)’을 줄인 것으로 고객과의 약속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꼭 지키겠다는 뜻을 담았다. 프로미의 대표적인 약속은 ‘10분’이다.

최근에 동부화재가 통계 낸 결과 고객 신고에서 긴급출동 서비스 현장 도착까지 10분 이내에 이뤄진 경우가 92%에 달했다. 김 사장은 2005년 7월부터 현장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모바일 오피스 시스템’을 실시했다.

보상 인력에게 무선 모뎀을 장착한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지원해 사무실에 들어올 필요가 없게 했다. 직원들은 사무실이 아닌 사고 현장, 병원, 정비 공장 등에서 보상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한다. 상품을 개발할 땐 고객 욕구를 먼저 파악한다.

지난해부턴 고객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다. 그 의견을 적극 활용한 상품이 지난해 8월에 출시한 ‘프로미라이프 100세 청춘보험’이다. 여러 개의 보험에 따로 가입하지 않아도 자동차보험, 질병, 치매 간병비 등 모든 위험을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노후 대비 상품을 기획했죠. 고객 반응도 좋습니다.”

윤리경영의 두 번째 전략은 직원윤리경영이다. 김 사장은 직원들의 윤리의식 교육을 강화했다. 지난 4월엔 임직원 윤리준법 서약서를 작성했다. 이는 2001년 10월 ‘윤리강령 및 윤리강령 실천지침’을 만든 이후 매년 해온 일이다.

2005년부턴 직원 스스로 만드는 9000개 항목의 ‘셀프(Self)-윤리 가이드’를 작성하고 지키도록 했다. 김 사장은 “직원들의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해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 그 방법을 찾는다.

대표적인 예가 CEO와 직원 간 주요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동부인 미팅’이다. “회의 주제는 부서별로 자유롭게 정합니다. 직원들은 평소 마음에 담아뒀던 얘기를 꺼냅니다. 저로서는 직원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 자리죠. 토론에서 나온 내용은 경영에 적극 반영합니다. 직원들의 자기계발 예산을 늘리고 영업 인력을 더 뽑은 것도 토론을 통해 바뀐 모습이죠.”

토론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상담직원들의 재택근무다. 지난해 6월부터 조금씩 재택근무를 늘렸고, 현재 약 120명이 집에서 일한다. “육아 문제로 고민하는 여사원들을 위해 재택근무를 해결책으로 내놨습니다. 일 년 정도의 시스템 개발을 거쳐 모든 전산 업무를 집에서 할 수 있게 했어요. 여사원들이 아이를 보거나 집안일을 하다가 틈 날 때마다 시스템에 접속해 상담을 해주는 거죠."

마지막으로 김 사장이 챙기는 건 주주윤리경영이다. 동부화재는 2005년부터 주주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회계 정보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내부통제 평가 시스템을 갖췄다. 대부분의 회사에선 금전 흐름을 관리하고 점검하는 등 회사의 모든 살림을 재무 부서에서 맡는다.

하지만 동부화재에선 재무관리와 재무정보 점검 기능을 분리해 분식회계 가능성을 차단했다. 재무부서를 통제하는 역할은 준범감시팀에서 맡는다. 준법감시팀은 이뿐 아니라 회사의 경영 정보가 주주나 투자자에게 잘못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공시를 사전에 점검한다.

신뢰 깊은 회사는 내실이 탄탄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712억원으로 2006년 1225억원보다 두 배로 불어났다. 매출액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4조7070억원을 기록했다. 김 사장이 취임한 이후 5년 동안 시가총액은 706.2% 늘었으며, 총 자산은 89.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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