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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尹 체포영장 집행 불발…5일께 재시도 가능성

체포영장 집행, 경호처와 군 저지로 실패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거론…경호처 지속적 저항은 변수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관들이 3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돌아오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대통령 경호처·군 인력에 가로막혀 빈손으로 철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영장 집행 재시도 시점을 두고 고심 중이다.

공수처는 내부적으로 대통령 경호인력 대응책 등을 재정비할 시간을 가진 뒤 주말 중 영장 재집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2차 시도마저 불발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체포영장 유효기간인 오는 6일 전까지 영장 집행을 재시도하는 방안을 경찰 측과 협의할 예정이다.

공수처가 이날 영장 집행 불발 이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경호처가 체포영장의 집행에 응하도록 명령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 이유도 체포영장 재집행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수처와 경찰 등으로 구성된 비상계엄 공조수사본부가 박종준 경호처장 등에 대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로 입건하고 출석을 요구한 것도 원활한 재집행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아직은 경호처가 입장을 바꾸지 않고 이날처럼 또다시 저지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돌파할 대응책과 경찰 지원인력 보강 등을 검토할 시간을 가진 뒤 5일께 집행을 재시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영장 집행에 나섰던 검사·수사관 인력이 5시간 넘게 경호·군 인력과 대치하던 중 크고 작은 몸싸움까지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수처 내부적으로도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영장이 발부되고서 나흘째에야 영장 집행에 나섰으나 실패로 끝난 만큼 2차 집행 시도도 불발될 경우 공수처의 미온적 태도 탓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공수처는 영장 재집행을 서두르기보다 이날 상황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경우의 수와 대응 방안을 내부적으로 재검토한 뒤 신중히 집행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기류와 체포영장 유효기간이 사흘밖에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영장 집행을 앞으로 2차례 이상 시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재시도하기보다 곧바로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체포영장은 수사에 필요한 진술 확보를 목적으로 판사가 형식적 요건을 심사한 뒤 발부되지만, 구속영장은 검찰과 피의자 양측 의견을 듣고 판사가 결론을 내리기 때문에 발부될 경우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혐의의 상당성(타당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더 크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도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는 응할 생각이 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이 재차 불발될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현재까지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발부받은 영장으로 구속에 나서려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구속영장이 발부되더라도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경호처의 경호를 받는 윤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는 난항이 예상된다.

피의자 측 저항으로 인해 구속영장 집행이 불발된 사례가 과거에도 있었다. 2004년 10억원대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당원 200여 명이 당사 출입구를 막고 영장 집행을 저지해 결국 불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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