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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계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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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절정의 경영솜씨로 해저케이블 수주 쾌거”
구자열 LS전선 회장


구자열(56) LS전선 회장의 경영솜씨가 요즘 절정기를 맞은 것 같다. LG가(家)의 오너 2세인 그는 1978년 당시 LG상사 피혁기획부에 입사해 경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동안 LG투자증권, LG전선 등에서 회사생활을 한 지 올해로 31년째. 요즘 구 회장이 보여주는 경영성과나 대외활동을 보노라면 ‘물이 올랐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 난공불락 해저케이블 수주로 경영솜씨 과시= 최근 두드러진 경영성과는 뭐니뭐니 해도 진도~제주 간(총 연장 122㎞) 해저케이블 공사 수주다. 한전이 발주한 3300억원짜리 공사를 보란 듯이 따내 재계를 아연 놀라게 한 것.

요즘 같은 경영 혹한기에 결코 적은 수주액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껏 국내 업체들에 난공불락처럼 보였던 해저케이블 공사를 따냈다는 사실 그 자체다.

이번 일을 진두지휘한 본인 스스로도 “남들이 사양산업이라고 말하는 전선에서 그룹이 신성장동력을 마련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할 정도. 세계 최대 전선그룹인 프랑스 넥상스, 일본 JPS 등과 치열한 입찰경쟁 끝에 따낸 성과다.

사실 해저케이블 공사는 ‘케이블 사업의 꽃’이다. 해저케이블은 그 자체가 첨단기술 집약 제품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프랑스 넥상스, 이탈리아 프리시미안, 스웨덴 ABB 등 유럽계 ‘빅3’가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독식해 왔다. 구 회장은 이번 입찰 과정에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재작년 2월 한전에 입찰 의사를 전달하고선 공장부터 입찰 결과에 상관없이 배수진을 친 것. 강원도 동해시 송정산업단지 내 24만여㎡ 부지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지으면서 입찰을 준비했다. 1300억원이 들어가는 이 공장은 오는 5월 제품을 생산한다. LS전선은 2011년까지 지름 10㎝인 초고압 직류 해저케이블을 해저 바닥을 3m 판 다음 매설하게 된다.

일부 육지 구간을 뺀 해저 105㎞ 전 구간을 오직 한 가닥의 케이블로 연결해야 한다. 구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인도네시아처럼 섬이 많은 동남아시아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세계 해저케이블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1조5000억원 상당. 매년 30% 정도 고성장이 예상되는 신성장 산업이다. 향후 5년간 700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된다.



■ 자전거 매니어로 근성 키웠다= 구 회장은 지난달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에 추대돼 3월부터 4년간 회장직을 맡는다. 그는 소문난 자전거 매니어다. 사람들은 그의 이번 회장직 추대를 결코 행운으로 보지 않는다. 잘 준비된 적임자란 뜻이다. 그는 추대 직후 “60년간 이루지 못한 사이클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루기 위해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 회장은 곧잘 “자전거를 타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인내심을 키운다”고 말해 왔다. 자전거가 자신에게 인생과 경영을 생각하게 만드는 동반자란 얘기다. 2002년 자전거로 해발 3000m 이상의 알프스 산맥을 넘는 ‘트랜스 알프스’ 대회에 도전한 일화는 유명하다. 7박8일 동안 650㎞를 달려야 하는 난코스를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천신만고 끝에 완주했다. 그는 “그때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배웠다”고 말했다.



■ 덕장 스타일로 굵직한 그룹 현안 요리= 구 회장은 덕장 스타일이다. 겉으로 봐선 LG가 오너들이 대개 그렇듯이 이웃집 아저씨처럼 구수한 인상을 풍긴다. 하지만 경영 일선에 서면 숨은 발톱을 곧잘 드러내며 솜씨를 발휘한다. 그는 중국 내 LS산업단지 조성(2005년), 미국 최대 전선회사 슈피리어 에식스 인수(2008년) 같은 굵직한 경영 현안들을 주도해 왔다.

올해부터 LS그룹의 전선과 동제련, 엠트론 사업부문 회장직을 맡았다. 2007년 10월 국제전선협회(ICF) 상임이사를 맡아 국제무대에서도 한국 업계를 대변해 왔다.

뉴 페이스



■ 이백순 신한은행장 내정자
신한금융그룹은 10일 이백순(57) 신한지주 부사장을 새 신한은행장에 내정했다. 이 행장 내정자는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1971년 제일은행에 입행했다. 1982년 신한은행으로 옮긴 뒤 비서실장, 도쿄지점장, 지주회사 상무, 부행장을 거쳤다. 은행과 지주회사에서 요직을 두루 거쳐 일찌감치 차기 행장감으로 꼽혀 온 인물. 신한지주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효율적인 조직운용 능력과 리딩 뱅크 지위 확립에 필요한 리더십 등이 선임 이유”라고 밝혔다. 또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에는 이휴원(56) 신한은행 부행장을 내정했다. 그는 포항 동지상고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고교 후배다.




■ 김상후 롯데제과 사장 등 롯데그룹 인사
롯데그룹은 10일 김상후 롯데제과 대표이사 부사장과 소진세 롯데슈퍼사업본부 총괄 부사장을 각각 소속사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신임 김 사장과 소 사장은 지난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식품과 유통 분야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성과를 인정받았다.

또 롯데건설 공동 대표이사로 박창규 사장을 신규 영입하고, 롯데카드 대표이사에 박상훈 부사장을 승진 기용했다. 최근 인수한 롯데주류BG 대표이사로는 두산주류 출신 김영규 부사장을 임명했다.

롯데는 이번에 임원 129명에 대한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실적과 능력, 신규사업과 해외사업, 젊은 층 발탁 등에 초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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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철 KTF테크놀로지스 대표
통신기기 전문회사인 KTF테크놀로지스(KTFT)는 김기철(54) 전 KTF 부사장이 새 대표이사로 취임했다고 9일 밝혔다. 그는 경남 김해 출신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한국IBM을 거쳐 KTF 정보시스템부문장과 신사업부문장, 비즈니스부문장(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취임사에서 고객중심·속도·생존·팀워크 등 4대 경영방침을 제시하고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혁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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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윤태 한국시세이도 사장
일본계 화장품 회사인 한국시세이도는 신윤태(53)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했다고 7일 밝혔다. 신 사장은 에스티로더와 유로통상을 거쳐 최근까지 효성그룹 트레이딩퍼포먼스그룹 임원을 역임했다. 그는 “한국에서 시세이도의 위치가 더 높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 & 아웃




■ 조양호 회장, ‘골드어워드’ 수상
조양호(59) 한진그룹 회장이 여성친화 기업문화 확산 및 양성평등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전문직여성한국연맹(BPW Korea)이 수여하는 제16회 ‘BPW 골드어워드’를 수상했다. 조 회장은 여성 인력을 존중하고 한진그룹 내 여성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탄탄한 인사·복지 시스템을 구축해 여성친화적 기업문화를 선도하고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와 지위향상 및 양성평등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여성부가 선정한 ‘국내 1호 여성친화 기업’으로 임신 휴가제, 수유시설 운영 등 관련법에서 정하는 수준 이상의 임신·출산·육아 관련 지원 제도 등 여성 직원들을 위한 지속근무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 이유일·박영태 쌍용차 공동법정관리인 취임
쌍용자동차의 기업회생 절차를 관리하게 될 이유일(66), 박영태(48) 공동법정관리인이 9일 취임했다. 현대자동차 출신인 이 관리인은 자동차 경영 전문가다. 1969년 연세대 법대 졸업 후 1998년까지 30년간 현대차에 근무했다.

쌍용차의 국내외 판매 증진에 적임자라고 법원은 판단했다. 박 관리인은 1982년 중앙대 회계학과를 나온 후 1988년부터 20여 년간 쌍용차에서 근무한 ‘쌍용차 맨’. 재경담당 상무보, 기획재무 부본부장 등을 지내 누구보다 회사 실정을 잘 안다는 점이 선임 배경이다.



■ 김광욱 사장 노보텔앰배서더호텔에 영입돼
김광욱(55) 전 서울프라자호텔 사장이 서울 강남 소재 노보텔앰배서더호텔 사장으로 영입돼 9일 취임했다. 김 사장은 호텔신라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30년간 호텔업계 외길만을 걸어 온 호텔 전문경영인이다. 제물포고, 서울대 국문학과를 나온 그는 호텔신라 마케팅 담당 상무, 웨스틴조선호텔 외식사업부장 등을 거쳤다. 2005년부터 약 3년간 한화 계열 서울프라자호텔 대표를 지냈다.



■ 이장호 부산은행장 차기 행장으로 재추대
차기 부산은행장에 이장호(62) 현 행장이 재추대됐다. 부산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10일 회의를 갖고 만장일치로 이 행장을 차기 부산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부산상고, 동아대 영문학과 출신인 그는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3년 임기를 다시 시작한다. 추천위원회는 “이 행장이 2006년 3월 취임해 부산은행을 최고의 지방은행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성기영 경제산업 전문 저널리스트
“배워야 회사도 키울 수 있다”
초등 졸 57세로 경영학사 된 송공석 사장

“젊은 학우들 덕분에 25일 학부 최고령으로 졸업장을 받게 됐어요.”

와토스코리아 송공석(57) 사장의 얼굴에 기쁨이 넘친다. 정규학교는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인 50대 후반의 중소기업 사장이 고려대 경영학과 학사모를 쓰게 돼 화제다. 와토스코리아는 인천시 서구 당하동 소재 절수기기 제조업체다.

송 사장은 4년 동안 결석 한 번 없이 132학점(졸업이수 130학점)을 따냈다. 자녀들 또래의 학우와 교수들 사이에 너무 알려져 결석하기도 어려웠다고 한다. 그는 2005년 1명을 뽑던 고려대 경영학과 수시 특기자 전형에서 9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회사는 성장하는데 경영자 능력이 따르지 못해 회사가 어려워지면 큰일”이란 이유로 지원했다. 1966년 전남 보성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16세 때 맨손으로 서울로 올라왔다. 공원, 배달원, 고물장사 등 온갖 궂은일을 하며 돈을 모아 1973년 인천에서 회사를 차렸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 등 세 차례나 회사가 쓰러질 뻔했다. 그때마다 밑바닥에서 다진 끈기로 일어났다. 양변기 부품인 절수제품을 잇따라 개발해 ‘절수박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2004년 회사가 자리를 잡자 공부에 매달려 2년 동안 고입, 대입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회사와 대학 공부,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수업을 하루 6∼7시간씩 매주 2, 3일에 몰아서 들었다. 첫 학기 경영수학에서 F학점을 받았을 땐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4년간 배움을 통해 회사 경영수준도 한 단계 올렸다”고 말했다. 그동안 회사 매출도 25% 정도 늘었다. 그는 봉사와 나눔에도 관심이 많다. 1999년부터 매출 1만원당 50원씩 적립했고 이익의 1%도 사회복지시설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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