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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sc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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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지도자들은 아프가니스탄과 여타 현안에서 여전히 미국의 지도력에 의지한다.



Hey, What Would Mr. Obama Say?


세상은 여전히 미국 어깨에 기댄다


미국이 돌아왔다. 오바마 신임 행정부가 다른 나라들에 보내는 메시지다. 새 행정부는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고문을 중단하고,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는가 하면, 기후변화 억제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미국의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발 빠른 행보에 나섰다.

한발 더 나아가 조 바이든 부통령은 이달 초 독일 뮌헨 국제안보정책회의에서 “미국은 참여하고, 경청하며, 상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 자리에 모인 세계 지도자들은 박수 갈채와 함께 안도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흔히들 금융 붕괴와 인기 없는 전쟁, 그리고 조지 W 부시 대통령 재임 8년간의 외교 방치 때문에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지위는 약화됐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뮌헨 회의는 국제사회가 미국의 지도력에 얼마나 의존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아프가니스탄과 중동 문제, 또는 러시아와의 새 군축협상에 이르기까지 미국 대표단(짐 존스 국가안보보좌관, 리처드 홀브룩 아프간 특사 등이 포함됐다)에 줄곧 쏟아진 질문은 “오바마는 어떻게 할 작정인가”였다.

당초 뮌헨 회의는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외교·경제·군사 협력을 뜻하는 ‘안보 네트워크’ 구상을 제안하려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소집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결국 미국 몫이라는 사실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독일과 나토 소속의 여타 유럽 강대국들은 아프가니스탄 내 각국의 관할구역에서 7년 동안이나 안보 전략을 갈고닦았지만 현지의 협력활동은 지지부진했다.

“유럽은 이란 제재와 같이 몇몇 현안에서 협력이 가능하고, 또 그게 국제사회의 여론 향배에 중요하지만 전략적 지도력에서는 아무런 역할도 못한다”고 런던 소재 유럽개혁센터의 찰스 그랜트 소장이 지적했다. 아프간 문제만 해도 다른 여러 현안과 마찬가지로 다음 수순을 결정하고,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일은 오바마에게 달려 있다.

미국이 동맹국과 다시 협력하면서 세계는 많은 이가 오래전에 끝났다고 여겨온 미국 지도력의 시대로 조금씩 되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임박한 다극화 시대와 관련한 대부분의 담론은 부시의 일방주의와 다른 국가들의 급부상 등 지난 몇 년간의 추세를 근거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유럽이 너무도 잘 보여주었듯이 미국 외에 세계에서 전략적 역할을 떠맡을 준비가 된 나라는 거의 없다.

게다가 부상하던 러시아 같은 나라는 갑자기 쇠락했다. 뮌헨 회의가 오바마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뭘까? 외교의 세부 사항을 놓고는 골치깨나 썩겠지만 글로벌 리더십은 미국이 얼마든지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STEFAN THEIL





It's a Small World After All


힐러리의 조력자일까, 경쟁자일까



힐러리 클린턴이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장관으로 기용된 것은 ‘위로 차원의 인사’라는 뜻이 강했지만 힐러리는 기쁘게 수락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의 자존심 강한 실력자들은 그녀의 영역을 야금야금 파고들 태세다. 힐러리는 자신의 세계적인 명성이 강점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부시 행정부 당시 콜린 파월의 몰락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힐러리의 자리를 위협하는 이들은 누구일까?


MICHAEL HIRSH



Our Risky Genome


위험한 유전자의 진화


인간의 유전자와 현대 생활방식 간의 충돌이 우리를 병들게 한다. 새 책 ‘지놈이 필요한 이유(It Takes a Genome)’의 전제다. 이 책은 느린 유전적 진화와 현대 환경의 스트레스로 인해 우리가 암이나 천식, 우울증 같은 질병에 걸린다고 주장한다. 21세기를 살면서 우리의 세포는 유례없는 극한 상황에 노출돼 있다.

늘어나는 수명, 설탕 위주의 식단, 담배의 발암물질, 그리고 여성의 조기 월경 등이 그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 유전자는 “안전지대를 벗어나” 있다. 높아진 인슐린 수치(당뇨병을 초래할 수 있다), HIV 같은 신종 바이러스, 에스트로겐 노출도 증가(유방암의 주요 발병 원인) 등의 변화에 적응할 시간도 부족하다.

우리가 이렇게 무력해진 원인은 복잡하다. 대부분의 질병은 하나의 유전자가 아니라 수십, 수백 개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 하나 하나의 유전자 변이가 개인의 발병 위험을 조금씩 키울 수는 있지만, 실제 병을 일으키는 건 총체적인 누적 현상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위험한 유전자 변이는 종종 진화상의 도태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알츠하이머 유전자처럼 번식력이 왕성한 젊은 시절엔 거의 영향력이 없거나, 혹은 어린 시절에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생식력이 사라진 노년기에야 부작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론적으로 인간이란 종(種)이 앞으로 수만 년간 생존한다면 당뇨나 자폐증 같은 병에 적응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때까지는 위험한 청년기 염색체의 작용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계속 분투해야 할 듯하다.


KATIE BAKER





Ranking Bank Losers


사고는 월가가 쳤는데…


글로벌 경기 침체가 미국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때론 쌤통이란 생각마저 든다. 월스트리트는 부실 채권을 전 세계로 순환시키는 심장 노릇을 했고, 세계 금융 시스템을 거의 망가뜨렸다. 당시엔 뉴욕의 은행들이 가장 심대한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뒤따랐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은행들은 지난해 선진국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축에 속했다. 이는 다른 은행과 비교할 때 그렇다는 말이고, 물론 주가와 배당금으로 따져본 총주주수익률(TSR)은 44%나 줄었다. 이에 비해 영국과 서유럽 은행들은 더 형편없었다. 독일 은행들은 총주주수익률이 마이너스 62%로 돌아서 꼴찌를 기록했고, 61.5% 감소를 보인 프랑스 은행이 그 뒤를 이었다. 호주와 캐나다·일본 은행만이 미국을 앞질렀을 뿐이다. 사고는 미국이 쳤는데 그 피해는 대서양 건너 유럽이 덮어썼다.


BARRETT SHERID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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