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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sc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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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극단주의 세력의 공세를 잘 막아내고 있다.



Against the Rise of Unrest and Extremism, the Center Holds


유럽 중도정당, 불황 한파에도 끄떡없다


저절로 잘 굴러가리라던 자본주의와 이를 부추긴 엘리트층의 허구성이 몇 달 안 되는 사이에 여실히 드러났다고 판단하기 쉽다. 많은 관측통은 “진작에 그럴 거라고 했지”라며 기세 등등한 극좌 정당으로 유럽 유권자들이 대거 몰릴 거라는 식으로 예측했다. 혹은, 정반대로 세계화된 자본가와 이민자들을 겨냥한 외국인 공포증을 유포해 온 인기영합적인 우파정당으로 표심이 기울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하지만 유럽의 중도파 정당들은 확고부동하다. 어쩌면 그 힘이 점점 세져 간다. 수출이 무너지면서 경제가 급속히 위축되는 독일의 경우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5%에 달했던 좌파정당 지지율이 지난주 11%로 떨어졌다. 여론조사기관 알렌스바흐 조사에서도 유권자 다수가 오는 9월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기민당과 친기업적인 자유당 간의 중도 우파 연합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에서는 신생 트로츠키 정당이 크게 주목을 끌지만 아직 이를 표심으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영국에선 극단주의자들이 아예 자취를 감췄다. 정리해고와 통화 가치 폭락에 반발해 격렬한 거리 시위가 벌어진 라트비아와 우크라이나 같은 동유럽에서조차 정권은 몰락했지만 중도 정당이 여전히 권력을 잡고 있다.

유럽 전역에서 공산주의 이념은 여전히 신임을 받지 못하며, 극우파도 주변으로 밀려났거나 눈에 띄지 않는다. 경제위기가 극단주의의 득세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벨기에 앤트워프 대학의 포퓰리즘 전문가 카스 머디 교수는 다른 안보위협 요인이 그렇듯 경제위기도 유권자들을 기존 여당 주위로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인 듯하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나 네덜란드 얀 페터르 발케넨더 총리처럼 심지어 인기 없는 지도자들조차 지지세를 회복하는 경우도 있다. 유권자들은 옳고 그름을 떠나 주류 정당이 경제 안정을 유지하리라고 믿는다. 좌파적 이상향은 기존 체제에 염증을 느끼는 유권자들에게나 호소력을 갖지, 검증되지 않고 수시로 다투기만 하는 극단주의 정당을 따르고자 하는 시민은 거의 없다고 알렌스바흐의 분석가 토마스 페터슨이 말했다.

또 독일 기민당 같은 중도 정당들은 구제금융과 경기부양책으로 잠재적 반대층을 달래왔다. 이런 조치들은 여전히 유럽의 사회민주주의 주류 흐름을 타고 있다는 조짐이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극단주의에 대한 수요가 있다손 치더라도 공급이 이를 따르지 못한다. 현 시점에서 그럴듯한 경제위기 해법을 제시하는 인기영합적 지도자는 떠오르지 않았다.

물론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고, 경제도 한참을 더 내려가야 바닥을 보일지 모른다. “경제위기가 2년 정도 계속되고, 주류 정당 그 누구도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유권자들은 극단주의 정당에도 기회를 줄지 모른다”고 머디 교수가 내다봤다. 하지만 이는 중도 정당이 신속한 경제회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STEFAN THEIL





Green Machine


‘녹색 머신’ 슈워제네거



터미네이터에서 녹색 지도자로 변신한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지사.
지난해만 해도 미국 정치인이 유럽에 녹색기술을 가르친다는 발상은 터무니없어 보였다. 하지만 지난주 녹색 정보기술(IT) 상품들을 모은 독일 정보통신박람회(CeBIT 2009)에서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그 일을 해냈다. 그는 “두 손 놓고 앉아 불황 탓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리 스스로가 해법의 일부가 돼야 한다. …녹색 기술에 그런 여지가 많다.” 사실 그 연설엔 독일인이 대부분인 청중을 놀라게 할 만한 내용은 거의 없었다. 미국 백악관도 이제 막 그런 방향으로 접어들었을 뿐이지만 캘리포니아주를 필두로 한 첨단기술 기업들은 환경에 둔감한 미국의 이미지를 조금씩 바꾸어왔으며, 이번 박람회에서도 많은 관람객을 불러모았다.

심지어 도이체텔레콤(DT) 같은 독일 기업들이 녹색 혁신을 위해 미국에 나가 있는 지사들에 기대를 건다는 증거도 있다(DT는 슈워제네거에게서 자극을 받아 녹색사업에 기여하기로 했다고 매리언 뮤어 DT 대변인이 말했다.) 액션 스타 출신인 슈워제네거가 녹색 전문가로 거듭난 듯하다.


MICHAEL LEVITIN


오바마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막으려 한다.



False Starts for Star Wars


‘스타워즈’의 잘못된 출발


오바마 행정부는 오랫동안 구상돼온 미사일방어프로그램(MD: 일명 ‘스타워즈’)에 관해 복잡한 접근법을 구사한다. 우선 까다로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 카드로 이용한다. 지난달 오바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러시아가 미국과 협조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면 전임자였던 부시 대통령이 폴란드에 구축하려 했던 미사일방어체제 계획을 포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얼마 뒤에 티머시 키팅 미 태평양사령관은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알려진 대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경우 미 국방부가 스타워즈를 이용해 요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 MD에 대한 오바마의 입장은 회의적이다. 백악관 웹사이트는 그가 스타워즈의 실제 효과가 있다는 “긍정적인” 증거가 포착될 경우에만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그런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뉴스위크가 입수한 미 국방부의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MD의 기술력은 오바마가 원하는 “긍정적인” 결과에 미치지 못한다. 국방부의 외부 평가위원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알래스카에 위치한 초창기 수준의 미사일방어체제가 테스트 결과 “실제 작전에 투입될 만한 역량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고 적었다.

잘해야 “북한의 탄도 미사일과 관련한 단선적인 비상 상황”을 겨우 막아낼 정도라고 한다. 부시 정부가 동유럽에 배치하고 싶어했던 방어체제에 대해서는 “분석과 실험실 테스트, 혹은 모델 프로그램이나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정의된 하나의 ‘개념’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즉, 설계도 상에서나 존재한다는 의미다(미 국방부 미사일방어청 대변인은 동유럽 미사일방어체제는 새로운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친오바마 행정부 인사들은 오바마가 미사일방어체제에 열의를 갖고 있진 않지만 러시아에 끌려가는 인상을 주는 것도 경계한다고 전했다. 북한과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리 두 명은 “키팅 사령관의 발언이 선을 한참이나 넘어섰다”며 “오바마가 김정일 정권을 포용하려고 세심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키팅의 대변인은 언급을 피했다). “백악관의 심기가 불편하다”고 그중 한 관리는 덧붙였다.


MARK HOSENBALL





Forgive Me, Tax Man


특명! 세금을 늘려라


미국의 거의 모든 주(州)가 비슷한 상황이다. 예산이 쪼들리면서 저마다 세수를 늘릴 묘안을 찾아 나선다. 정치적 저항을 최소화하려면 사람들의 죄책감을 공략하는 수밖에 없다. 유흥업소에 ‘쾌락세’을 매긴들 누가 대놓고 반대하겠는가? 다음은 몇 가지 제안.



주요 ‘쾌락세’ 법안


캘리포니아(12.5%)


마리화나세
주정부가 160억 달러의 적자에 허덕이는 가운데 한 의원이 연간 1억 달러의 세수를 거두는 방법을 제안했다. 마리화나를 합법화해 세금을 매기는 것이다. 1온스(28.3g)에 50달러의 세금을 징수하면 평균 가격이 450달러로 올라간다.

워싱턴(8.5%)


성형세
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지만 치료 용도가 아닌 모든 성형수술에 대해 판매세를 징수하는 법안이 상정됐다. 뉴저지는 2004년에 유사한 ‘보톡스 법안’을 통과시켰다.

오리건(1.900%)


맥주세
오리건은 현재 맥주 1병당 1센트의 세금을 매긴다. 미국 전역에서 둘째로 낮은 수준이다. 이 맥주세를 1900% 늘리는 법안이 통과되면 지금 2.5달러에 팔리는 맥주 6개들이 팩은 4달러가 된다.

조지아(50%)


스트립쇼클럽세
조지아주 의원들은 스트립쇼클럽 입장 가격을 5달러 높이는 ‘스트립쇼클럽세’를 통과시키기 일보 직전이다.

뉴욕(18%)


지방(脂肪)세
데이비드 패터슨 주지사는 칼로리를 낮추지 않은 탄산음료와 과일즙 함유율이 70% 이하인 음료들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려 한다. 그러면 2년간 10억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탄산음료 ‘더블걸프’의 가격은 64센트 높아진다.

미시간(32%)


담배잎세
미시간은 궐련 담배를 제외한 담배류 제품에 부과된 세율을 32%에서 64%로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연방세도 함께 부과돼 19달러였던 가루담배 한 봉지의 가격은 70달러로 껑충 뛰게 된다.


MATTHEW PHILIPS



The Chinese Disease


독일 경제도 중국병?



자동차를 비롯한 독일 수출품 판로가 막혔다.
주택 거품 붕괴에서 비롯된 경제위기에 미국인들이 충격을 받았다면, 독일인들은 어이없어 한다. 자신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헤픈 미국인들이 진탕 마시고 놀면서 허울뿐인 경제 성장을 구가할 때 자신들은 높은 저축률과 탄탄한 제조업 기반, 그리고 부동산 시장의 냉정을 유지해 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번 경제위기로 미국인들보다 독일인들이 오히려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1.6% 줄어든 데 반해 독일은 2.1% 감소했다. 2009년 전망도 암담하다.

독일은 4% 마이너스 성장이 예고된 데 반해 미국은 마이너스 2%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독일이 중국을 빼닮았다는 데 있다. 예전처럼 수출로 흑자를 내겠다고 고집해선 파멸을 초래할 수도 있다.

다른 나라더러 독일 경제를 이끄는 기관차 역할을 하라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나라 경제가 둔화되면 독일은 더 심한 침체에 빠진다. 이런 경우를 일컫는 말이 있다. 바로 세계수출챔피언(Export weltmeister)이다. 오늘날엔 중국과 독일이, 1930년대엔 미국이 그랬다고 베이징대 마이클 페티스 교수가 지적했다.

이는 1930년대 대공황을 극복하는 데 미국이 유럽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이기도 하다. 당시 보호무역주의가 고통을 장기화했듯이 지금도 그런 위험이 도사린다. 독일이 불황에서 벗어나자면 단기적으로는 무역의 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경쟁력을 잃은 소비자 서비스 부문의 규제를 풀어야 한다.


STEFAN TH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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