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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st Word] “ASEAN으로 가는 큰 길 뚫었다”

[The Last Word] “ASEAN으로 가는 큰 길 뚫었다”


앞으로 동남아 국가에 진출할 기업이나 개인들은 행정적인 절차가 한결 수월해질 듯하다. 지난 주(3월 13일) 문을 연 한·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센터가 양측 간 무역, 투자, 관광 및 문화 교류를 적극 지원하기 때문이다.

한·아세안센터는 한국과 아세안 소속 10개국이 맺은 양해각서에 따라 설립된 상설 국제기구로 서울에 본부를 둔다. 박성현 뉴스위크 한국판 기자가 조영재 초대 사무총장을 만나 이 기구의 발족취지와 향후 활동방향을 들었다.



기구의 성격과 하는 일은?
한국과 아세안 간 우호협력을 증진하는 기구로 정치적 이슈 이외의 업무를 관장한다. 2007년 11월 싱가포르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설립에 합의했고, 각국의 비준 또는 동의 등 국내 절차를 거쳐 3월 13일 창립 행사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상호 이해와 협력증진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아세안의 국제적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1967년 창설된 아세안은 2007년 현재 10개 회원국, 인구 5억7000만 명, 국내총생산(GDP) 1조2000억 달러를 자랑하는 거대한 지역협력체다. 아세안은 국가연합으로서 세계 강대국이 참여하는 다자회의를 주도한다. 아셈(ASEM), 즉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담, 아·태경제협력체(APEC),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세계 외교·안보 무대에서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과의 경제적 협력 관계는?
지난해 중국과 EU에 이어 우리나라의 3대 교역 대상지역으로 떠올랐다. 한국과 아세안의 교역규모는 920억 달러(수출 493억 달러, 수입 409억 달러)다. 또 아세안에서의 한국 건설 수주액은 2007년도 89억 달러로 중동 다음으로 많다. 아세안은 우리 국민이 둘째로 많이 방문(2007년 약 350만 명)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아세안 역내에 있는 말라카해협은 한국 수입석유의 거의 전량이 통과하는 자원수송로로서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기구는 어떻게 운용되나?
한·아세안센터는 이사회, 집행위원회, 사무국으로 이뤄지며,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등 11개국 대표로 구성된 이사회가 주요 정책을 결정한다. 집행위원은 각국의 서울 주재 대사관 차석들이 주로 맡는다. 양측 간 경제 현안의 경우 각국의 주한 대사관 무역 담당 외교관들이 모여 무역투자실무그룹을 만들고, 여기서 실무적 협의를 마친 현안들을 집행위와 이사회에 올려 논의토록 한다.



한·아세안센터 발족의 기대효과는?
아세안 국가들 하면, 관광을 먼저 떠올리지만 실은 친환경 천연소재에 현대적 디자인을 입힌 세계적인 상품이 많이 생산된다. 우선 경쟁력을 갖춘 현지 상품을 한국 국내 소비자들에게 홍보할 예정이다. 나아가 한국에 진출하려는 아세안 기업과 상품을 위한 국내시장 조사도 해줄 수 있다. 둘째는 한국인들이 아세안을 제대로 알게 하는 통로 역할을 하게 된다. 한국인들에게 아세안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강의 프로그램 등이 개설된다.



아세안에 투자·수출하는 국내 기업엔 어떤 지원을 하게 되나?
국내 기업과 아세안 개별국가 사이의 가교역할을 하게 된다. 특정 기업이 아세안에 투자하거나 수출을 원한다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들을 해당 국가에서 받아 전달하는 일도 하게 된다. 각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을 한데 묶어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추진 예정인 사업을 소개해 달라.
6월 한·아세안 정상회담에 즈음해 양측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 ‘한-아세안 현대사진, 미디어아트’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또 양측 간 교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장 관련 정보자료를 출간한다. 더불어 아세안 10개국 투자와 무역을 관장하는 장·차관급 관계자들이 주관하는 투자 세미나를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아세안 각국의 정부 관리와 기업인들을 한국에 초청해 한국의 IT 산업 등을 둘러보게도 한다.



아세안 국가들을 소개할 별도의 전시공간도 마련했던데.
서울 프레스센터 8층에 마련된 ‘아세안홀’ (283.8㎡, 86평)은 아세안 국가들의 문화와 상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세안 문화와, 역사, 사회 환경을 잘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했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부터 아세안에 공을 들여왔다.
일본은 1977년 일-아세안 이해증진을 표방하는 ‘후쿠다 독트린’을 채택한 데 이어 1981년 일·아세안센터를 이미 설립했다. 한 해 아세안에 주는 무상원조가 5억 달러에 달할 때도 있다.



한국의 대(對)아세안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대외원조를 담당하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1991년부터 2008년까지 아세안 10개국에 총 3억4800달러의 ODA를 지원했다. 전체 대외무상원조의 21%를 차지한다. 이는 KOICA 소관이긴 하지만 필요한 사업이 있다면 우리가 통로가 돼서 KOICA 측에 얘기를 전할 수 있다.



아세안 입장에서는 국내 체류 자국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에도 관심이 많을 텐데.
한·아세안센터는 국제기구일 뿐 한국의 정부기관이 아니어서 그에 관한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하긴 어렵다. 우리가 동남아 각국의 문화와 전통을 알려나가면 체류근로자들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도 개선된다.

[임기 3년의 조영재 사무총장은 8회 외무고시에 합격한 이래 외교통상부 아중동국 국장, 기획관리실장, 주 이탈리아 대사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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