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車시장 개방 등 이견”
“한·EU FTA 車시장 개방 등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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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런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는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 모두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부 장관은 3월 11일 “유럽이 경기부양책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랑스 등 유럽은 미국과 일본의 재정적자 폭 확대가 오히려 세계적 인플레이션의 근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한국은 이번 G20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통상장관 회담에서 EU와 FTA가 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3월 18일 오후 서대문구 합동에 있는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필리프 티에보 대사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한-EU FTA 체결 가능성 ▶미국과의 경기부양책 규모 이견 ▶프랑스가 원조 격인 잡 셰어링의 명암 등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필리프 티에보 주한 프랑스 대사는 “미국은 자국의 경기부양책 평가를 하면 되고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은 우리 나름의 평가를 하면 된다”고 말해 미국 정부의 입장과 뚜렷한 각을 세웠다. 그는 3월 17일 한국 정부 고위층과 FTA 체결의 필요성을 교감했다고도 했다.
>> 미국은 프랑스 등 EU가 돈을 더 풀어 경기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G20에서 이 문제가 크게 부각될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의 이런 입장에 대해 프랑스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지금 경제위기가 전 세계적인 문제긴 하지만 국가별로 충격도는 다르다. 일본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고 그 다음이 미국이다. 유로를 사용하는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은 -2.1%고 프랑스는 -1.5% 정도에 불과하다. 각국 정부는 그 나라 사정에 맞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게 프랑스의 인식이다.”
G20 정상회담 때 FTA 조율
>> 그렇다면 프랑스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프랑스는 독일·영국·스페인·이탈리아 등 주요 유럽국가들과 의견을 조율해 경기부양책을 만들겠다는 데 합의했다. 프랑스가 두 차례 내놓은 경기부양책은 이들 나라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결정됐다. 프랑스는 지난해 12월 투자촉진을 골자로 한 경기부양금 270억 유로를 마련해 지원하고 있다. 올해 2월 18일에는 이번 경제위기로 가장 타격을 많이 받은 계층을 위해 120억 유로 규모의 경기부양금을 사용한다. 다양한 세금감면 정책은 이미 시행해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프랑스 정부의 재정적자는 200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5.6%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2%포인트나 늘었다. 정부로서는 대단히 강력한 대책이다. 한국 정부도 투자 지원과 세금감면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
>> 미국의 입장은 이번 경제위기는 전 세계적인 문제이므로 유럽도 경기부양책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인데 프랑스·독일 등 유럽국가들은 미국과 행동을 같이하고 있지 않다. 이유는 무엇인가?
“어디까지나 상식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미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는 지금 전례 없는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해 2009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안정되고 2010년부터는 경제가 활성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만약 지금 취한 모든 대책이 충분치 않다면 유럽도 다른 국가들과 힘을 합쳐 추가 조치를 내놓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같은 대책이 어떤 효과를 낼 것이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를 우선적으로 평가해 봐야 한다. 지금까지 각국 정부가 낸 막대한 재정적자를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현재로서는 어느 누구도 현재의 경기부양책이 충분하다 충분치 않다고 말할 수 없다. 미국은 미국의 경기부양책의 효과를 평가해야 할 것이고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은 유럽 나름의 평가를 하면 된다. 어느 누구도 기적을 만드는 특단의 대책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경기부양책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 모든 주요 경제대국은 물론이고 한국을 포함한 신흥경제국들과 함께 합의를 통해 조율해야 한다는 점이다. 경제 사이클에 반하는 대책을 내놓아서는 안 된다.”
>> 4월 2일 G20 정상회의 때 통상장관 회담을 열어 한국과 EU 간 FTA를 최종 타결 지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FTA 체결의 영향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한국의 이익도 중요하겠지만 EU도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아직도 원산지 표시, 자동차 시장 개방 등 일부 조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3월 23일과 24일 한국에서 이와 관련해 최종회의를 열 것이다. G20 정상회담 기간 중에 캐서린 애시턴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간 통상장관 협의를 통해 마지막 조율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일정을 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G20 행사기간 중에 타결소식을 전할 수 있다면 정치적인 함의가 큰 상징성은 만들 수 있다. 양측 모두 보호무역을 경계하고 자유무역을 촉진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양측 모두의 이익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만족스러운 합의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그러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17일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만나 이번 마지막 협상을 통해 완전한 합의를 이끌어내기를 희망한다는 데 양측이 동의함을 확인했다.”
>> FTA 체결로 무관세 혜택을 가장 먼저 보게 되는 제품은 와인과 자동차 부품이다. 프랑스와 한국 간 교역량이 크게 늘 것이라고 보나?
“프랑스의 한국 수출 품목은 화학·기계 등 산업재가 70%를 차지한다. 와인 등 소비재는 30%에 불과하다. 와인이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는 있지만 우리가 더 비중을 두는 부분은 산업재다.”
>> ‘잡 셰어링’이 한국 사회의 화두가 됐다. 유럽, 특히 프랑스는 근무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고용을 최대한 많이 유지하는 정책을 오래전부터 써왔다. 하지만 최근 총파업이 일어나는 등 노동계의 반발이 큰 것으로 보인다. 잡 셰어링의 기본 개념은 프랑스에서 여전히 유효한가?
잡 셰어링은 스칸디나비아가 원조
“잡 셰어링은 스칸디나비아나 독일 등 많은 유럽 국가에서 노동시장 상황에 따라 폈던 정책이다. 프랑스·독일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와 한국 경제계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노동유연성이다. 즉 어떻게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는가다. 동시에 노동자들의 노동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도 문제일 것이다. 프랑스는 기업들이 노동시장을 더욱 유연하게 만들어서 경제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특히 재교육을 통한 재취업 과정을 강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 최근 프랑스 고위관료들이 한국을 비공개로 방문하는 일이 늘었다. 새로운 경제협력 프로젝트가 있는가?
“현재 양국 간 협상 중인 프로젝트는 많이 있다. 우주항공, 나노테크놀로지 연구사업이라든가 바이오테크놀로지 사업협력 등이 있지만 협상 중인 사항에 대해 자세히 말할 수는 없다. 양국 간 협력의 예를 보면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있다. 이곳은 단지 연구만 하는 곳이 아니다. 벤처기업을 통해 의약품을 직접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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