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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급반등 후 강보합세 전망

연초 급반등 후 강보합세 전망

연초 이후 골프회원권 가격이 오름세다. 지난해 말에 비해 평균 30%가량 올랐다. 투자 결정이 빠른 사람은 이미 연초에 투자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봄 시즌인 데다 매도 물량이 줄고 있어 당분간 현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원도 원주에 있는 센추리21CC..

서울 강남의 A골프회원권 거래소 사장 K씨는 “지난 겨울이 악몽 같았다”고 말한다. 골프회원권 가격이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면서 매수세가 뚝 끊겼기 때문이다.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직원 월급은 물론 사무실 경비조차 내기 어려운 형편에 몰렸다. 그는 경비 절감을 위해 사무실 직원 14명 가운데 6명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남은 직원들에게는 월급도 제때 주지 못해 쩔쩔매는 날이 계속됐다. 그러나 K씨의 얼굴에 요즘 화색이 돈다. 연초부터 골프회원권에 관심을 보이는 문의 전화가 늘더니 얼마 전부터는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그는 “아직도 회원권 시장이 예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계약 건수만 놓고 보면 지난해 말보다 30%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골프회원권 가격이 뚜렷한 오름세다. 에이스회원권 거래소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회원권 가격이 지난해 말에 비해 평균 30%가량 올랐다. 서서히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나 주식 시장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가파르다. 회원권 가격이 오른 것은 강남과 강북을 가리지 않는다.

경기도 용인의 한성 골프장의 경우 올 1월 초 9300만 원까지 떨어진 회원권 가격이 최근 1억7300만 원을 호가한다. 상승률이 86%나 된다. 뉴스프링빌 골프장 역시 연초 1억3700만 원에서 최근에는 2억3000만 원으로 9300만 원이나 올랐다. 4개월 사이에 68%나 올랐다. 경기도 동두천의 다이너스티 골프장도 같은 기간 1억6200만 원에서 2억6500만 원으로 64%나 올랐다.

이 밖에 아난티클럽서울(옛 리츠칼튼)·스카이밸리·기흥·제일·솔모로 골프장 등도 각각 60%가 넘는 회원권 상승률을 기록했다. 10억 원대 이상의 ‘황제 회원권’ 가격도 크게 올랐다. 9억 원대로 떨어졌던 가평 베네스트 골프장이 13억 원까지 치솟았고, 남촌 골프장도 1월 초 8억1000만 원에서 최근에는 12억 원으로 올랐다.


마이다스밸리와 이스트밸리 등도 같은 기간 50%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골프장이다. 지난해 말까지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던 골프장 가격이 급등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회원권 시세가 과도하게 떨어졌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3억~ 4억 원에 거래되던 수도권 골프회원권이 1억~2억 원에 구입이 가능해지면서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이다. 초 저금리로 시중에 갈 곳 없는 돈이 많이 풀린 것도 회원권 가격이 오르는 데 한몫했다.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에 따른 미국발 경제 위기는 국내 회원권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기업들은 보유하고 있던 회원권을 내다팔기 바빴고, 개인도 덩달아 투매 대열에 가세했다.

에이스회원권 거래소가 골프회원권 가격의 변동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만든 에이스피 지수를 보면 지난해 회원권 가격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05년 1월 1000포인트를 기준으로 했던 에이스피 지수는 지난해 상반기 1715포인트까지 올랐다가 올해 1월 1일에는 977로 43%의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했다.

골프회원권 가격이 급락한 것은 수도권도 예외가 아니어서 10억 원이 넘는 ‘황제 회원권’도 50~60%씩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회원권 가격이 6개월 이상 떨어지면서 매물이 소진되자 더 이상 내다팔고 싶어도 팔 물건이 없어진 상태에 이르렀다. 해마다 1~2월은 골프회원권 거래가 활발한 시기다. 개인과 기업이 본격적인 골프 시즌이 오기 전에 회원권을 마련해 놓으려는 심리 때문이다.

바닥을 확인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매수세가 유입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더 이상 급락할 가능성은 없다는 심리가 확산된 것도 회원권 가격이 반등세로 돌아선 이유다. 에이스회원권 거래소의 송용권 전략기획실장은 “부자들은 이미 1월부터 회원권을 사들였고 3월 위기설이 근거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서 경기 호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회원권 가격이 올랐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회원권 가격의 강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당분간 골프회원권 가격이 급변할 가능성은 적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미국발 경제 위기 같은 돌발적인 변수가 없는 한 회원권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송 실장은 “골프회원권은 주식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에 몰린 법인들이 한꺼번에 매물을 내놓는 바람에 회원권 시장이 얼어붙었죠. 이제는 법인이나 개인 모두 내놓을 물건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지난해 말이나 연초에 회원권을 구입한 개인이 시세 차익을 노리고 내다파는 움직임도 없어요. 골프회원권은 주식과 달리 덩치가 크고 명의 변경 등의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사고파는 게 까다롭죠. 반대로 봄 시즌을 맞아 골프를 즐기려는 사람이 늘고 있어 회원권 가격은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OK회원권 거래소의 김종길 사장 역시 당분간 회원권 가격이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시중에 거래되는 회원권 수는 기껏해야 25만 개 내외입니다. 공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한번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 주식보다 가파르게 오르는 것이 특징이죠. 연초부터 4월까지 회원권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에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시중에 매물이 소진된 당분간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회원권을 사도 늦지는 않을까. 골프회원권에 관심이 높은 투자자들은 ‘상투를 잡는 것이 아닐까’라는 우려가 높은 게 사실이다. 송 실장은 “비관론을 갖고서는 얻을 게 없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회원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상승이 언제 이뤄질지는 장담 못하죠. 경우에 따라서는 기술적 조정도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더 이상 관망하고 있다가는 싼 값에 회원권을 살 기회를 잡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반면 김 사장은 조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지난해에 비해 시장이 좋아진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골프회원권 시장에 봄이 왔는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죠. 주말마다 라운드를 원하는 실수요자라면 회원권 매수를 고려해도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투자 시기를 늦추는 게 좋습니다.” 국내 골프회원권 가격 전망을 할 때 항상 비교하는 것이 일본이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버블 경제가 붕괴되면서 대부분 골프회원권 가격이 10분의 1로 폭락했던 선례가 있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선례를 답습하는 게 아닐까. 송 실장은 “우리나라 골프회원권 시장이 일본처럼 폭락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여러 모로 다르죠. 최근 들어 골프장 수가 늘어나긴 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골프장이 모자라는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일본은 산간 오지까지 골프장을 건설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죠. 앞으로 골프장이 계속 늘어나겠지만 시장의 자정 기능이 작동할 것으로 봅니다. 골프장 사업을 해서 이윤이 남지 않는다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것이란 뜻이죠.”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의 견해는 정반대다. “일본의 경우 버블 경제 붕괴로 골프장 내장객이 줄면서 한때 2000개가 넘던 골프장 가운데 800개가 망했죠. 이대로 간다면 한국도 같은 전철을 밟게 돼 있습니다. 대부분의 골프장이 빚을 얻어서 땅을 사고, 골프장을 건설하는 경우인데 일반 기업으로 치면 부채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셈이죠. 지금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할 겁니다. 지방 골프장부터 입회금(회원권) 반환 문제가 터져나오면 수도권 골프장도 타격을 입는 건 시간 문제죠. 더구나 1년에 50개 이상씩 골프장이 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골프회원권은 단순한 이용권으로 전락하죠. 개인적으로 골프회원권 가격은 2011년 정점을 찍은 뒤 급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합니다.”

비관론과 낙관론 가운데 누구 말이 맞을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분명한 것은 골프장 회원권은 순수하게 골프를 즐기는 사람을 위한 것이지, 투기 대상은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이 가장 큰 재산이다
이원희의 부자노트 3

‘사람이 재산이다’란 격언처럼 재테크에도 사람이 중요하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게 정보인데 정보가 나오는 원천이 사람이다.

주위에 좋은 사람을 많이 두는 것이 성공 재테크의 초석이다. 필자가 아는 지인 중에 건설 자재로 성공해 초대 민선시장과 국회의원까지 지낸 분이 있다. 사모님이 필자 어머니의 친구라 어렸을 때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다.

그는 자신의 성공 요인 중 하나로 ‘베푸는 것’을 꼽았다. “사업을 하면서 움켜쥐기만 하면 성공하기 어렵죠. 도움을 받은 사람은 언젠가는 그 이상으로 도움을 줍니다. 사업이나 정치를 잘 하기 위해서는 믿고 함께 할 수 있는 동반자가 필요하죠.”
재벌 2, 3세들은 기부금을 내면서 유학을 다녀온다.

공부에 관심 없는 그들이 해외 유학을 다녀오는 이유는 인맥 때문이다. 해외 유학 중 얻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사업의 평생 동반자인 한국 유학생을 만날 수 있어서다. 증권사 PB팀장인 K씨는 중견기업 오너가 유학 전 본인의 자식에게 귀띔한 말을 들려줬다. “그 사장은 아들에게 술 한 잔 사주며 ‘공부 안 해도 되니 믿을 만한 친구 두세 명만 만들어 오라’고 했대요. 자녀가 공부엔 전혀 관심이 없지만 사교성은 좋다고 자랑하더군요.”

부자는 좋은 인맥을 만드는 게 부를 축적하는 지름길임을 잘 알고 있다. 인맥을 쌓는 것은 어렵지 않다. 멀리서 찾지 말고, 주위에서 찾자. 자신의 주변에 뜻을 같이 하는 지인을 모으면 훌륭한 인맥이 된다. 예를 들어 운동을 좋아하는 운동 모임,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와인 모임,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음악 모임을 만들면 그 안에서 자연스런 교류가 이뤄지고 좋은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필자가 2000년 결성한 ‘한국PB연구회’는 올해로 10년이 됐다. 프라이빗 뱅킹이 걸음마 수준이던 당시 투자에 관심이 많던 필자의 지인들이 모여 만든 이 연구회는 업계를 대표하는 모임으로 발전했다. 경쟁 관계의 금융기관 PB팀장이 다수 있었지만 현재는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상생하는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함께 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나를 믿고 지지하며 끌어 줄 수 있는,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성공의 동반자’가 필요한 것이다.
필자는 투자컨설팅 회사인 프리미엄 R&I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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