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장외 한 종목’ 열 블루칩 안 부럽다
잘 키운 ‘장외 한 종목’ 열 블루칩 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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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모주가 상장되고서 상한가를 치는 일이 잦았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장내시장이 조정을 받자 공모가가 낮게 형성된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의 관심이 장외시장에 쏠리고 있다.
또 올해 초에 비해 장내시장이 갑작스런 활황을 이루자 장외주식을 선점하려는 투자자가 느는 추세다. 시장 악화로 주춤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으면서 5월 중순 이후 상장하는 서울마린과 중국원양자원은 공모주 청약 결과 청약 증거금이 1조원 넘게 몰리기도 했다.
장외주식이란 상장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유가증권이나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 주식을 말한다. 과거 명동 일대의 사채시장에서 비상장 주식이 거래된 것이 그 시작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장외시장은 ‘프리 코스닥’이라 불리며 유가증권, 코스닥에 상장되기 전 단계에서 거래되는 모습을 갖춰나갔다. 그러다 1990년대 말 인터넷이 대중화하며 제이스탁·피스탁·38커뮤니케이션 같은 장외주식 거래 사이트가 생기면서 온라인에서 장외주식이 거래되기 시작했다.
1999년 당시 한통프리텔(현 KTF)·한솔PCS(2000년 KTF에 합병)·LG텔레콤 같은 통신 관련주가 비상장 주식으로 많이 거래됐고 삼성SDS·강원랜드 같은 종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상장 전 5000원대에 거래되던 한통프리텔은 1999년 코스닥에 상장되면서 30만원까지 가격이 치솟기도 했다. 벤처 투자가 한창이던 2000년대 초반에는 ‘묻지마 벤처 투자’의 거품을 일으킨 거래장으로 유명세를 탔다.
10여 년 전부터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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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장외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두고 ‘흙 속에서 진주를 캐는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투자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실패할 확률이 크다는 얘기도 된다.
많은 보석 중에서 내게 맞는 보석을 고르는 장내시장과는 달리 아무 정보가 없는 갯벌에서 내 힘으로 진주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외시장 투자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성격을 지닌다.
장외시장에 투자하려면 이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주로 발전 가능성이 큰 비상장 회사에 대해 알고 있거나, 특정 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개인주주가 향후 상장에 기대를 갖고 투자한다.
이런 기대에 부합하듯 상당수 종목이 몇 천원대에서 몇 만원대로 훌쩍 뛰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이미 안정궤도에 진입한 상장 기업보다 성장 속도가 빠른 편이라는 점이 기대감을 배가시키는 것이다.
투자기간? 2~3년은 기본
환금성이 낮지만 투자에 성공하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특히 투자 종목이 상장하면 상장 프리미엄이 있어 수익률이 더욱 높이 치솟는다.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종목을 선호하는 투자자 역시 장외시장을 찾는데, 투자 심리가 회복하면서 더 많은 개미투자자가 장외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분위기다.
그러나 장외시장 투자는 개미투자자에게 그리 녹록지 않다. 장내시장에서 투자 경험을 쌓았다 해도 장외시장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어야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여기서 ‘바다’(유가증권·코스닥 등 장내시장)와 ‘강’(비상장 주식을 거래하는 장외시장)의 차이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장내시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위아래로 화살표 방향이 바뀐다. 거래량이 많고 작은 외부 변화에도 빨리 반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외시장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주가가 상승·하락의 방향을 잡으면 그 방향으로 꾸준히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또 장내시장은 단타매매인 데이트레이딩을 하는 투자자가 많은 반면 장외시장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이가 많다.
사실 일반투자자가 장내시장에서 중장기적으로 투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완전히 묻어놓았다고 생각하고 반쯤 체념하지 않는 한 주변의 권유나 제안에 흔들리게 마련이라서다. 그러나 장외시장은 상장을 노리고 투자하는 이가 많기 때문에 꾸준히 기업의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단기 거래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자연스럽게 최소 2~3년의 중장기 투자를 하게 된다는 게 시장 관계자의 말이다. 그렇다면 장외주식에 투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장내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먼저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매수하고 싶은 종목을 골라 정보를 취합한 후에 장외주식 거래사이트나 신문에서 해당 종목의 가격을 확인한다.
거래사이트에서 해당 종목을 팔려고 내놓은 매도 주문자에게 연락해 가격과 거래량을 협상하고 협상이 잘되면 서로 증권 계좌와 은행 계좌나 기타 대금을 수령할 수 있는 수단을 교환한다. 그러고 나서 먼저 매도자가 주식을 증권 계좌로 이체시키면 매수자가 계좌 입고를 확인한 뒤 대금을 지불하면 된다.
보유한 종목을 팔려면 역시 장외주식 거래사이트나 신문 등을 통해 해당 종목의 가격대를 알아보고 거래사이트에 매도 정보를 등록한다. 매수 때와 마찬가지로 매수를 원하는 투자자의 연락을 받고 매매 내용을 협상한 뒤 주식과 대금을 교환하면 된다. 이때 주의할 것은 거래하는 상대방의 신원을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장외시장 거래는 오픈마켓에서 1대1로 상품을 거래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매수자·매도자 모두 회사 전화번호·사이트 회원 가입 여부 등을 습관적으로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이런 장외시장에서 최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유망 종목으로는 지난 3월부터 IPO를 추진 중인 기업을 들 수 있다.
일반 비상장 종목보다 성장 가능성이 크면서 리스크가 작고, 공모에 참여하면 상장된 후에 주가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근래 공모주 가운데는 서울마린·한국정밀기계·해덕선기·중국원양자원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도표 참조). 또 지난해 전 세계적 금융위기 여파로 시장이 악화하면서 공모를 철회했다가 최근 재상장 의지를 밝힌 SK C&C·진로·포스코건설·롯데건설·동양생명 등도 유망하다고 볼 수 있다.
이 밖에 조이맥스·케이맥·펩트론·STX엔파코·KT파워텔·팍스넷·한스바이오메드 등은 연초 시세와 비교해 현재(5월 14일 기준) 100%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도표 참조).
거래 때 상대방 신원 반드시 확인해야
장외시장에서는 삼성·현대차·SK·LG 등 대기업의 자회사도 거래되고 있다. 이들 대기업 자회사는 일반 비상장사에 비해 안정적인 이윤 창출이 가능하고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위험 부담이 적은 장점이 있다. 아울러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가 상장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기도 하다.
이 가운데서 대기업 오너 지분 보유율이 높은 비상장 종목과 꾸준한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종목을 찾아내서 투자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장외시장에서도 테마주가 형성되는데 요즘에는 상장을 앞둔 생명보험주, 반도체 관련주, 정책수혜주 등이 주목 받았다. 새로운 산업이 형성되면 자연히 새로운 기업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혹은 새로운 기업이 새로운 산업을 만들 수 있는데 그 기업은 제일 먼저 장외에서 거래된다. 이 때문에 새롭고 발전 가능한 산업의 관련주 대부분을 장외시장에서 접할 수 있다. ‘제2의 NHN’이나 엔씨소프트, 메가스터디 등을 선점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무턱대고 높은 수익률만 보고 뛰어들어서는 안 된다.
탐욕이 화를 부른다는 말이 장외시장에 꼭 맞다. 장외주식은 거래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장내시장만큼 수급이 따라주지 않는다. 아무런 호재나 특별한 뉴스 없이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거나, 수급이 부족한 종목은 운이 좋아 주식을 매수한다고 해도 후에 다시 매도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더욱 철저한 종목 분석이 필요한 것이다. 또 기업공개 종목은 상장 후 주가 상승을 기대해 장외시장에서 미리 주가가 높게 형성될 수 있으므로 공모가보다 가격이 너무 높으면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상장한 이후 지나치게 주목 받아 ‘오버슈팅’ 현상이 나타난 후 급락하는 경우가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모든 신규기업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후 제자리를 찾아간다. 이 과정에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주식시장 흐름과 기업 정보를 잘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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