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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행복을 디자인한다

여성의 행복을 디자인한다

디자인 하면 얼핏 떠오르는 것은 제품의 디자인 혹은 광고 디자인일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디자인 영역을 만나기도 한다. ‘시정 디자인’. 대도시의 정책도 때로는 디자인 대상이다.

여성의 행복을 디자인하고 있는 조은희 여성가족정책관(1급)은 여성이 행복한 서울 ‘여행(女幸)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서울시 여성공직자 중 최고위직인 그녀는 꿈나무 프로젝트, 금연 프로젝트, 신종플루 비상대책반 등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그 와중에도 항상 업무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은 ‘여성의 행복’(줄임말로 ‘여행’)을 위한 서울시의 ‘여행 프로젝트’다. 무엇이 여성을 행복하게 하는지는 보는 방향과 관심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서울시는 과거 이론적 여성 지위향상에만 주력하던 정책을 법과 제도적 양성평등은 물론이고 도시공간에서의 여성 권리증진으로 정책의 지평을 확대했다. 조은희 정책관은 기자, 편집국장, 청와대 비서관, 대학교수, 시민단체 대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거쳤다. 다양한 경험만큼 아이디어도 많다.

조 정책관은 화려한 이력이 기실 결혼과 출산으로 휴직과 구직을 여러 번 하다 보니 생긴 경력이라고 얘기한다.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의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는 ‘엄마가 신났다’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도 자신의 경험에서 나왔다. 육아문제로 고민하는 여성들을 위한 ‘서울형 어린이집’이나 하이힐로 멋을 내고 나온 여성이 보도블록에 구두굽이 끼여당황하지 않도록 길을 만드는 ‘여행길’도 마찬가지다.

“여성은 ‘나’이기도 하지만 엄마, 아내, 며느리로도 불리고 있죠. 여성의 행복을 법이나 제도가 아닌 생활에서 직접 체감하면서 여성 자신이 ‘나’란 존재로 배려 받음을 피부로 느끼고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여행 프로젝트입니다.” 조 정책관은 “무엇보다 여성을 누구의 무엇이 아닌, 주체를 가진 인격으로 보는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행 프로젝트에는 항상 새로운 정책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문이 열려 있다. 여성들의 필요에 따라 신규사업을 발굴하고 기존 사업을 업그레이드 해 나가는 것이다. 여행 프로젝트에는 현재 90개 사업과 9대 대표사업이 선정돼 있다. 끊임없이 발전하며 진화하는 여행 프로젝트는 신규 아이디어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초 서울시 홈페이지의 천만상상 오아시스를 통해 시민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였고, 8월에는 대학생들의 아이디어 공모도 했다.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돼 있는 ‘여행 동반자’에서 시민단체들은 여성의 관점과 경험을 반영한 새로운 사업을 직접 제안하는 역할을 맡았다.

정책 자문과 현장 모니터링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 자치구 여행포럼, 일반 여성 시민으로 구성돼 도시 여성정책에 대한 평가와 일상생활에 필요한 사업을 제안하는 여행 프로슈머가 모두 여행 프로젝트를 돕는 시민들의 모임이다. 1000여 명의 직원, 민간위탁을 포함해 6000여 개가 넘는 관련 시설과 함께 여성을 위해 여행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조은희 정책관, 그녀의 새로운 여행 디자인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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