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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롯데 신동빈 부회장 지휘체제 굳건

한국 롯데 신동빈 부회장 지휘체제 굳건

▎신동빈 부회장(맨 왼쪽)이 9월 10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회의에 참석해 재계 인사들과 나란히 서 있다.

▎신동빈 부회장(맨 왼쪽)이 9월 10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회의에 참석해 재계 인사들과 나란히 서 있다.

신격호 회장은 2001년 후계자 문제를 간접적으로나마 언급했다.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였다. 인터뷰 당시 “장남 신동주씨는 일본의 롯데, 차남 신동빈씨는 한국의 롯데를 맡기로 돼 있다는 게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신 회장은 “내가 아직 10년은 더 할 거다.

동빈이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을 졸업한 뒤 노무라증권에 들어가 영국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영어도 곧잘 하고 우리말도 한다. 동주는 미쓰비시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즉답은 피했지만 부인하지도 않았다.

신격호 회장이 신동빈 부회장에 대해 “배우면서 해야 한다.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 그해, 신 부회장은 한국의 간판 재계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자리에 오른다. 3년 후인 2004년 10월 4일 그는 그룹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맡고 있던 호텔롯데 경영관리본부를 개편한 정책본부의 수장이 된다. 사실상의 회장 대행이었다.

롯데쇼핑의 한 간부는 “그 이전에도 이미 신동빈 부회장 체제는 확고했다”고 말했다. 신동빈 부회장은 어린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다. 1977년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았다. 신 부회장의 첫 직장은 노무라증권.

그는 노무라증권에 1981년 입사해 런던지점에서 7년간 근무하며 국제금융통이 된다. 이어 그는 1988년 일본 롯데상사에 입사하며 그룹에 첫발을 내딛는다. 1990년 한국 호남석유화학 상무를 지낼 때 일본 롯데의 이사에 오른다. 1994년 세븐일레븐을 인수해 코리아세븐의 전무로 승진하고 그룹기획조정실 부사장(1995년)이 된다.

롯데에 들어온 지 10년 만인 1997년 그는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그간 롯데그룹 안팎에선 외형상 일본 롯데그룹의 8~9배에 달하는 한국 롯데를 신동빈 부회장이 이어받고 일본 롯데를 신동주 부사장이 이어간다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떠돌았다. 현재 신동빈 부회장의 활발한 행보로 볼 때 그 시나리오대로 갈 공산이 높다.

문제는 실질적으로 한국 롯데그룹의 최대 지분을 장남인 신동주 부사장이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재계 일각에서는 장남인 신동주 부사장의 역할이 실제보다 축소돼 보이는 것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롯데그룹의 중심축은 계열사 11개를 두고 있는 호텔롯데다.

또 다른 축인 롯데쇼핑의 지분도 오너 일가를 제외하면 계열사 가운데 호텔롯데가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 호텔롯데는 사실상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다. 그리고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다. 신동주 부사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다. 재계는 한국 롯데가 외형상 일본 롯데는 상대가 안 될 만큼 크고 대부분의 전략이 국내에서 만들어지고 구사된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한·일 양국의 롯데그룹을 아우르는 지주회사는 사실상 일본 롯데홀딩스고 국내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장남 신동주 부사장이 최대주주라는 점이 신동빈 후계체제의 유일한 불확실성 요소라는 분석도 있다. 이와는 별개로 그룹 전략을 2004년부터 담당해온 신동빈 부회장 체제가 5년을 넘기자 ‘신동빈의 사람들’이 함께 주목 받고 있다.

신동빈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호텔롯데 정책본부 출신이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인물은 황각규 부사장이다. 황 부사장은 정책본부 국제실장 출신으로 대한화재 인수와 호텔롯데의 러시아 진출, 중국의 할인점 사업 진출에 관여했다. 그는 비서실이 없는 롯데에서 사실상의 비서실장으로서 신 부회장을 보좌해왔다.

기획통인 이재혁 부사장과 재무와 법무를 담당하는 채정병 부사장, 허수영 케이피케미칼 대표이사 부사장, 신헌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부사장도 신동빈의 사람들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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