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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또 바뀐다고? 믿을 건 다시 학원

정책 또 바뀐다고? 믿을 건 다시 학원

▎학부모들이 바뀐 특목고 입시설명회에 대거 몰려들었다.

▎학부모들이 바뀐 특목고 입시설명회에 대거 몰려들었다.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음에도 교육주(株)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지난 6월 3일 정부가 사교육 과열의 주범으로 여겨졌던 특수목적고 입시제도 개선 등을 주 내용으로 한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발표한 다음 날의 주가를 보자.

4일 영어교육 업체인 정상제이엘에스는 전날보다 90원(0.99%) 오른 918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청담러닝은 200원(0.77%) 내린 2만5900원에 거래됐다. 중등부 온라인학원인 메가스터디는 9100원(4.27%)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2.60%)와 코스닥(-2.45%)이 일제히 급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육주들이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학원심야교습 금지방침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 4월 27일에는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에서 디지털대성이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가운데 메가스터디와 웅진씽크빅, 정상JLS 등도 각각 4.88%, 2.15%, 1.22% 상승했다. 온라인 교육 부문의 수혜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메가스터디의 선전은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학원심야교습에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오프라인 기반 정상JLS의 주가가 상승한 것은 정책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은 정책이 단기 주가에는 영향을 미치겠지만 장기적 영향력은 미미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우증권 유정현 연구원은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정책보다 중요한 것은 실적 그 자체”라고 말했다.

“과외 자체가 아예 불법이거나 수능 자체가 없어지지 않는 한 어떤 정책이든 한쪽을 억제하더라도 마치 풍선처럼 다른 쪽으로 부풀려지기를 계속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정부에 이어 ‘학교 만족 두 배, 사교육 절반’을 기치로 내건 새 정부 들어서도 사교육 업체들은 급속히 성장했다.

참여정부에서는 교육주 평균 시가총액이 무려 14배 늘어난 데다 전후 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기라는 지난해에도 매출액이 2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쯤이면 교육정책이 흔들릴 때마다 불안한 학부모들이 다시 사교육으로 몰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말하는 사교육의 정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교육은 고액학원이나 과외를 말하는 것이지 다소 저가의 온라인 교육이나 학습지를 포함하는 뉘앙스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사교육 경감정책이 주식시장에는 반영되기 어려운 것이다 그는 “주식시장이 대치동 학원가를 다 반영하진 못한다”고 지적했다.

교육주들은 덤덤했지만 실제 교육부 정책 방향이 대치동 학원가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적지 않다. 일례로 지난해 초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오린지 파문을 일으켰을 때, 한 학원은 유치부 영어교육시설에 1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심야교습을 중지하자 평일반 고등부는 당장 매출이 줄었지만, 주말반을 늘렸다.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학원비 상한제는 최근 위헌 소지가 있다는 1심 판결이 나와 무색해졌다. 대치동 유명 어학원 관계자의 말은 사교육 경감정책의 허점을 잘 짚고 있다. “당장 바뀌는 특목고 입시제도를 학원선생보다 누가 더 열심히 연구하며, 학부모는 최고의 교육을 찾아가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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