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와 싸움은 이제부터다”
“신종플루와 싸움은 이제부터다”
마거릿 챈 박사는 전염성 질환과의 싸움에 관록이 있는 백전노장이다. 홍콩의 보건국장으로 재임 중이던 1997년 조류독감을, 2003년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진압했다.
이번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맡아 신종플루(H1N1) 2차 유행이 북반구를 강타하려는 시점에 그것을 이겨내기 (그리고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세계적인 전투의 최선봉에 섰다. 뉴스위크의 알렉산더 A 세노 기자가 홍콩에서 그녀를 만났다.
지금까지는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약했다. 사람들이 이 유행병을 가볍게 여길 위험성이 있나?직접 이 병에 걸렸거나 아는 사람이 이 병에 걸려 숨졌다면 가볍게 보지 못한다. 세계의 보건시스템에 부하가 크게 걸렸으며 보건 근로자들이 최선을 다하지만 겨울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 이제 겨우 초반전이다.
이번 신종플루는 과학자들이 실시간으로 상세한 관찰이 가능한 최초의 유행병이다. 과학계에 어떤 성과를 기대하나?두 달 전에는 모두가 백신을 두 번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 백신을 한 번만 맞아도 저항력이 생긴다는 사실이 연구로 확인됐다. 그러나 어린이와 임산부의 경우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허점이 많다. 그리고 드물지만 백신접종에 부작용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유행병에 더 잘 대비하려면?동물의 질병 감시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도록 각국에 권장하고 싶다. 지난 30년 사이 새로 등장한 질병들을 보라. 대다수가 동물에게서 비롯됐다.
신종플루에 맞서 여행금지와 통상제한 등 더 적극적인 대책을 장려하지 않은 이유는?신종플루가 발생한 190개국 모두가 국경을 폐쇄한다면 세계 경제는 어떻게 되겠나? 아마 모두 일시에 얼어붙는다. 국경폐쇄로는 질병의 전파를 막지 못한다. 증상이 없는 감염 환자도 있다. 몇몇 국가는 발열검사 같은 방역대책이 있지만 환자가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도 소용 없다. [하지만]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뭔가 보여주고 싶다면 그리고 그럴 능력이 있다면 그건 그들의 권리다.
WHO 주도의 캠페인에 응해 미국·프랑스 등 9개국이 신종플루 백신 보유분의 10%를 개도국에 제공키로 했다. 이는 무슨 의미인가?지금껏 그렇게 많이 나눠준 적이 없었다. 이들 국가는 부족한 자원을 공평하게 나눠 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공동의 위협에 어떻게 단합해 대처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범사례다. 유행병뿐 아니라 다른 질병의 경우에도 공중보건 대응방식이 이처럼 달라지기를 기대한다.
WHO 수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보나?나는 기술 행정가다. 우리 회원국들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알려 달라고 내게 말한다. 돌려 말하면 나는 외교관이 아니라는 뜻이다. 가난한 사람,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 경계에 있는 사람을 돌보는 일이 내 임무다. 설문조사에서 193개 회원국을 상대로 ‘백신을 확보할 방법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85%가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 뭔가 대책을 세워야 했다.
어떤 대책을 마련했나?제약회사 로체로부터 타미플루를 기부 받아 121개 개도국에 나눠줬으며 앞으로도 더 보내줄 계획이다. 로체가 560만 도스(1회 주사분)를 더 공급하기로 약속했다.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은 200만 도스를 주겠다고 했다. 그래도 모자라서 이 문제를 업계와 상의했더니 1억5000만 도스를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면 전 세계적으로 최대 49억 도스가량이 생산된다. 최악의 경우가 20억 도스다. 그래서 나는 “그 사이 어느 정도 분량이라도 괜찮다. 30억 도스를 생산한다면 10%가량을 주는 방법이 좋겠다”고 말했다. 나는 업계와 부국에 어떤 책임이 있는지 이해시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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