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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형님’ 미국 없는데 일 터진 격”

“‘큰형님’ 미국 없는데 일 터진 격”

“아이쿠, 3시네.”

명함을 나누고 막 자리에 앉으려던 정영훈 센터장은 컴퓨터가 있는 책상으로 허겁지겁 돌아섰다. “하~.” 2초 후 그의 입에서 짧은 탄식이 터졌다. 코스피 마감 지수 1524.50. 하루 만에 75포인트 하락했다. 경제 방송에서는 ‘소나기’ ‘처참’ 같은 단어가 흘러나왔다.



>> 왜 이렇게 됐나?“최근 국내 증시는 주도주, 매매 주체, 테마가 없는 3무(無)의 표류하는 장이었다. 이런 때 26일 두바이의 국영기업인 두바이월드가 채무상환유예(모라토리엄)를 발표하자 시장이 갑자기 아래로 쏠린 것이다. 더 큰 이유는 취약한 거래량·거래대금이다. 심리적으로 매수세가 극도로 위축됐다.”



>> ‘두바이 쇼크’가 국내 증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나비효과’에 대한 학습이 이뤄졌다. 국내 건설업계는 연초부터 유동성 위기를 우려해 자금을 회수해 왔다고 한다. 따라서 직접적으로 국내 증시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이다. 두바이에 돈을 댄 유럽 금융기관이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 대출 자산을 회수하면서 우리나라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미국 월가도 동반 하락하게 된다.”



>>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까?“미국이 추수감사절이라 장이 쉰다. 추세적으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할지는 다음주 초 미국 증시가 개장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조직에 일이 터졌는데 ‘큰형님’이 없는 격이다. 블랙 프라이데이(소비가 늘어나는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 금요일인 11월 27일) 이후 미국의 소매 판매 실적과 11월 30일 발표되는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꺾일지 여부에 따라 시나리오가 정해질 것이다.”



>> 1530선이 깨질 줄 알았나?“솔직히 1560 정도에서 1차 지지선을 형성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오히려 다음주에 하락폭이 작을지 모른다.”



>> 불안감에 매도하는 투자자가 많다. 어떻게 해야 하나?“손실폭이 크지 않다면 손절매해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게 낫다. 추세가 확인되면 저가 매수 기회가 다시 올 것이다.”



>> 건설주에 투자한 투자자는 역시 매도해야 할까?“이번 사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았다 해도 해외건설 수주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올해 해외건설 관련주가 좀 올랐기 때문에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단기 트레이딩 전략을 쓰는 게 유리하다.”



>> 주목할 업종이나 종목은?“정보기술(IT)주의 모멘텀은 둔화됐다. 소비와 관련해 유통, 소재주가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백화점에 주력하는 롯데쇼핑이 눈에 띈다. 스마트폰 출시와 관련해 정전압식 터치스크린을 생산하는 이엘케이 같은 모바일 부품업체 역시 장기적으로 유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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