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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계를 움직이는 최고경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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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중소기업 CEO로 새 출발한 김동진 전 현대차 부회장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제2의 인생 승부 걸겠다”
“회사를 세계적인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업체로 키우겠습니다.” 최근 중소기업 CEO로 변신한 김동진(60)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새 각오다. 그는 지난달 19일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인 씨앤에스테크놀로지(이하 씨앤에스)의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현대·기아차그룹의 손꼽히던 CEO였던 그의 이 같은 변신에 재계 사람들은 다소 놀랍다는 표정이다. 그가 누구인가? 지난 32년간 현대 및 현대·기아차그룹에 몸담으면서 현대정공 기술연구소장,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및 총괄 대표이사 부회장,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부회장 등으로 업계에 큰 족적을 남긴 CEO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미국 핀레이공대에서 공학박사까지 받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대·기아차그룹을 대표할 만한 테크노형 전문경영자였다. 한때 ‘정몽구 회장의 오른팔’이란 얘기까지 들으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연말 현대·기아차그룹 인사 때 자신의 마지막 전문경영자 자리(현대모비스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물러났다.

당시 재계는 현대·기아차그룹이 오너 2세인 정의선 부회장 체제를 다지기 위해 원로급 부회장 4명을 퇴진시켰고, 김동진 부회장도 그에 포함됐다고 풀이했다. 잘나가던 전문경영자도 오너의 뜻에 의해 언젠가는 물러난다는 점을 보여 준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현대에서 옷을 벗은 지 불과 몇 달 만에 자신의 경력과 전문성을 살린 새로운 사업에 승부를 걸고 나섰다.

지난해까지 그룹기업의 월급쟁이 CEO로 지냈다면, 앞으로는 중소기업이지만 대주주 CEO로 활약하게 된 것이다. 얼마든지 창의적으로 새로운 사업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셈. 씨앤에스는 지난해 매출 220억원 상당을 기록한 중소기업. 그는 이 회사 지분 5.04%를 취득해 대주주가 됐고, 최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현대·기아차 반도체 1조6000억원어치 수입” = 중소기업 CEO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그는 최근 한 언론을 통해 자신의 변신과 관련해 이런저런 얘기를 털어놨다. 수많은 사업 중에 하필 왜 차량용 반도체 사업일까? 그의 판단은 이렇다. “지난 30여 년간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세계적 수준에 올랐지만 ‘차량용 반도체’만큼은 아직도 선진국에 종속돼 있다.”

그런 만큼 그는 “내 손으로 최고의 국산 자동차용 반도체를 개발해 완전한 기술 자립을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볼 때 차량용 반도체 설계기술만큼은 철저히 해외에 종속돼 자동차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이 크다고 털어놨다. 문제가 생겼다 하면 해외 업체에 일일이 해결 방법을 물어야 한다.

혹시 담당자가 휴가라도 떠나면 개발을 멈춘 채 그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정도라는 것. 따라서 그로 인한 유·무형의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워낙 커 못 본 체하기도 힘들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만 해도 총 1조6000억원어치의 차량용 반도체를 수입했을 정도다.

2013년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253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와 있다. 그래서 김 회장이 도전해 볼 욕심을 낸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앞으로 배기가스를 줄이고 연비를 높인 친환경 자동차나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을 위해선 더 많은 차량용 반도체가 필요하다”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를 예상했다.

문제는 이처럼 중요한 차량용 반도체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회사를 국내에선 찾기 힘들다는 점. “그런 점이 늘 안타까웠고 어떻게든 차량용 반도체를 국산화해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 생겼어요. 해외의 조그만 부품업체에 우리 완성차 업계가 휘둘려선 안 되겠다는 오기도 발동했습니다.”

김 회장은 그동안 국내 반도체 벤처기업들의 설계 기술을 모두 테스트했다고 한다. 그 결과 씨앤에스를 선택하고, 대주주 자격으로 경영을 맡고 나섰다.

■ 차량용 반도체 세계적 회사 꿈 =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씨앤에스와 공동으로 차량용 반도체 개발에 이미 착수했다. 네 종류의 반도체는 샘플 제작에 성공했고, 나머지 2개는 설계 마무리 단계에 있다는 것. 김 회장은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등에 사용되는 차량용 핵심 반도체 개발까지는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멀티미디어용 반도체를 양산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의 경력을 살려 영업 지원에도 힘을 쏟을 생각이다. 그는 위성 DMB용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할 정도로 씨앤에스의 설계 기술이 뛰어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기술을 매출로 연결시키는 영업력만큼은 부족하다고 판단, 자신이 그것을 커버하겠다는 의지다. 씨앤에스 대표를 맡은 게 혹시 현대모비스가 씨앤에스를 인수하는 데 필요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질문에 “기술력 있는 기업을 인수합병한다고 최고의 시너지가 발생한다는 법은 없다”면서 “씨앤에스를 현대차의 핵심 협력업체로 키울 것”이라고 답했다.

씨앤에스를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개발업체로 키우는 과정에서 결코 사업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란 점도 강조했다. 현재 씨앤에스는 자동차 전문가인 김동진 대표이사 회장과 반도체 전문가인 서승모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운영하면서 시너지 확대를 꾀하고 있다.

서 사장은 “자동차 전문가인 김 회장의 취임으로 자동차용 반도체 국산화가 조기에 완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기아차와 더욱 협력해 씨앤에스를 차량용 주문형 반도체(ASIC) 분야의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아웃



■ 정준양 포스코 회장, 42년 기념식서 ‘위기의식·신뢰’ 강조

정준양(62) 포스코 회장은 지난달 31일 포항 본사에서 열린 창립 42주년 기념식에서 “한계 상황에서도 살 수 있는 강인한 기업 체질을 만들자”며 위기의식을 환기시켰다. 이어 “우리에겐 무에서 유를 만들어낸 창의와 도전의 DNA가 있다”며 “창조적 정신, 도전적 자세, 함께하는 마음을 갖자”고 당부했다. 그는 또 “포스코가 흔들리지 않은 것은 선의후리(先義後利)의 기업가정신으로 바른 길을 걸었기 때문”이라며 ‘고객·주주·사회’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다.



■ 손욱 전 농심 회장, 서울대 초빙교수로

손욱(65) 전 농심 회장이 1일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빙교수로 위촉됐다. 융합기술대학원은 전자·바이오·나노 등 융합기술 분야의 창의적 인력 양성을 위해 지난해 3월 개원했다. 손 전 회장은 “삼성종합기술원과 농심에서 쌓은 노하우를 살려 한국형 연구혁신과 기술경영의 틀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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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준 이건창호 사장, 대표 맡아 ‘2세 경영’ 시동박승준(43) 이건창호 사장이 최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를 새로 맡아 ‘2세 경영 체제’에 시동을 걸었다. 박 대표는 창업주인 박영주(69) 이건창호·이건산업 회장의 차남으로 연세대를 나와 1993년 이건산업에 입사했다. 박영주 회장과 이경봉 사장은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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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봉서 전 상공장관, 한국능률협회장 맡아이봉서(74) 전 상공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제6대 한국능률협회(KMA) 회장에 선임됐다. 그는 1959년 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금융학을 전공했고,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동력자원부 장관, 상공부 장관,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 등을 지냈다. 동자부 장관 시절 에너지 파동을 잘 극복하고 상공부 장관 땐 대미 통상마찰 완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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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상 운산그룹 회장이희상(65) 운산그룹 회장이 3월 29일 한·칠레 간 무역을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베르나르도 오이긴스 커맨더 훈장’을 받았다. 이희상 회장은 충남 논산 출생으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왔다. 2006년부터 운산그룹 회장을 맡았으며 현재 한국제분공업협회 협회장이자 대한상공회의소 중견기업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뉴페이스



■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 등

매일유업은 최근 김정완(53) 대표이사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김 회장의 동생이자 ㈜복원 대표인 김정석(51)씨는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김 회장은 창업주인 고 김복용 회장의 장남으로 경희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 N.C.웨슬리안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김 부회장은 경희대 식품가공학과를 나와 1983년 매일유업에 입사해 경영지원본부, 특수사업부 부장 등을 거쳤다. 1996년 식자재 유통회사 ㈜복원을 설립해 대표를 맡았다.



■ 이금복 송유관공사 사장

이금복(56) SK에너지 부사장이 지난달 24일 대한송유관공사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신임 이 사장은 서울 출생으로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SK그룹에 입사했다. 그동안 SK네트웍스 영업본부장과 경영지원부문장, SK에너지 마케팅부문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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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오뚜기는 지난달 29일 함영준(51) 대표이사 사장을 회장으로, 이강훈(57)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선임했다. 함 회장은 한양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 남가주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딴 후 오뚜기에 입사했다.

2000년 3월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이 사장은 연세대 식품공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오뚜기에 입사해 연구소장, 제조본부장, 영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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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숙교 우리금융정보시스템 대표권숙교(53) 우리금융지주 IT담당 상무가 지난달 25일 우리금융그룹 IT부문 계열사인 우리금융정보시스템의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우리금융그룹의 첫 여성 CEO다. 권 대표는 이화여대 수학과를 나와 씨티은행 서울지점 IT임원과 우리금융정보시스템 상무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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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일 STX엔파코 대표유천일(53) STX엔파코 부사장이 지난달 25일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신임 유 대표는 서울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1981년 쌍용중공업에 입사했다. 2002년 ㈜STX에 합류한 뒤 STX조선해양과 STX팬오션 등을 두루 거쳤다. STX 전략기획본부장을 지낸 뒤 올 초부터 STX엔파코 부사장을 맡아 왔다. STX엔파코는 회사명을 ‘STX메탈’로 바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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