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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확장전략 다시 시동 건다

도요타 확장전략 다시 시동 건다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는 2일 렉서스·크라운 등 전 세계에서 팔린 자사 차량 27만 대를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27만 대 중 18만 대는 해외에서 팔렸다. 이번 리콜은 신뢰회복을 꾀하고 있는 도요타의 이미지에 또 한번 상처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부활을 위한 도요타의 전략을 재점검한다.
▎지난 3월 캘리포니아주의 한 호텔에서 도요타 리콜 소송 콘퍼런스가 열렸다. 15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선 개별적인 도요타자동차 관련 소송을 하나로 통합해 진행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지난 3월 캘리포니아주의 한 호텔에서 도요타 리콜 소송 콘퍼런스가 열렸다. 15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선 개별적인 도요타자동차 관련 소송을 하나로 통합해 진행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도요다 아키오 사장의 취임 1주년을 맞은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결산 발표일인 지난 5월 11일 방어가 아닌 공격적인 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날 도요타자동차는 2010년 1~3월 결산에서 영업 흑자전환을 달성한 것을 계기로 올해를 ‘도요타 재출발의 해’로 삼아 하이브리드카(HV) 등 ‘차세대 친환경차’와 ‘신흥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을 선언했다.

도요타 그룹 계열사는 모두 이번 분기 설비투자를 전기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도요타는 2010년 1~3월 중 2월 시점에 200억 엔의 적자를 예상했던 영업손익이 1475억 엔 흑자로 전환했다. 모든 손익항목에서 2분기 만에 흑자가 됐다. 작년 후반부터 품질문제 대응으로 인한 위기도 드디어 진정된 듯이 보인다.



리콜 영향력 사라지지 않아그러나 수익 면에서는 아직 본격적으로 회복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실적이 정점에 이르렀던 2008년 1~3월에 891만 대였던 도요타의 차량판매 대수는 2010년 1~3월에는 723만 대로 감소했다. 2년 전과 비교할 때 주요 시장에서 도요타 자동차의 판매가 증가한 곳은 아시아밖에 없다.

최대수익원인 북미지역에서는 295만 대에서 209만 대로 30%나 줄었다. 전기 수익개선은 고정비 4700억 엔, 원가개선 5200억 엔에 따른 것이었다. 이제 이 정도의 큰 개선은 기대할 수 없다. “남은 고정비는 활동비, 노무비다. 이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끈기가 필요하다. 전기만큼 감축하기는 어렵다”(이지치 다카히코 전무).

이번 기의 도요타 영업이익 예상은 2800억 엔으로 혼다와 닛산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수치다. 어드밴스트 리서치 재팬의 시니어 애널리스트인 엔도 고지는 이렇게 지적했다. “이번 분기 실적은 문제가 아니다. 최고수익을 두 번 다시 경신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도요타의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 일은 적어도 향후 10년 동안은 없을 것이다.”

경비 삭감을 얼마만큼 할 수 있는가보다 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한정돼 있다는 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미국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일본 국내에서는 9월 말 친환경차에 대한 보조금도 끊긴다. 하이브리드카 등의 판매가 호조였던 도요타에는 타격이 될 것이다.

실적이 정점에 이르렀던 2008년 1~3월 당시 미국에서는 대형차 판매가 호조였고 환율도 달러당 110엔을 넘는 수준이었다. 현재는 이와는 동떨어진 상황이다. 중국시장이 성장해도 대당 이익이 낮아진 상태다. 주요 사업체는 모두 현지기업의 합병으로 지분법이 적용된다. 출자회사의 실적까지 반영되는 것이다.

그 결과 “도요타의 영업이익률이 회복되어도 겨우 5~7% 정도일 것”(엔도)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리고 대량 리콜의 영향이 없어졌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3, 4월까지 전년대비 두 자릿수 증가가 계속되던 미국에서의 판매대수가 5월에는 전년대비 6.7% 증가로 증가속도가 감소했다.

시장 전체는 19%나 확대됐으니 도요타의 판매가 부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도요타는 리콜의 영항에 따른 판매감소를 가장 두려워하며, 판매 모멘텀 유지를 목적으로 향후에도 높은 인센티브를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 같다. 도요타의 이번 기 이익계획은 보수적인 측면을 지니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는 것이 그들의 본심인 것 같다”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의 주식조사부장 나카니시 다카키). 2010년 1~3월에는 리콜 관련 비용 1000억 엔, 장래 품질 관련 비용 충당금 1000억 엔 등이 이익 규모를 줄였다. 이것만 없었어도 영업이익은 좀 더 개선되었을 것이다. 도요타의 생산대수는 2008년 1~3월에 가장 많았다. 선진국에서 660만 대, 신흥국에서 180만 대였다.

그것이 전기에는 선진국에서 504만 대로 감소하고, 신흥국에서는 236만 대로 증가했다. 4월에는 미국에서 GM과의 합자공장인 캘리포니아주의 누미를 폐쇄해 생산능력이 40만 대 감소했다. 동결 중인 미시시피 공장이 내년에 가동해도 생산능력은 10만 대다. “항후에 대해서는 미국 시장의 회복세를 봐가며 생각하겠지만 (잉여능력은) 그리 크지 않다”(니미 아쓰시 부사장). 8월에는 영국 공장에서도 2개 라인 중 한 라인을 정지시킨다.

문제는 국내에 있다. 2010년 1~3월 도요타는 일본 내에서 약 33억 엔의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 연속 영업적자다. 이번 기에도 34억 엔의 적자가 예상된다. “달러당 90엔, 국내 생산 320만 대로 영업흑자를 낼 능력이 현재의 도요타엔 없다.

이 수준에서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원가절감을 추진하는 수밖에 없다”(오자와 사토시 부사장). 이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 생산라인 수를 줄여 라인별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생산체제 향후 5~6년 동안 재편

▎도쿄의 한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도요타의 프리우스.

▎도쿄의 한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도요타의 프리우스.

현재 도요타의 일본 내 생산능력은 연간 385만 대다. 2009년 국내 생산은 321만 대로 이번 기에도 320만 대가 예상된다. 이것은 하루 생산대수로는 약 1만3000만 대에 해당하며 도요타와 부품업체가 현재의 생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꼭 사수해야 하는 수준이다.

6~8월의 도요타 생산계획으로는 하루 생산대수가 1만3581대다. “실제 생산은 그 수준을 약간 웃도는 정도”(부품업체 간부)라고 하는데 가을 이후에는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 시점으로부터 회복이 얼마만큼 될지는 미지수다.

생산능력과 수요의 차이를 메우기 위해 도요타는 5~6년에 걸쳐 라인 통합, 라인 정지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재고 대상이 된 것은 다하라(田原) 공장이었다. 각각 연간 22만 대의 생산능력을 가진 제1라인과 제2라인을 2011년 말까지 통합해 프레임 구조의 SUV와 모노코크 구조의 승용차가 함께 생산될 수 있는 라인으로 바꾼다.

그리고 올봄부터 정지된 다카오카 공장 제2라인(연간 22만 대 생산)은 2011년 하반기에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2013년으로 연기했다. 원래 승용차용 라인인 것을 대형 차종까지 혼류생산할 수 있는 라인으로 바꿀 예정이다. 라인의 범용성을 확대함으로써 생산능력을 높여 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계획인 것이다.

한편 프리우스 생산으로 풀가동하는 쓰쓰미 공장은 앞으로 프리우스와 그 파생차량으로 특화해 효율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다카오카와 같이 범용성이 있는 공장, 동일 플랫폼의 차종을 함께 만드는 공장, 그리고 쓰쓰미처럼 생산차종을 특화한 공장 등의 방식으로 다양화한다. 지역적으로도 소형차는 도호쿠 지구, 고급차는 규슈 지구라는 식으로 블록을 나눈다.

이에 따라 지역 내에서 생산차종의 제조에 편의를 도모할 수 있다. 국내 생산량이 늘지 않는 와중에 유연성 있는 생산체제를 갖추어 차종 구성의 변동에 대응하고자 함이다. 그렇다면 도요타의 성장전략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다시 말해 도요타가 내놓은 공격전략은 다음과 같다. 선진국에서는 수량 회복보다 부가가치 확대를 도모한다.

또 신흥국에서는 양적 확대를 추진한다. 좀 더 자세히 보자. 먼저 신흥국 관련 전략. 도요타는 4월 말 2012년 상반기에 중국 창춘의 신공장을 가동해 카롤라를 연간 10만 대 생산한다고 공표했다. 그리고 올해 말 인도에서 새로 개발한 ‘에티오스’의 생산을 시작한다. 에티오스는 신흥국에서 개발하고 생산하는 소형 승용차 ‘EFC(Entry Family Car) 제1탄이다.

공표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3년간 3개 차종이 발표될 예정이며, 중국과 브라질에서의 생산도 검토되고 있다. 도요타의 주요 시장은 지금까지 북미였으나 이제는 신흥국의 영업이익률이 금융사업의 이익을 합산한 선진국의 영업이익률을 웃돌고 있다. 현재 하일럭스나 이노버 같은 다목적 차량이 신흥국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 향후에는 많이 판매할 수 있는 차종을 더 투입해야 할 것이다.

에티오스가 성패를 가르는 관건인데, 올해 말 인도 벵갈루루 공장의 양산이 개시되며 초기에는 연간 7만 대가 생산될 것이다. 1월에 델리의 모터쇼에서 배기량 1.5L의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세단 타입과 1.2L의 해치백 타입을 선보였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100만 엔 정도로 보인다.



선진국은 전기자동차로 공략도요타는 2005년 여름부터 EFC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2004년에 루마니아에서 르노가 생산을 개시한 ‘로간’에 자극을 받아 저가로 차를 만들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특별팀이 마련됐고, 그 결과가 바로 에티오스다. 에티오스의 수석 엔지니어인 노리타케 요시노리는 “인도나 브라질 같은 신흥국 고객의 요구는 놀라울 만큼 비슷하다”고 한다.

공통적인 요구사항으로는 우수한 연비, 넓은 공간, 디자인, 승차감, 안전 등 다섯 가지다. 소음이나 진동 같은 부분은 우선순위가 높지 않다. 이 때문에 비용이 더 들게 되면 현지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품이 된다. 에티오스의 주요 타깃고객은 인도의 중산층이다. 연간 수입 30만 루비(1루비는 약 2.0엔) 이상, 최대 100만 루비 범위다.

노리타케는 “향후 고급 차종으로 이행하기 위한 포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득의 향상에 따라 카롤라 등으로 이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요타가 세계에서 운용하는 부품의 기준과는 다른 ‘신흥국 스탠더드’로 만들어진 에티오스의 현지 조달률은 약 90%로 보고 있다.

‘어디에서든 누구든 만들 수 있는 차’로서 향후에는 파생차종을 다른 신흥국에서도 생산할 것이다. 에티오스의 노하우는 일본으로도 가져와 카롤라 등 소형차의 비용 감축에 활용할 것이라고 한다. 한편 선진국에서의 부가가치 확대를 위해 차세대 친환경차가 주역으로 나선다. 2012년에 프리우스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판(가정용 전원으로 충전할 수 있는 HV=PHV)을 일반 판매할 예정이다.

같은 해 일정 대수의 전기자동차(EV) 판매가 의무화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독자 개발한 EV도 발매할 것이다. 5월에는 아키오 사장이 주도해 미국의 EV 벤처, 테슬라 모터스에 45억 엔의 출자와 함께 공동개발을 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국내에서도 고부가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HV 등 차세대 환경차 관련 사업의 확대가 필수적이다.

모터, 배터리 등 HV와 EV에 사용되는 부품은 부가가치가 높고 인력도 필요하다. 따라서 조립 라인에서 남는 인원을 흡수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도요타는 2020년 즈음을 목표로 주요 차종에 HV시스템을 탑재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병행 추진하는 것이 PHV 투입이다. 가솔린 엔진을 갖추고 EV로도 주행할 수 있는 PHV를 도요타는 차세대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2012년에 일반 시판될 PHV판 프리우스는 EV로 23㎞를 주행할 수 있다. 개발 책임자인 다나카 요시카즈는 “보조금을 지원해 일반 프리우스와의 가격차를 20% 정도로 억제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PHV판 프리우스는 관공서 등에서 리스 판매되고 있는데 보조금을 신청할 때 참고가격은 500만 엔(세금 제외)이다.

보조금 신청이 수리되면 132만 엔의 보조금이 교부된다. 프리우스의 표준 모델은 200만 엔대이므로 2년 후에는 약간 가격이 떨어질 것이다. PHV판 프리우스의 생산실적은 아직 수백 대에 불과하지만 향후 양산준비를 위해 쓰쓰미 공장 라인에서 제조되고 있다. 그 판매 상황에 따라 2014년에 발표될 4세대 프리우스부터 PHV판이 핵심이 될 수도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그동안 신흥국과 HV에 오랫동안 공을 들였고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도요타는 렉서스 등 고급차와 SUV 등 대형차로 높은 이익률을 누려온 만큼 비용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도요타 부활의 성패는 앞으로의 ‘공격’ 전략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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