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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해 보고 싶다! 대중문화 속 이색여행

따라해 보고 싶다! 대중문화 속 이색여행

▎‘허클베리 핀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여름 휴가 때가 되면 온 가족이 짐을 꾸려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자동차가 발명된 지는 한 세기 남짓밖에 안 되지만 인류 여행의 역사는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금의 대중문화를 들여다보면 길고 다채로운 여행의 역사가 드러난다.



1 ‘오디세이’

The Odyssey
호머의 서사시 ‘오디세이’는 여행 문학의 원조다. ‘일리아드’의 속편인 이 작품에서 호머는 그리스 신화 속의 영웅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귀향하는 여정을 그렸다. 현대인들이 여행 중에 겪는 고충은 자동차 타이어가 펑크 나거나, 바가지 상혼에 시달리거나, 모텔 방이 마음에 안 드는 정도가 고작이다.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사람을 돼지로 둔갑시키는 능력을 지닌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와 맞서 싸웠다. 또 아름다운 노래로 뱃사람들을 유인해 잡아먹는 반인반조(半人半鳥)의 괴물 사이렌의 유혹을 견뎌내야 했다. 오디세우스가 이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데는 10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2 ‘허클베리 핀의 모험’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길 위에서’의 저자 잭 케루악.

▎‘길 위에서’의 저자 잭 케루악.

마크 트웨인의 소설 속 주인공 허클베리 핀은 미국 문학사상 가장 유명한 여행자 중 한 명이다. 그의 여행은 4도어 세단을 타고 대로를 달리는 여행이 아니라 뗏목을 타고 미시시피강을 따라 내려가는 여행이었다. 그는 도망친 노예 짐과 함께 여행하며 원수지간인 두 가족과 사기꾼 등 이상한 캐릭터들을 만난다.



3 ‘길 위에서’

On the Road
▎‘이지 라이더’.

▎‘이지 라이더’.

잭 케루악의 자전적 소설인 이 작품은 수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유를 찾아 여행을 떠나도록 만들었다. 케루악의 소설 속 자아인 샐 패러다이스와 딘 모리아티(케루악의 평생 친구인 닐 캐시디를 모델로 했다)가 미국을 횡단해 멕시코로 가는 여정이 소설의 축을 이룬다.

그 여정 곳곳에서 앨런 긴스버그, 윌리엄 S 버로 등 케루악과 함께 비트 세대(1950년대 미국에서 기존 질서와 도덕을 거부하고 문학의 아카데미즘을 반대한 문학·예술가 세대를 일컫는다)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다른 이름으로 등장한다. 1957년 처음 출간된 이 소설은 오늘날에도 골수 팬이 있다.



4‘이지 라이더’

Easy Rider
데니스 호퍼 감독이 1969년 발표한 로드 무비로 반(反)문화 세대의 분위기를 담았다. 빌리(호퍼)와 와이어트(피터 폰다)는 코카인 밀매로 번 돈을 들고 여행을 떠난다. 마르디 그라(참회의 화요일) 축제일에 맞춰 뉴올리언스에 도착하겠다는 최종 목표가 있었다. 더 밴드와 지미 헨드릭스, 스테펀울프의 음악이 두 사람의 길동무가 된다.

이들은 여행길에서 끊임없이 현지의 남부인들과 갈등을 일으키며 히피촌에 머무르기도 한다. 또 한 소도시에서 만난 변호사(잭 니콜슨)를 자신들의 여행에 동참시킨다. 이들이 마침내 ‘빅 이지(Big Easy: 뉴올리언스의 별칭)’에 도착했을 때 무덤가에서 벌이는 환각 체험 장면은 유명하다.



5 ‘휴가 대소동’

National Lampoon’s Vacation
코미디 영화의 고전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지나친 열의로 가족을 지치게 하는 아버지의 전형 클라크 W 그리스울드를 탄생시켰다. 그는 가족을 이끌고 왈리월드라는 놀이공원으로 여행을 떠난다.

온 가족이 자동차를 타고 긴 여행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가족의 경험과 고충에 공감하게 된다. 여행길에 오른 이들은 함께 흥겹게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뒷좌석의 아이들이 말다툼을 벌이는가 하면,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한다.

또 페라리를 타고 이들의 자동차 옆을 지나던 매력적인 여인이 그리스울드에게 추파를 던지기도 한다. 게다가 여행 도중 어쩔 수 없이 잠시 떠맡게 된 늙은 친척 아주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그 시체를 자동차 지붕에 묶고 달리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진다. 엉뚱하긴 하지만 공감을 자아내는 코미디다.



6‘라스베이거스에서의 공포와 혐오’

Fear and Loathing in Las Vegas
“우리가 바스토의 사막 언저리에 도착했을 때 약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마약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헌터 S 톰슨의 여행 소설 ‘라스베이거스에서의 공포와 혐오’는 이렇게 시작한다. 1998년 테리 길리엄 감독이 이 소설을 영화화했다.

톰슨의 소설 속 자아 라울 듀크와 그의 변호사 곤조 박사가 LA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여행을 떠난다. 한 잡지사의 요청으로 그곳에서 열리는 오토바이 경주대회를 취재할 계획이다. 하지만 톰슨은 이 여행을 통해 아메리칸 드림의 실상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투마마’.

▎‘이투마마’.



7 ‘이투마마’

Y Tu Mama Tambien
▎베이사이드 얄개들’.

▎베이사이드 얄개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이 논란 많은 작품은 성장통을 다룬 로드 무비의 대표작이다. 절친한 친구 사이인 테녹과 훌리오는 여자 친구들이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 뒤 둘이서 여름을 보내게 된다. 이들은 아름다운 연상의 여인 루이사를 만나 ‘천국의 입’이라는 이름의 호젓한 해변을 찾아 함께 떠나자고 제안한다. 이렇게 함께 떠난 여행에서 루이사는 두 청년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성적 관심을 보인다. 이들의 미묘한 관계는 유명한 3각 정사 장면에서 절정을 이룬다.



8 ‘베이사이드 얄개들: 라스베이거스의 결혼식’

Saved by the Bell: Wedding in Vegas
TV 드라마 시리즈 ‘베이사이드 얄개들’의 최종회로 두 시간짜리 TV 영화 형식으로 제작됐다. 고등학교 시절 사귀다 헤어지기를 반복하던 잭과 켈리가 마침내 결혼하기로 결정한다. 이들은 이제 겨우 대학 1학년생인데다 켈리는 맥스 레스토랑의 웨이터와 바람을 피운다.

또 잭은 자신의 침대 밑에 켈리의 모습을 실물 크기로 오린 보드지를 깔고 자는 별난 행동으로 눈길을 끈다. 어쨌든 이들은 라스베이거스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다. 친구들과 함께 그곳으로 가는 도중 자동차의 라디에이터(냉각기)가 고장 나고, 도둑으로 몰려 경찰에 체포되는 등 갖은 우여곡절을 겪는다.

하지만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한 이들에겐 더 많은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헌터 S 톰슨의 ‘라스베이거스에서의 공포와 혐오’는 저리 가라다.



9 ‘로드 룰’

Road Rules
‘서바이버’나 ‘어메이징 레이스’보다도 먼저 나온 초기 TV 리얼리티 경쟁 프로 중 하나다. MTV에서 방영된 이 프로그램은 5~6명의 젊은 참가자가 위네바고 캠핑카를 타고 미국 각지를 떠돌며 여행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낱낱이 담았다. 이들이 보여주는 여행의 일상은 드라마와 코미디, 로맨스의 요소를 두루 갖췄다. 참가자들은 또 여행을 계속할 자금을 마련하겠다며 다양한 도전에 참가하고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그러면서 여행의 냉혹한 현실을 배우게 된다. 예를 들면 베네수엘라에서 소의 혀 26개를 먹지 못하면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을 때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나이트클럽에 가지 못한다는 식이다.



10 앤서니 보든: 노 레저베이션

Anthony Bourdain: No Reservations
리얼리티 TV 쇼와 음식 비평, 여행 이야기를 혼합해 놓은 듯한 프로그램이다. 게다가 진행자는 신랄한 입담으로 유명한 요리사 앤서니 보든이다. 에미상 후보로 지명됐던 이 프로그램은 보든이 세계 각지를 돌며 현지 음식을 맛보고 소개하는 단순한 형식을 취했다. 색다른 점은 진행자인 보든이 자신의 입에 맞지 않는 외국 음식을 억지로 삼키면서도 예의 바르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지의 음식이나 특산품을 대할 때 늘 솔직하고 진지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 보든의 특징이다. 보든은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도 다른 여행자들처럼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상한 음식과 뜻밖의 달갑지 않은 일들을 감수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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