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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 Book ― 『완벽한 가격』

Econo Book ― 『완벽한 가격』



유통의 시대다. 유통이 제조를 쥐고 흔들며, 저가와 할인 공세로 소비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몇 차례 입고 마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가 시장을 휩쓴다. 가구 역시 이젠 더 이상 ‘내구성 소비재’가 아니게 됐다. 이케아 같은 가구회사는 몇 년 쓰다가 바꿀 수 있는 염가 제품을 공급한다.

저자는 묻는다. “소비자 여러분, 값싼 제품을 많이 소비해 얼마나 행복해지셨습니까?” 그는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한다.

수명이 2개월밖에 되지 않는 시계를 사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인가? 몇 푼 싼 기름을 넣으려고 몇 ㎞ 차를 몰고 갈 때 우리는 그 이동에 쏟아붓는 연료를 계산한 것일까? 할인과 덤 행사에 중독된 우리는 가격을 믿지 못하는 불신에 빠져 정상 가격에 물건을 사면 불행하다고 느끼지 않나? 저가가 넘쳐나면서 혁신을 저해하고 한때 번영했던 산업을 무너뜨리며, 장인의 솜씨라는 소중한 유산을 위협하는 건 아닐까?

저자는 주장한다. 싼 제품은 싼 제품일 수밖에 없다고. 값싼 제품을 만들려면 원가를 낮춰야 하고, 그렇게 하려면 싼 재료를 써야 하는데, 결국 ‘싼 게 비지떡’이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시장에서는 질 낮은 ‘악화’가 비싸지만 품질이 좋은 ‘양화’를 구축하는, 또다른 ‘그레셤의 법칙’이 관철된다.

저가 제품이 주는 만족은 싸구려 만족에 그친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저가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이 책은 “신경학자들은 싸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신경계를 활발하게 만든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한다. 이 대목에서 이 책은 갖가지 행태경제이론을 인용하며 우리를 저가의 유혹에 빠지게 하는 교묘한 상술을 ‘폭로’한다.

저자는 미국 보스턴대에서 과학 저널리즘을 가르친다. 또 문화비평 월간지 애틀랜틱에서 과학 전문기자로 활동한다. 저자는 이 책에 이론과 지식, 사례를 잘 버무렸다. 그래서 이 책은 술술 익힌다.

그러나 이 책은 ‘이미 나온 얘기를 재구성했을 뿐’이라는 인상을 짙게 풍긴다. 저자는 책의 대부분을 저가 구매의 덫에 대한 분석과 비판에 할애했다.

독자 가운데 상당수는 “저가 중독이 다른 기호품 중독처럼 개인의 선택일 뿐 저가는 그 자체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저자의 주장을 반박할 듯하다. 저가 제품을 슬기롭게 구매해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얻는 소비자도 많을 것이다.

저자에게 동조하는 독자는 그 덫에서 걸리지 않거나, 이미 걸렸을 때 탈출하는 방안을 궁금해할 게다. 저자는 책 마지막에 가서야 고작 몇 페이지로만 그 방안을 다뤘다. 아쉽게도 그 방안이라는 게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말의 반복이다.

저자는 “우리는 자신만의 품질 기준을 정해 이를 지킬 수 있고, 우리가 구매하는 것 때문에 치러야 하는 진정한 대가를 알려 달라고 기업에 요구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또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장인의 솜씨를 예전처럼 되살리자”고 호소한다. 아울러 “우리는 저가의 노예가 아니므로 누군가 어디서 더 싸게 살 것이라는 걱정을 벗어던지고 자유롭게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누가 금융 세계화를 만들었나

금융의 족쇄를 푼 것은 국가다
이 책은 국가를 주요 변수로 삼아 왜 국제금융 규제가 철폐되고 지금의 금융 세계화를 만들어 냈는지 분석한다. 저자는 금융 세계화는 헤게모니를 쥔 국가들과 금융 엘리트 집단, 산업가, 관료 집단, 그리고 신자유주의 지식인과 국제기구의 정치·경제적 역학 관계가 빚어낸 산물이라고 본다. 국제 금융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

■ 에릭 헬라이너 지음

■ 후마니타스 02-722-9929 1만5000원



경영사고의 보조선

현상과 현상을 연결하라
보조선은 도형 문제를 풀 때 문제 해결을 위해 주어진 도형에 편의상 새로이 첨가하는 직선 또는 원을 말한다. 저자는 이 개념을 경영에 접목해 지금 당장 경영자가 할 일은 조류 변화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하고 자신에게 미칠 영향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그려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본 닛케이비즈니스 연재를 모은 책이다.

■ 미타치 다카시 지음

■ 하서출판사 02-557-1233 1만2000원



찬스

돈이 재앙 부르는 까닭
‘패러다임이 바뀌는 곳에 기회가 있다’는 부제를 달았다. 저자는 기회는 판이 깨지는 곳에, 변화라는 혼돈 속에서 리스크와 함께 존재한다고 말한다.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국내 벤처 CEO들을 인터뷰하고 얻은 결과다. 누가의료기기의 조승현, 미래나노텍의 김철영, 아이디스의 김영달 대표 등이 들려주는 성공법칙.

■ 이남훈 지음

■ 위즈덤하우스 031-936-4000 1만2000원



루펜 이야기

이희자 루펜리 대표의 인생 이야기
스팀청소기에 한경희가 있다면, 음식물 처리기에는 이희자가 있다. 이 책은 2003년 음식물처리기 ‘루펜’을 들고 전업주부에서 CEO로 변신한 이희자 루펜리 대표의 인생과 경영 이야기를 담았다. 이희자 대표가 디자인한 것은 국제 발명전과 굴지의 디자인상을 휩쓴 루펜이 아니라 ‘자신의 운명’이었다는 게 책의 메시지다.

■ 이희자 지음

■ 살림비즈 031-955-1387 1만2000원



위기돌파 재테크 독하게 하라

재무설계가 재테크의 시작
2007년 연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대한민국 2030 재테크 독하게 하라』의 2탄이다. 온라인 카페에 24만 회원을 보유한 저자는 이번 책에서 재테크의 기본이자 첫걸음인 재무설계를 자세히 설명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연령별로 세워야 할 재무 목표와 재무설계 방식을 이야기 방식으로 풀어내 이해가 쉽다.

■ 이광배 지음

■ 베가북스 02-322-7241 1만3800원



가치투자 홀로서기

나만의 투자 나라로 여행하라
저자는 기업의 가치를 찾아 나서는 여행을 재미있게 설명한다. 먼저 ‘허구의 E나라’로 떠나라. 여기서 E는 ‘실적(Earnings)’이다. 저자는 회계의 함정을 잘 살펴 진정한 기업 실적을 보라고 말한다. 다음은 ‘격동의 P나라’다. P는 ‘주가(Price)’. 싼지 비싼지를 보라는 것이다. 마지막은 ‘자기 투자의 U나라’다. U는 ‘당신(You)’이다.

■ 야마모토 준 지음

■ 이콘출판 031-955-7979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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