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버블의 잔해 아직 청소 중
미국 주택버블의 잔해 아직 청소 중
최근에 제정된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에서는 양대 모기지 대기업의 문제가 거의 무시됐다. 정치인도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적어도 최근까지는 그러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라는 양대 모기지 대기업에 대해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하는 지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문제는 규모자체가 엄청나다. 정부보증기업으로 통칭되는 이 두 대기업은 지난 몇 십 년 동안 미국의 주택모기지 시장을 지배했다. 이들이 그러한 위상을 누려온 것은 민간 대출회사들에 비해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는 이들이 발행한 채권과 주택저당증권에 대해 정부가 암묵적인 보증을 제공해줘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조달을 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재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은 총 11조 달러 규모에 이르는 미국의 모기지 사장에서 약 5조 7000억 달러어지츼 모기지를 채권으로 보유하고 있거나 보증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해 미국의 모기지 사장으로 유입된 자금 가운데 75%가량을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공급했다.
그런데 지난 10년 동안 이 두 기업의 경영자들이 계획적인 부당행위를 저질렀다. 예를 들어 지난 10년동안 전반기에는 그들이 주가를 띄우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익 조작을 서슴지 않았다. 2004~2007년에 주택 거품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에는 위험도가 높은 기묘한 모기지 상품들에 6500억 달러나 투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파탄이 날 수밖에 없는 모험을 감행했다. 이런 부당행위는 결국 두 기업을 반사상태에 빠뜨렸다.
실제로 2008년 9월에 미국 정부가 끼어들어 두 모기지 기업을 구제해야 했다. 그때 미국 정부는 거액의 새로운 자본을 투입하면서 두 기업을 정부 관리 아래에 둠으로써 사실상 국유화했다. 정부가 두 기업에 대해 79.9%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대신에 납세자들은 곤경에 처한 두 기업에 올해 2분기까지 1480억 달러의 새로운 자본을 투입해야 했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여러 해에 걸쳐 적어도 1000억 달러 이상의 자본을 추가로 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경제학자인 마크 잰디가 배론스를 위해 어림계산을 해본 결과다. 그는 주택시장에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침체기류와 더욱더 어두워지는 고용전망으로 인해 앞으로 두 대기업의 신용손실이 지금 예상되는 수준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최근 추세도 별다른 위로가 되지 옷하는 것이 틀림없다. 7월의 기존투잭 판매는 전달에 비해 27.2%나 줄어들었는데, 이는 주택 구매자에게 제공되던 세액공제 혜택이 만료된 것이 크세 작용한 결과다. 게다가 연준이 주택저당증권 매입을 중단했다.
"저소득층만 서비스하게" 역할 축소 논의오바마 행정부는 올가을에 중간선거를 치르고 나서 주택금융 개혁을 위한 종합적인 정책을 마련해 내년에 내놓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한 노력은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운명을 그 중심적인 이슈로 삼게 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오바마 행정부의 개혁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될지를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2주 전에 열린 한 공개적 브레인스토밍 회의가 약간의 힌트를 줬다. 그 회의는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부 장관의 주재 아래 주택시장 전문가, 경제학자, 다양한학계 인사들, 핌코의 빌 그로스와 같은 모기지 증권투자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그 회의에서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지금과 같거나 비슷한 형태로 존속해야 하는가, 아니면 이들을 연방정부의 주택도시개발부로 편입시켜, 연방주택청 및 지니메이와 같이 저소득층 주택소유자나 저소득층 거주구역주민들을 위해 저렴한 비용의 모기지 대출을 취급하는 역할을 하게 해야 하는지를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그 자리에서 정부가 안정망과 보험을 제공해주는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는 데 어느 정도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다시 말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홈그라운드의 이점 같은 것을 누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이트너는 앞으로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어떻게 되든 간에 두 기업이 시스템 차원의 위험을 초래하지 않도록 그 영향력을 휠씬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두 기업과 같은 정부보증기업은 무엇보다 자사의 부채에 대해 정부가 암묵적으로 제공해 주던 안정망을 언제부터일지는 모르지만 잃게 될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정부보증기업의 투기적 행위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가 될 것이다.
그런가하면 정부보증기업들이 완전히 민영화될 수 있고, 반면에 완전한 정부기관이 되어 일반적으로 정부기관에 적용되는 임직원 보수에 관한 모든 규제를 다 적용 받게 될 수도 있다.
주주 소유의 민간기업인 동시에 정부의 암묵적이지만 완전한 재정적 지원을 받는 기업이기도 한 그들의 오래된 이중적 성격은 그동안 경영진의 비행을 크게 부추겨왔다. 패니메이의 전 최고경영자인 프랭클린 레인스는 2001년과 2004년 사이에 패니메이의 이익을 60억 달러 이상 과다계상하는 회계조작을 주도했음에도 불구하고 1998년과 2004년 사이에 총 보수 기준으로 9000만 달러 이상의 큰돈을 벌었다. 그가 조작해낸 패니메이의 거짓 이익이 그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가져다 준 것이다.
현재 정부보증기업들의 올해 2분기 실적을 보면 조금은 위안이 된다. 손실이 다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신용손실의 감소와 더불어 대출금 상환의 연체도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가 2008년에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인수한 뒤로 경졍진도 새로 영입된 인물들로 짜였다.
패니메이, 프레디맥 상당기간 손실 전망두 정부보증기업의 새로운 사업은 상당부분이 적격대출, 즉 차입자의 신용등급, 대출액 대 자신가치 비율, 대출액 대 차입자의 부채비율 등에 관한 엄격한 지침이 충족시키는 전통적인 30년 만기모기지 채권을 구매하고 증권화하는 일이다. 아닌게 아니라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e21(21세기 경제정책연구소)이 최근에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보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정부에 인수된 뒤로 입은 신용손실 가운데 93%가 이미 2007년 12월 31일 현재 두 기업이 보유하고 있거나 보증한 것으로 재무제표에 반영돼 있었던 증권과 대출에서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올해 2분기의 결과가 견실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2분기에 프레디맥은 47억 달러, 페니메이는 12억 달러의 손실을 냈다. 게다가 이 두 기업은 앞으로 주택의 시세가 더블딥의 양상을 보이게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여러분기에 걸쳐 거액의 손실을 계속 내게 될 가능성이 높다.
FBR캐피털 마켓스의 애널리스트인 풀 밀러는 이 두 기업에 대한 정부의 자본 투입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손실에 대비한 두 기업의 충당금 적립이 여전히 크게 미흡하다고 주장한다. 무수익여신(불량채권)잔액에 대한 손실충당금 적립핵의 비율을 보면 2분기말 현재 프레디맥은 34.1%, 패니메이는 27.78%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 두 기업이 각종 부실 모기지 채권에서 입고 있는 원금 손실의 비중은 60%가 넘는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미래를 놓고 벌어지는 싸움은 앞으로도 격렬하게 진행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랜 세월 정부보증기업들을 비판해온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 준비은행 총재인 윌리엄 풀은 최근 뉴욕 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그들이 성공한 것 (전국적인 주택 저당증권 시장을 발전시킨 것)과 그들이 이제는 품위있게 은퇴하는 것은 감사해야 할 일이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몰락하는 데는 월수로 세기보다 햇수로 세는 것이 나을 정도로 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들이 퇴출되는 길로 접어든 것만큼은 분명하다.
번역=이주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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