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보다 주식시장 매력 커질 듯
채권보다 주식시장 매력 커질 듯
▎외국인 자본이 몰려들면서 지난 10월 6일 코스피지수는 2년10개월 만에 1900대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자본 유입이 급감하며 주가 강세와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경주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우려했던 환율 문제가 합의점을 찾았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회원은 신흥국들로부터 통화가치 절상을 얻어냈고 신흥국은 IMF(국제통화기금) 쿼터를 추가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예상 밖으로 환율 문제가 원활히 해결된 듯 보이자 세계는 환호했다. 하지만 달러가치는 합의 발표 후 오히려 상승했다. 이유는 위안화 절상으로 미국 경기회복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11월 열릴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2차 양적 완화 규모가 예상 밖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위안화 절상을 주목하고 있던 시점에서 달러가 반등한 것이다.
달러 상승은 금, 원자재, 채권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화의 변동성이 커졌다. 유로는 아직 안정적인 통화가 아니다. 동유럽과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사태에서 겨우 벗어난 EU(유럽연합)는 아직 경기회복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달러화가치 변동에 민감하다. 10월 말 그리스의 CDS(신용부도스와프)까지 상승하자 주요국 외환시장이 요동쳤다. 또한 연말 각국 기업들의 자금결제와 배당 및 세금 부분까지 연결되고 달러화에 대한 투기 세력이 동참하면서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로 인해 유로-달러 환율은 10월 말 하루 변동성이 0.5~0.7%까지 확대됐고, 달러-위안화 환율은 10월 15일 저점 대비 0.74% 상승했다.
시장은 과연 이 같은 달러 수요가 지속될지, 환율의 방향은 어떻게 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외 전문기관들은 연말 원-달러 환율을 1100~1150원으로 전망하지만 G20 정상회의와 FOMC 양적 완화 결과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재무장관 회의에서 합의된 결과가 서울 정상회의에서 확정 발표되면 앞으로 각 회원국은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에 맞춰 시장결정 환율제도를 이행하게 된다. IMF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이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회원국은 사우디아라비아(6.7%), 독일(6.1%), 러시아(4.7%), 중국(4.7%), 일본(3.1%), 한국(2.6%), 아르헨티나(1.7%), 인도네시아(0.9%) 8개국이며 13개 회원국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G20 정상회의 결과가 변수앞으로 환율은 어떻게 될까? 결국 시장결정 환율제도가 시행되면 경상수지 흑자인 국가들의 통화가치 상승 압력이 커진다. 여기에 중국 위안화 절상을 감안하면 한국 등 아시아 통화가치의 상승 가능성이 크다. 미래 관점에서 보면 신흥국의 입지가 강해지고 경제상황이 더 좋아지기 때문에 신흥국 통화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좋다.
지금은 환율변화의 속도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환율변화의 속도를 감안한 시나리오를 구상해 보면 시장결정 환율제도가 지나치게 강화돼 결정될 경우 원-달러 환율의 하락에 가속도를 부여하고 한국과 같은 수출주도형 경제구조인 나라에는 제품가격 상승, 무역수지 악화, 기업실적 감소의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반면 시장결정 환율제도가 적정한 수준에서 제시된다면 그동안 변동환율제에 순응한 원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선진국과 신흥국 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부응해 한국의 무역수지 증가세는 지속할 전망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때 경기와 주식시장은 안 좋았다. 경기회복기에 원-달러 환율은 하락했고 호황기에는 900~1000원대에서 움직였으며 주식시장은 강세장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위안화의 절상과 엔고 역시 우리 경제에는 긍정적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 적정 수준의 시장결정 환율제도는 오히려 우리 수출경기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감안할 부분은 글로벌 유동성의 이동이다. 둔화됐던 세계경제가 회복기에 진입 중이고 위안화가치 상승으로 아시아 통화가치가 동반 상승하면 그동안 채권투자에 열중했던 글로벌 투자자금이 채권시장에서 원자재, 주식, 이머징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자금이 이동할 때 외환시장은 흔들리게 마련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일단 보유했던 채권을 팔고 새로운 자산인 주식·이머징 시장으로 이동하면 전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유동성은 신흥시장, 주식, 원자재 시장으로 이동 중이다. 중간 매개체로 달러를 사용하기 때문에 단기적 달러 수요 증가에 따른 환율변동성은 감안해야 한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커져결과적으로 G20 정상회의 결과가 공격적인 통화가치 절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지만 단기적인 달러 수요 증가로 환율변동은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다. 전통적으로 경기회복 구간에 원화절상(환율하락)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미국 입장에서도 달러화 강세 전환은 경상수지·무역수지 적자, 그리고 부채탕감을 해결하는 데 부담 요인이다. 또한 중간선거 전후에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자국 경기회복에도 저해되기 때문에 강한 달러보다는 현 수준에서 완만한 흐름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중국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이머징마켓의 출구전략 시기를 앞당겼다. 한국도 그동안 동결했던 기준금리를 인상할 환경이 무르익었다. 경기회복기에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에 충격을 주기보다 자산가격을 높이고 인플레이션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때 채권이자는 높아지지만 채권가격은 하락한다. 즉 채권에 대한 투자 메리트는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주식투자 메리트는 높아진다. 주요국의 채권·주식투자 메리트를 비교해 보면 한국 채권의 버블이 가장 심한 것으로 분석돼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의 투자 메리트를 극대화할 전망이다. 하지만 시장결정 환율제도 도입과 각국의 경기회복 속도를 감안할 때 공격적 금리인상보다 글로벌 경기를 감안한 점진적 인상이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G20 경주 회의의 성공적 환율 합의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다. 채권·외환시장의 자금이동으로 일시적 변동성은 있겠지만 단기적이고 리스크 자산인 주식시장으로 자금이동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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