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 Book -『한족의 종교는 ‘돈’』
Econo Book -『한족의 종교는 ‘돈’』
제과회사 오리온은 초코파이를 중국시장에서 대히트시키며 중국 내 한국 소비재 기업 중 최고의 성공 모델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렇다면 오리온이 국내외 많은 경쟁 기업을 제치고 중국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먼저 오리온의 최고경영자는 중국시장에 진입하면서 “중국인의 DNA를 파악해 그들을 감동시켜라” “초코파이를 팔기 전에 중국을 사랑하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정(情)을 주제로 광고 캠페인을 펼쳐 시장을 주도했다면 중국에서는 인(仁)으로 광고 캠페인을 해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중국인이 느끼는 최고 가치를 ‘인’이라고 판단한 건 중국인의 정체성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세계 무대 속 경제강국과 군사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을 조용하고 세심하게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그들의 존재가 우리나라와 민족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중국을 사로잡기 위한 해답이 바로 ‘인문학적’ 접근이었다.
중국에 대한 멋진 인문학적 접근이 돋보이는 『중국 읽어주는 남자』(명진출판) 의 저자 박근형은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후 중국 쓰촨대 사학과에서 중국 근현대사 석사와 티베트학 박사 학위를 받은 중국 전문 인문학자다. 그는 중국을 알기 위해선 눈에 보이는 표피적인 것에만 매달려선 안 된다고 말한다. 그들의 집단 무의식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중국인은 한국인과 달리 역사에 대한 기억과 집단 무의식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렇다면 세계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우리와 부딪치게 될 중국인의 정체성과 배경을 인문학적 프레임으로 살펴본다면 어떤 것을 발견할 수 있을까? 책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지만, 특히 눈에 띄는 건 한족의 종교는 ‘돈’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중국인의 정체성은 ‘상인(商人)’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중국인의 92%인 한족은 ‘상인’ 민족이다. 오래된 중국의 역사와 문화는 매우 현실지향적이다. 신에게 의지하지 않기 때문에 세속적이고, 세속적인 사람이 안심할 수 있는 관계는 피를 나눈 혈연관계였다. 그래서 종법제를 확립한 것이다. 혈연 외에 세속문화에서 가장 믿을 만한 것은 재물이다. 이 경향이 심해지면 돈을 숭배하게 된다.
세계 최초의 지폐와 상업광고가 중국에서 나온 건 절대로 우연이 아니다. 송나라 초기였던 960년 쓰촨성의 한 거상이 교자(交子)라는 종이로 만든 돈을 유통시켰다. 이것이 세계 최초의 지폐다. 원나라 때는 지폐가 일상생활에 깊이 파고들었다. 유럽에서는 1661년 스웨덴 정부가 처음으로 지폐를 만들었으니까 중국에 비하면 한참 늦은 것이다.
베이징의 중국역사박물관에는 세계 최초의 상업광고물이 전시돼 있다. 11세기 산둥성 지난(濟南)에 있었던 ‘유가침포(劉家針鋪)’ 광고에 사용한 동판이다. 유가침포는 ‘유씨 집안이 운영하는 침과 바늘을 파는 가게’라는 뜻이다. 이 동판을 보면 흰 토끼가 약을 빻는 모습이 있는데, 이것이 이 가게의 상표다. 이 상표 밑에 이런 문구가 있다. “고급 강철을 사 정성을 다해 만든 세침(細針)입니다. 유사품에 조심하세요. 행상이 팔 때는 덤으로 주지 않습니다. 흰 토끼를 기억하세요.”
또 중국어에 ‘성이(生意)’라는 낱말이 있다. 그대로 풀이하면 ‘삶의 뜻’을 의미한다. ‘왜 사나? 우리가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지?’라는 철학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말이다. 그런데 현대 중국어에서 ‘성이’는 장사 또는 사업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한족에게 삶의 의미는 ‘장사 잘해 돈을 많이 벌어 잘 먹고 잘사는 것’이다. 심지어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깜찍하게 웃으며 “내 꿈은 탐관오리예요!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까요”라고 말한다. 혼자 잘 먹고 잘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인생의 의미는 돈을 버는 것이 전부인 사람들이다.
이런 생각을 기반으로 중국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의 현재 모습만 바라보는 건 의미가 없다. 미래 모습을 생각하며 전략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의 역사와 인문학적 분석을 보다 철저히 해나가야 한다. 인문학적 중국경제 접근, 바로 이 책 『중국 읽어주는 남자』가 가지고 있는 큰 가치다. 좀 더 다각적 접근을 하고 싶다면 『중국인은 한국인보다 무엇이 부족한가』 (장홍지에 저, 정광훈 역, 북폴리오, 2005), 『중국을 움직이는 10인의 CEO』(홍하상, 국일증권경제연구소, 2002)를 추가로 추천한다.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대한민국 소비지도미래의 대한민국은 무엇을 소비할까? 왠지 모르게 궁금해지는 이 물음에 과학적 데이터로 답하는 책이 나왔다. 3년 동안 200회가 넘는 조사 끝에 정리된 데이터다. 조사 비용만 10억원에 달한다. 이동통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17개 핵심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했다. 일부 트렌드세터의 ‘독특한 취향’이 아닌 일반 소비자의 ‘리얼한’ 성향을 담았다.
■ 한국경제신문 02-360-4566 1만9800원
G20 국가의 인재개발
■ 권대봉 편저
■ 한국경제신문 02-3485-5070 2만4000원
블루 엘리펀트
나만의 블루오션을 만들자성가신 물건, 처치 곤란한 물건을 하얀 코끼리라 이른다. 반면 파란 코끼리는 모두가 갖고 싶어하는 물건을 말한다. 이 책은 하얀 코끼리를 파란 코끼리로 바꾸기 위해 RDE(규칙개발실험)를 제안한다. 수없이 퇴짜를 맞은 기획서를 단번에 통과시키기 위해, 팔리지 않는 재고를 팔기 위해서 RDE가 꼭 필요하다는데, 그 사용법을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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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와인
발로 쓰고 기록한 와인의 세계와인에도 라이벌이 있다? 이 책은 와인의 세계에서 라이벌이 될 만한 14개 와인의 이야기다. 로마네 콩티와 페트뤼스의 대결처럼 와인 애호가에게 널리 알려진 이야기 외에도 저자의 상상력이 가미된 다양한 라이벌 관계가 조명된다. 각 대결을 음미하는 동시에 저자가 세계의 유명한 와인 산지를 다니며 직접 담아온 사진자료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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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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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범죄에 관한 의미 있는 성찰법에는 명확성의 원칙이 있다. 법률은 범죄와 형벌을 명확하게 규정해 법관의 자의를 방지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하지만 형량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에 있어서는 도덕이 개입되게 마련이다. 죄를 저지른 배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형법전문변호사로 활약한 경험을 묶은 책이다. 그가 주목한 범죄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 페르디난트 폰 쉬라크 지음
■ 갤리온 02-3670-1135 1만원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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