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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재미있고, 영화는 우울하다

게임은 재미있고, 영화는 우울하다

영화·게임산업의 새 성장동력이 될 3D 기술.

7조8000억원. 2010년 국내 게임산업 추정 규모다. 이 가운데 온라인 게임이 60%가량을 차지한다. 전체 게임 수출액 면에서는 98% 이상이다.

온라인 게임은 국내 콘텐트 산업의 중추다. 2011년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전년 대비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10년 동안 국내 게임산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양적 성장과 더불어 장르가 다각화되고 게임 인구가 늘었다는 점이다. 게임이 상품에서 서비스로 진화했다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패키지 판매로 일시적 매출이 발생했지만 지금은 부분 유료화, 광고 등으로 매출을 지속적으로 낸다.

앞으로 게임산업 성공의 관건은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 대작 게임 출시와 해외시장 개척이 될 것이다. 국내 게임업체가 축적해온 개발 기술과 서버 운영 경험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스마트폰, 태블릿PC 같은 무선 단말기 보급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은 더욱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안타깝게도 세계적 화제가 된 소셜네트워크게임(SNG) 분야에서는 국내 업체가 뒤져 있다. 그럼에도 노리타운, 선데이토즈 같은 국내 토종 SNG 개발사가 선전해 고무적이다. 중장기적으로 3D, 증강현실 등 신기술이 게임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상품에서 서비스로 진화하지만 온라인 게임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개발비 부담과 경쟁 심화가 그 이유다. 온라인 게임은 차기 라인업 강화와 해외 판권 확보를 위한 콘텐트 개발이 중요하다. M&A(인수합병)를 통해 업계 내 경쟁구도가 지속적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자금력과 인기 게임을 보유한 대형 게임업체엔 오히려 기회다.

게임 수출의 걸림돌은 규제다.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하다. 그러나 최근 게임업계가 90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게임문화재단을 출범하는 등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2000년대 초 급성장을 이룬 영화산업은 침체 국면이다. 2010년 영화 관람객 수는 1억5000만 명, 시장 규모는 1조2000억원가량이다. 2000년 관람객 수 6500만 명, 시장 규모 3500억원에서 각각 2.3배, 3.4배 성장했다. 한국 영화시장의 성장은 주로 2000~2005년에 이뤄졌다. 이 시기 관람객과 시장 규모는 각각 2.3배, 2.6배 성장했지만 2005~2010년에는 성장률이 1.02배, 1.3배에 그쳤다.

2000~2005년 영화시장 성장을 이끈 것은 멀티플렉스다. 2000년 전국 극장 수와 스크린 수는 각각 373개, 720개로 극장당 스크린 수는 1.9개였다. 하지만 단일 극장이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같은 멀티플렉스로 바뀌면서 2005년 극장 수가 301개로 줄었는데도 스크린 수는 1648개로 늘어 극장당 스크린 수가 5.5개에 달했다.

2000년 이후 한국 영화시장의 정점은 2007년이다. 하지만 1인당 관람 횟수가 아시아권 국가와 비슷한 3.2회까지 올라간 후 성장동력이 약해졌다. 앞으로도 한국 영화시장의 관람객 수는 연평균 2~3%의 낮은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업계는 2009년 하반기 관람료를 1000원 인상해 성장을 꾀했다. 평균 영화 티켓 가격은 2005년 6172원에서 2010년 3분기 7489원으로 올랐다. 최근 일반 영화보다 비싼 3D·4D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한 것이 평균 가격 상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이런 영화의 공급처가 할리우드로 국한된 상황에서 3D·4D 영화의 지속적 흥행을 자신할 수 없다.

현재 영화산업은 CJ, 롯데, 메가박스 3강이 주도한다. 극장 사업에서는 CGV, 프리머스 브랜드를 보유한 CJ가 45% 이상을 차지한다. 롯데시네마가 20%, 메가박스가 10%로 뒤를 잇는다. 배급 시장은 CJ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같은 대형 배급사가 주도하고 있다. 자금력이 있는 대형사가 수직 계열화를 이루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해외 진출은 국내 영화업체의 새 성장동력이다. 아시아권에서 한류가 주목 받고 있다. 반면 영화는 관람객과 정서적 교감이 중요해 진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각국의 규제와 현지 업체의 선점 때문에 극장업체 역시 시장 진입이 불투명하다.



2007년 이후 성장 멈춘 영화산업게임·영화업체와 함께 주목 받는 게 엔터테인먼트 업체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업체는 주로 음반 기획·제작과 매니지먼트를 겸한다. 많은 음반 기획사가 시장에 아이돌 가수를 선보이고 있다. 아이돌 멤버가 연기와 MC로 영역을 확대하면 회사는 이를 통해 추가 수익을 거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매니지먼트 사업은 개별 연예인이 어느 정도 인기를 얻을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위험이 있다. 하지만 대형 기획사는 나름의 흥행 노하우로 다수의 인기 연예인을 보유하고 있다.

음악시장은 불법 복제로 지속적으로 규모가 작아졌다. 현재 시장 규모는 5000억원가량이다. 2009년 7월부터 신저작권법을 엄격하게 적용해 불법 시장이 대폭 축소됐다. 또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가 늘어 사업환경이 좋아졌다. 이런 점은 앞으로 음악시장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외형과 수익성은 개선될 전망이다. 해외시장을 개척해 매출원을 다변화한 덕이다. 모바일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음원 요금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또 신규 종합편성채널이 도입됨에 따라 연예인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업체를 대표하는 SM엔터테인먼트의 2009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18억원, 93억원이다. 소녀시대, 샤이니, FX, 슈퍼주니어 등 소속 연예인이 큰 인기를 끌어 2010년에는 800억원 매출에 32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외에 IHQ,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도 소속 연예인의 선전으로 실적이 느는 추세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체는 검증된 아이돌 육성 시스템과 팬덤 문화를 기반으로 아시아권에서 성공이 예상된다. 한류는 아직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지만 시장 확대로 잠재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일부 엔터테인먼트 업체가 몇몇 연예인에게 과하게 의존하거나 노예 계약이라 불리는 불공정한 계약 관행이 남아 있다는 점은 위험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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