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국가브랜드대상 - 롯데마트] 통큰 시리즈로 통큰 성장
[2011 국가브랜드대상 - 롯데마트] 통큰 시리즈로 통큰 성장
롯데마트는 지난해 유통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 연말 ‘통큰 치킨’을 내놓자 ‘착한 가격’이라는 지지자와 대기업이 중소 상인을 죽인다는 반대 세력이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대형마트의 가격 전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통큰 치킨은 논란 끝에 1주일 만에 사라졌지만 넷북, TV, 배낭 등 다른 ‘통큰 시리즈’가 뒤를 이었다. 소비자의 반응은 좋았다. 통큰 넷북은 마트에 나온 지 5시간 만에 모두 팔렸다. 통큰 초밥의 매출도 평소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자연히 롯데마트라는 브랜드 파워가 더욱 강력해졌다.
가격·품질·지속성이 통큰 시리즈 삼각편대이런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아 ‘2011년 국가브랜드대상’에서 롯데마트가 대형할인점 부문 1위에 올랐다. 롯데마트는 195개 점포를 거느린 국내 대표 할인점이다. 2007년 63개였던 점포 수가 2008년 93개, 2009년 167개, 2010년 195개로 꾸준히 늘었다. 매출 역시 한번도 줄어들지 않았다. 2007년 4조3000억원, 2008년 4조6000억원, 2009년 4조9000억원, 2010년 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이번 브랜드 관련 설문조사에서 71.63을 받아 경쟁사인 이마트(69.56), 홈플러스(68.29), 하나로클럽(63.98)을 따돌렸다. 인지도는 2위인 이마트보다 조금 낮지만 글로벌 항목과 충성도 항목에서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다.
통큰 브랜드를 꼼꼼히 살펴보면 롯데마트의 성장 비결을 엿볼 수 있다. 통큰 상품을 접하는 대부분의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이 브랜드엔 가격·품질·지속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녹아 있다. 다른 경쟁업체보다 저렴한 가격에 품질이 좋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택한 전략이 통큰 시리즈다.
통큰 배낭이 대표적이다. 이 배낭은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품질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가격은 30~40% 저렴하다. 롯데마트는 앞으로도 이 배낭을 계속 팔 계획이다. 소비자 반응은 좋다. 통큰 배낭은 나온 지 20여 일 만에 1만5000개가 팔렸다.
롯데마트는 협력사와 상생협력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등산 전문 브랜드 ‘레저타임’과 통큰 배낭을 출시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롯데마트는 협력사에 배낭 3만 개를 사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통큰 배낭을 기획했다. 애초 많은 물량을 주문하니 당연히 가격이 떨어졌다. 서로 신뢰가 없었다면 이뤄지기 어려운 일이었다. 롯데마트와 레저타임은 4월 말부터 1만여 개를 추가로 팔 계획이다. 유통업체가 협력사에 희생을 강요한다는 비판에 대해 남창희(45) 부문장은 “요즘은 원가가 투명하게 공개되기 때문에 협력업체를 압박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해마다 중소기업박람회를 열어 우수한 중소기업을 발굴하는 시스템을 강화해 왔다.
품질경영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7년부터 ‘장보기 캠페인’을 실시해 왔다. 롯데마트 모든 직원이 자사 매장과 경쟁사 매장을 돌아다니며 느낀 점을 내부 인트라넷에 올리는 제도다. 하루에도 수십 건의 제안과 불만이 올라온다. 남창희 부문장은 “관리자가 모든 마트를 돌아다니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이 제도를 활용하니 경쟁사와 롯데마트의 서비스, 제품 품질 등을 쉽게 비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모든 직원이 현장에서 품질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2003년 10월 도입한 QSV(Quality Supervisor·품질관리 전담인원) 제도 역시 품질경영의 중심축이다. 이들은 매장에서 팔리는 상품의 상태, 유통기한 표시 상태, 온도 관리 등을 매일 점검한다. 장보기 캠페인이 전사적으로 품질의 중요성을 느끼는 제도라면 QSV는 실제 현장에서 품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동남아 공략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격·품질·지속성뿐만 아니라 차별화도 롯데마트의 중요 전략이다. 2007년 12월 선보인 ‘토이즈러스’가 대표적이다. 토이즈러스는 미국 최대 완구 업체다. 대부분의 대형마트에는 1000여 개의 완구 제품이 전시돼 있다. 롯데마트는 토이즈러스 매장을 국내에 들여와 8000~1만 개의 제품을 선보였다. 남창희 부문장은 “굳이 여러 매장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롯데마트에서 다양한 제품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꾸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세계 23개국 210여 개 토이즈러스 프랜차이즈 매장 가운데 롯데마트 월드점과 구로점이 매출 상위 5위에 올랐다.
이렇게 국내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세계 무대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남창희 부문장은 “국내 대형마트 시장은 포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래서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을 노리고 있다. 특히 자체적으로 만든 PB(프라이빗 브랜드)상품을 해외 유통망을 통해 공급하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국내시장에서 롯데마트의 시장 점유율은 이마트와 홈플러스보다 떨어진다. 남창희 부문장은 그러나 “3~5년 안에 동남아 지역에서 성장하면 얼마든지 반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해외 성적표는 괜찮은 편이다. 2010년 8월 인도네시아 간다리아시티점을 열어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해외 100호 점을 돌파했다. 현재 중국 81개, 인도네시아 22개, 베트남 2개 등 3개국에서 105개 점포망을 구축했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유통업체와 비교해도 상당한 규모다. 지난해 해외에서 올린 매출은 2조6000억원이다. 해외 매출은 2008년 9000억원, 2009년 2조2000억원, 2010년 2조6000억원으로 계속 늘고 있다.
4월 6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롯데마트 노병용 사장은 “통큰 시리즈를 더욱 확대해 롯데마트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통큰’ ‘롯데통큰’ ‘롯데마트통큰’을 특허청에 상표출원했다. 통큰 성장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김혜민 기자 has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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